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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한 계단 - 나를 흔들어 키운 불편한 지식들
채사장 지음 / 웨일북 / 2016년 12월
평점 :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채사장의 책을 마저 들었단다. 그의 앞선 책들에 너무 좋게 읽어서
그의 신간까지 읽었어. 제목은 <열한 계단>. 그의 조금 특별한 성장기라고 소개한 책이었어. 그가 책을
만나면서 한 계단 한 계단 성장했다고 이야기하고 있어. 물론 키가 컸다는 소리가 아니고 그의 영혼의
성장을 의미하는 것이겠지. 공부를 전혀 안 하던, 책을 전혀
보지 않던 고등시절 우연히 읽게 된 <죄와 벌>을
시작으로 그는 책을 즐겨 읽는 사람이 되었대. 심지어 대학교 때는 대학 생활을 적응하지 못해서(그의 겸손인지 모르겠지만...) 하루 종일 도서관에서 지내면서, 하루 한 권씩 책을 읽었다고 하는구나. 그때 쌓은 지식들로 그는
많은 사람들에게 구수한 이야기를 전해주는 사람이 되었어. 그리고 책도 펴내서 사람들에게 쉽게 인문학을
접할 수 있게 해주기도 했어.
아빠는 그의 팟캐스트나 인터넷을 통해 그가 큰 교통사고를 당하고 같이 탄 사람들이 죽었는데, 그는 멀쩡하게 살아남았다는 이야기를 알고 있었단다. 이 책이 그의
성장기를 이야기하는 것이니, 그 이야기도 나오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약간 조마조마한 마음이 들었어. 그가 이야기하기 쉽지 않은 이야기일
텐데, 어떻게 풀어갈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 애써 내색하지
않고 담담하고 솔직하게 이야기하더구나. 그 사고 이후 정신과 치료도 같이 받았다고 하고 말이야. 그 힘든 시절 그에게 힘이 되어주는 음악을 만나서, 이겨낼 수 있었대. 그 음악은 아르헨티나의 가수 메르세데스 소사라는 가수였다고 하는구나. 아빠는
처음 들어보는 가수라서 유튜브에서 찾아서 음악을 들어봤어. 그녀의 목소리를 듣다 보니 채사장이 이야기한
것처럼 마음의 안정을 주는 것 같더구나. 그녀의 노래뿐만 아니라 반정부 시위로 오랜 망명생활을 했다고
하는 이력을 알게 되니, 더욱 그녀의 노래에 어떤 힘이 있어 보였어.
아무튼, 그녀의 노래와 그녀의 삶도 채사장을 한 계단 더 올라가게 해주는 역할을 했대.
...
지은이 채사장뿐만 아니라, 책을 즐겨 읽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에게
영향을 준 책들이 있을 거야. 그리고 그 책들은 알게 모르게 나 자신을 성장시켰을 테고 말이야. 그래서 그것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라고 하면 다들 이야기를 하겠지. 아빠도
그런 책들이 있단다. 아빠도 그런 책들을 통해서 아빠의 영혼이 바뀌었다고 늘 생각하고 있어. 그것이 채사장이 이야기한 것처럼 한 계단 올라간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빠의
삶의 방식과 영혼은 바뀌었다고 생각해. 생각해 보니 아빠도 그런 책들이 꽤 되는 것 같구나. 지금 그 책들을 다 이야기하려면 길어질 것 같고, 아빠도 아빠를
성장하게 한 책들에 대해서 시간을 내서 정리를 한번 해봐야겠구나. 그리고 너희들도 앞으로 자라면서, 많은 책들을 만날 텐데, 어떤 책들이 너희들을 변화시킬지 궁금하구나. 아니면 벌써 그런 책들을 만났을 수도 있고 말이야. 막둥이는 <정글에서 살아남기>란 만화책이 그런 책들 중에 하나가
아닐까 생각이 드는구나. 얼마 전에 그 시리즈가 끝이 나서 대성통곡을 했을 정도니까 말이야.^^
1.
채사장은 팟캐스트를 통해서도 불편한 책을 읽으라고 권했었어. 그는
책을 많이 읽는 것보다 어떤 책을 읽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야. 사람들이 책을 읽을 때
익숙한 책을 선택하는 사람과 불편한 책을 선택하는 사람이 있대. 그런데, 자신은 불편한 책을 선택하는 것이고, 그것이 또다른 지평을 열어준다고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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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첫 번째는 익숙한 책을 선택하는 사람이다. 하나의 책을 읽고 그
세계에 동감하면, 다음에는 그와 관련된 좀 더 심도 있는 책을 선택한다. 이 과정을 반복함으로써 하나의 분야를 깊이 있게 파고드는 사람이 있다. 두
번째는 불편한 책을 선택하는 사람이다. 하나의 책을 읽고 그 세계에 동감하면, 다음에는 그 세계를 무너뜨리는 전혀 다른 세계관의 책을 선택한다. 이
과정을 반복함으로써 자기 세계의 지평을 점차 넓혀가는 사람이 있다. 두 가지의 방법이 있는 것이다. 익숙한 세계의 깊이를 더하는 방법과 불편한 세계의 지평을 넓히는 방법.(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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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그런 불편한 책 읽기가 어떤 식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가? 그것은
헤겔의 '정반합'에 의해서 그를 성장시켰다고 했어. 그러면서 아래와 같이 설명을 해 주었는데, 그의 설명으로 아빠는
헤겔의 정반합이 어떤 것인지 감을 잡을 수 있게 되었단다. 사실 그 전에는 헤겔이라는 사람이 정반합을
주장했다고 듣긴 했지만, 그것이 정확하게 무엇을 이야기하는지는 모르고 있었거든. 이 책을 통해서 적게나마 헤겔의 정반합을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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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상적인 상상을 해보자. 방금 하나의 어린 정신이 태어났다. 이 정신은 완벽한 하나의 세계로서
결함 없이 정상적으로 존재하고 있다. 이 정신의 이름은 ‘정(正)’이다. ‘정’은 평화롭고
고요하게 존재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이 어린 정신은 스스로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자기 안에서 자라난 질문들, 모순된 결론들과 대면하는 것이다. 이제는 공존할 수 없다. 정상적인 자기 자신과 모순된 자아상을 분리할
때가 되었다. 이러한 반대되는 자아상을 이제부터 ‘반(反)’이라 이름 붙이고, 자아로부터 떼어내자. 이제 나이면서 동시에 내가 아닌 것과 대면하게 되었다. 자아와 반자아의
투쟁이 시작된다. 치열한 투쟁 결과 어린 정신은 모순된 자아상을 수용한다. 이제는 ‘정’도 아니고 ‘반’도 아닌 새로운 성숙한 정신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이렇게 성숙한 정신의 이름은 ‘합(合)’이다. ‘합’은 완벽한 하나의 세계로서 결함 없이 정상적으로 존재한다. 그래서 이제 ‘합’은
동시에 ‘정’이 된다. 이
과정은 끝없이 반복되며 하나의 정신을 성장하게 된다.(20~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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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도 어떤 책을 읽는 편일까? 생각해 보았어. 익숙한 책을 읽나? 불편한 책을 읽나? 아빠는 그렇게 구분해서 책을 선택해보려고 하지 않았던 것 같구나. 아빠의
책 선택 기준은 재미있는 책.. 또는 지적 욕구를 충족해줄 수 있는 책... 이런 것이 책 고르는 기준이었던 것 같구나.
