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하루키 사마의 이 일러스트를 보자마자 와 하하, 이야, 이건 뭐, 아, 큭큭큭, 뭐지? 아아ㅡ 흐흐흑 했다. 마치 우물 밑바닥에 붙어사는 히루 같은 생물체가 마법으로 하루키로 변해가는 모습을 그려 놓은 것 같다.


이 일러스트를 보면 딱 떠오르겠지만 색채가 없는~~ 쓰쿠루가 나왔을 때의 그림이다. 중앙일보 ‘색깔 없는 남자 색 찾아 떠나’라는 제목의 칼럼에 삽입된 그림이다. 떠올려 보면 색채가 없는~~ 쓰쿠루가 한국 출간이 되었을 때 신드롬에 가까웠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11947975#home


칼럼은 당시 하루키 열풍이 서점가에 일어났고, 조용필의 19번째 앨범 ‘헬로’가 발매되면서 앨범의 열풍이 일어나고 있어서 두 사람의 공통점을 짚어보고 있다. 두 사람은 환갑을 넘긴 나이에 자국에서 문화계를 강타하며 트렌트 최전선에 서 있다고 했다. 이번 조용필 55주년 공연에 실로 어마어마한 인구가 관람을 했다. 임영웅, 방탄이들보다 더 많은 인기를 지니고 있다.


색채가 없는~ 쓰쿠루가 나온 지도 어언 10년이 지났으니 노익장을 갖다 붙여도 신작이나 노래는 갓 잡아 올린 숭어처럼 신선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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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일러스트 하루키는 산도둑놈 같다. 심란하고 심오하고 고뇌에 빠져있는데 그 고뇌가 밥을 먹고 똥을 쌀까, 똥을 싸고 밥을 먹을까 하는 것 같은 그림이다. 이 일러스트는 2017년 ‘기사단장 죽이기’가 나왔을 때 조선일보에서 다룬 칼럼에 삽입되었다.

https://www.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7/13/2017071302049.html

이 칼럼은 하루키 단골 골수팬 임경선 작사가 작성했다. 임경선 작가를 미워하지는 않지만 이 칼럼에서 작가는 기사단장은 기존의 소설에서 이것저것 당겨 왔다는 식의 이야기를 초반에 줄줄 한다. 주인공은 어디서, 아내의 사랑을 잃은 이야기는 어디서, 또 이건 어디서, 어디서, 어디서 등등.


늘 느끼는 거지만 하루키 팬이라면 다 아는 사실이니 굳이 이렇게 길게 주절주절 어디에서 따왔고 같은 이야기는 별로다. 또 하루키의 소설을 모르는 이들이 본다면 뭐야? 이 소설가는 유명하다더니 신작을 낼 때마다 앞의 소설에서 이것저것 따 와서 적는 거야? 같은 생각을 할지도 모른다.


자기 복제, 동의반복, 유사성 소리가 절로 나오는 것에 대한 비관적인 말을 임경선 작가도 하지만 애초에 이런 말 자체를 하지 않고 출간된 소설의 이야기에 퐁당 빠져 말을 하면 좋겠다.


왜냐하면 하루키의 소설은 전부 연결되어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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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ews.nate.com/view/20210511n36044


이 세 번째 닥터슬럼프 박사처럼 보이는 일러스트는  2021년 네이트 뉴스에 [비바 100]이라는 잡지? 신문사? 의 이희승 기자의 하루키에 관한 이야기다. 기사치고는 조금 긴 이야긴데 가장 재미있다. 기자가 외로운 10대에 처음으로 하루키를 접하면서 대학시절을 거쳐 결혼까지 하면서 자신의 일상과 함께 같이 해온 하루키의 소설을 소개하고 있는데 아주 재미있다.


이 칼럼의 제목이 ‘나의 하루키... 가상 인터뷰로 위안을!’이다. 한창 재미있게 읽다 보면 기자와 하루키의 인터뷰 내용이 있는데 이 역시 재미있다. 그 이유는 가상 인터뷰이기 때문이다.


인터뷰에는 소설과 재즈 그리고 야쿠르트 스왈로즈 야구부터 하루키 요리와 음식, 한국에 왜 한 번도 오지 않냐는 인터뷰가 있는데 가상이다. 그런데 실제 하루키가 답을 한 것 같은 착각이 드는 건 이 칼럼을 쓴 기자가 하루키에 대해서 정말 많이 알고 있구나. 공부를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하루키의 답변을 읽어 보면 에세이, 가장 최근에 다시 읽은 비밀의 숲에서 하루키가 한 말을 정말 하루키가 대답했을 법하게 적었기 때문에 읽으면서 입꼬리가 위로 쓰윽 올라간다.


일러스트는 같은 회사? 비바 100 소속 기자 김병철 기자가 그렸다고 나와 있다. 재미있는 하루키 일러스트와 이야기가 더 있지만 길어서 그만. 하루키에 대한 이야기는 까만 깔수록 재미있는 것이 와르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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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3-09-27 1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벨문학상 시즌만 되면 하루키가 부상하는 듯합니다.

교관 2023-09-28 11:52   좋아요 0 | URL
뿐만 아니라 소설을 출간해도 떠들썩하죠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