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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브 (반양장) ㅣ 창비청소년문학 111
단요 지음 / 창비 / 2022년 5월
평점 :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다이브>라고
하는 얇은 소설 한편을 읽었단다. SF 장르이고, 디스토피아를
그린 소설이란다. 요즘은 아빠가 책을 고를 때 너희들과 같이 읽을만한가 살펴보곤 하는데, 이 책도 그런 책들 중 하나란다. Jiny는 천선란 님, 김초엽 님의 소설들을 재미있게 읽었으니, 이 책도 괜찮겠다 싶어서
골랐단다. 배경이 디스토피아라서 좀 그렇긴 하지만 말이야.
기후위기로 인한 기후 변화는 이젠 미래의 이야기는 아니란다. 예상치
못한 날씨가 우리를 찾아와 겁을 주곤 하니까 말이야. 그러 기후위기에 대처하지 못한 인류는 결국 빙하들이
모두 녹아 내리고 해수면이 급격히 높아지는 불행을 맞게 되는 것이 이 소설의 배경이란다. 2042년에는
바닷물이 들어오지 못하게 해변가로 쭉 댐을 쌓았으나, 얼마 후 댐이 무너지면서 많은 도시들이 바다에
잠기게 되었단다. 그런 생활이 이어지던 2057년 서울이
이 소설의 배경이 된단다.
1.
소설 속 2057년 서울의 모습은 높은 산이나 고층 빌딩의 윗부분만이
물 위에 나와 있고, 그곳에서 생존자들이 생활하고 있단다. 빙하만
녹아서는 그렇게까지 해수면이 높아질 것 같지 않은데, 뭐 또 어떤 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지구는 병들어 있으니까. 서울 노고산에서 선율은 다른 아이들과 함께 생활했어. 그 아이들을 이끄는 사람은 삼촌이라고 부르는 사람이었어. 선율은
물꾼이었는데, 물꾼은 물 속에 들어가서 생존에 필요한 물건이나 쓸만한 물건을 가지고 오는 일을 하는
사람이야.
어느날 선율은 멀쩡하게 보관된 기계인간을 하나 가지고 왔단다. 고민고민
하다가 기계인간에 배터리를 넣어 보았단다. 그 기계인간의 이름은 채수호라는 18살 아이의 기억을 저장한 기계인간이었어. 그리고 채수호는 2038년까지의 기억을 가지고 있었는데 기억을 저장한 년도는 2042년이었어. 그러니까 2042년에 2038년까지의
기억만 저장을 한 것이지. 그 기억은 불치병을 갖고 죽음을 앞둔 18살
소년 수호의 기억이었단다. 그러면 왜 2038년에 저장을
하지, 4년이나 지나고 나서 저장을 했을까? 수호는 그 비어
있는 4년에 대해 알고 싶다고 했어.
일단, 2038년 수호의 기억으로 수호가 당시 어떤 생활을 했는지
알아봤어. 수호는 병원에 오래 있었어. 수호가 머무르고 있던
병실의 앞자리에 서문희라는 아주머니가 계셨는데, 그 아주머니의 아들은 서문경이라는 사람이었는데 그 사람이
바로 오늘날 삼촌이었던 거야. 나중에 서문경은 수호의 과외도 해주는 등 친하게 지냈단다. 6살 어린 수호는 서문경에게 삼촌이라고 불렀는데, 그것 때문에 다른
아이들에게도 삼촌이라고 부르라고 했던 거야. 그런데 2057년
서문경은 기계인간 수호를 알아보지 못했어. 아빠가 생각하기에 일부러 아는 척을 안 한 것 같아.
2.
남산에도 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었는데, 남산에 우찬이라고 하는 선율과
친구였던 아이가 있어. 우찬도 물꾼이었어. 선율과 우찬은
그리 사이가 좋지 않았는데, 둘은 내기를 하기로 했어. 물
속에 들어가서 특이한 물건을 찾아오는 내기였단다. 그 내기에서 선율은 수호의 옛 아파트에 갔어. 그곳에 가 보니 또 다른 망가진 수호 기계인간이 있었단다. 그 기계인간을
가지고 와서 왔단다. 그 기계인간이 고장이 났지만 data는
저장되어 있었어. 2038년 이후의 기록이 남아 있었어. 결국
수호는 불치병을 이기지 못하고 죽고 말았어. 불쌍하구나.
수호의 부모는 다시 수호 기계인간을 만들어 함께 생활했단다. 그러니까
그 기계인간이 수호를 대신하는 것이었어. 수호 기계인간은 인간과 기계 사이에서 정체성 혼란을 겪고 있었어. 그러다 보니 불만도 쌓이고 부모님과 잦은 말다툼도 했단다. 수호
기계인간은 문경 삼촌에게 도움을 받으려고 했지만, 당시 문경 삼촌은 자기 살기도 힘든 상황이라서 도와주지
못했어. 오히려 수호 기계인간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말도 경솔하게 내뱉았어. 돈 많고 몸 안 아프게 새로 태어났는데 뭐가 걱정이냐고 쏘아붙였지. 나중에
자신의 행동을 후회했지만, 수호기계인간은 투신해서 삶을 다시 마감했단다. 그런 기억을 가지고 있던 삼촌이었기에 수호기계인간을 보고 아는 척을 하지 않았던 거 같아.
수호 기계인간, 선율, 문경
삼촌… 그들은 지난 옛이야기를 했어. 삼촌은 그동안 괴롭고
힘들었다고 했는데, 그 모든 일들이 모두 과거이고 그런 행동을 이해하지 못할 수호기계인간도 아니었어. 사과하고 용서하고 화해하고 따뜻하게 잘 마무리되면서 소설은 끝이 났단다. 짧은
소설이지만, 지구 위기의 결과로 만들어진 디스토피아 세계, 인공
지능을 가진 기계인간의 정체성 문제… 그런 어려운 시기에서도 시들지 않은 인간 본연의 감정들… 그런 것들을 이 소설에서 만날 수 있었단다. 짧지만 괜찮은 소설이었어. 지은이는 단요라는 필명을 갖고 계신 분인데, 다음 작품도 한 기대해
봐야겠구나.
PS:
책의 첫 문장: 서울은 언제나 한국의 동의어였다.
책의 끝 문장: 선율 또한 그 하나만으로도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