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개의 기쁨이 천 개의 슬픔을 이긴다 : 일과 선택에 관하여 조우성 변호사 에세이 2
조우성 지음 / 서삼독 / 202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조우성 변호사님의 법정 에세이 < 한 개의 기쁨이 천 개의 슬픔을 이긴다> 두 번째 이야기를 읽었단다. 1권과 마찬가지로 재미있는 에피소드들로 이루어져 있단다. 읽는 사람들은 재미있지만, 실제로 겪은 사람들은 힘들었겠구나, 하는 에피소드들도 많았단다. 이런 저런 사기에 휘말리고, 친했던 사람들과 법적인 문제로 휘말리기도 하고, 뜻밖에 사고로 어려운 상황에 놓이기도 하고 말이야. 그럴 때 지인 중에 변호사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단다.

아빠가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좋은 변호사란 법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그 법을 잘 해석하는 융통성과 논리적을 잘 이야기해서 판사를 잘 설득하는 변호사라고 생각했단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는 사람을 가장 알고 이해하고 공감해주는 변호사가 좋은 변호사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단다. 변호사는 결국 법에 앞서 사람을 대하는 직업이잖니. 모든 것을 법으로 해결하는 것이 아니고, 사람의 본성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더 많다는 것을 알았어. 사람을 중시하고 그 사람에 받는 해결법을 찾는 것, 그것이 가장 좋은 해결법이고, 그런 해결법을 제시하는 사람이 좋은 변호사요, 훌륭한 변호사야. 그래서 때로는 법적 경고장보다 감사의 편지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거야.

===========================

(126)

법은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규율하는 규칙인데 그 규칙을 제대로 아는 사람과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 사이에는 커다란 불균형이 존재하는 것 같다. 규칙을 제대로 아는 사람이 규칙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을 협박해 부당한 이득을 취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는 행위임에도 이런 일들은 주위에서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 안타까운 일이다.

살면서 누구나 이런 일을 당할 수 있다. 그때 명심해야 할 것은 혼자 앓지 말고 주위에 적극적인 자문을 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모르고 당할 수야 없지 않은가.

===========================

그런데, 좋은 변호사인데 경험이 부족한 경우, 어떤 에피소드를 읽다가 오히려 사기를 당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아내는 도망가고 아들은 희귀병에 걸리고, 어머니는 암에 걸리는 등 정말 어려운 상황이라서 어쩔 수 없이 절도를 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에 변호사는 최대한 노력해서 집행유예를 받아냈는데, 알고 보니 집행유예를 변호사를 속였다는 것이야. 얼마나 배신감을 받았을까? 이 사건은 지은이 신입 때 있었던 일인데, 이 일이 있고 난 이후에는 반드시 사실 확인을 한다고 하더구나.


1.

법에 휘말리는 일 중에는 자신이 한 말 때문에 나중에 화살로 돌아오는 경우도 있다는 구나. 이런 에피소드를 보고 나면, 말조심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물론 이런 일이 아니더라도 말조심은 해야겠지. 한번 내뱉은 말은 거둬들이기 정말 어려우니 말이야.

이 책을 쓰신 조우성 변호사님이 법보다 사람을 우선할 수 있는 것에 대해서는 많은 변호사 경험이 도움이 되었겠지만, , 특히 고전을 많이 읽어 인문학적 소양을 쌓으셔서 그런가 아닌가 싶었단다. 직접 책을 많이 읽었다는 이야기는 안 하셨지만, 에피소드에 어울리는 옛 고전에서 발췌한 내용들을 같이 실어주셨단다. 고전 읽기가 쉽지 않은데, 고전의 일부분들을 쉽게 소개해주어 재판 에피소드를 읽는 재미에 고전의 일부를 맛볼 수도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단다.

몇 가지를 소개해주면, ‘매는 조는 듯이 앉아 있고, 호랑이는 병이 든 듯 걷는다라는 말이 있다고 하는데, 이건 어떤 의미를 담고 있을까?

===========================

(47)

관계란 상대적이다. 어느 관계에서는 내가 우월한 입장이지만 다른 관계에서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이런 순환의 섭리를 깨닫지 못하고 약한 자에게 유독 가혹하게 구는 사람이 있다. 그런데 이런 사람은 언젠가 더 강한 자가 나타나면 호되게 당할 가능성이 크다.

