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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만을 보았다
그레구아르 들라쿠르 지음, 이선민 옮김 / 문학테라피 / 2015년 3월
평점 :
[참고] 스포일러
포함 / 기억력에 의한 내용상 오류 있을 수 있음.
[행복?]
이
책은 작년에 신간소개를 통해서 알게 된 책이다. 책표지가 독특해서 일까? 이 책에 많이 끌렸다. 그래서 가끔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의 서평을
보았다. 괜찮은 평들이었다. 귀가 얇은 나는 남들의 평이
괜찮으니, 한번 읽어봐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제목. 행복만을 보았다. 그리고 파란색 꽃들이 그려져 있는 책표지… 무슨 내용일지 상상이 가지 않았다. 그리고 읽기 시작한 책에서는
우리 인생의 가치는 얼마일까? 를 물어보았다. 왜 이런 질문을
던질까? 생각하면서 읽었는데, 주인공의 직업과 관련이 있었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 손해사정사. 그것도 원칙을 중시하는
손해사정사. 손해사정사가 어떤 사람이냐면, 교통사고 등이
났을 때 보험금에 대해 책정하는 사람이다. 그는 이 일을 냉혈한처럼 감정 없이 원칙대로 감정함으로써, 그가 소속된 회사로부터 인정을 받은 사람이었다. 그 주인공의 이름은
앙투안. 주인공 앙투안이 7살 아들 레옹에게 이야기해주는
식으로 되어 있다. 이야기를 통해 앙투안의 삶을 추리해보니, 그리
행복한 삶을 살아온 것 같지 않다. 아내와 이미 이혼한 것 같고, 딸
조세핀과 아들 레옹이 있었다. 그의 어린 시절은 불행의 연속이었다. 그런
불행을 극복하지 못하고, 어른이 된 앙투안은 그 불행을 계속 몸에 담아두고 사는 같았다. 그에게는 다섯 살 아래 쌍둥이 여동생들이 있었다. 이름은 안, 안나. 그런데 안이 일곱 살 때 갑자기 죽고 말았다. 어떤 병도 없었다. 그냥 아침에 일어나지 못했다. 안의 장례식을 치르고 나서, 그 전부터 우울증을 겪고 있던 엄마는
가족들을 두고 집을 떠났다. 그 이후 아버지와 앙투안, 그리고
안나 그렇게 살게 되었다. 안나는 쌍둥이 언니가 죽고 나서 그 충격의 후유증으로 말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문장 전체를 이야기하지 못하고, 중간중간 단어들만 이야기했다. 마치 자신의 반을 잃어버린 것처럼… 안나의 말을 알아듣는 이는 별로
없었다. 물론 앙투안은 안나의 말을 알아들었다. 안나도 그렇게
불행한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나중에 토마스를 만나 둘은 서로 사랑하고 아끼며 살아갔다. 토마스를 만난 후로 안나는 어린 시절의 불행을 극복한 것처럼 보였다.
[실패한 결심 = 다행]
앙투안의
아버지는 재혼을 했다. 새어머니와 아버지는 서로 사랑했다. 아버지도
그렇게 새어머니와 만나면서 불행을 극복한 것 같았다. 그러면 우리의 주인공 앙투안은... 그도 겉으로 보기에는 어린 시절의 불행을 극복한 것처럼 보였다. 괜찮은
직업도 갖게 되었고, 나탈리라는 여자를 만나 결혼을 하고 딸 조세핀과 아들 레옹도 낳았으니 말이다. 하지만, 나탈리는 앙투안만을 사랑하는, 안정적인 여자는 아니었다. 나탈리는 사랑에 굶주렸는지, 또 다른 사랑을 찾아 집을 떠나기 일쑤였다. 레옹을 낳기 전부터
그랬다. 안나가 사랑을 통해서 불행을 극복한 것과 달리, 앙투안은
깨진 사랑으로 자신의 불행이 더욱 커진 것 같다. 그가 겉으로 보기에 정상적인 삶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직장에서의 능력을 인정 받은 것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는 단 한 번의 동정으로 냉철함을 잃은 적이 있었다. 그 단 한
번의 일로 회사는 그에게 해고를 명했다. 그보다 회사는 더욱 냉철한 괴물이었던 것이다. 이후 앙투안은 재취업은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그러면서 숨어 있던
불행은 스멀스멀 올라왔다. 바람 피워 집을 뛰쳐 나간 아내. 실직한
자신. 어린 자식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쌓여온 불행과 불안은
극에 달하게 되고... 결국 아이들과 함께 자살을 계획하려고 했다. 총도
샀다. 그가 계획한 날 밤은 여느 날과 마찬가지의 저녁이었다. 그리고
그는 잠든 조세핀에게 먼저 총을 겨누었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그는 자신의 결정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하지만 이미 방아쇠는 당겼고,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총구를 트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것도 늦어서 총알은
조세핀의 턱을 그대로 강타하고 피는 난자하고 조세핀은 그 예쁜 얼굴이 일그러졌다. 앙투안을 조세핀을
데리고 병원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는 정신병원으로 격리되었다.
