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읽고 싶은 한국 베스트 단편소설
김동인 외 지음 / 책만드는집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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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이라고 불리는 한국 대표 단편 소설 열 세 작품을 모아서 만든 책입니다.

책에 나온 작품 대부분은 중 고등학교 교과서 나왔던 눈에 익은 익숙한 작품들로 일제강점기를 배경을 하고 있습니다.

하루에도 수도없이 쏟아지는 도서들. 그 중에서 한국인의 정서가 그득 담겨있는 단편 소설의 만남은 기분 좋은 일입니다. 이 책 속에서 많은 인물들이 나옵니다. 김첨지를 비롯해 복녀, 삼룔이, 백치 아다다, 점순이, P .... 우리는 그들은 모습을 통해 시대를 초월한 아픔을 같이 느낄 수 있습니다.  타임머신을 타고 우리의 고단하고 힘들었던 시절로 돌아가 그들의 삶을 살펴봅니다. 

 

비가 추적추적 오는 날임에도 불구하고 아픈 아내를 집에 두고 인력거를 끌 수 밖에 없는 무뚝뚝한 김첨지. 왠지 돈이 많이 벌리는 운수 좋은 날이라고 생각하면서 아내에게 줄 설렁탕까지 사 갖고 들어온 그 날은 아내가 죽은 날이었습니다. 일제 강점기 가난한 도시 하층민의 애환이 김첨지의 눈물이 되어 아내의 시신 위에 떨어지고 있습니다.

 

머슴 벙어리 삼룡이는 철딱서니 없는 주인 아들이 갓 시집온 아내를 구박하고 때리는 모습을 보면서 사랑의 감정인줄도 모른 채 새색시를 보호하고 싶어집니다.  새색시가 만들어 준 쌈지를 본 이후로 두 사람을 의심하는 주인 아들은 결국 삼룔이를 쫓아냅니다. 갈 곳 없음이 슬프기도 하지만 사랑하는 아씨를 보지못하는 마음이 더 가슴 아프지 않았을까요? 그 날 밤 오생원 집은 화염에 휩싸이고 아씨를 구할 마음에 불길안으로 뛰어든 삼룡이는 불에 타면서도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했을겁니다. 바로 얼굴의 미소가 그것을 말해주니까요. 저쪽 세계에서는 분명 사랑하는 아씨와 행복하게 부부의 연을 맺고 알콩달콩 살아가기를 바랍니다.

 

복녀. 그녀의 삶을 누가 그리 만들었을까요?  비록 집안이 가난해도 도덕과 부끄러움이 무엇인지 알고 자란 복녀는 스무 살이나 많고 게으른 홀아비 서방에게 돈에 팔려 시집을 가면서 그녀의 박복한 인생길로 접어듭니다. 서방 대신 먹고 살기 위해 송충이 잡는 일을 하면서 일 안하고 돈을 더 많이 받는 법을 알게 되고, 왕서방에게서 돈을 받아내는 방법을 알게 됩니다. 도덕관이 무너져버린 복녀. 그녀가 살고 있는 현실이, 그의 남편이 그녀를 그렇게 만들어 버린 것입니다. 질투심에 목숨까지 잃은 복녀를 위해 눈물을 흘려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오직 살기 위한 몸부림임을 알기에 우리는 그녀의 삶에 돌을 던질 수 없습니다.

 

