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딩 엣지
토머스 핀천 지음, 박인찬 옮김 / 창비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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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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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서점에서 서핑하다가 알게 된 책 <블리딩 엣지>를 읽었단다. 지은이라는 토머스 핀천이라는 사람으로 아빠는 처음 알게 된 사람이야. 먼저 읽은 이들의 평을 보면, 토머스 핀천이라고 하면 무조건 읽어야 한다, 뜨자마자 구매하겠다는 평들이 있었단다. 아빠는 처음 보는 작가인데 말이야. 아직 아빠의 책읽기의 레벨은 한참 낮은 것 같구나. 그리고 이 책이 2001 9 11일에 일어났던 비극적인 사건을 소재로 하고 있다고 했어. 9.11을 다룬 추리 소설인가 보다 하고 책을 펼쳤단다. 아참, 지은이의 대표작에 <V>라는 소설이 있더구나. 아빠가 어렸을 때 TV 드라마로 엄청 인기를 끌었던 그 드라마의 원작 작가로구나. , 재미있겠네, 이러면서 잔뜩 기대를 하고 책을 펼쳤지. 책을 다 읽고 나서 다시 찾아보니 토머스 핀천의  <V>는 아빠가 알던 그 <V>가 아니었더구나. 책도 무척 힘들게 읽었단다.

가벼운 마음으로 펼쳤다가 큰 코를 다쳤다고나 할까. 만약 토머스 핀천이 어떤 소설을 써 왔는지 알았다면, 마음의 준비라도 하고 책을 펼쳤을 텐데, 아빠는 아무런 사전 지식 없이 책을 펴서 크게 당한 것 같구나. 먼저 읽은 이들이 독서의 고수라서 그런 평들을 적은 것인데, 아마추어 독서가가 그런 리뷰들만 믿고 덥석 책을 편 잘못도 있는 거지 뭐… 700 페이지 가까운 두꺼운 책을 힘겹게 읽어 내려갔단다. 간신히 줄거리만 쫓아가는 수준이라고 할까. 지은이 토머스 핀천은 1937년생이고 이 책이 2013년에 나왔으니 70대 중반에 쓰신 것인데, 최신 IT 기술에 관련된 용어들을 그렇게 잘 알고 계시다니정말 많이 노력하시는 분이라는 생각도 들었단다. 어떤 분인가 알아보려고 인터넷 좀 찾아봤더니, 꼭꼭 숨어 지내는 작가라고 하는구나. 그래서 그의 최근 사진은 전혀 없고, 젊은 시절의 사진, 그것도 흑백 사진이 전부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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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 이제는 책 이야기를 해보자꾸나. 주인공은 맥신 터노라는 사람이란다. 직업은 사기 조사관으로 각종 사기를 조사하여 밥벌이를 하는 프리랜서란다. 이혼을 하고 딸 지기와 아들 오티스과 함께 살고 있어. 남편 호스트와도 가끔은 연락을 하면서 지내고 있어. 주변 인물을 살펴 보면 아이들의 친구 피오나의 엄마 바이어바라는 이웃이 있고, 고등학교 때부터 친구 하이디가 있단다.

그리고 레지라는 친구가 있는데, 다큐멘터리 제작자이기도 해. 그런데 그 레지가 해시슬링어즈라는 회사의 다큐멘터리를 찍고 있는데, 그 회사의 자금 흐름이 이상하다는 이야기를 해주었어. 그 제보로 맥신은 해시슬링어즈라는 회사를 조사하기 시작했단다. 해시슬링어즈는 컴퓨터 보안회사이고 대표는 게이브리얼 아이스라는 사람이었단다. 이 회사를 조사해보니 정말 자금 흐름이 좀 이상했어. 이 회사의 돈이 파산한 닷컴 회사를 통해서 중동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는 거야. 그것도 엄청난 돈이 말이야. 그런데 맥신이 해시슬링어즈를 조사하기 시작한 지 얼마 안 지나서, 맥신은 미행을 받기 시작했단다. 정보부 요원 같긴 한데 신분을 밝히지 않은 사람이 찾아왔어. 미행도 아니고 대놓고 윈더스트라는 사람이 찾아왔단다. 그리고 다음날은 누군가 윈더스트라는 사람의 정보가 담긴 USB가 배달되었단다. 맥신이 조사를 하려고 하던 사람이 죽기까지 했단다.

