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도 꽃이다 2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자발적 문화식민지]

2권의 시작은 우리나라 교육의 또하나의 문제점, 영어 광풍에 관한 이야기였다. 모든 학생들이 영어 공부에 올인 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두 외국인 강사를 통해 조정래 선생님은 비효율성에 대해 이야기하셨다. 모든 학생들이 영어를 쓰는 직업을 갖는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영어를 가르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 말에 동의한다. 물론 영어를 할 줄 알면 좋겠지. 하지만, 자신의 언어보다 더 중요하게 다루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도 나라가 나서서 그러니, 좀 창피하기도 하다. 세상에서 가장 과학적인 언어로 인정받고 있는 고유의 언어가 있는 나라에서 말이다. 그런 영어 광풍의 발맞춰 원어민 강사들이 한몫하려고 우리나라에 몰려들고 있다고 한다. 어떨 때는 검증이 되지 않은 이들로 하여금 문제를 일으키도 하고… 이 소설에서도 두 원어민 강사들이 그 현상에 대해서 주고 받는 부분이 있었다그러면서, 그들은 우리나라를 자발적 문화 식민지라고 이야기했다. 이것은 그들 뿐만 아니라 미국 시민 전체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 우리나라를 무시하는 행동을 서슴지 않고, 미군 부대의 범죄도 끊이지 않는 것이다.

===============================

“너, 언어가 인간을 지배한다는 말 고등학교 때 배웠지? , 언어는 인간의 영혼을 경작한다는 말도. 지금 한국 사람들은 자발적으로 우리 미국의 문화식민지가 되려 하고 있어. 우린 얼마나 고마운 일이야? 벌써 그 현상들이 도처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그 많은 아파트들의 이름이 거의 다 영어고, 그 많은 상점들의 간판도 날마다 영어가 늘어나고 있고,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들의 브랜드도 거의 다 영어고, 심지어 텔레비전 프로그램 이름이나 한글 신문들의 지면 타이틀까지도 영어투성이야. 이런 식으로 한 20년쯤 가면 한국은 어떻게 되겠어? 자기네 글 천대하고 우리 영어 떠받드는 문화식민지로 변할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지. 너와 나 같은 사람은 위대한 공헌자가 되는 거고.  (42)

===============================

그런데, 사실 나도 여전히 시간이 생기면 영어 공부를 하고 있다. 회사 일에 있어 아주 간혹 영어를 사용할 경우가 있는데, 그때를 위해서다. 우리집 아이들도 이왕이면 영어를 잘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을 보면 나 또한 자발적 문화식민지의 피지배인이 되어 버린 것 같다.

 

 

[대안은 있는가?]

창피할 정도로 많은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점을 낱낱이 이야기를 하시면서, 과연 그에 대안은 어떤 것을 내놓을까 사뭇 궁금했다. 그 대안에 앞서 진정한 교육이란 무엇인가? 를 생각해 보는 에피소드를 포함시켰다. 교육이란 그저 지식의 전달이 목적이 아니다. 그것도 첫 번째 목적은 더더욱 아니다. 인간에 대한 이해와 사랑의 실천. 그것이 진정한 교육의 첫 번째 목적이다. 하지만, 이미 학교에서의 교육은 이런 목적은 상실한 것 같다. 그것은 학교에서뿐만 아니라 경쟁에서 이기려고 공부만 강조하는 가정에서의 교육도 마찬가지다. 그럼, 과연 대안은 있는가? 지은이 조정래 선생님은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현재 우리나라에도 있긴 한데 많지 않은 것… 그것은 바로 대안학교와 혁신학교였다.

이 책의 등장하는 학생 중에 1권에서 이야기했던 유지원이라는 학생도 대안학교로 전학을 가서 진정한 교육을 받는다는 내용이 나왔다. 자살을 기도하려던 학생이 180도 달라져서 자신의 꿈을 키워나가는 학생이 되었다. 대안학교에 간다고 모든 학생들이 모두 그 학생처럼 되지 않겠지만, 일반 학교와 달리 경쟁보다는 협력을 강조하는 대안학교라면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된다. 대안학교는 일반 학교와는 달리 실용적인 교육을 가르치고, 앞서 이야기한 진정한 교육을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런데, 그런 대안학교는 등록금이 비싸서 일반 서민들이 가기에는 부담스러운 것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그 숫자도 터무니없이 부족해서 가고 싶다고 모두 갈 수 있는 것도 아니라고 들었다.

