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기 3 - 오묘한 심장경전
오승은 지음, 임홍빈 옮김, 김종민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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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서유기 3. 그 마지막 여정에 관한 이야기를 해줄게. 3권 초반부는 2권과 마찬가지로 요괴들과 싸우는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단다. 제새국이라는 나라의 금광사라는 절에서사리를 훔치고 탑이 더러워졌다는 이유로 핍박받는 스님들을 만났어. 같은 불자로서 손오공은 그들의 일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어. 내막을 알아보니 만성용왕 일가의 짓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 그들로부터 사리를 되찾고 스님들의 누명을 벗겨주었어.

그들의 최종 목적지는 천축국 영취산에 있는 뇌음사라는 절이란다. 그런데 그들이 가는 길에 뇌음사와 비슷한 절을 발견하게 되었어. 알고 보니 그 절은 소뇌음사라는 절이고, 황미대왕이 가짜 부처 노릇을 하고 있었어. 손오공은 한 눈에 가짜라는 것을 알아보고 삼장법사에게 경고를 했는데, 삼장법사는 조심하지 않고 일행을 모두 데리고 그냥 갔어. 그리고 그만 손오공이 황금바라에 갇히고 말았단다. 그곳에서 온갖 방법과 변신술을 썼는데도 빠져나오지 못했어. 신령들에게 도움을 청했지만, 소용없었어. 결국 옥황상제에게 도움으로 간신히 빠져나올 수 있었단다. 삼장법사와 다른 일행들은 모두 자루에 잡혀 있었어. 손오공은 그들을 구하려고 별 방법을 다 쓰고 여기저기 도움을 청했지만 실패했어. 그런데 미륵 보살님이 나타나서 미륵 보살과 손오공의 협력으로 황미대왕을 처치하고 일행을 구해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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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후에도 비슷비슷한 사건들이 이어졌어. 요괴들이 그들을 공격하고 손오공과 일행들이 요괴를 무찌르고그런 에피소드들은 그만 이야기할게.

길고 긴 여정이 지나고삼장법사와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 그리고 백마는 드디어 천축국 영취산 대뇌음사에 도착을 했단다.

 

1.

삼장법사는 그곳에서 여래부처를 만났고, 여래부처로부터 삼장의 경전을 받았단다. 그 삼장이라는 것은 일장, 하늘의 법도를 논하고 일장, 땅의 도리를 설파하고 일장, 귀신의 원혼을 건져주는 것이었단다. 그리고 부처로부터 불경 35, 548권을 받았어. 그들은 이렇게 받은 불경을 가지고 다시 당나라로 돌아왔단다. 당나라에 도착한 그들은 큰 환송을 받았어. 그리고 어느날 금강보살이 와서 현장법사(삼장법사) 뿐만 아니라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 백마 모두 데리고 갔단다. 그들은 긴 여정을 통해 깨달음을 터득했기 때문이었어. 그들을 데리고 간 곳은 영취산의 대뇌음사였어. 그들은 그곳에서 부처로부터 직책을 하나씩 맡고 극락세계에 머무르게 되었단다. 여기까지가 서유기의 이야기였단다. 삼장법사와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이 떠난 모험의 길…. 그 대장정이 이렇게 해피엔딩으로 끝을 맺은 거야.

 

2.

, 이제 서유기 밖의 이야기를 좀 해줄게.

삼장법사인 현장 스님에 대한 이야기 먼저현장 스님은 실존했던 인물이란다. 당태종 3, 623.. 당시 26살이었던 현장 스님은 서역으로 가게 된단다. 목적은 천축에 가서 불교를 배우고 와서 당나라에 전파하려던 것이야. 실크로드의 길을 따라 천축국, 즉 오늘날 인도로 길을 떠났단다. 중앙아시아와 오늘날 우즈베키스탄,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을 거쳐 인도,즉 천축국에 도착을 했어. 그 길은 순탄치 않았지. 히말라야 북단의 험준준령과 뜨거운 모래바람, 외도의 무리, 비적 때 등 수차례 죽을 고비를 넘겼어. 3년의 시간이 걸렸어. 천축국에 도착한 그는 5년간 인도 날란다 사원에서 가르침을 받았대. 그리고 17년간 27개국을 돌아다니며 불교 성지에 참배를 하고

부처님의 유적지를 탐방했다는구나. 그리고 19년 만에 다시 당나라 장안으로 돌아왔다는구나. 당태종이 그에게 감동해서 불경번역 사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었어. 그래서 당나라에 돌아온 이후 19년 동안 경전 번역 사업 종사했다고 하는구나. 그렇게 번역한 책이 무려 1330권이었어. 이 번역한 불경으로 동아시아의 불교 발전을 이끌었다고 하는구나. 그리고 자신이 경험한 것을 <대당서역기>라는 책으로 썼고 그 책을 당태종에게 바쳤대. 현장의 제자는 현장의 전기를 책으로 냈는데 <대자은사 삼장법사 전>이라는 책이었어. 이 두 권의 책이 서유기의 출발이라고 볼 수 있단다. 세월이 흐르면서 두 책에 기이한 에피소드들이 덧붙어지고, 그 이야기들은 신화와 전설의 모습으로 바뀌었고, 점차 신령, 마귀의 이야기가 추가되면서 서유기가 7세기에 신마(神魔) 소설로 태어났다고 하는구나. 다시 7백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서유기의 이야기는 갈고 닦는, 마치 절차탁마와 같은 시간을 거치면서 여러 이야기가 덧붙어지는데, 이때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도 등장하게 되었다고 하는구나.

