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Acid Jazz
이엠아이(EMI) / 199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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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전히 첫번째 시디에 실린 오니시 준코 버전 alligator boogie 한 곡을 오래 오래 듣기 위해 샀다. 음원사이트에선 음원이 다 막혀 애가 탔는데 새 음반은 절판이지만 중고로는 아직 팔아 쉽게 구했다. 재기발랄한 피아노 연주와 랩, 트럼펫 연주가 절묘하게 어우러졌다. 이십년 전 유행한 장르 같은데 요즘도 애시드 재즈 쪽 노래 괜찮은 것 나오나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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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은 - EP 5집 Nomad Syndrome (Limited Edition)[쥬얼 케이스]
최고은 노래 / 블루보이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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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오년 전 잠비나이 단공에 최고은이 게스트로 나왔을 때 처음 라이브로 노래를 들었다. 그때는 노래 잘하고 기타도 잘 치는 여성 인디 가수 정도로만 생각했다.
그런데 얼마전 ebs 스페이스 공감 방송에 나오기에 별 생각없이 보다 이 앨범에 실린 곡들을 해줄 때 반해버렸다. 방송의 곡 순서는 잘 기억이 안 나지만 이 앨범의 첫번째 곡 'Anaspora 아나스포라'를 듣고 푹 빠졌다. 듣고 이렇게 취향을 저격하는 음악을 만드는 사람이었다니 왜 여태 알지 못했지 조금 후회했다. 아마 포크라는 장르에 대한 나만의 선입견 때문에 멀리 했으리라.
첫번째 곡인 '아나스포라'는 시작 부분의 규칙 바른 드럼 소리와 기타 선율이 귀를 천천히 잡아끈다. 이어서 겹쳐지는 바이올린 소리는 감정을 북돋우고 다른 악기들과 조화를 이루며 절정을 향해 치닫는다. 그리고 터져나오는 최고은의 원시를 느끼게 하는 소리. 곡명인 '아나스포라', 귀향과 연관을 짓는다면 타의로 고향을 떠나야했던 사람이 우여곡절 끝에 돌아오면서 외치는 함성. 같은 앨범의 다른 곡들과 달리 구체적인 가사는 없어 인스트루멘탈 뮤직처럼 들리기도 하지만 최고은의 목소리가 얹어지지 않았다면 곡은 완성에 이르진 못했을 것이다.두번째 곡 'Highlander 하이랜더'는 영어 노랫말에 국악 창법을 활용하여 독특하다. 역시 스페이스 공감 방송을 보고 최고은이 국악을 전공했다는 걸 알았는데 이 곡은 국악과 양악이 멋지게 잘 어우러졌고 전공자 답게 국악 창법도 어색하지 않다. 노랫말은 처음엔 가볍게 흘려들어 어떤 내용인지 몰랐으나 앨범 가사지를 보고서야 재작년 촛불집회의 광장을 가득 메운 사람들을 말함을 알았다. 환희에 가득찬 노랫말을 보며 최고은이란 가수가 어떤 사람인지 알 것 같았다. 세번째 곡과 네번째 곡 역시 영어 노랫말로 한국어가 아니라서 우선 처음 들었을 때 노랫말에 끌려가는 일 없이 노래 자체에 집중하게 해준다는 장점이 있다. 다섯번째 곡 '가야'는 이번 앨범에서 유일하게 한국어 노랫말이다. 판소리 같은 노랫말과 곡 구성, 창법이 흥미롭다. 드럼과 기타 같은 서양악기를 활용하는데도 전혀 어색하지 않게 판소리 느낌을 잘 살려냈다. 마지막 곡 '아이엠워터 I Am Water'는 자유를 노래하는 노랫말이 첫 곡과 이야기상으로 이어지는 듯하다. 고향을 잃어야했고 잊어야했던 사람이 자유를 찾아 돌아오는 모습이 떠오른다.
독특한 음악을 좋아하고 국악과 서양 음악의 접목을 어색해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들어도 후회하지 않을 음반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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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은 - EP 5집 Nomad Syndrome (Limited Edition)[쥬얼 케이스]
최고은 노래 / 블루보이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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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오년 전 잠비나이 단공에 최고은이 게스트로 나왔을 때 처음 라이브로 노래를 들었다. 그때는 노래 잘하고 기타도 잘 치는 여성 인디 가수 정도로만 생각했다.
