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정복 - 개정판
버트란드 러셀 지음, 황문수 옮김 / 문예출판사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참고] 기억력에 의한 내용상 오류 있을 수 있음.

  

[버트런드 러셀이라는 사람]

이 책은 얼마 전에 읽은 책을 통해서 알게 된 책이라고 생각했다. 왜 이렇게 이야기를 하냐면... 나의 기억력 때문이다. 분명 얼마 전에 읽은 책(이것도 어떤 책이었는지 좀 헛갈린다.)에서 처음 알게 된 줄 알았다. 그런데, 며칠 전 책장에서 <법정 스님이 추천하는 책들>이라는 책을 우연히 펼쳐봤다. 그 책을 읽고 나서 꽤 지났으니, 법정 스님이 추천한 책들을 그 동안 얼마나 읽었나 갑자기 확인하고 싶었다. 그런데, 그 책에 나와 있는 책 목록 중에 이번에 읽은 <행복의 정복>이 있었다. , 이 책을 법정 스님도 추천해주셨구나. 라는 생각과 함께그 때 이 책에 대한 소개를 받았었구나. 그런데 모두 잊혀졌구나... 하는 기억력 좌절을 깊게 느꼈다.

아무튼,,,  <행복의 정복>이라는 책은 버트런드 러셀이라는 사람이 1930년에 쓴 책이다. 읽을 때는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1930년은 세계대공황으로 세상 많은 사람들이 불행과 절망의 깊은 늪에 빠져 있던 시기였다. 혹시 지은이 버트런드 러셀은 그런 것을 염두에 두고 행복에 관한 책을 쓴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지은이 버트런드 러셀. 분명 모르는 사람이다. 그런데, 이름은 무척 익숙하다. 아무래도 그 사람이 남긴 문구들이 여기저기 많이 소개되어 그런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든다. 왜 그런 생각이 들었냐 하면, <행복의 정복>을 읽으면서, 발췌한 글들이 무척 많았다. 공감하는 글들이 정말 넘쳐났다. 그만큼 나도 행복을 절실히 원하고 있나? 싶기도 했다. 가만히 생각하면 난 지금 무척 행복하다. 그런데도 더 행복을 원하는 것인가?

지은이 버트런드 러셀은 수학과 도덕과학을 전공했고, 사상가, 철학자, 수학자로 활동했다고 한다. 그리고 아흔의 나이에는 핵무기 반대에 앞장서고, 시민 불복종 운동에 앞장섰다고 한다. 정말 열정적인 삶을 산 사람이다. 노벨문학상도 수상했다고 한다.

 

[우주적 중요성을 갖지 않는다.]

예전에 우주과학에 관한 책들을 읽고 나서 느낀 바가 있었다. 그것은 아무리 힘들고, 걱정을 해도 범우주적으로 봤을 때는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깨달음이다. 그래서 힘들거나 걱정거리가 생기게 되면, 범우주적으로 생각하고 심호흡을 하곤 했다. 그런데 큰 효과를 보곤 했다. 그래서 친한 사람들한테도 그런 이야기를 해주었다. 나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할 때 울렁증이 있다. 그때도 범우주적으로 생각해보자고 하면 그 울렁증이 줄어들곤 했다. 그런데, 이 책의 지은이 또한 그런 이야기를 해서 무척 신기했다. 지은이도 처음 강연을 할 때 많이 떨었다고 한다. 그 때 지은이도 우주를 생각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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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강연을 잘하든 못하든 상관이 없으며, 잘하든 못하든 우주에는 변화가 없다고 스스로를 타일렀다. 그리하여 강연의 성공 여부에 개의치 않으면 않을수록 강연이 덜 서툴러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분에 점차로 신경의 긴장이 감소되어 결국엔 거의 긴장을 느끼지 않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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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불행이 닥쳤을 대도 우주를 생각해보라고 했다. 그러면 나의 불행이나 최악의 상황이 결 우주적 중요성을 갖지 못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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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불행이 닥쳐왔을 때 진지하고 신중하게 앞으로 일어날지도 모를 최악의 경우를 생각해보라. 일어날지도 모를 불행을 직시한 다음에는, 그 불행이 그렇게 두려운 재난은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는 정당한 이유를 열거해보라. 그런 이유는 언제나 있기 마련이다. 아무리 나빠보았댔자 내 한 몸에 일어나는 일이 결코 우주적 중요성을 갖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당신이 얼마 동안 최악의 가능성을 갖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당신이 얼마 동안 최악의 가능성을 응시한 후, 진정한 확신을 가지고 “좋아, 그까짓 것 별 문제 아닐 거야”라고 자기 자신에게 말했을 때 당신은 당신의 걱정이 놀라울 정도로 감소된 것을 알게 되리라. 이러한 과정을 몇 번은 되풀이해야겠지만 아무튼 당신이 최악의 사태를 직시하는 데 있어서 아무것도 회피하지 않게 되었다면 당신은 당신의 걱정이 말끔히 사라지고, 그 대신 일종의 쾌감이 생긴 것을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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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행의 원인과 행복의 원인]