이 정도면 상당히 위험한 일인데, 아빠 같았으면 조사하던 것을 그만두었을 텐데... 자금의 흐름이 중동으로 넘어가고, 무엇인가 큰 사건이 터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즈음, 그 무시무시한 사건이 일어난단다. 2001 9 11일 아침. 아빠도 그 당시의 일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나는구나. 회사에 들어간 지 얼마 안 된 시점, 지방 출장을 갔다가 업무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왔는데, 뉴욕 세계무역센터에 비행기가 박혀 있는 모습을 뉴스를 통해 보았단다. 영화보다 더 무시무시한 장면이 뉴스로 송출되고 있었어. 그리고 조금 있다가 또 한 대의 비행기가 옆의 건물에 쾅. 얼마 뒤에는 그 두 건물이 무너져 내리는데 정말 무시무시한 장면이었단다.

알카에다가 일으킨 테러였어. 그 이후 아프간 전쟁이 일어나기도 했어. 그것도 어느덧 20년이 넘었구나. 하지만 아직도 생생하구나. 아무튼 이 소설 속에 등장인물들도 그 무시무시한 사건을 겪었단다. 그런데 맥신의 전남편인 호스트의 사무실이 바로 세계무역센터에 있었어. 연락이 닿지 않는 남편 때문에 온 식구들이 걱정을 하였지. 하지만 다행히 사무실에 있지 않았고 괜찮다는 연락이 왔단다. 나중에 호스트와 관계가 좋아지면서 맥신을 다시 합치기로 했단다.

....

당시 911사건에 대한 여러 가지 소문들, 아니 음모설들이 돌았단다. 이 소설도 그런 음모설을 모티브로 해서 쓴 소설인 듯 싶구나. 911 배후에 깊이 관여한 한 컴퓨터 보안회사의 이야기. 그 뒤에는 더 큰 세력이 존재할 수도 있다는 그런 이야기로 아빠는 이해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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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의 제목 블리딩 엣지(Bleeding Edge)라는 말은 유용성이 전혀 입증되지 않았고, 위험성이 커서 오직 얼리어댑터만이 편하게 느끼는 최첨단 과학기술로서 단기 고수익을 노리는 벤처자본가들이 고위험을 무릅쓰고 덤벼드는 IT 기술을 뜻하는 말이라고 하더구나. 그런 만큼 소설에서는 9.11 배후를 쫓는 이야기 이외에 해시슬링어즈를 중심으로 한 가상공간에 관한 이야기도 많이 등장한다. 그것이 9.11 배후 세력들과 연관성 있는 것으로 그려지는 하지만, 아빠는 제대로 이해하지는 못한 것 같단다. IT 용어들이 난무하고 금융 용어들도 난무해서,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읽기 쉽지 않았단다. 누군가에게 추천하고 싶지 않고, 다시 읽어보겠냐고 하면 그러고 싶은 마음도 없구나. 이런 소설은 만렙의 독서가들에게 어울리는 책이 아닐까 싶구나.

마지막으로 옮긴이에 대한 이야기 하나. 옮긴이는 박인찬 님이란 분인데, 외래어를 우리말로 옮길 때 일반적으로 거센소리를 사용하는 말들을 모두 된소리로 옮겼을까? 궁금하더구나. 예를 들어 이탈리아가 아닌 이딸리아, 아르헨티나가 아닌 아르헨띠나, 과테말라가 아닌 과떼말라 등그 밖에 모든 외래어의 거센소리들을 된소리로 옮긴 듯 했어. 그래도 못 알아먹는 것은 아니지만, 괜한 고집처럼 보이더구나.


PS:

책의 첫 문장: 2001년 봄의 첫날, 몇몇 사람들의 데이터에 여전히 로플러로 저장되어 있는 맥신 터노는 아들들을 학교에 바래다주는 중이다.

책의 끝 문장: 그래도 아이들이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지켜볼 수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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