책에 소개된 단편 소설은 우리 민족의 지난 역사이자 삶의 발자국이기에 세월이 흐를수록 더욱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때로는 운수 좋은 날의 '김첨지'되어 도시 하층민의 아픔을 같이 느껴보고, '복녀'가 되어 한 여인의 도덕적 타락에 가슴 아파 보기도 하고, '백치 아다다'가 되어 돈을 바다에 던질 수 밖에 없었던, 물질적 풍요보다는 가난하더라도 진정한 사랑을 하고 싶었던 그녀의 마음을 헤아려보기도 하고,   'P'가 되어 현재 우리 시대가 겪고 있는 청년 실업의 문제를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이렇듯 우리 한국인의 정서가 담겨 있는 작품을 읽는다는 것은 눈이 아닌 가슴으로 읽는다는 의미이기에 더욱 큰 감동이 오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 단편 문학 작품의 우수성이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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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그라미 씨의 말풍선
홍훈표 지음 / 미래문화사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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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하게 세상을 해석하고, 깊은 생각은 도무지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동그라미씨와 옆에서 그를 지켜보며 차분하고 조리있게 상황을 해석하는 네모씨. 까칠함으로 온 몸을 배배감싼 벽돌씨 이야기가 나옵니다. 어쩜 이리도 단순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인 동그라미씨는 왠지 밉지가 않는 캐릭터입니다. 그 모습은 바로 나의 모습이고 우리의 모습이 아닐까요.

 

이 책은 까칠한 책입니다. 인간이 얼마나 이기적인 존재인지를 말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잘못을 다른 존재에게 덮어씌우는게 바로 인간의 본성이라고 말합니다. 스스로가 최고라고 생각하며 살아가는 사람들. 자기의 문제는 자기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지극히 이기적인 생각이지요. 때로는 조언을 해 줄 다른 사람이 필요함을 왜 모르는 걸까요. 친구의 말에, 아내의 말에, 동료의 말에, 가족의 말에 귀를 기울이세요. 

누군가에게 진실된 말을 기꺼이 듣고 싶어하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우리는 이기적인 존재인지라 자기한테 좋은대로만 믿고 살아갑니다. 심지어 기억조차 마음대로 바꾸는게 바로 사람입니다. 불필요한 기억은 머릿속에서 없애버립니다. 자기가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하기에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는 없던 사실까지도 만들어 내는 것이 바로 사람입니다.   

 

인간의 양면성과 끝없는 욕망에 대해 비판하는 책입니다.  물질숭배주의자가 아님을, 소유욕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난 자유인임을 강조하지만 한편으로는 물질에 대한 끊없는 욕망을 가슴에 가득 담고 살아가는 것이 우리 인간입니다. 우리는 왜 돈에 집착을 할까요?  예전에는 돈이 없어도 명예, 직위, 존경 등 돈의 다른 대체제가 많았지만 현대는 돈을 대체할 다른 것을 용인하지 않게 되면서 돈에 집착을 하고 돈을 모으려 애를 씁니다. 욕심을 버리지 않은 한 죽을 때까지 갖고 가야할 굴레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비장미를 느끼게 하는 책입니다. 두가지 이야기는 웃음을 주지만 왠지 슬픔이 확 밀려오는 이야기입니다.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할 수도 있다는 말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진짜 수족관에 가서 고래를 칭찬합니다. 고래는 좋아서 춤을 추게하지만 수족관에 갇혀서 춤을 추던 고래는 수족관 유리벽에 몸을 부딪히면서 유리벽에 깨지고 유리 조각에 폐를 찔려 죽어버렸다고 합니다.  결혼식 날 사회자가 하는 멘트 "지금부터 진실 되게 두 영혼을 축복해주실 주례 선생님의 말씀을 듣겠습니다." 를 듣고 주례를 맡은 도미노 장군은 신랑신부에게 하는데 진실된 말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지금 신랑신부에게 하는 악담. 그것이 결혼식에 하는 진실된 말이었습니다.

 

자신이 남들보다 잘난 줄 알고 살아가는 사람들. 좋은 충고를 해도 잘 받아들이지를 않습니다. 충고는 잘난 사람이 못난 사람한테 하는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죠. 충고를 받아들이지 않는 동그라미씨에게 네모씨는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넌 동그라니까 각적 것을 모르잖아. 그러니까 난 네게 모서리를 설명해줄 수 있지. 그런데 난 네모나니까 반지름을 모르잖아? 그건 네가 나한테 설명해 줄 수 있는 거야. 서로 부족한 걸 채워가는 이런 과정이 바로 충고란 말이야" 이 구절이 바로 작가가 이기적인 우리 자신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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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일
위화 지음, 문현선 옮김 / 푸른숲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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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 세계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궁금해한다. 우리가 알 수 없는 저쪽 세계를 실제 경험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곳은 우리가 경험할 수 없는 세계이기에 더욱 궁금한 것일지도 모른다.