그런데 얼마전 ebs 스페이스 공감 방송에 나오기에 별 생각없이 보다 이 앨범에 실린 곡들을 해줄 때 반해버렸다. 방송의 곡 순서는 잘 기억이 안 나지만 이 앨범의 첫번째 곡 'Anaspora 아나스포라'를 듣고 푹 빠졌다. 듣고 이렇게 취향을 저격하는 음악을 만드는 사람이었다니 왜 여태 알지 못했지 조금 후회했다. 아마 포크라는 장르에 대한 나만의 선입견 때문에 멀리 했으리라.
첫번째 곡인 '아나스포라'는 시작 부분의 규칙 바른 드럼 소리와 기타 선율이 귀를 천천히 잡아끈다. 이어서 겹쳐지는 바이올린 소리는 감정을 북돋우고 다른 악기들과 조화를 이루며 절정을 향해 치닫는다. 그리고 터져나오는 최고은의 원시를 느끼게 하는 소리. 곡명인 '아나스포라', 귀향과 연관을 짓는다면 타의로 고향을 떠나야했던 사람이 우여곡절 끝에 돌아오면서 외치는 함성. 같은 앨범의 다른 곡들과 달리 구체적인 가사는 없어 인스트루멘탈 뮤직처럼 들리기도 하지만 최고은의 목소리가 얹어지지 않았다면 곡은 완성에 이르진 못했을 것이다.두번째 곡 'Highlander 하이랜더'는 영어 노랫말에 국악 창법을 활용하여 독특하다. 역시 스페이스 공감 방송을 보고 최고은이 국악을 전공했다는 걸 알았는데 이 곡은 국악과 양악이 멋지게 잘 어우러졌고 전공자 답게 국악 창법도 어색하지 않다. 노랫말은 처음엔 가볍게 흘려들어 어떤 내용인지 몰랐으나 앨범 가사지를 보고서야 재작년 촛불집회의 광장을 가득 메운 사람들을 말함을 알았다. 환희에 가득찬 노랫말을 보며 최고은이란 가수가 어떤 사람인지 알 것 같았다. 세번째 곡과 네번째 곡 역시 영어 노랫말로 한국어가 아니라서 우선 처음 들었을 때 노랫말에 끌려가는 일 없이 노래 자체에 집중하게 해준다는 장점이 있다. 다섯번째 곡 '가야'는 이번 앨범에서 유일하게 한국어 노랫말이다. 판소리 같은 노랫말과 곡 구성, 창법이 흥미롭다. 드럼과 기타 같은 서양악기를 활용하는데도 전혀 어색하지 않게 판소리 느낌을 잘 살려냈다. 마지막 곡 '아이엠워터 I Am Water'는 자유를 노래하는 노랫말이 첫 곡과 이야기상으로 이어지는 듯하다. 고향을 잃어야했고 잊어야했던 사람이 자유를 찾아 돌아오는 모습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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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사슴 - 한강 장편소설 문학동네 한국문학 전집 24
한강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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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래 《채식주의자》를 낳을 씨앗을 품은 작품으로 보일 만큼 두 작품의 공통점이 많다. 정신이 이상한 여자를 중심으로 서사가 진행된다는 점, 그 여자를 둘러싼 주변사람들의 시각으로 주로 전개된다는 점이다. 또한 그 여자와 가장 가까운 관계일 또다른 여자가 주요 화자라는 점도 그렇다. 작가의 첫 장편소설로 초기작이라 그런가 문체가 아직 온전히 다듬어지지 않아 중간중간 덜컥거리는 데가 있으나 나름대로 풋풋하여 읽을 맛이 났고 작가가 어떻게 자기 문체를 완성해갔는지 엿보여 흥미로웠다. 지금의 한강 작가가 있기까지 부단히 노력하고 글 작업을 고민했음을 초기작과 최근작을 이어서 보면서 느꼈다.