응립여수 호행이병(應立如睡 虎行以病)’이라는 말이 있다. ‘매는 조는 듯이 앉아 있고, 호랑이는 병이 든 듯 걷는다라는 뜻이다. 강한 자신의 모습을 감추고 언제나 조심하며 낮은 자세로 임하라는 가르침을 담고 있다. 진정한 고수는 절대 약자 앞에서 허세나 만용을 부리지 않는다.

===========================

두어 개 더 소개를 해주자면

===========================

(72-73)

송명시대의 학자 정자(程子) <논어>를 읽은 사람을 크게 넷으로 나누었다. <논어>를 읽고도 아무렇지도 않은 사람, 다 읽은 뒤 한두 구절을 얻고 기뻐하는 사람, 다 읽은 뒤 좋아하는 사람, 그리고 자기도 모르게 손으로 춤을 추고 발로 뛰는 사람이 있다고 했다. 또한 그는 “<논어>를 읽기 전에도 이러한 사람인데 다 읽고 나서도 또 다만 이러한 사람, 즉 아무런 변화가 없는 사람이라면 그것은 읽지 않은 것이다.”라고 말했다.

진정한 독서는 읽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앎으로 승화되어야 하고, 그 앎이 자신을 변화시켜야 한다. 수많은 정보와 지식 속에서 진정한 보석을 골라내어 자신의 삶에 녹여내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 급변하는 오늘날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지식의 전사가 바로 이런 모습이 아닐까.

===========================

===========================

(136)

당장 오늘부터 대화의 방식을 바꿔보자. 내 말을 하기에 앞서 상대방의 생각이나 의견에 대해 묻고, 그 질문에 대한 상대방의 대답에 귀를 기울여보는 것이다. 이렇게 딱 한 달만 해보자. 상대방에 대한 엄청난 정보를 얻음과 아울러 당신은 사려 깊은 사람으로 각인될 것이다.

말하는 것은 지식의 영역이고, 듣는 것은 지혜의 영역이다.”

올리버 웬델 홈즈의 말이 가슴에 와닿는 순간이다.

===========================

위의 말하는 것은 지식의 영역이고 듣는 것은 지혜의 영역이라는 말이 참 와 닿는구나. 잘 말하는 것보다 잘 듣는 것이 더 중요하고 더 어렵다는 점.

…..

1권 이야기할 때도 이야기했듯이 많은 에피소드들이라서 일일이 이야기해주지 않은 점은 이해 바란다. 지은이 조우성 님을 검색해보니 활발하진 않지만 유뷰트 채널도 있더구나. 나중에 함 방문해봐야겠구나. , 오늘은 여기까지 할게.


PS:

책의 첫 문장: 로마인은 수많은 전쟁에서 이겼다.

책의 끝 문장: 내게 맞는 운명의 옷을 입는 것이야말로 참으로 중요한 인생의 이치가 아닐까.


법이 항상 약자를 보호하는 건 아니다. 이처럼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법이었음에도 법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더 곤란을 겪는 일이 생길 수 있다. 독일의 법학자 루돌프 폰 예링이 <권리를 위한 투쟁>에서 "법의 목적은 평화이며 그것을 위한 수단은 투쟁이다."라고 말한 데에는 이처럼 약자 스스로 노력하여 원리를 쟁취해야 한다는 뜻이 숨어 있을 것이다. - P87

완장을 찬 듯 어깨에 힘을 주며 임시로 주어진 권력을 마구 휘두른다면 결국 사람도, 자리도 모두 잃고 만다. 권력이란 것은 영원하지 않으며 권력에 눈이 멀어 섣부른 힘을 행사하는 건 어리석은 일이다. 상황은 언제든 변할 수 있다. 언제 어떻게 상황과 위치가 바뀔지 모를 일이다. 기억하자. 해야만 하는 일이라면 악역도 현명하게, 최선을 다해서. 그러나 인간에 대한 예의와 존중을 잃어선 안 될 것이다. - P183

수십 권의 책을 읽어 지식을 쌓고 시험을 거쳐 자격증을 땄다고 해서 바로 전문가가 되는 것은 아니다. 지식이나 자격증은 전문가가 되기 위한 충분조건에 불과하다. 임상적인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통찰과 지혜까지 겸비해야 진정한 전문가라 할 수 있다. 그 정도 수준이 되어야 책임 있는 진단과 조언이 가능해진다. 책에서 배운 것만으로 세상을 재단하는 어설픈 전문가가 초래하는 위험은 생각보다 크다. 나의 지난 경험을 돌이켜보건대 정말 그렇다. - P26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