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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씨전.금방울전 ㅣ 문학동네 한국고전문학전집 21
이상구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8월
평점 :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가 몇 달 전에 <역사저널 그날> 5권을 읽다가 우리나라 고전 <박씨전>이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한, 한 여성의 영웅담을 그렸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단다. <박씨전>은 너희들을 위한
동화책으로도 편집되기도 할 만큼 우리나라 고전 중에서도 꽤 유명한 작품인데, 그 동안 아빠가 우리나라
고전에 너무 무관심했던 것 같구나. 제목은 꽤 많이 들어보긴 했지만,
책의 내용이 그런 내용인지 몰랐어.
조선시대 유교주의 사회에 아녀자의 몸으로 병자호란에서 어떤 영웅담을 펼칠까, 무척
궁금해졌단다. 그래서 바로 검색을 했고, 문학동네에서 낸
한국 고전 문학 시리즈가 괜찮을 것 같아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단다. 이 책에는 <박씨전>뿐만 아니라
<금방울전>도 실려 있었고, 두 작품
모두 원본도 함께 실려 있었단다. 그 원본을 읽어보면 그래도 대충 뜻은 이해되더구나. 조선시대의 한글의 맛도 느낄 수 있고 좋았단다.
1.
정말 놀랄 만한 작품이더구나. 병자호란의 울분을 소설로나마 풀어보고자
했던 지은이의 마음이 느껴졌단다. 주인공도 남자가 아닌 여자. 남자들이
찌질하게 청나라 군대에서 무릎을 꿇은 것에 못마땅해서인지 주인공을 여자로 해서 펼치는 이야기가 재미있더구나. 그리고
주인공의 외모도 처음에는 못생긴 것으로 나오고 남편은 그를 멸시하고… 그리고 나중에 아내의 본모습에
상사병까지 걸리는 모습에, 남자의 찌질함을 잘 표현한 것 같더구나.
…
인조 왕 시절 이득춘이라는 사람의 아들 이시백이 있었는데, 바둑을
두러 금강산에서 온 박처사의 딸과 혼인 약속을 하였단다. 이시백은 그렇게 박처사의 딸 박씨와 결혼을
했는데, 박씨의 얼굴이 흉측해서 함께 있지 못하고 따로 자곤 했었단다.
시어머니도 박씨를 홀대하고 그랬어. 박씨는 이득춘에게 후원에 따라 별채를 지어달라고 했고, 그곳에서 따로 생활하고 있었단다. 그래도 박씨는 말을 잘 키워서
여러 가지로 집안을 일으키기도 하고, 이시백을 도와주어 과거에도 급제하게 하였단다. 아버지 이득춘의 강요에 의해 이시백은 여러 번 박씨와 함께 자려고 했지만, 결국
박씨의 외모 때문에 도저히 함께 할 수 없다며 뛰쳐나왔단다.
결혼한 지 3년이 지나고, 박씨는
추한 허물을 벗고(뭔 전생의 죄가 있던가 그랬어) 자신의
본 모습을 갖게 되었는데 절세미인이었어. 이시백은 그 동안의 일을 사죄하지만, 박씨는 한동안 반응을 보이지 않았어. 이시백은 상사병이 걸릴 정도로
애닳다가 결국 박씨가 용서해주고 제대로 된 부부의 연을 시작한단다. 이시백은 후에 병조판서가 되는데, 임경업과 함께 명나라 사신으로 갔다가 청나라와 전투에서 승리를 하는 등 공을 세우고 돌아왔단다.
…
호국 왕비가 기홍대라는 여자 자객을 보내 임경업을 죽이려고 했지만, 이
계획을 눈치 챈 박씨가 자신의 별채로 유인하여 크게 꾸짖고는 호국으로 돌려보냈단다. 호국은 이번에는
한우와 용골대를 필두로 군대를 보내어 조선을 공격하게 된단다. 박씨는 이번에도 그들의 작전을 눈치채어
이시백을 통해 호국 군대의 공격을 막도록 대비책을 조정에 전달하려고 했단다. 하지만 조정에는 간신 김자점이라는
자가 있었는데, 이 자가 여자의 말을 어떻게 믿냐면서 대비책을 세우지 않았단다.
얼마 후 박씨 부인의 말대로 호국이 진짜 쳐들어오자 아무런 대비책이 없던 조선은 남한산성으로 피신했다가 결국은
호국에 패배하고 말았단다. 그리고 용골대의 동생 용울대는 여자들을 잡아들이기 위해 돌아다니다가 박씨
부인의 별채까지 오게 된단다. 그곳에서 박씨 부인의 계략에 그만 죽고 말았단다. 뒤 늦게 이곳에 도착한 용골대는 화가 나서 박씨 부인의 별채를 공격하지만, 군사를
엄청나게 잃고 대패하고 말았단다. 결국 용골대는 군대를 물러 호국으로 돌아갔어. 인조는 뒤늦게 박씨 부인의 말을 듣지 않은 것을 후회하고, 박씨
부인을 절충부인에 봉하였단다. 박씨 부인은 이시백과 함께 행복하게 살다가 일흔 살이 되어 한날 한시에
삶을 마감하였단다.
