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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의 마지막 다이어트 ㅣ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
권여름 지음 / &(앤드) / 2021년 8월
평점 :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가 얼마 전에 박균호 님의 <오십, 나는 이제 다르게 읽는다>라는 책을 읽었어. 그 책에서는 소설과 인문서를 짝지어 소개시켜주었는데, 그 책에서
소개해준 준 소설 중에 가장 최근에 출간된 소설 권여름 님의 <내 생의 마지막 다이어트>란 책이 있었어. 책 제목부터 재미있을 것 같아 책 소개를 찾아
읽어보았단다. 2021년 제 1회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책이라고 하고, 지은이 권여름 님은 이 책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고 하는구나.
다이어트.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결심이 다이어트가
아닐까 싶구나. 아빠는 결심까지는 하지 않더라도 늘 마음에 두고 있는 것이 다이어트란다. 적당히 먹으면서 운동도 틈틈이 하면서 천천히 몸무게를 줄이겠다는 마음. 하지만, 생각과 달리 나이를 먹어서 기초대사량이 줄어서 그런지, 예전과 비슷하게
먹고 비슷하게 운동한다고 생각하는데, 몸무게는 조금씩 조금씩 늘어나고 있어 속상하구나. 아무튼 아빠도 적극적인 다이어트는 아니더라도 다이어트에 관심이 있단다. 이번에
읽은 <내 생의 마지막 다이어트>는 제목만 보면, 유쾌한 다이어트에 대한 이야기처럼 생각했는데, 재미는 있지만 좀
무거운 내용의 소설이었단다.
1.
주인공 봉희는 상업고등학교를 다닐 때 성적이 일등이었단다. 그래서
졸업을 하게 되면 은행에 취직하는 것은 따놓은 당상인 줄 알았지. 하지만, 그러지 못했어. 은행은커녕 취업을 아예 하지 못했어. 무엇이 부족했던 걸까. 봉희 자신도 눈치채고 있었지. 남들보다 몸이 통통했던 거야. 외모가 능력인 사회에서 봉희는 취업을
못했던 것이란다. 학교 성적은 자신보다 한참 떨어진 친구들도 취업을 하는데 말이야.
봉희는 단식원에 들어가게 된단다. 유리 단식원. 유리 단식원은 원장의 이름을 따서 지은 단식원인데, 봉희가 처음
갔을 때만 해도 어떤 건물의 2층을 빌려서 운영하고 있었는데, 점점
번창하게 되어 시외에 5층짜리 건물을 새로 짓고 이름도 ‘구유리
건강 힐링 센터’로 바꾸었단다. 봉희는 단식원 회원으로 왔다가
다이어트에 성공한 이후 코치로 일하게 되었단다. 코치가 하는 일은 담당 회원들의 다이어트를 담당하는
것인데, 담당 회원들의 다이어트 성적이 바로 코치의 성적이 되어 코치의 랭킹도 공개하는 그런 치열한
경쟁 사회였단다. 봉희의 애제자로 할 수 있는 소운남이라는 사람이 있었어. 이름이 좀 이상하긴 하지만 여자였단다. 운남은 인기 유튜브 채널에서
라이브 방송의 주인공으로 참석 예정이었는데, 방송하기로 한 그날 아침에 사라지고 말았단다. 봉희는 단식원 건물을 다 뒤져 찾아보았지만 없었어. 전날 운남이
화장실에서 구토하는 것을 보고 운남을 걱정해주기 보다, 도대체 운남이 먹지 말아야 할 무엇을 먹었는지
밤새 신경을 쓴 점이 마음에 걸렸어.
…
원장은 봉희에게 무조건 운남을 찾아내라고 해서, 봉희는 무작장 운남의
빈 방을 살펴 보았어. 운남은 모든 짐이 사라져 있었어. 손톱
깎기 하나만 남겨 두고… 그것은 ‘지리산 산채비빔밥’이라고 써 있는 거 봐서 그 식당에서 받은 것 같았어. 봉희는 서울에서
김서방 찾는 것보다 낫다는 생각을 했을까? 직접 지리산 산채비빔밥이라는 식당을 찾아 나섰단다.
2.