7일 동안 양페이는 이승과 저승의 경계에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그 사람들의 사연을 듣는다.  그들의 이야기 통해 위화는 중국 현실의 문제점을 날카롭게 꼬집고 있다.

불의의 사고로 죽어 온 사람들, 안식의 땅으로 가기위해 대기표를 받는다. 죽은 후의 세계도 인간 세계와 다를 바 없는 재산과 권력이 많음에 따라 귀빈 대접을 받기도 한다. 사후 세계에서 차별받는 없는 사람들. 연고자가 없거나 무덤이 없으면 아예 안식의 땅으로 들어갈 수 없는 서글픈 사후 세계의 현실이다.

 

사랑하는 가족을 두고 불의의 사고를 당한 사람들.  죽은 사람만 불쌍하다고 했던가. 살던 아파트 건물을 강제 철거하는 과정에서 무너진 콘크리트 폐허에 깔려 부부의 죽음을 정부에서는 극구 부인한다. 또한 대형쇼핑몰 화재로 불 타 죽은 38명의 사람들의 이름은 사망 명단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었다.  잘못을 덮고 인원을 축소 보고하기에 급급한 고위 관리들. 남은 가족이 위협을 받고 입을 다무는 조건으로 돈을 받고 수습을 했기에 그들의 무덤은 없다. 결국 안식처로 가지 못한 채 이곳세계에 영원히 머물러 있어야만 한다. 바로 돈이면 죽음까지도 없던 일로 처리해 버릴 수 있는 세태가 지금 중국의 모습을 반영한 것이 아닐까 생각하니 더없이 서글퍼진다.

식당을 운영했던 탄자신 가족. 외상을 일삼는 관공서 직원들의 횡포로 적자에 시달린다. 주방의 불길이 솟자 돈도 내지 않고 도망가는 몰염치한 사람들과 그들을 저지하려다 미처 빠져나가지못하다 결국 폭발로 목숨을 잃은 탄자신 가족이지만 그 식당안에는 양페이가 전처의 자살 소식을 신문을 통해 읽다 폭발로 인해 건물에 깔려 죽었다.

양페이는 그곳에서 전처였던 리칭을 만난다. 양페이의 순수한 마음에 이끌려 결혼을 했지만  결국 그녀는 야망과 권력을 찾아  이혼을 하고 다른 사람을 만나 떠났다. 사랑보다 돈과 권력을 우선시하고 있는 세태를 엿볼 수 있다. 

얼마전 읽은 '정글만리'에도 나오는 이야기지만 중국은 산아제한과 남아선호사상으로 인해 많은 사람. 특히 여성들이 버림을 받고 호적없이 살아가고 있다고 한다.  갓난아이였던 양페이에게 젖을 먹여 키웠던 엄마 같은 리웨전 아줌마와 스물 일곱명의 영아를 만난다. 병원비를 내지 않고 달아난 부모의 아이들을 그대로 방치해 죽은 영아들이거나 산아 제한으로 강제로 유산한 영아들이었던 것이다. 정부의 잘못된 정책에 세상에 나오지도 못하고 사라져가는 어린 생명들이 이곳 세상에서는 아줌마의 보살핌으로 웃고 있으니 오히려 이곳이 안식의 땅이라 할 수 있으니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아줌마를 통해 양페이는 그렇게 찾았던 아버지가 이곳에 와 있음을 알았고, 양아버지가 언젠가는 보게 될 자신을 만나기 위해 언젠가는 꼭 거쳐가야 할 빈의관에서 대기자들에게 자리를 안내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는다.