...
이렇게 <박씨전>은
끝이 났는데, 임경업, 용골대 등 실존 인물들이 등장하는
등 팩션의 장점을 잘 살려서 이야기를 전개한 것 같더구나. 도대체 지은이가 누구일까. 작가 미상이라는 것이 안타깝구나. 이 작가의 다른 작품들도 읽어보고
싶은데 말이야.
2.
두 번째 실린 <금방울전>은
판타지 소설이라고 할 수 있겠더구나. 우리나라 고전의 소재가 폭넓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한 소설이었어. 이 소설의 배경은 우리나라가 아니고 중국 땅이었단다. 원나라 말년
장원 부부가 자식이 없다가 꿈속에서 동해용왕이 점지해주어 아들 해룡을 낳았어. 그런데 몇 년 뒤 전쟁이
일어나서 난리통에 해룡을 잃게 된단다. 그 해룡을 장삼이라는 사람이 데려가 키웠단다.
…
또 다른 등장인물로 막씨라는 사람이 나오는데, 이 사람의 남편은 김삼랑이라는
사람이야. 김삼랑은 다른 여자와 딴집살림을 하는 등 문제남편인데, 막씨는
시어머니가 돌아가실 때까지 봉양하는 등 효성이 대단했단다. 어느날 옥황상제로부터 아이를 점지 받고 아이를
낳았는데, 그 아이가 금방울이었단다. 모양이 실제로 금방울이었어.
금방울은 어머니 막씨를 도와 어려운 일도 많이 했어. 이웃 동네 목손이라는
자가 금방울을 훔쳐가게 되고, 금방울은 그 목손이라는 자의 집을 불태웠단다. 이에 목손은 막씨를 관아에 무고하게 되었어. 그런데 당시 그 고을
현감은 바로 앞서 이야기했던 장원이란다. 장원은 금방울이 요사한 물건이라는 소리를 듣고 금방울을 없애려고
했지만, 금방울에게 혼만 났어. 장원은 부인의 권유로 막씨와
금방울을 풀어주었어.
…
장원의 부인은 아들 해룡을 잃어버린 것을 그리워하다가 그만 병에 걸려 죽었는데,
금방울이 보은초를 구해와서 장원의 부인을 다시 살렸단다. 이로 인해 장원의 부인과 막씨는
의형제를 맺었어. 그런데 어느날 금방울은 장원 부부와 해룡이 헤어진 장면을 그린 족자를 장원에게 주었어. 한편 당시 황제의 외동딸 금선공주가 어떤 요괴에게 납치를 당했는데, 황제는
공주를 구해오면 천하의 반을 주겠다고 했어.
…
장삼은 해룡을 친아들처럼 키우려고 했지만, 아내 변씨와 친아들 소룡이
해룡을 못살게 굴었어. 장삼이 죽고 나자 변씨의 학대는 더 심해졌고,
금방울이 나타나서 도와주게 되었단다. 그 뿐만 아니라 금방울은 해룡이 금선공주를 구하는데도
도움을 주었고, 그로 인해 해룡은 황제의 사위, 부마가 되었단다. 그 이후에도 금방울은 장원 부부와 해룡을 만나게도 도와주었어. 어느날
금방울의 모습을 벗고, 절세가인의 모습을 변했어. 금방울이
자신의 딸 금선공주를 찾는데 도움을 주었다는 것을 알고 있는 황제는 절세가인으로 변한 금방울을 자신의 양녀로 삼고 금령공주라고 불렀단다. 그리고 금령공주도 해룡의 부인으로 삼게 해서, 해룡은 두 부인과
함께 행복하게 잘 살다가 한날 한시에 세 사람이 모두 승천하면서 이야기는 끝이 났단다.
오늘날 윤리관으로 두 부인과 결혼한 해룡이 낯설겠지만, 오래 전에는
그런 일들이 일상이던 시절도 있었단다. 지은이는 세 사람 모두 해피엔딩으로 하려고 그런 줄거리를 생각했을
거야.
…
이렇게 <박씨전>과 <금방울전> 두 편을 이야기해보았단다. 앞으로 우리나라 고전도 자주 찾아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이번에
읽은 문학동네 한국고전문학 시리즈가 괜찮은 것 같으니, 이 시리즈를 하나하나 찾아 읽어봐야겠구나. 오늘은 여기까지.
PS:
책의 첫 문장: 화설. 조선국
인조대왕 즉위 초에 한양성 안에 한 재상이 있었으니, 성은 이요, 이름은
득춘이었다.
책의 끝 문장: 이후의 일은 별전에 있기에 위왕의 사적만 대강 기록해
전하니, 나머지는 찾아서 읽어보기 바라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