[다시 태어나다]
앙투안은
그동안 경찰서에서, 정신병원에서 지내면서 정신질환 치료를 받았다. 그리고 3년이 지난 뒤 그는 프랑스를 떠나 멕시코 서쪽 해변가 마을에 이방인으로 살아갔다. 모든 과거를 숨긴 채... 호텔에서 청소를 하면서 착한 이방인으로
살아갔다. 자신이 한 짓을 후회하면서 살아갔고, 가족들과
연락도 모두 끊었다. 어쩌면 그는 새로 태어났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런데, 그곳의 이웃 중에 한 사람이 교통사고를 났을 때, 차량 사고의 원인을
찾아내주고 차도 고쳐 주는 일이 있었다. 자신의 천부적인 직업정신이 자신도 모르게 나타난 것이다. 사람들은 그에게 그런 능력이 있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그 이후, 앙투안은 이웃 사람들에게 합법적으로 보험금을 탈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 그런
이웃으로부터 사례금도 받아서 경제적 여유도 좀 생겼다. 이웃 사람들은 그를 좋아했다. 그는 더 이상 그 옛날의 괴물이 아니었다. 그리고 그는 그곳에서
마틸다라는 여인과 사랑도 하게 되었다. 마틸다는 그의 옛 아내와 달리 그의 곁을 늘 지켜주었다. 그러면서 그는 드디어 그 옛날의 불행을 극복해 나가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의 가슴에는 늘 조세핀에 대한 씻을 수 없는 잘못으로 후회가 가득 차 있었다.
[마지막 퍼즐]
다행으로
조세핀은 죽지 않았다. 하지만 또 불행하게도 그녀의 얼굴은 그 예전의 어여쁜 얼굴은 아니었다. 턱 주변이 거의 날아갔으니 말도 제대로 못하고 먹는 것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얼굴은 흉측했다. 정신을 잃었던 조세핀이 깨어나고 상황을 파악하고 나서 아버지에 대한 증오와
분노가 엄청 컸다. 누구라도 그랬을 것이다. 동생 레옹도
누나와 같은 마음이었다. 나중에 커서 어른이 되면 아버지를 죽이겠다고 했다. 그렇게 누나의 복수를 하겠다고 했다. 엉덩이 살을 얼굴로 이식하는
등 큰 수술을 여러 번을 했다. 조세핀은 병원에서 퇴원을 하고 나서 엄마와 엄마의 새 애인이 같이 사는
집에서 살았다. 이런 상황에서 어찌 행복할 수 있을까? 불행
그래프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갔다. 앞으로 조세핀은 평생 남의 이목을 신경 쓰며 살아야 했다. 이런 얼굴로 살아간다는 것은 불행 그 자체라고 생각했다.
그런
조세핀에게 작은 희망의 씨앗이 찾아왔다. 친구 사샤. 주근깨가
유달리 많던 사샤는 조세핀과 단짝 친구가 되었다. 사샤는 조세핀의 외모를 보지 않고, 조세핀의 예쁜 마음을 보는 그런 친구였다. 조세핀과 사샤의 우정은
시간이 갈수록 높아만 갔다. 그들의 우정은 조세핀의 불행을 앞지르기 시작했고, 그리고 그들의 우정은 행복으로 변하는 놀라운 마법을 부리기도 했다. 그리고
그런 그들의 우정은 조세핀의 불행을 작은 것으로 만들고, 조세핀의 불행을 만들었던 아빠에 대한 악한
감정도 조금씩 사그러 들었다. 그리고 꺼낼 수 없을 것만 같았던 '용서'라는 카드도 꺼낼 정도가 되었다.
조세핀은
아빠를 만나러 가기로 다짐했다. 그렇게 대학생이 된 조세핀은 아빠를 만나기 위해 멕시코로 날아갔다. 다시 만난 아빠는 그 옛날의 괴물이 아니었다. 사랑으로 불행을 극복한
착한 아빠가 되어 있었다. 아빠는 조세핀에게 미소를 보내고, 어깨를
감싸 안고, 눈물을 흘릴 뿐이었다. 그것으로 조세핀과 앙투안의
마지막 행복의 퍼즐을 푼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그리곤
지은이는 마지막 한 페이지 한 가운데에 단 두 줄로 결론을 지었다. 어쩌면 당연한 말...
"그러니까 인생이란 결국
힘겹더라도
살아갈 만한 가치가 있는 것."
이라고....
...
이
책의 지은이는 그레구아르 들라쿠르라는 사람이다. 그의 소설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름이 너무 어렵다 오랫동안 외우기는 어려운 이름이다. 프랑스 사람으로
유명한 카피라이터 출신이라고 한다. 이름을 잘 외우고 있어야 다음의 그의 책을 만나면 또 한번 읽어볼텐데…
※ 이 리뷰는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를 수정하여 작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