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로하, 나의 엄마들 (반양장) 창비청소년문학 95
이금이 지음 / 창비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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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오늘 이야기해줄 책은 Jiny 학원 필독서 중에 한 권이란다. Jiny가 학원 필독서라고 해서 아빠가 책을 구입을 했는데, 그러면서 책 소개를 보고 재미있을 것 같아서 아빠도 읽어봐야겠다고 마음 먹었지. 그래서 Jiny가 읽고 나자마자 책을 빌려서 아빠도 읽었단다. 아빠가 이 책에 관심을 둔 이유는 이 소설의 소재 때문이란다. 책 겉표지만 봤면 유채색 계통의 따뜻하면서 밝은 이미지인데, 그림을 자세히 보면 좀 어색하기도 하더구나. 야자수 나무가 있는데 옆에는 한복을 입은 여인들이 있는 거야.  어떤 사연일까? 책 소개를 읽어봤더니 옛날 사진 신부로 하와이로 결혼을 하러 온 사람들의 이야기란다.

사진 신부 이야기는 아빠가 작년에 읽은 강준만 님의 <한국 근대사 산책>과 몇 달 전에 읽은 조정래 님의 <아리랑>에서 이야기를 해주었잖니. 우리나라의 아픈 역사 중에 한 장면에 등장하는 사진신부. 하와이 농장으로 자의 반 타의 반 가게 된 인부들. 그렇게 간 사람들의 대부분이 남자들이라서, 결혼 상대가 없자, 국내에 있는 여자들과 사진을 주고받고 결혼하게 되었다고 했잖아. 하와이에 노동자들이 간혹 오래 전 사진을 주어서 하와이에 갔던 신부들이 울며 도망간 경우도 있다고 했었는데 기억나지? 그 소재로 한 소설이 바로 오늘 이야기할 이금이 님의 <알로하, 나의 엄마들>이란 책이란다. 가끔은 슬픈 장면과 가슴 아픈 장면도 있지만, 서로 힘을 합쳐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는 모습들이 보기 좋았단다. Jiny는 이 책을 읽었으니 내용을 다 알겠지만, 아빠의 기억력 보존을 위해, 그리고 Shon은 아직 읽지 않았으니 평상시처럼 이야기할게.

 

1.

때는 1917. 1917년이면 일제에 나라를 잃은 지도 7년이 흐른 시절이구나. 버들의 아버지는 훈장 선생님이었는데, 수 년 전에 의병을 하시다가 돌아가시고 오빠는 일본 순경에 대들었다가 죽었단다. 그런 일이 있고 집안 사정은 급격히 안 좋아졌고, 엄마와 동생들과 힘들게 살아가고 있었단다. 집이 어렵다 보니 버들도 결혼할 나이를 놓쳐서 버들의 엄마는 늘 걱정이었어. 그런데 어느날 포와(하와이)로 결혼하러 가게 되면 돈도 벌 수 있다는 말을 들은 버들은 엄마와 동생들을 위해 포와로 결혼하러 가기로 마음 먹었단다.

버들의 친구 중에 홍주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홍주는 이미 결혼을 했으나, 남편이 일찍 죽어서 과부 신세였어. 홍주는 버들이 포와로 결혼하러 간다고 하자, 자신도 가겠다고 하면서 따라 나섰단다. 버들도 친한 친구인 홍주와 함께 간다고 하니 조금은 안심이 되었어. 가는 길에 알게 된 무당의 손녀 송화도 함께 가게 되었단다. 그들은 가기 전에 사진을 통해 남편을 볼 수 있었는데, 버들의 신랑은 26살 태완이고, 홍주의 신랑은 39살 덕삼이고, 송화의 신랑은 36살 석보라고 했어.

그들은 일본을 거쳐서 긴 항해를 마치고 드디어 하와이에 도착을 했단다. 버들, 홍주, 송화 말고 다른 신부들도 있었는데, 하와이에 도착하고 난 모습들은 비슷했어. 사진 속 신랑의 모습과 실제의 모습이 너무 차이가 나서, 특히 나이 차이가 많이 나서 다들 울고 불고 했단다. 버들의 신랑 태완은 다행이 사진과 비슷한 외모로 나타났단다. 한가지 흠이랄까, 태완은 무뚝뚝한 남자로 버들에게 할 말만 딱 했어. 한편 홍주와 송화는 우려했던 일이 벌어졌어. 홍주의 남편 덕삼은 39살이 아니고 49살이라면서 울고불고 했어. 그런데 송화의 남편은 더 심했대. 완전 할아버지라고 하더구나. 멀리 하와이까지 와서 다시 돌아갈 수도 없고, 가겠다고 해도 방법도 뾰족이 없었어. 결국 그들도 그곳에 머무르기로 하고, 예정되어 있던 합동 결혼식을 하고 각자 신랑의 집으로 뿔뿔이 흩어졌단다.