《채식주의자》에서는 개인적으로 너무나 싫어하는 인물이 있어 읽는 내내 화가 치밀었는데 이 소설에선 주요 등장인물 중 그만큼 혐오스러운 인간은 보이지 않아 마음이 편했다. 인영, 명윤, 장, 의선 넷 중에 조금이라도 싫은 인물이 있었다면 다 읽고 중고로 팔아넘기려 했으리라. 책 디자인과 장정이 마음에 들어 이 시리즈는 계속 모을 생각이라서 아주 다행스러웠다. 인영은 처음부터 등장하고 일인칭 화자이기도 해서 감정 이입이 유독 잘 됐으나 실제의 나는 명윤에 가깝다고 느꼈다. 그래서일까 처음엔 명윤에게 자기 혐오에 가까운 감정을 느껴 거리를 뒀으나 점차 그에게도 그만의 서사가 덧붙여지면서 이해할 만한 구석이 있음을 알고 마음 한쪽을 내주었다. 인영과 명윤은 유사 가족, 유사 남매라는 느낌을 받았고 그래서 명윤과 의선이 성적인 관계로 나아갈 때도 큰 거부감은 들지 않았다. 단지 얼마전 읽은 문예지 《문학3》 4호 20쪽, <더이상 피해자가 아닌 그녀들> 칼럼에 실린 '여성이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공동체가 존중해야 할 존재로서 자신의 피해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진실만을 말하는 이성적 주체여야 한다. 일관성 없는 진술, 우울증, 불안정한 정신상태를 겪는 여성, 지적장애가 있는 여성의 위치는 피해자가 아니라 가해자로 옮겨진다.' 를 떠올리고 약간 거북살스러워 했다 또한 사진작가 장의 이야기도 따로 떼어놓고 보면 흥미로우나 소설 전체를 놓고 봤을 때는 구성상 과잉이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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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의 반격 - 2017년 제5회 제주 4.3 평화문학상 수상작
손원평 지음 / 은행나무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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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술술 잘 읽힌다. 요즘 같이 빠름을 중시하는 세상에서 잘 읽힌다는 건 장점이다. 특히 문학이라고 하면 어렵다거나 졸립다고 하는 분들이라면 마음 편히 읽어도 좋다. 연애 소설의 두근거림을 느끼고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의 밀당을 보고 싶은 분에게도 권한다.
단점이라면 이야기 진행이 빠르다 보니 사건 해결에 고개를 갸웃하게 하는 부분이 있었다. 여자 주인공인 지혜가 부장에 대해 험담하는 대목에선 요새 그렇게 매너없이 살면 후배에게도 한 소리 듣지 동의하며 고개를 주억거렸지만 남자 주인공인 규옥이 지혜에게 눈살 찌푸려지는 대상이었을 부장에게 한방 먹이겠다고 한 행동이 사이다 같다기 보다는 사내 집단 따돌림의 시작을 떠올리게 했다. 뭐 그렇게 쪽지에 강하게 쓰지 않으면 어지간해서는 말을 안 들을 고집센 나이이기는 하지만 그런 쪽지를 보내는 게 멋있다기 보다는 철없고 생각이 부족해보였다. 전개 또한 예상한 대로 흘러가 맥이 빠졌다. '알고보니 나쁜 사람이 아니였네요. 오해해서 죄송, 데햇.'이란 느낌이었다고 할까. 지혜와 규옥의 일명 '썸'도 다른 장르 소설이라면 흥미롭게 읽었을 것을 여기선 원래 다른 진지한 메시지를 던지려 했을 텐데도 둘의 관계만 유독 도드라져 이야기의 중심이 어디에 있는지 아리송했다. 규옥의 정체가 알고 보니 부잣집 귀한 도련님이었다는 것도 역시나였다. 지혜가 다면적이고 어느 정도 공감되는 것과 달리 너무나 평면적인 캐릭터다. 지혜는 일인칭 주인공이니 속내를 독자에게 다 내보여 내가 그렇게 느꼈을지 모르지만 규옥이 그렇게 행동을 하는 이유가 맥락없어 보였다. 의사 아버지에게 반발하여 그렇게 됐다고 하면 너무 드라마 같지 않나. 뭐 이렇게 불평을 늘어놨지만 문체가 간결하고 이야기 전개가 속도감 있는 건 마음에 든다. 좀 더 캐릭터를 연구한다면 더 흥미롭고 재미있는 소설을 장래 쓰실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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