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없는 살인자 쿠르트 발란데르 경감
헨닝 만켈 지음, 박진세 옮김 / 피니스아프리카에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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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스웨덴의 작가 헨닝 망켈의 쿠르트 발란데르 시리즈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얼굴 없는 살인자>를 읽었단다. 아빠가 읽은 헨닝 망켈의 쿠르트 발란데르 시리즈는 이번이 두 번째란다. 예전에 읽은 <사이드 트랙>이라는 잔인하면서 무서운 소설이 첫 번째였고, 이번이 두 번째야. 헨닝 망켈의 쿠르트 발란데르 시리즈가 우리나라에서 출간될 때 순서대로 출간되지 않았대. 인기 있다고 소문난 소설을 번역 출간한 다음 장사가 되다 보니, 그것이 시리즈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후 하나둘 찾아서 번역하지 않았나 싶구나. 그렇다 보니 가장 첫 번째 시리즈가 최근에 번역 출간되었지. 범죄스릴러 소설들이 사건들은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는 않지만, 등장 인물들은 계속 나오니, 아무래도 1권부터 차례대로 읽는 것이 등장인물들을 이해하기 편했을 텐데, 좀 아쉽구나.

그런데 1권부터 읽었다면, 아빠는 그 다음 시리즈는 안 찾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전에 읽은 <사이드 트랙>이라는 작품도 아빠의 성향과 좀 다르고, 다른 북유럽 범죄 스릴러인 스티그 라르손의 <밀레니엄 시리즈>나 요 네스뵈의 <해리 홀레 시리즈>보다 재미가 덜 했는데, 이번에 읽은 <얼굴 없는 살인자> <사이드 트랙>보다 좀더 아빠 취향이 아니었단다. 다음 작품을 찾아 읽을 동기마저 줄어들었어. 그런데 헨닝 망켈의 책이 우리 집에 두어 권 더 있는데 그 책들을 읽으면서 생각이 좀 바뀌었으면 좋겠구나.

그리고 전에도 이야기했지만 외국인 지은이의 이름을 우리나라로 쓸 때 좀 통일을 했으면 좋겠는데, 헨닝 망켈이라고 책에 써 있는데, 인터넷서점의 지은이 소개에는 헨닝 만켈로 되어 있더구나. 헨닝 망켈이나 헨닝 만켈이나 발음도 비슷한데 굳이 두 가지가 공존하는지 모르겠네.

이런책 내용 이야기는 안하고 군소리만 잔뜩 했구나.


1.

시작은 괜찮았단다. 범인은 왜 그런 일을 벌였을까, 하는 궁금증이 확 올라왔단다. 시골 농장에서 노부부가 강도로 보이는 침입자로부터 공격을 받아 남편은 잔인하게 죽음을 당하고, 노부인은 줄에 묶여 중상을 입고 정신을 잃고 있었어. 병원에 옮겨졌지만 오래 못 가 결국 죽고 말았단다. 그런데 죽기 전에 이 사건의 단서가 될 만한 한 마디를 남기고 죽었어. 그 한 마디는 외국이라는 단어였단다. 이 단어는 상당히 민감한 단어였어. 이 소설의 배경이 된 1990년대 초반 스웨덴은 자유 이민 정책이 사회 문제를 일으키고 있었거든.

외국인 노동자들이 모여 사는 난민 캠프들도 있었어. 이 수사를 맡게 된 발란데르도 노부인이 마지막 한 말에 대해 언론 통제를 해야 한다고 생각을 했어. 하지만, 이 말이 어떻게 언론에 새어 나갔는지 모르지만, 언론에서 노부부를 죽인 범인이 외국인의 소행인 것 같다는 기사를 내 보냈어. 그리고 이후 난민 캠프에 대한 테러가 일어나게 되었어. 인종차별주의자들에 의해 난민 캠프에 방화에 의한 화재가 발생하고, 급기야 살인 사건까지 일어나게 되었단다.

1990년대 스웨덴의 사회 문제를 소설에 옮겨왔다는 점에서 문제작이라고 할 수도 있겠구나. 그리고 당시 스웨덴 독자들이 이런 소설을 읽으면서, 외국인 혐오 등에 대한 반성을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작가는 사회문제를 반영할 줄 알아야 하는 측면에서 지은이 헨닝 망켈에게 점수를 좀 주자꾸나.


2.

주인공 발란데르. 북유럽 범죄스릴러에 나오는 주인공 형사들은 캐릭터들이 어찌 다 비슷비슷한지 모르겠구나. 발란데르는 요 네스뵈의 해리 홀레와도 비슷해 보였어. 발란데르에 대한 가족관계는 전에 읽은 <사이드 트랙>의 독서편지에서 이야기했는데 다시 한번 해 주면, 아내와 이혼한 상태이고, 딸 린다는 다 커서 독립한 이후로는 아빠를 잘 보러 오지도 않고, 아버지는 치매가 있으셔서 자주 보살펴 드려야 했단다. 이런 가정사라면 그리 행복할 것 같지는 않구나. 그러니 형사 일이나 열심히 해서 유능해 지는 것 아닌가 싶구나. 그런데 이런 형사일수록 또 룰도 잘 어기고 말썽도 자주 피우고 약간은 독단적이고, 결정적으로 술을 좋아하는, 그런 캐릭터잖니. 발란데르도 술 먹고 운전하다가 경찰도 그만둘 뻔 했어. 하지만 그 집요함. 그 집요함이 발란데르의 큰 장점이었어. 그 집요함으로 범인의 범위를 좁혀간단다.

그리고 살해당한 노인이 평범한 시골 노인이 아니라는 것도 밝혀졌단다. 단순 강도 사건이 아니라는 것이지. 그 노인의 이름은 뢰브그렌이라는 사람인데 그는 전쟁 통에 모은 엄청난 돈을 숨겨 놓았고, 돈뿐만 아니라 식구들 몰래 숨겨 놓은 여자도 있었고, 그 여자 사이에 낳은 아들도 있었단다. 피해자의 숨겨진 비밀이 드러나면서, 이 사건은 새로운 국면으로 들어서게 된단다. 하지만 결말은 예상치 못한 결말은 아닌, 범죄스릴러 소설의 일반적인 규칙을 잘 지킨 결말로 끝을 맺는단다.

앞서 이야기했지만 아빠가 너무 기대를 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단다. 괜한 기대를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오늘은 짧게 이만.


PS:

책의 첫 문장: 잠에서 깼을 때 그는 자신이 확실히 아는 무언가를 잊어버렸다.

책의 끝 문장: 이제 그는 마침내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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