그러면 또 다른 대안은 있는가? 조정래 선생님은 혁신학교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혁신학교는 ‘경쟁 아닌 협력’, ‘주입 아닌 토론’, ‘배제 아닌 배려’,를 내세우며, 세운 학교들이다. 이 혁신학교에 대한 정치권의 자세는 극과 극을 나타내고 있다. 진보 쪽에서는 적극적으로 찬성하고, 보수 쪽에서는 적극적으로 반대하여 혁신학교를 줄이려고 한다. 보수로 치우친 언론들은 혁신학교를 헐뜯기 바쁘고… 나도 그런 언론을 접하면서, 주변 사람들 이야기를 들으면서 혁신학교에 대해 취지는 좋지만, 혁신학교를 다니다가 일반학교로 옮기면 적응을 하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도 했다. 그러나 혁신학교의 효과는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고 한다. 그런 것을 학부모님들도 알고 있어서 직선제로 뽑는 교육감 선거에서 그 전보다 더 많은 진보 성향의 교육감들을 뽑았다고 한다.

그럼 혁신학교는 왜 좋은가? 일반 학교에서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들에 대해서 보다 쉽게 바꿀 수 있다고 한다. 앞서 이야기한 “‘경쟁 아닌 협력’, ‘주입 아닌 토론’, ‘배제 아닌 배려’,”의 정신으로 말이다. 혁신학교에 좀더 적극적인 선생님이 있으면 더 많이 바꿀 수 있는 것 같았다. 이 소설에서 혁신학교를 이야기하면서, 그 동안의 학교의 여러 문제점들을 고쳐 나간 사례를 들어 주었다. 이런 것들만 없어져도 학생들의 스트레스가 많이 줄어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

그래서 그들이 맨 처음 버리기로 한 것이 체벌이었다. (중략) 두 번째로 버리기로 한 것이 학생들이 가장 지긋지긋해하는 ‘교문 지도’라는 강압적 단속이었다. 이거야말로 식민지 백성의 일거일동을 감시하고 단속했던 일제의 잔재였다. (중략) 세 번째 버리기로 한 것이 생활지도부에서 선생들이 직접 나섰던 규율 위반 단속이었고, 이것은 학생 자율에 맡기기로 했다. (중략) 네 번째 버리기로 한 것이 반장, 부반장, 부장 등 학급 간부제였다. 그건 학급의 평화를 깨는 권력화였고, 동급생끼리의 인간 차별을 조장하는 병폐였다. (중략) 다섯 번째 버린 것이 모든 시상제였다. (중략) 여섯째 선생들이 전면적으로 작위적인 근엄한 얼굴을 버리고 언제나 모든 학생을 웃음으로 대하기로 했다. 일곱째 최소한 자기 반 아이들의 이름을 완전히 외워 성을 빼고 이름만 다정하게 부르기로 했다. 여덟째 학생들에게 무조건 명령하거나 시키는 일을 하지 말고, 학생들이 잘못을 저질렀을 때 나무라거나 책임 추궁 같은 것을 하지 말고, “괜찮아”, “실수는 경험이야”, “담에 안 그러면 돼” 하는 식으로 긍정적으로 위로하고 격려하기로 했다. 한마디로 과거의 인위적 권위와 조작적 위신을 버리고 사랑과 인내로 자기를 낮추며 학생과 더불어 학교생활을 가꾸어 가자는 것이었다.