 

2.

버들은 태완이 살고 있는 카후쿠라는 마을에 도착을 했는데, 마을 사람들이 모두 반갑게 환영을 해주고 잔치까지 열어주었단다. 우연히 알게 된 사실인데 태완은 달희라는 연인을 잃고 평생 결혼을 하지 않으려고 했으나, 아버지가 몰래 사진 결혼을 신청했다는 거야. 결혼 3일 전에서야 이 사실을 알게 된 태완은 어쩔 수 없었던 것이래. 그래서 태완이 그렇게 무뚝뚝했나 보구나. 그 사실을 알게 된 버들도 기분이 좋지는 않았어. 하지만 남자만 성실하다면 세월이 해결해 줄 거라 생각했단다. 버들은 그렇게 결혼 생활이 시작되었단다. 시아버지에게도 잘 해드리고, 이웃들과도 잘 어울렸어. 태완은 사탕수수 농장에서 일했고, 알고 보니 마을 사람들에게 신임이 높은 성실한 사람이었어. 시아버지 서기철은 버들에게 자신의 집안 이야기를 해주었어. 시아버지는 1905년에 식구들을 데리고 이민을 와서, 이곳에서 시어머니는 돌아가시고, 시동생도 사고로 죽었다고 했어. 태완과 둘이 남아 살아가고 있다고 했어.

남편 태완은 농장 일뿐만 아니라 틈틈이 독립운동에도 힘을 보탰단다. 박용만이 이끄는 국민군단에도 참여해서 열심히 훈련했어. 박용만의 국민군단도 아빠가 조정래 님의 <아리랑> 이야기할 때 했었지, 기억나지?^^ 하와이에 박용만이라는 독립운동가가 세운 우리나라 군대. 태완은 국민군단에서 훈련도 하고 후원금도 많이 했단다. 이승만이 박용만과 국민군단에 트집을 잡고 갈등이 생긴 이후 해체될 때까지 태완은 국민군단에서 열심히 활동했단다.

어느날 태완은 버들을 시어머니와 시동생의 묘지에 데리고 갔어. 그곳에서 성묘를 했어. 그런데 그곳에 달희라는 여인의 묘지도 있었어. , 달희라는 여인이 죽었던 것이구나. 태완은 그곳에서 달희의 이야기도 다 해주었어. 마치 과거는 털고 새롭게 시작하자는 뜻으로 보였단다. 버들도 조금은 서운했지만 꿋꿋하게 살아가겠다고 다짐했어. 그들은 이후 서먹함은 사라지고 진짜 신혼부부 같은 생활을 했단다.

버들은 오랜만에 이웃에 살고 있는 송화를 찾아갔는데 온 몸에 멍 투성이에 몸은 삐쩍 말라 있었어. 남편에게 맞고 지낸 거야. 그 자리에서 버들은 송화를 데리고 자기 집으로 왔단다. 며칠 뒤 송화의 남편인 석보가 찾아왔는데, 잘못했다면 빌었어. 버들은 석보에게 각서를 쓰게 하고, 버들의 마을로 이사 와서 살라고 했단다.

그런데 조국에서 삼일운동이 일어났다는 소식이 하와이에도 전해졌어. 당시 하와이에서는 박용만과 이승만의 갈등으로 지지자들도 둘로 갈라져 서로 비방하고 그랬단다. 아주 친했던 사람들도 지지하는 사람이 다르면서 서로 비방하게 되어 마을을 떠나는 사람들도 있었어. 버들의 임신 소식이라는 기쁜 소식이 있었지만, 얼마 안가 시아버지가 돌아가신 슬픈 소식도 있었단다.

버들은 아들 정호를 출산했단다. 삼일운동 이수 조국에서는 독립운동이 활발해지면서, 태완도 본격적으로 독립운동을 하겠다면서 농장을 그만두고 박용만의 사무실이 있는 호놀룰루로 이사를 갔단다. 태완과 버들은 생계를 위해 구두점을 열었지만 장사는 잘 안되어 경제적으로 어려웠단다. 구두점으로 돈벌이가 안되어 버들이는 세탁소에서 일을 하게 되었단다. 어느날 태완은 독립운동을 하러 중국에 가겠다고 했단다. 버들은 그를 막고 싶었지만, 태완의 뜻이 굳다는 것을 알고 있었어. 어쩌면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는데…  돌아오기 전까지 계속 걱정을 안고 살아야 했지.

