모조리 싹싹 머핀 삼촌 두근두근 어린이 성장 동화 6
페드로 마냐스 로메로 지음, 빅토르 리바스 그림, 김정하 옮김 / 분홍고래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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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조리 싹싹 머핀 삼촌/페드로 마냐스 로페로 글, 빅토르 리바스 그림/김정하 옮김/분홍고래/2021

 

안 씻는 아이를 보면 어른은 말했다. “까마귀가 지나다가 형님!’하겠다라고. 또 다르게는 서문에서처럼 손톱 밑에 까만 때가 병균을 옮겨 여러 가지 병에 걸릴 거라는 말도 했었다. 물론 그러거나 말거나 우리 아이들도 가끔은 늦게 일어나면 고양이 세수만 하고 학교도 가고 학원도 가곤 했다. 언젠가 아들의 짝꿍이 너무나 안 씻어 머릿니도 생기고 냄새가 난다며 학교에 다녀올 때마다 불만을 표시했다. 부모가 일찍 나가서 밤늦게 오느라 아이를 돌보지 못한다는 얘기만 전해 들었는데 다른 아이들에 비해 아들이 그나마 순해서 선생님이 종종 같이 앉게 했었다. 책을 읽다가 그때 생각이 불쑥 났다. 지금은 잘 씻고 다닐라나.

이 책을 쓴 페드로 마냐스 로페로는 1981년 스페인에서 태어난다. 대학 시절에는 배우와 극작가로 활동하다가 2007하수구 청소부 클라우스 노왁으로 빌라디비 어린이문학상을 수상했고 2012아홉 글자로 된 무시무시한 단어로 말라가시상을 수상했다.

머핀 삼촌, 온갖 때가 진공청소기처럼 붙는 사람이다. 그렇게 들러붙은 때 때문에 냄새가 상상이 가질 않는다. 하지만 직업은 특이하게도 세제 만드는 회사에 다닌다. 다른 사람 옷의 얼룩이나 냄새는 제거해 주는데 자신의 냄새는 어쩌지 못한다. 어느 날 조카라면서 찾아온 아이와 며칠간 머무르게 된다. 아이 이름은 엠마, 보자마자 말한다.

생선 냄새가 나요.” 마침내 아이가 말했어. “저녁 식사가 생선이에요? 전 생선 못 먹어요.”

이렇게 아이조차 첫만남에서 머핀에게 생선 냄새가 난다고 말한다. 그러니 머핀은 이웃인 쿠페에게도 또 다른 이웃인 피덴부르거 자매에게도 왕따를 당한다. 그러나 엠마가 오고, 옆집 피덴부르거 자매 집에 조카 플로렌스가 나서는 서서 그런 관계에 변화가 생긴다. 거기다가 플로렌스는 머핀 회사의 사장으로 온 것이다.

꼬마 엠마는 삼촌을 위해 진짜 삼촌인 쿠퍼에게도 이렇게 변명한다.

냄새가 나는 건요.” 엠마가 머핀에게 눈을 찡긋하면서 가방을 열었어. “ 오늘 점심으로 삼촌이 만들어 준 맛있는 멸치 절임 샌드위치 냄새예요. 조금 들어보시겠어요?” (74)

엠마의 이런 순발력 덕분에 쿠페에게도 새로운 사장 플로렌스에게도 냄새 걱정없이 넘어간다.

그리고 플로렌스가 내세운 새로운 공장 책임자를 찾는 과정에서 새로운 과제를 낸다. 신제품.

다들 자리를 걸고 하는 거라 열심히 하는데 쿠퍼는 그렇지 못하다. 자신이 열심히 하기 보다 머핀의 것을 가로챈다. 욕실 스피커에서 나는 소리로 머핀이 무엇을 하는지 다 알게 된 쿠퍼는 머핀을 뒤를 밟아 머핀과 엠마가 개발해 낸 제품(일명 모조리 싹싹 세제)를 훔쳐가 그것으로 발표를 한다. 하지만 플로렌스도 욕실 스피커로 그동안 일어난 일을 모두 알게 되어 새로운 자리는 머핀이 차지하게 된다.

며칠이지만 처음에는 끔찍하게 여겼던 엠마도 며칠 같이 있으면서 정이 들어 두 사람의 동거는 서로를 부쩍 성장시켰다.

두려움은 어떤 면에서 더러움과 비슷해.

 

더러움과 마찬가지로 두려움은 멀리서도 냄새가 나. 두려움과 더러움, 이 두 가지는 몸에 딱 달라붙어서 결국은 우리를 세상에서 멀리 떨어지게 만들어 버려. 거기에 맞서기 위해서 우리가 얼마나 싸우느냐는 크게 중요하지 않아. 왜냐하면, 언젠가 다시 돌아오거든, 두려움과 더러움에 맛서 우리는 평생토록 계속되는 끝없는 전쟁을 치러야 하는 거야.” (144)

어떤 일에 자신이 없어지면 사람은 스스로를 세상과 분리시킨다. 그 기간이 점점 길어질수록 다시 세상 밖으로 용기가 줄어든다. 아이에 대한 두려움도 날려버리고 자신에게 따라 다니던 냄새도 새로 개발한 세제 덕분에 없앤 머핀, 어쩌면 그런 냄새나 두려움 모두 머핀 자신이 옭아맨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렇지만 두려움을 이기고 다시 세상 밖으로 나온 머핀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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