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 에세이 – 러브호텔의 이름


하루키의 이 이야기는 정말 재미있다. 러브호텔의 이름에 관한 내용인데, 러브호텔에 장어덮밥을 먹거나 모임을 갖거나 단편소설을 완성하려는 목적으로 러브호텔에 들어가는 사람은 그리 없을 것이다. 따라서 러브호텔의 이름에서는 왕왕 ‘그러니까 일단 대충 이름만 붙이자구. 이름이 붙어 있기만 하면 되잖아’라는 식의 자포자기적 이름이 대부분이다.


하루키는 러브호텔의 이름에 관한 것에 몹시 관심을 보이며 진지하게 임하고 있어서 더 재미있는 에세이다. 우리나라 모텔 이름은? 하며 한 번 찾아본 적이 있었는데 정말 재미있었다.


제주도의 한 곳에 ‘특 급, 한 마 음’이라는 이름의 모텔이 있다. 밤에 되면 글자에 네온 불이 들어오는데 ‘특’ 자에 불이 들어오지 않아 밤에는 ‘급 한 마 음’으로 보이는 모텔이었다. 대구 기차역 주변에 친절이 영어로 ‘baby one more time’라는 이름의 모텔도 있었다.


나주시청을 지나 영산포 다리를 건너면 '벌꿀장'이라는 이름의 모텔이 있다. 또 예스러운 '드가장'이라는 이름의 모텔도 있다. 이곳 주인은 '에드가 드가'를 좋아해서 방마다 드가의 '머리 빗는 여인' 그림이 하나씩 걸려 있고, 주인장은 미대를 졸업했으나 사정으로 인해 모텔을 운영하게 되어 이름이라도 양가적으로 지어보자 했을지도 모른다.


드가장이 있으면 무진장 여관도 있다. 대구에는 꼬모 모텔이라는 신개념 모텔이 있는데, 카페와 결합되어서 호텔보다 좋은 환경의 모텔이라고 해서 많은 남녀가 찾았다. 방안에 들어가면 나오기 싫을 만큼 재미있게 보낼 수 있다고 하여 친구들끼리 파티를 위해서 많이 찾는 모텔이라고 한다. 이곳의 결합된 카페는 조식이 제공된다고 한다. 아침 일찍 부스스한 커플들이 좀비처럼 걸어 나와 카페에 앉아서 서로 모른 체하며 조식을 먹는 모습을 상상하면 재미있다.


베르사체라는 이름의 모텔도 있는데 소송을 당하기도 했고, 어느 곳에 '준희빈'이라는 이름의 모텔이 있는데 조금 떨어진 곳에 같은 이름의 모텔이 또 있다. 아마 두 모텔의 주인 이름이 준희와 희빈 정도가 아닐까. lu라는 이름의 모텔도 있고, 꽈배기 모텔, 대구 성서에는 MBL라는 이름의 모텔이 있는데 '몸부림'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한국의 모텔 이름들을 찾아본 때가 십 년 전이니까 지금은 또 많이 변해있을 것이다. 오늘 소개할 하루키 음악은 무라카미 라디오 46회 1월 29일에 방송된 곡들 중 한 곡이다. 이 날은 신청곡으로 전부 음악을 선곡했다. 그중 한 곡으로 하루키가 라디오 네임으로 지어준 츠케맨 라이더라는 닉네임의 애청자가 신청한 곡 ‘휴이 루이스 앤 더 뉴스’의 ‘포레스트 포 더 트리즈’ 다.


하루키: 제가 좋아하는 밴드 휴이 루이스 앤 더 뉴스의 곡도 신청곡을 많이 받았습니다. 몇 년 전에 거의 오리지널 멤버로 일본에 방문하였는데 저도 노래를 들으러 갔었습니다. 옛날과 전혀 차이가 없어 즐거웠어요. 객석이 가장 고조된 것은 역시 ‘파워 오브 러브’였지만. 외에도 ‘더 하트 오브 락앤롤’등등 여러 노래가 신청곡으로 들어왔지만 ‘포레스트 포 더 트리즈‘로 갑시다. 이 곡, 나도 왠지 잘 기억하고 있습니다.


HUEY LEWIS AND THE NEWS Forest For The Trees

https://youtu.be/18-0Wdmo2V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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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3-08-24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이 웃게 되네요,ㅎㅎ

교관 2023-08-25 10:52   좋아요 0 | URL
그렇죠?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