 

이 책은 중국 현실을 날카롭게 꼬집고 있으면서도 그 안에는 따뜻한 가족애를 밑바탕으로 하고 있기에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양아버지 양진뱌오와 아들 양페이의 사랑은 깊은 감동을 주고 있다. 자신의 젊음을 온통 기차 철로에서 발견은 자신을 위해 바치셨고, 후에 친엄마가 찾아왔을 때에 자신이 가진 돈을 다 내어 아들에게 좋은 옷을 선물했다. 그리고 자식의 장래를 위해 기꺼이 친부모곁으로 보낸 아버지였다. 나이들어 불치병에 걸리자 아들을 고생시키지않기 위해 몰래 집을 나간 아버지였다. 자신의 친아들이 아님에도 모든 것을 다 바쳐 사랑했던 아버지. 당신은 안식의 땅으로 가지도 못한 채 언젠가는 죽어서 사후 세계에 올 아들을 빈의관에서 기다리는 아버지. 생각보다 이쪽 세상으로 온 아들을 만난 기쁨보다 이른 아들의 죽음을 생각하며 슬퍼하는 아버지였다. 그리고 무덤도 없이, 혼자 팔에 검은 상장을 달고 있는 아들을 보며 마냥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많이 아팠다. 이것이 부모님의 마음이리라.

 

사랑하는 연인인 슈메이와 우차오의 사랑 역시 감동적이다. 선물받은 아이폰이 짝퉁이라는 사실, 자신을 속였다는 사실에 화가 나 빌딩에 올라가 투신 자살 소동을 벌이다 결국 실수로 떨어져 죽은 슈메이. 그녀는 남자 친구가 자신을 사랑하기에 자신의 묘지를 만들어 줄것이라 믿는다. 그녀의 소망대로 남자친구 우차오는 아버지 간병으로 뒤늦게 슈메이의 죽음을 알았고 그녀를 위해 자신을 신장을 팔아 묘지를 산다. 하지만 비위생적인 처리로 인해 고열에 시달리다 이쪽 세상으로 오지만 이미 그녀는 자신이 마련해준 안식처 묘지로 들어간 후였기에 영원히 만날 수가 없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자신의 신장을 팔 수 있을까? 지고지순한 사랑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진정으로 두 사람은 사랑을 했던 것이다.

 

양페이가 머무는 곳은 안식처로 가기 전에 잠시 머무르는 곳이다. 이승에 수많은 사람들이 각각의 사연을 갖고 살아가듯 저승 세계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제각각 애절한 사연들을 안고 온다. 죽는다고 해서 모두 편안한 안식처로 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위화는 가난하여 무덤조차 살 수없는 사람들. 불합리한 현실 속에서 고통받다 죽은 사람들. 죽어서도 권력의 힘 앞에서 죽음조차 없었던 일로 치부해 버리는 현실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위안을 주고 싶었다. 비록 무덤이 없기에 죽었지만 매장되지 못한 채 떠돌고 있는 그들이지만 그들이 죽어서 가는 세상은 슬픔도 없고, 고통도 없고, 가난도 없고, 부유함도 없는 평등한 땅이 되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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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궁마마
이청은 지음 / 아롬미디어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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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영. 첫 마음을 준 이를 가슴에 품고 살다 끝내는 자신의 사랑을 쟁취한 예쁘고도 현명한 여인의 이름이며, 한 나라의 임금과 좌의정이라는 최고 권력을 가진 아버지 사이에서 가엾게 희생양이 된 여인이다. 세자빈 간택 후 후궁이 되고 은빈이라는 첩지를 받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임금과 같은 궁궐에 있지만 결코 임금의 곁으로 갈 수 없는 은빈이었다. 이미 다른 집안의 여식을 세자빈으로 정해놓은 상태에서 임금 이려와 대왕대비는 왕권을 굳건히 하기위해 좌상의 여식을 볼모로 잡기위해 삼간택에 뽑아 올린 것이었다. 임금의 사랑을 받지 못한 채 열 세 살 어린 나이에 궁에 들어와 5년의 긴 시간을 홀로 구중궁궐 속에 갇혀 지냈기에 냉궁마마라고 불리는 여인이 바로 은빈이었다.