2.
이 책은 아빠에게 위로가 되어주기도 했단다. 어떻게 생각하면 하찮은
일들인데, 그것에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아서 아빠가 힘들 때가 있거든. 그런데 이 책에서 채사장이 인용한 글들과 말들을 통해서 많은 위로를 받기도 했어. 앞서 이야기했던 메르세데스 소사. 그녀는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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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맞아요. 당신이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는 걸 잘 알아요. 사회
구조의 문제를 보지만,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나약한 자신이 미운 거죠.
그래서 더 세속적인 사람이 되려고 발버둥 치는 거고요. 하지만 당신은 잘하고 있습니다. 당신은 삶을 용기 있게 살아가고 있는 중이에요. 그렇지만 반쪽짜리
삶이었지요. 굳이 이상을 저 멀리 내팽개칠 필요는 없었어요. 지금처럼
현실을 묵묵히 걸어가세요. 동시에 언젠가 필요할 때 쉽게 꺼낼 수 있도록 이상도 함께 품고 가세요. 아무도 당신에게 둘 중 하나만을 선택하라고 강요하지 않았습니다.(3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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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티벳사자의 서>를
쓴 파드마 삼바바의 말도 큰 위로가 되었단다. 이 <티벳사자의
서>란 책... 아빠가 류시화라는 시인을 좋아해서 예전에
그가 쓴 책들을 검색하다가 이 책을 알게 되었단다. 류시화가 번역한
<티벳사자의 서>가 있었거든. 그때
그래서 이 책을 읽을까 말까 몇 번을 망설이다가 어려울 것 같아서 다음을 기약했었는데... 이번에 읽은 <열한 계단>에서 채사장이 이 책에 대한 설명을 해주어, 이제 읽어봐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그리고 팟캐스트에서도 채사장이
이 책에 대해서 이야기한 적이 있었어. 아빠도 채사장처럼 이 책을 읽고 나서 한 계단 또 올라설 수
있을까. 큰 기대는 안 할래.... 아무튼, 그 <티벳사자의 서>를
쓴 파드마삼바바의 글 또한 큰 위로가 되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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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망해하지 마라. 너는 잘하고 있다. 좋은 생각을 하고, 좋은 행동을 해라. 미련과 아쉬움과 후회를 만들지 마라. 심판 받지 않기 위해서가 아니다. 너를 심판하는 존재 같은 것은
없다. 삶과 죽음이 바로 너의 마음이기 때문이다. (35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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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아빠는 책을 편단다.
언젠가부터 그렇게 되었단다.
비록 바쁜 회사 업무와 너희들과 즐거운 시간 때문에 많지는 않은 시간이지만…
책을 펴면 여행을 한다는 생각이 들어,.
영혼의 여행 말이야.
그건 책을 즐겨 읽는 사람들이 공감할 거야.
모두들 잠자고, 아빠 홀로 깨어 있는 이 밤.
이제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 여행을 한번 떠나봐야겠구나.^^
허망해하지 마라. 너는 잘하고 있다. 좋은 생각을 하고, 좋은 행동을 해라. 미련과 아쉬움과 후회를 만들지 마라. 심판 받지 않기 위해서가 아니다. 너를 심판하는 존재 같은 것은 없다. 삶과 죽음이 바로 너의 마음이기 때문이다. (359쪽)
네 맞아요. 당신이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는 걸 잘 알아요. 사회 구조의 문제를 보지만,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나약한 자신이 미운 거죠. 그래서 더 세속적인 사람이 되려고 발버둥 치는 거고요. 하지만 당신은 잘하고 있습니다. 당신은 삶을 용기 있게 살아가고 있는 중이에요. 그렇지만 반쪽짜리 삶이었지요. 굳이 이상을 저 멀리 내팽개칠 필요는 없었어요. 지금처럼 현실을 묵묵히 걸어가세요. 동시에 언젠가 필요할 때 쉽게 꺼낼 수 있도록 이상도 함께 품고 가세요. 아무도 당신에게 둘 중 하나만을 선택하라고 강요하지 않았습니다.(3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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