이 책은 아주 깔끔하게 정리해 주고 있다. 1부와 2부로 나뉘어져 있는데, 1부에는 불행의 원인, 2부에서는 행복의 원인을 이야기하고 있다. 제목만 봐도 1부에서 불행의 원인을 알아보고, 2부에서는 행복의 원인을 알려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소제목을 보면, 그가 생각하는 불행의 원인과 행복의 원인을 알 수 있었다. 먼저 불행의 원인에서 다룬 부분의 소제목들 살펴보면 경쟁, 피로, 질투, 죄의식, 피해망상, 여론에 대한 공포 등이 있었다. 어찌 보면 당연한 것들일 수 있지만, 그는 자기만의 사상과 철학으로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그런 것들이 나의 생각과 차이가 나는 것들이 있었지만, 결국 나의 생각이 틀렸고, 그의 생각이 맞다는 것을 인정하게 되었다. 예를 들어, 권태로움에 대한 자세. 나는 권태로움은 좋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에게 좀더 재미있는 것을 접하게 해주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은이는 어린이들에게 너무 자극을 많이 주지 말라고 한다. 자극은 마약과 같아서 점점 더 많은 양을 필요하게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중에 단조로움에 참지 못하는 사람이 된다는 한다. 이 부분을 읽고 우리집 아이들에게 한번 시험해 보았다. 주말에 집에 있을 때 아무것도 안 하는 "멍때리기" 놀이를 해보자고 했다. 아이들이 멍이 날 때까지 때리는 놀이냐면서 농담을 하긴 했지만, "멍때리기"가 어떤 것인지 이야기를 해주고, 직접 해보니, 오래 있지 못하고 무엇인가 재미를 찾으려고 하였다. , 정말 아무것도 안 하는 "멍때리기"도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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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도의 단조로운 생활을 참는 능력은 어린 시절에 길러야 한다. 현대의 부모들은 이 점에서는 크게 비난 받아 마땅하다. 현대의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쇼라든가 맛있는 음식 따위의 수동적인 오락을 지나치게 제공하는 반면, 특별한 때를 제외하고는 다른 날과 변함없는 하루를 보내는 일이 어린이들에게 얼마나 중요한가를 깨닫지 못하고 있다. 어린 시절의 즐거움은 주로 약간의 노력과 창의력에 의해서 어린이 스스로가 자신의 환경으로부터 찾아내는 것이라야 한다. 예컨대 영화 구경처럼 자극적이지만 육체적 노력이 전혀 필요 없는 즐거움은 아주 드물게 주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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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2부 행복의 원인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열의, 사랑 가족, , 일반적 관심사, 노력과 체념 등이 있었다. 대부분 수긍이 가는데, 일과 체념은 생각해 봐야겠다. 분명 회사에서 생활은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다반사인데 행복의 원인이라고 할 수 있을까? 지은이도 일에 대해서는 행복의 원인으로 볼 것인가, 또는 불행의 원인으로 볼 것인가는 쉽게 결론을 내리기 어려운 문제라고 했다. 그래도 일을 가지고 있는 것은 여러 가지로 봤을 때 행복을 가져다 준다고 그는 이야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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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행복의 원인으로 볼 것인가, 또는 불행의 원인으로 볼 것인가는 쉽게 결론을 내리기 어려운 문제이다. 확실히 대부분의 일은 지나치게 따분하며, 과도한 노동은 언제나 매우 고통스럽다. 그러나 일이 그 양에 있어서 과도하지만 않다면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덜 고통스러우리라고 생각한다. 일의 성질과 일하는 사람의 능력에 따라 단지 권태를 덜어주는 것으로부터 가장 시원한 기쁨을 주는 것에 이르기까지 일에는 온갖 단계가 있다. 우리가 해야 하는 일들은 대체로 일 그 자체로 흥미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일에도 커다란 이점이 있다. 우선 하루 시간의 대부분을 메워주므로 무엇을 할 것인가를 결정할 필요가 없어진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선택에 따라 시간을 쓸 수 있는 자유가 주어지면 해볼 만하고 보람이 있으며 충분히 즐거운 일을 생각해내느라 쩔쩔맨다. 그리고 그들이 결정을 내렸을 때에는 다른 일이 좀더 유쾌하지 않을까 하는 의혹 때문에 마음이 편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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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체념... 처음에는 고개를 갸우뚱했지만, 체념이 왜 행복의 원인인지 곧 알게 되었다. 갖지 어려운 것에 대한 집착... 그것은 곧 불행의 씨앗이 되는 것이다. 때로는 집착을 버리고 체념하는 것이 마음의 평온을 가져오고 행복을 주게 되는 것이다.

 책을 덮고 나서,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 부분을 컴퓨터로 한 자 한 자 치면서 다시 읽어 보았다. 다시 한번 공감을 갖게 되었고, 처음 읽었을 때 깨닫지 못했던 생각들을 다시 만들어내기도 했다. 누군가 힘든 시절을 지내고 있다면, 이 책을 추천해 주고 싶다. 그리고 지은이 버트런드 러셀의 다른 책들도 더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깊게 들었다.

 

 

 

※ 이 리뷰는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를 수정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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