그리고 우리나라에도 1587년 소개되어 많은 사람들이 읽었대. 원래 서유기는 백 회짜리 장편 소설인데, 옮긴이가 읽기 편하게 45회 분량으로 줄인 것이 이번에 읽은 아빠가 읽은 서유기였던 거야. 그런데 한동안 서유기의 저자가 밝혀지지 않았대. 서유기가 오래 전 전해 내려온 이야기지만, 사람들이 많이 읽는 <서유기>는 분명 있으니 그것을 쓴 사람도 있을 것 아냐. 1920년대 중국의 그 유명한 루쉰과 후스가 분석한 결과 최후의 개정자는 오승은으로 결론이 났다고 하는구나. 그래서 서유기의 지은이를 오승은으로 알고 있는 거야.

오승은.. 그에 대해서도 알아봐야겠지. 그는 1500년 가량에 태어나서 1582년에 죽었다고 하는구나. 젊은 시절은 과거시험에 계속 낙방하고 40대 중년기 지방고시에 합격하여 벼슬에 올랐대. 그리 명석한 사람은 아니었던 것 같구나. 그는 60대에 지방관에 잠시 머물렀다가 벼슬에서 물러났다고 하는구나. 옮긴이 임홍빈은 오승은을 아래와 같이 평가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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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평생을 두고 남에게 연민의 정을 받기 싫어했으며, 아무리 어려운 역경에 처해서도 항상 껄걸 웃으며 비탄의 노래를 부를 만큼 오연한 기백의 소유자였다고 한다. 평생토록 불운에 부닥쳐 세상의 쓴맛을 골고루 맛보았기 때문에 자신이 그렇게밖에 살 수 없었던 타락한 시대를 업신여기고 염량세태를 무시하면서 남에게 속박당할 줄 모르는 자유분방한 기질을 잃지 않았다. 이렇듯 불우한 시대는 오히려 그를 단련시켜 강직한 성격을 길러내게 만들었다. 그는 세속에 대한 미움과 울분을 쏟아내야 할 필요가 있었다. 이리하여 신마소설 <서유기>의 저술을 통해 현실에 대한 울분과 불평, 세속의 추악한 인간군상에 대한 미움을 남김없이 발산하게 되었던 것이다. <서유기> 이외에 도 그가 남긴 작품으로 시문집 한 권이 있는데, 그 안에 수록된 장시 <이랑수산도가> <우정지서>도 그 내용들이 <서유기>의 줄거리와 연결되어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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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그런 왜 서유기가 세월이 흐르면서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이라는 캐릭터가 추가되었을까. 간단하게 그들에 대한 설명을 해주면서 독서편지를 마칠까 한다. 아래 내용은 옮긴이 해설을 정리 또는 발췌한 내용이란다. 먼저, 손오공

손오공은 사실 고대 중국 설화와 인도 설화의 원숭이 피가 섞인 혼혈종이야. 중국에는 옛날부터 원숭이 토템 신앙과 그에 관련된 설화가 매우 발달해 있었다고 하는구나. 그중에서 당나라 때부터회수의 신령으로 일컫는무지기란 원숭이는 금빛 눈에 흰 몸뚱이를 가졌으며 그 힘이 코끼리 아홉 마리보다 더 세고 씨름과 주먹질, 도약과 달리기를 잘했대. 여기서 상고시대 위대한 인물이 신령한 돌에서 태어났다는 전설이 합쳐지고, 도교에서 신선술을 익힌 원숭이 악령의 설화가 보태지면서 천천히 손오공의 이미지가 형성되기 시작한 것이라고 하는구나.

그리고 두번째로 저팔계. 서유기는 해학과 풍자, 골계와 유머에서 예술적 품격이 나온다고 평가되는데, 그렇게 만드는 대표적인 인물이 저팔계야. 그는 익살맞고 못난 이미지의 소유자로 결함과 약점을 수두룩하게 지닌 복잡한 성격의 인물이야. 중국 상고시대 모든 사람들에게 가장 두려움을 주었던 거대한 뱀과 야생 멧돼지를 숭상하는 토템 신앙의 대상으로, 사람의 머리에 돼지 몸뚱이 또는 돼지 머리에 사람의 몸뚱이를 지닌 형태로 설화에 나타나기 시작했었대. 저팔계의 겉모습은 바로 그런 멧돼지 모습이었고, 내면적인 습성은 식탐과 잠꾸러기의 특성, 남에게 조소를 받는 바보스러움과 굼뜬 동작에 스스로 영리한 척, 용감한 척 허세를 부리는 집돼지의 추레함을 연상하는 캐릭터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하는구나.

마지막으로 사오정. 초기 서유기의 사오정 모습과 시대가 지나면서 변했다고 하더구나. 오승은의 서유기에서는 유사하 강에서 사람을 잡아먹는 검둥이 요괴로 등장하는데, 대략 품위가 그리 높지 않은 전형적인 하급 관리나 현대적인 이미지는 원칙을 잘 지키고 열심히 일하는 샐러리맨이라고 하더구나. 서유기를 읽는 내내 생각보다 그 존재감이 정말 미미했는데, 그의 현대적 이미지가 샐러리맨이라고 한 점이 그 존재의 미미함이 공통점이 있는 것 같구나. 사오정은 오로지 속죄하기 위해 부처님의 법만을 추구하며 고행하는 승려로 등장한단다.

..

, 여기까지 서유기에 관한 이야기였단다. 아빠도 수현이 그렇게 좋아하는, 손오공이 주인공인 마법천자문을 한번 읽어봐야 하나 싶구나. 전에 1권을 봤는데, 삼장법사가삼장이라는 이름의 어여쁜 소녀로 등장을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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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17-09-22 10: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표지 디자인이 너무 예뻐서 이제까지 집에 서유기 소장했더라도 또 사고 싶어지네요

bookholic 2017-09-24 00:47   좋아요 0 | URL
맞아요.. 책은 외모도 중요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