 

이 글은 저자의 눈속임이 완벽한 구성이다.

소설의 반 이야기를 깜빡 속으며 읽었다. 냉궁마마라 불리는 가엾은 은빈. 5년이 지나도록 임금의 철저한 외면을 받으며 살아가는 그녀는 꿈에도 그리워하던 임금을 만나게 된다. 중전에게 후사 소식이 없자 대비와 대왕대비는 은빈과 임금의 합방일을 잡게 되었고 드디어 회임을 하게 된다. 하지만 기뻐할 일은 아니었다. 끔찍한 음모가 도사리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음모가 실행되기도 궁녀들이 대식행위(동성애)가 발각되는 커다란 사건이 일어나고, 은빈처소의 두 궁녀가 잡혀가서 곤장 백대를 맞는 형벌이 내려졌다. 은빈은 중전 처소에 가서 궁녀들의 감형을 위해 종아리를 맞다가 유산을 하고 실신을 하게 된다.  이 장면을 읽으면서 너무나 은빈이 가여웠었다. 회임한 몸임에도 소중하게 보존하지 못한 은빈에게 실망을 하지 않을까, 그녀를 멀리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한 여인의 운명이 이토록 가혹할까 생각하며 하루빨리 아픔을 딛고 일어나길 바랐다. 

그러나 이것은 나의 착각이었다. 책 속에 반전이 숨어있으리고는 전혀 생각을 하지 못한채 곧이곧대로 읽어나갔다. 가엾은 은빈이 드디어 임금을 처음 대면하는 자리에서 수줍어하면서도, 당차게 그리고 솔직하게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는 은빈의 모습에서 사랑스러움이 느껴졌고, 이 여인을 홀로 오 년을 외롭게 둔 임금 이려가 원망스러워지기까 했다. 또한 임금 이려에게 사랑을 받게 되는 장면에서는 나역시 기뻤다. 정말 흥미진진하게 읽어나갔다.

바로 여기에 첫번째 반전이 나타난다.

앞의 모든 이야기는 은빈이 머리 속에서 만들어진 이야기였던 것이다. 홀로 오 년을 넘게 궁에서 살았던 은빈이 정신적으로 이상이 찾아와 그녀가 그려낸 또다른 세계였던 것이다. 그리고 또 한 사람, 연영의 첫 마음을 준 사나이 겸사복 벗이 등장한다. 삼간택 날 은빈을 보고 마음이 흔들렸던 벗은 이려의 명으로 은빈 처소를 감시하면서 그녀가 가엾어 많은 책들을 보내주었던 것이다. 그러나 연영은 아버지가 보내 준 것으로 생각을 하고 있으며 정신이 온전치 못한 그녀는 겸사복 벗을 회임한 자신을 위해 임금이 사가에서 보내준 호위무사인 사촌 오빠로 착각을 하며 벗을 오라버니로 부르고 따른다. 정신병을 깊이 앓고 있는 은빈에게 임금 이려가 처음으로 찾아갔고, 사랑스런 은빈을 대면한 이려는 곧 사랑의 감정을 느낀다. 그러나 두 사람을 보면서 안타깝게 은빈을 바라보는 사람이 있었으니 그가 바로 겸사복 벗이었다. 벗 역시 어느새 은빈을 마음 속에 두었던 것이다. 연영이 열 살 때 납치되어 정신을 잃은 그녀를 위험에서 구해주었을 때였을지도 모른다.

두번째 반전은 정신병을 깊이 앓고 있는 은빈의 모습은 연영이 임금과 대적한 가문,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 그리고 구중궁궐에서 외롭게 살다 죽을 수 밖에 없는 자신의 행복을 위해, 첫 마음을 준 사내와 영원히 함께 하고자 거짓으로 꾸민 연극이었던 것이다.

