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을 구우니 해무 다이스키를 외쳤던, 귀여움의 끝판왕 포뇨와 소스케가 떠오른다.

소스케가 좋아하는 햄을 소리를 지르며 같이 좋아하는 포뇨.

포뇨는 인어일까,

금붕어일까,

오염 변이체일까.

포뇨를 보면서 늘 생각했다.


소스케와 포뇨의 관계는

사랑일까,

우정일까.

관심일까.

포뇨 속에는 멋진 대사가 있다. 소스케와 포뇨를 남겨두고 양로원으로 가는 리사는 소스케에게 말한다.

“소스케, 우리 집은 폭풍 속의 등대야. 어둠 속에 있는 사람들이 우리 집 불빛으로 용기를 얻고 있어. 그러니까 누군가 지켜야 해. 신기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지만 지금은 왜 그런지 알 수가 없어. 그치만 알게 될 거야.”


소스케는 포뇨에게 아마 등대 같은 존재였을 것이다.

마지막에 소스케는 아무런 조건 없이 포뇨를 받아들인다.

물고기인 포뇨라도,

인어인 포뇨라도,

사람이 아닌 포뇨라도.

그 무엇이 됐건 간에 포뇨는 포뇨이기 때문에 소스케는 포뇨를 사랑할 것이라고 했다.


이 두 귀여운 존재들에게 사랑이라는 건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지 않으면 행복해질 수 없다는 걸 알게 된 것 같다.


햄 먹으며 조건 없는 사랑에 대해서 생각하니 햄이 그렇게 몸에 나쁜 음식은 아닐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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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카콜라 광고 이야기 코카콜라 이야기 하나 더 하자.

한국인들에게 가장 친숙한 코카콜라 글씨체가 68년에 등록이 되었다.

당시 1세대 그래픽 디자이너가 이 글씨체를 탄생시켰는데,

이후 코카콜라 코리아는 코카콜라의 한국어 이 글씨체를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다.

그 1세대 디자이너가 봉상균 화가였다.

2017년에 작고하신 봉상균 화가는 봉준호 감독의 아버지다.

봉상균 화가의 작품을 검색해서 보면 아주 좋다.

재미있는 건 봉 감독의 외할아버지도 시대의 이름을 남긴 소설가였다.

그는 김해경(이상), 이효석 등과 함께 구인회 활동을 했고,

그의 유명한 소설은 조선중앙일보에 연재되었다.

예전에 봉 감독은 시나리오 작업은 외롭고 힘든 일이라고 했다.

영화라는 예술은 영화 속에 나오는 이전의 예술,

그러니까 건축, 의상, 사진, 미술이라는 선배예술에게 신세를 엄청 지는 예술이 영화라는 걸 잘 알고 있는 감독 중 한 명인 것 같다.

봉 감독은 어린 시절 아버지의 작품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예술가의 꿈을 키웠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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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26-01-18 20: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역시 봉감독의 천부적 재능이 그냥 하늘에서 뚝 떨어진 건 아니군요. ㅎㅎ

교관 2026-01-19 11:46   좋아요 0 | URL
환경이 사람을 만들기도 하고, 그 환경의 영향을 받는 건 맞는 말인 거 같아요
 

고로케라고 치면 크로켓이라고 바꾸라고 인공지능이 보챈다.

이게 잘 안된다.

스랩빠도 슬리퍼라고 하라지만 스랩빠는 삼디다스, 슬리퍼는 실내서 싣는 그 느낌이 강하다.

스랩빠는 스랩빠, 슬리퍼는 그냥 슬리퍼처럼,

고로케라고 부르고 싶다.

크로켓은 이미지가 언뜻 떠오르지 않지만,

고로케는 추억의 맛과 모양이 그대로 떠오른다.

고로케는 종류도 많다.

언젠가부터 전문점이 생겼지만 어릴 때는 시장의 빵집에 가면 고로케가 있었다.

종류는 별로 없지만 맛있게 먹은 기억을 우리는 전부 하나씩 가지고 있다.

예전 백종원의 삼대 천왕에서 하니가 고로케를 먹고 그만 눈물을 흘리는 바람에 그다음 날 게시판이 난리가 났다.

보기 싫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나는 그때 그 마음을 알 것 같다.

한 입 먹는 순간 시장에서 고로케를 만들어 팔던 어머니의 맛이 생각이 났기 때문이다.

추억이란 때로는 상황에 맞지 않게 눈물을 흘리게 만든다.

고로케 하면 또 허니와 클로버의 첫 장면이 늘 생각난다.

떨이로 왕창 가져온 고로케, 기름에 절어 있지만 가난한 자취생들이 우르르 모여서 먹는 고로케가 늘 떠오른다.

허니와 클로버는 나의 최애 애니였다.

요즘 고로케는 맛이 너무 좋다.

너무 맛이 난다는 것이 문제다.

하나 정도 먹으면 되는데, 너무 맛이 나기 때문에 세 개가 있으면 세 개 다 먹게 되고,

네 개가 있다면 그것마저 다 먹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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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두 남자를 구원하는 검은 장갑이라 불리는 눈부시게 아름다운 여인의 이야기다. 이 영화에서 김보연은 서슬이 퍼른 가난의 끝을 달리는 가운데에서도, 춥고 추운 겨울밤 불 꺼진 방바닥에서도 빛이 날 만큼 아름답다.