운남이 그곳에 왔을라고… 그런데, 그곳에서
운남의 어머니를 만나게 되었단다. 운남의 성씨가 ‘소’라는 희귀 성씨라서 찾을 수 있었던 듯… ‘지리산 산채비빔밥’은 오래 전에 ‘서울 가든’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어 있었고, 운남의 본명은 강미라는 것을 알게 돼. 운남, 아니 강미의 어머니는 운남이 단식원에 들어간 줄 모르고 계셨어. 차마
운남이 사라졌다는 이야기는 하지 못하고, 봉희는 다시 단식원으로 돌아왔단다.
…
그 사이에 인기 유튜브의 라이브 방송에 참가자로는 아이돌 연습생인 안나가 운남을 대신하기로 했어.
…
봉희는 운남을 어떻게 찾아야 할지 몰랐고, 계속 운남에게 메일을 쓰는
것밖에 할 것이 없었단다. 그렇게 계속 메일을 보내던 어느날 운남으로부터 아주 짧은 답변이 왔단다. 하지만 그것으로 운남이 어디에 있는지 감을 잡지 못했어. 단지 죽지
않고 살아 있다는 안도감? 봉희는 운남의 소지품에서 마약 성분의 식욕 억제제를 발견하게 돼. 이건 불법 금지 약물인데 이걸 운남이 어떻게 갖고 있었을까. 봉희는
보건 코치와 원장에게 이야기했지만, 잔소리만 들었단다. 그건
운남이 스스로 선택한 것이라고 자신은 책임 없다는 식으로 이야기했어. 이 일이 있고 나서 봉희는 원장과
사이가 안 좋아졌단다.
…
운남 대신 촬영한 안나의 방송은 성공을 넘어 대박이 났어. 유뷰트
라이브 시청자도 어마어마했단다. 가장 힘든 사람은 그 촬영을 하고 있는 안나였단다. 안나의 마지막 촬영은 단식원 뒷산을 등산하는 것인데, 이미 며칠
동안 제대로 먹지 못한 안나가 그 등산을 한다는 것에 무엇인가 사고가 터질 것 같더구나. 그런데 봉희는
뒷산 등산로 초입에 있는 폐교에서 얼핏 지나가는 사람을 보았는데 그 사람이 운남인 듯 보였어. 봉희는
유튜브 촬영을 도와주고 있어서 지금 당장 폐교로 확인하러 갈 수 없었지만, 나중에라도 찾아가 볼 마음이었지.
그리고 촬영은 막바지.. 안나가 산 정상을 얼마 앞두고 있는데, 산 정상에 누군가 나타났어. 그가 누군지 알고 다들 깜짝 놀랐어. 뼈만 앙상하게 남은 운남이었단다. 안나도 그런 운남을 보고 놀래서
쓰러지고, 운남도 정신을 잃고 쓰러졌어. 둘 다 무리한 다이어트로
인해 쓰러진 거였어. 그 장면들이 유튜브 라이브 방송으로 많은 사람들이 봤단다. 이 사건이 일어나서 원장은 피해를 입을 것 같았지만, 여론을 조종해서
위기를 벗어나게 되었단다.
…
하지만 봉희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어. 고민 끝에 단식원에서 불법으로
식욕 억제제를 사용했다는 동영상을 만들어 유튜브에 업로드했단다. 이 동영상은 삽시간에 많은 논란을 일으키게
되었어. 원장은 어떤 식으로 책임을 져야 할 거야. 그리고
봉희는 다시 지리산을 찾았고, 꿈에서 운남을 만나게 되었단다. 그렇게
소설은 끝이 났단다.
….
아빠도 뚱뚱한 몸보다 균형 잡힌 몸을 좋아하고, 너희들도 그렇게 균형
잡힌 몸매를 가지면 좋겠다고 생각했단다. 겉으로 보이는 외모의 아름다움도 있지만, 그보다는 균형 잡힌 몸이 건강한 몸이라고 생각을 해서였거든. 우리
사회는 여전히 살찐 이들보다 아름다운 몸을 가진 이들을 선호하는 것을 부정하지 못하겠구나. 그러니까
여전히 소설 속의 단식원 같은 것들이 현실 사회에도 많지. 오랜 세월 동안 만들어진 그런 생각들이 쉽게
바뀔 것 같지는 않구나. 하지만 편견을 갖지 말아야 하는 것은 계속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해.
이것 저것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소설이었단다.
PS:
책의 첫 문장: 새벽 세 시, 개운하게
눈이 떠졌다.
책의 끝 문장: 봉희의 눈이 질끈 감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