 

여운이 많이 남는 소설이었다. 권력 싸움에 희생양이 된 은빈이지만 그녀는 멋지게 자신의 운명을 개척해 나갔다.

살아서는 결코 궁궐밖으로 나갈 수 없는 처지였지만 영리한 꾀로 그 문을 두 다리로  걸어나갔다. 그것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책장을 넘기면서 이야기가 끝나는 것이  아쉽기는 참으로 오랜만이다.

자신의 사랑을 스스로 찾아간 여인. 귀엽고 사랑스러운 여인이 선택한 남자 겸사복 벗. 두 사람의 인연의 끈은 이미 아주 오래 전부터 엮어졌던 것이다. 서로를 향한 애틋한 마음이 이어질 수 있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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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캠핑요리 - 홍신애의 아빠가 돋보이고 엄마가 행복한 진짜 캠핑요리
홍신애 지음 / Storyblossom(스토리블라썸)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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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 가족이 함께 떠나는 캠핑만큼 즐거운 것도 없다. 요즘은 오토캠프장도 곳곳에 많이 생기고 토요휴무제 실시로 주말을 이용해 캠핑을 가는 가족이 많이 늘었고, 텔레비전 예능 프로인 1박 2일을 통해 주말을 이용해 여행을 하는 하는 가족도 많이 생겼다고 한다. 주말을 이용해 떠날 경우 1박 혹은 2박을 하기 마련이다. 또한 시중에 캠핑하는 데 필요한 장비들도 다양하게 나와있으니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차를 타고 떠나면 된다. 

  우리 가족도 부모님을 모시고 야외에서 캠핑을 자주 하는 편이다. 캠핑의 즐거움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음식이다.  단골 메뉴로 등장하는 것이 삼겹살이다. 숯불을 지피고 그 위에 구워먹는 삼겹살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겨먹는다. 하지만 삼겹살을 빼놓고는 딱히 해먹는 요리가 별로 없다. 간편하게 카레나 찌개요리를 해먹는 정도이다.

  이 책은 우리 가족처럼 고기만 구워먹는 기존의 캠핑 요리를 벗어나 150가지 캠핑 요리 레시피를 소개하고 있다. 에피타이저, 바비큐&일품 요리, 간식&별식, 식사메뉴, 디저트로 구성되어 있는데 에피타이저는 사실 캠핑에 가서 해 먹기에는 조금은 힘들지않을까 생각하는 요리가 많다.

 

 바비큐&일품 요리는 우리가 흔히 가서 해 먹는 캠핑 요리 레시피가 다양하게 많이 소개되었다. 바비큐 요리이다보니 고기가 주를 이루는데 워낙 많은 사람들이 해먹는 삼겹살 구이 외에 족발, 닭발, 윙, 스테이크 같은 돼지고기, 소고기, 닭고기, 오리고기의 다양한 부위를 이용한 요리와 대하, 가리비, 가자미, 조기, 고등어, 삼치, 전복, 연어, 오징어, 낙지, 이면수 등의 어패류 요리가 소개되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아무리 고기를 많이 먹더라도 밥은 꼭 먹어야만 식사다운 식사를 했다고 생각한다. 식사메뉴에는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식사 종류가 다양하게 소개되었다.  별다른 반찬없이도 밥만으로도 충분한 식사를 소개하고 있다.  콩나물 김치밥, 카레라이스, 비빔밥, 볶음밥, 영양밥 등의  밥 요리와 스파게티, 파스타, 국수,  등의 면 요리, 밥과 같이 먹을 수 있는 찌개 종류, 그 외에도 많은 식사 요리가 소개되었다.

      

 

시간이 된다면 온 가족이 불 앞에 모여 디저트를 즐기면서 오순도순 정다운 이야기를 하며 보냄으로써 잊고 있었던 가족애를 다시 한번 느끼기를 바란다. 새로운 곳에 가서 아름다운 경치도 즐기면서 캠핑을 통해 맛있는 요리도 해 먹는 즐거움은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추억거리로 충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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