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그라미 씨의 말풍선
홍훈표 지음 / 미래문화사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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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하게 세상을 해석하고, 깊은 생각은 도무지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동그라미씨와 옆에서 그를 지켜보며 차분하고 조리있게 상황을 해석하는 네모씨. 까칠함으로 온 몸을 배배감싼 벽돌씨 이야기가 나옵니다. 어쩜 이리도 단순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인 동그라미씨는 왠지 밉지가 않는 캐릭터입니다. 그 모습은 바로 나의 모습이고 우리의 모습이 아닐까요.

 

이 책은 까칠한 책입니다. 인간이 얼마나 이기적인 존재인지를 말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잘못을 다른 존재에게 덮어씌우는게 바로 인간의 본성이라고 말합니다. 스스로가 최고라고 생각하며 살아가는 사람들. 자기의 문제는 자기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지극히 이기적인 생각이지요. 때로는 조언을 해 줄 다른 사람이 필요함을 왜 모르는 걸까요. 친구의 말에, 아내의 말에, 동료의 말에, 가족의 말에 귀를 기울이세요. 

누군가에게 진실된 말을 기꺼이 듣고 싶어하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우리는 이기적인 존재인지라 자기한테 좋은대로만 믿고 살아갑니다. 심지어 기억조차 마음대로 바꾸는게 바로 사람입니다. 불필요한 기억은 머릿속에서 없애버립니다. 자기가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하기에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는 없던 사실까지도 만들어 내는 것이 바로 사람입니다.   

 

인간의 양면성과 끝없는 욕망에 대해 비판하는 책입니다.  물질숭배주의자가 아님을, 소유욕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난 자유인임을 강조하지만 한편으로는 물질에 대한 끊없는 욕망을 가슴에 가득 담고 살아가는 것이 우리 인간입니다. 우리는 왜 돈에 집착을 할까요?  예전에는 돈이 없어도 명예, 직위, 존경 등 돈의 다른 대체제가 많았지만 현대는 돈을 대체할 다른 것을 용인하지 않게 되면서 돈에 집착을 하고 돈을 모으려 애를 씁니다. 욕심을 버리지 않은 한 죽을 때까지 갖고 가야할 굴레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비장미를 느끼게 하는 책입니다. 두가지 이야기는 웃음을 주지만 왠지 슬픔이 확 밀려오는 이야기입니다.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할 수도 있다는 말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진짜 수족관에 가서 고래를 칭찬합니다. 고래는 좋아서 춤을 추게하지만 수족관에 갇혀서 춤을 추던 고래는 수족관 유리벽에 몸을 부딪히면서 유리벽에 깨지고 유리 조각에 폐를 찔려 죽어버렸다고 합니다.  결혼식 날 사회자가 하는 멘트 "지금부터 진실 되게 두 영혼을 축복해주실 주례 선생님의 말씀을 듣겠습니다." 를 듣고 주례를 맡은 도미노 장군은 신랑신부에게 하는데 진실된 말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지금 신랑신부에게 하는 악담. 그것이 결혼식에 하는 진실된 말이었습니다.

 

자신이 남들보다 잘난 줄 알고 살아가는 사람들. 좋은 충고를 해도 잘 받아들이지를 않습니다. 충고는 잘난 사람이 못난 사람한테 하는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죠. 충고를 받아들이지 않는 동그라미씨에게 네모씨는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넌 동그라니까 각적 것을 모르잖아. 그러니까 난 네게 모서리를 설명해줄 수 있지. 그런데 난 네모나니까 반지름을 모르잖아? 그건 네가 나한테 설명해 줄 수 있는 거야. 서로 부족한 걸 채워가는 이런 과정이 바로 충고란 말이야" 이 구절이 바로 작가가 이기적인 우리 자신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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