​

찢어지게 가난한 동네에 보기 드물게 예쁜, 검은 장갑을 낀 명숙[김보연]은 아들을 데리고 구멍가게를 하는 태섭[김희라]에게 개가하여 살고 있다.

​

태섭은 명숙이 데리고 온 아들이 자신의 아들이 아니기에 무시하고 괄시한다. 아들은 동네 아이들과 함께 도둑질을 하다가 걸려 심하게 혼나기를 반복한다.

​

그러던 어느 날 택시운전사 주석[안성기]이 나타나면서 갈등이 일어난다. 이 이야기의 사건은 전부 가난에서 시작되었다. 아무리 발 벗고 노력을 해도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이들이 결국 소매치기를 하고, 감방에 들어간 남편을 기다리지 못하고, 사람을 때리다가 죽이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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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사건들이 겹치면서 이 꼬방동네에서 결국 터지고 만다. 가난한 동네라도 빛을 내기 위해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 공 목사[송재호]와 그 공 목사를 사랑하지만 미친년이 되어 행패만 부르는 여자[김형자]도 전부 각각의 사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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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사정이 있는 사람이 태섭이다. 과거를 전부 숨기고 애까지 있는 명숙을 아내로 삼고 이 동네에서 동네 일을 봐주면서 구멍가게를 한다. 과오 같은 것을 반성하려는 듯한 일상을 보내지만 주석이 나타나면서 모든 것이 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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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에서 김보연의 연기는 정말 빛을 발한다. 명숙은 고래심줄 같은 몸으로 악착같은 생활을 하지만, 그저 예쁘고 여린 여자였을 뿐이다. 한 번도 벗지 못한 검은 장갑은 왜 끼고 있는지, 태섭은 어떤 과거를 숨기고 있는지, 주석이 왜 나타났는지 과거와 현재를 교차하면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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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 중 놀랐던 건 명숙의 어린 아들로 나오는 어린 배우다. 내내 반항을 해야 하는데 그걸 아주 잘 해낸다. 친아버지가 아닌 태섭에게 맞으면서도 대들고, 어린 생활이 싫어서 계속 도둑질을 하며 반항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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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절하게 가난이 이어지지만 동네잔치가 열릴 때에는 모두가 십시일반으로 모여서 음식을 해서 나눠 먹는다. 돼지머리를 삶고, 편육을 만들고, 시루떡을 찌는 풍경은 정말 정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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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를 비롯해서 영화 [개그맨]까지 봤는데 주인공으로 안성기가 나온다. 이 영화는 배창호 감독의 작품이다. 배창호 감독은 열 살 정도 많은 이장호 감독의 조감독을 하다가 감독이 되었고, 배창호 감독의 조감독은 이명세 감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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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 감독의 공통점이 전부 안성기 배우를 주연으로 하는 영화를 많이 만들었다. 이장호 감독의 [바람 불어 좋은 날]에 안성기 배우가 캐스팅되면서 배창호 감독의 영화에도 주연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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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창호 감독은 18편 정도의 영화를 만들었는데 13편 영화에 안성기 배우가 주연이다. 그리고 이명세의 명작 [인정사정 볼 것 없다]의 주연이었다. 감독들에게 이렇게 사랑을 받은 배우가 또 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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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방동네 사람들은 명숙의 다정함이 두 남자를 구원한다. 마지막은 행복하게 끝난다. 김형자도 정신 차리고 속옷만 입고 돌아다니던 행색에서 제대로 옷을 입고 마을 아이들을 돌보며 공 목사를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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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기부터 정부의 압력으로 얄개 시대처럼 밝기만 한 영화에서 벗어나 본격적으로 시대 아픔을 담는 감독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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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과 명숙과 아들이 함께 택시를 타고 가는 모습으로 행복하게 끝나지만, 이들의 그 뒤 이야기가 행복하게 이어지지 않을 거라는 걸 우리는 안다. 그래서 이 영화가 아름답다. 아름다움을 가득 채우고 있는 건 명숙의 인간애, 다정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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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노래 중에 햄이라고 있었다.

햄을 보니 그냥 갑자기 생각이 났다.

햄은 언제나 맛있다.

세상에나 이렇게 맛있는 음식이 있을까.

그러나 햄은 정말 몸에 안 좋단다.

몸에 안 좋은 건 아주 맛있다.

세상의 아이러니가 있다면 이게 바로 아이러니다.

알라니스 모리셋의 노래 중에도 아이러닉이 있다.

노래 정말 좋다.

1집이 나왔을 때 이전에 유행하던 그런지 록이나 글램 록 같은 것들의 소멸을 암시했다.

소멸까지는 아니지만 흐름이 바뀌는 시기였다.

알라니스 모리셋은 요즘도 공연을 한다.

예전에 비해서 좀 많이 통통한 모습이지만, 살이 쪄도 숨지 않고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나쁘지 않다.

우리에겐 그런 모습이 필요한 것 같다.

햄은 물에 한 번 삶아서 어떤 식으로든 먹으라고 하는데,

일 년에 한 번 정도 먹기에 그냥 구워서 먹기로 하자.

옆에 이렇게 미나리와 함께하면 조금은 덜 미안하니까.

칼로 쓱쓱 썰어서 한 입에 넣어서 먹기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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