태완이 떠나고 버들은 와히아와로 이사를 왔단다. 그곳에서 개성 아주머니라는 분의 세탁소에 취직을 해서 일하게 되었어. 와히아와에서도 여전히 박용만 지지자와 이승만 지지자 사이 갈등이 심했어. 그래서 교회도 두 개였다는구나. 각각 다니는 교회가 서로 달랐지. 와히아와로 이사오면서 근처에 살고 있는 홍주와도 다시 만날 수 있었어. 홍주와 만나는 일은 반가운 일이었지만, 홍주도 이승만 지지파라서 정치 이야기로 갈등을 잠깐 빚기도 했지만, 버들과 홍주를 그것을 뛰어넘을 우정이 있었단다.

태완이 중국으로 떠나고 얼마 후 버들은 둘째를 임신한 것을 알았어. 그런데 어느날 홍주가 짐을 싸서 찾아왔어. 남편이 아들 성길을 데리고 조선으로 돌아갔다고 했어. 사실 홍주의 남편은 조선에 본부인이 있었대. 충격적이구나. 홍주에게도 같이 조선으로 가자고 했는데, 홍주가 조선에 가면 무슨 좋은 꼴을 보자고 조선을 가겠니. 아들 성길과 헤어지는 것이 너무 가슴 아팠지만, 홍주는 혼자 하와이에 남기로 했단다. 버들과 함께 지내기로 했어. 어느날 송화가 찾아왔어. 남편이 결국 죽었다고 했어. 그런데 송화도 임신 상태였단다. 남편은 씨를 남기고 세상을 등진 거란다. 오랜만에 모인 버들, 홍주, 송화는 함께 해변으로 소풍을 갔단다.

 

3.

시간은 갑자기 1941년 진부만 습격 직후로 건너 뛰었단다. 그리고 버들의 딸 진주(영어 이름은 펄)의 일인칭 시점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갔어. 그동안 많은 일이 일어났지. 버들, 홍주, 송화는 함께 세탁소를 운영하면서 크게 번창하였단다. 진주의 아버지 태완은 1931년에 중국에서 돌아오셨어. 하지만 독립운동 중에 다리를 다치셨고, 천식이 생겨서 만성질환이 되었어. 버들과 태완은 그 이후 아이 셋을 더 낳으셔서 오남매가 되었단다.  

홍주는 이름을 로즈로 바꾸고 미국인 찰리라는 사람과 사랑에 빠지게 되었단다. 홍주는 드디어 진정한 사랑을 하게 되셨구나. 송화는 무당의 손녀라고 이야기했잖아. 그래서 인지 송화는 무병이 도져서 결국 다시 조선으로 돌아갔단다. 진주의 오빠인 정호와 진주는 모두 착실하게 자라서 공부도 다들 잘했어. 그런데 진주는 공부보다 무용을 전공하고 싶어했어. 중고등학교 학창시절부터 무용에 소질이 있었거든…. 하지만 엄마 버들은 진주의 무용 진학을 강력히 반대를 했단다. 진주는 그것으로 엄마와 갈등을 빚고 했는데, 나중에 홍주 이모네 집에서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단다.

홍주 이모네서 옛 사진을 보았는데 자신의 돌 사진의 날짜는 자신이 태어나지도 않은 날짜이고 송화 이모의 젊은 시절 모습이 자신과 똑같다는 것을 보았어. 그래서 술 취해 잠든 홍주 이모를 깨워 물어보았단다. 홍주 이모는 자신이 어떤 말을 했는지 기억 못했지만 진주에게 진실을 이야기했단다. 자신이 버들 엄마의 딸이 아니고 송화 이모의 딸이라고버들 엄마의 둘째 딸은 돌 지나 얼마 안되어 폐렴으로 죽었다고 했어.

진주가 진실을 알았다고 해서 바뀐 것은 없었어. 진주는 버들, 송화, 홍주 모두 자신의 엄마라고 생각하고 있으니 말이야. 소설의 제목 <알로하, 나의 엄마들>처럼 말이야. 그리고 진실을 알게 된 진주는 오히려 버들 엄마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싶구나. 그만큼 진주도 철이 들었고 말이야. 그렇게 소설은 해피엔딩으로 끝이 났단다. 이금이 작가님이 소설은 처음인데 숨겨져 있는 우리 역사를 소재로 재미있게 잘 쓰신 것 같구나. 기회가 되면 다른 책들도 읽어봐야겠구나. Jiny 덕분에 재미있는 소설 한편 잘 읽었단다.

 

PS,

책의 첫 문장: 버들 애기씨, 내년이면 열여덟이지예?

책의 끝 문장: 내겐 언제나 반겨 줄 레이의 집과 나의 엄마들이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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