===============================

이렇게 좋은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면, 혁신학교의 수를 적극적으로 늘여야 맞을 것 같은데, 나라의 현실은 사드 배치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게 안타깝다. 그런데, 앞서 이야기했듯이 보수 쪽에서는 여전히 혁신학교에 대한 비난을 많이 하고 있다. 지금도 인터넷을 검색해 보면 숫자를 늘리는 것에 대한 비판도 거세다. 그러면서 다른 대안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숫자가 늘어나면 모든 혁신학교도 우리가 바라는 교육기관이 될 수는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병든 일반 학교들보다 나을 확률은 높지 않을까? 그래서 혁신학교의 숫자는 더욱 늘렸으면 좋겠다. 경쟁을 부축이고 돈 많은 집안에 공부 잘하는 아이들이나 갈 수 있는 자사고를 줄이고 말이다. 그리고 사드 같은 것, 4대강 같은 것에 들어갈 돈으로 혁신학교를 짓는 것이 우리나라 미래를 위해 훨씬 좋은 일이지 않을까?

 

[일제의 잔재]

일제 강점기 36. 해방 이후 70. 하지만 아직도 우리나라 전반에 걸쳐 일제의 잔재들이 남아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말에도 일제의 잔재들이 남아 있는 경우도 많다. 교육제도에도 그런 일제의 잔재가 많다고 한다. 하지만, 그런 것들을 청산할 생각들은 하지 않고 있다. 해방 후 바로 일제 청산을 했어야 하는데, 친일파들이 다시 득세하면서, 일제의 잔재도 그대로 남아 우리 삶의 일부가 되어버린 것 같아 안타깝다. 이 책에서 일제 잔재의 교육 제도들에 대해서 이야기해주었는데, 이렇게 많은 것들이 일제 잔재인지 깜짝 놀랐다. 확 바꾸기는 어려워도, 크게 문제되지 않는 것들은 바꾸는 게 옳지 않나 싶다.

===============================

우리가 선망하는 선진국들 중에서 일본 하나만 빼고 그 어떤 나라가 이름표를 달게 합니까. 이제 우리는 우리 교육계에 뿌리 깊게 박혀 있는 일제 잔재를 제거하고 청산하는 차원에서도 이름표 달기를 폐지해야 합니다. 일제 잔재를 다른 분야도 아닌 교육계에서 해방 70년 세월이 흐르도록 이렇게 무신경하고 무책임하게 방치하고 답습하고 있다는 것은 민족적 수치이고, 교육적 자해 행위입니다. 우리 교육계에는 일제 잔재가 너무나 많습니다. 이름표를 붙이는 것과 함께 성적표에 석차를 공개적으로 표시하는 것도 일본과 우리나라만 하고 있는 일제 잔재입니다. 달달 외우에 하는 주입식 암기 교육도 일본과 우리나라만 하는 일제 잔재입니다. 학생 지도로 체벌을 가하는 것도 일제 잔재입니다. 두발 길이를 제한하고 단속하는 것도 일제 잔재입니다. 교육을 꼭 입히는 것도 일제 잔재입니다. 학제가 6-3-3-4인 것도 일제 잔재입니다.

===============================

우리나라 교육 제도, 교육 시스템, 교육 환경.. 참 바꿀 게 많다. 그런데, 비단 교육 뿐이겠나?

 

 

[스마트폰 중독은?]

회사 선배와 이야기하다가 이 책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그 선배의 아이는 중학생으로써, 이 책에 나온 학생들과 비슷한 나이였다. 그 선배한테 물어봤다. 이 책에 나온 내용들이 실제냐고? 약간 과장된 측면이 있고,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현실과 비슷하다고 한다. 그래서 그 선배도 늘 고민을 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중독에 가까운 스마트폰 사용이 걱정이라고 한다. 이 책에서 학생들의 스마트폰 사용에 적게 다룬 것 같다. 요즘 가장 문제 중에 하나인데 말이다. 그 회사 선배의 가장 큰 고민이 아이가 스마트폰 및 컴퓨터 게임을 너무 많이 하는 것이 고민이라고 했다. 그런데, 그것은 그 선배만의 고민이 아닌 것 같다. 그 나이 또래의 학생을 둔 부모들은 비슷한 고민을 하는 것 같다. 우리집 아이들도 나중에 그렇게 게임에 빠지게 되면, 어떻게 조언을 해야 할까? 그냥 두기에는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게임의 유해성은 이것저것 많다는 것에 나도 동감을 하고 있다. 곰곰이 생각해 봐야겠다..

 

 

※ 이 리뷰는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를 수정하여 작성함.

 

 


댓글(2)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6-08-12 19: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8-13 08:55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