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안에 헌법 - 이오덕, 우리말로 누구나 쉽게 읽는
이오덕 지음 / 나비(고인돌) / 2017년 1월
평점 :
절판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정치 뉴스를 보다 보면 헌법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나온단다. 각종 선거를 치를 때마다 헌법 개정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단다. 현재 우리나라 헌법은 1987년을 마지막으로 바뀌지 않고 있단다. 선거를 치를 때마다 헌법 개정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분명 개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렇게 이야기하는 것일 거야. 지난 30년 동안 우리나라는 많이 변했단다. 비단 겉모습만 변한 것이 아니라, 국민의 의식도 변화도, 정치적인 환경도 변하고, 우리를 둘러싼 세계 정세도 바뀌었단다. 바뀌지 않은 것을 찾는 것이 더 어렵겠구나. 그러니 바뀐 시대에 맞게 헌법을 개정하는 것이 맞을 것 같은데, 헌법 개정의 1차적 권한을 가지고 있는 국회의원들이 그들만의 이해관계가 있어서 쉽게 통과가 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란다. 국민들을 위해 일하라고 뽑아 놓은 임시직들이, 그들만의 이익과 손해만 따지고 있으니 화가 나는구나.

...

헌법은 분명 존재하지만, 어떤 내용이 담겨 있는지 알고 있는 국민들은 많지 않단다. 예전에 못된 정부들을 내쫓기 위해 촛불시위를 할 때, 외쳤던 제 1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이것만 익숙할 거야. 아빠도 마찬가지지, 읽어볼 생각도 못해봤고, 어려운 한문투성이가 써 있을 테니, 읽어봐도 이해하기 힘들 거야, 이렇게 생각하곤 했어. 그게 헌법에 대한 일반 국민들이 생각이었을 거야.


1.

그런 와중에 이 책 <내 손 안에 헌법>을 알게 되었단다. 지은이 이오덕 선생님. 전에도 이야기했지만, 이오덕 선생님을 좋아한다고 이야기했잖아. 우리글 우리말을 사랑하고 지키는 데 한평생 애쓰신 이오덕 선생님. 그 분께서 헌법을 다시 적으신 책이란다. 이오덕 선생님의 책들을 보면, 잘못된 한글 쓰기, 어렵게 쓴 한자말, 일본말들을 쉬운 우리말로 바꿔 주는 예가 많이 실려 있단다. 그런 것처럼 한문 천지인 우리 나라 헌법 전체를 쉽고, 일반인들이 많이 쓰는 말들로 바꿔 쓴 책이 바로 <내 손 안에 헌법>이란다. 이오덕 선생님이 이 책을 쓴 이유를 서문에 적어 놓으셨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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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우선 헌법만 해도 그렇지요. 온통 한자말과 일본 말법으로 되어 있는데다가 아주 새까맣게 한문글자로 써 놓았으니, 누가 이 헌법을 읽겠습니까? 읽어도 알 수 없으니 법이란 본래 이렇게 어렵게 되어 있는 것이라고 치부해 버리고는 읽다가도 내던져 버리지요. 법률의 조문이란 정말 이렇게 어려운 말로 써야 하는 것일까요? 그래서 고시 공부하는 사람이나 머리 싸매고 읽어야 하는 것으로 되어야 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법은 모든 국민이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법을 바로 지키고, 법이 바로 서고, 사회가 밝아집니다. 모든 국민이 알아야 하는 법을 알 수 없는 글로 써 놓았다면 그 글이 잘못되었으니 마땅히 고쳐야지요. 쉬운 우리말로 누구든지 읽을 수 있게 모든 법률의 조문을 다시 써야 우리 사회가 제대로 됩니다. 더구나 헌법은 나라를 다스리는 기본이 되는 틀을 짜놓은 법입니다. 이것을 모르는 국민이 어떻게 민주주의를 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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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3)

헌법은 그 나라가 서 있는 근본조건이 되는 커다란 원칙을 밝혀 놓은 법이다. 그래서 우리나라 국민이면 누구든지 우리나라 헌법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 알아둘 필요가 있다. 그런데 우리 헌법은 그 문장이 중국글자를 섞어서 썼을 뿐 아니라 말법이 일본 말법으로 되어 있는 대문이 많아서 국민 모두가 읽을 수 없고, 읽는다고 하더라도 그 뜻을 쉽게 알아볼 수 없는 대문이 많다. 여기에 헌법을 쉬운 우리말 우리글로 다듬고 바로잡아 본 까닭이 있다. 헌법을 이와 같이 우리글 우리말로 고쳐 쓰면서 안타깝게 생각한 것은 왜 법을 만들고 법조문을 글로 쓴 사람들이 쉬운 우리말로 쓰지 못했을까?’ 하는 것이다. 만약에라도 헌법을 쉬운 말로 써 놓으면 법에 권위가 없어진다고 생각했다면 이것은 분명히 우리말과 우리 백성들을 업신여기는 태도라도 나는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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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아빠도 이 책 덕분에 헌법을 다 읽어보았단다. 그런데 우리나라 헌법이 이렇게 짧은 줄 처음 알았단다. 이 책의 구성이 오른쪽 페이지는 온통 한자로 뒤덮여 있는 헌법 원문이고, 왼쪽 페이지는 그걸 한글로 쉽게 옮겨 쓴 내용이란다. 그런데 헌법 원문과 한글로 쉽게 쓴 내용을 모두 실었는데도 200페이지가 안되더구나. 길다고 좋은 것은 아니지만, 짧으면 아무래도 그 헌법을 이해하는 것이 사람마다 다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그래서 가끔씩 헌법 유권 해석이라는 말들이 뉴스에 나오는가 보다 생각했단다. 아빠가 보기에도 너무 두루뭉술하게 써 있는 경우가 많더구나.

일하는 조건의 기준은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도록 법률로 정한다

모든 국민은 사람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사회 보장, 사회 복지의 증진에 힘쓸 의무를 가진다:”

등등 몇 가지 예만 들어보았는데, 이를 실천해서 국가는 어떻게 해야 하고, 국회의원들은 어떤 법률을 정해야 하는가이 밖에 많은 조항들이 아빠가 보기에 너무 두루뭉술했단다. 이오덕 선생님께서 한글로 쉽게 풀어주셔서 읽어보긴 했지만, 각 항목들을 위해 국가, 국민, 정치인들이 어떤 일들을 하고 어떻게 해야 그 헌법을 지키는지에 대한 내용을 잘 이해가 가질 않았단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헌법 각 조항에 대해 설명해주는 책도 한번 읽어봤으면 좋겠구나.

그리고 앞서 이야기했지만, 오늘날 시대 흐름과 국민 인식을 반영한 헌법 개정이 이루어졌으면 좋겠고, 헌법 개정이 이루어질 때, 정치인들은 가급적 참여하지 말고, 국민들이 대거 참여할 수 해서 국민들의 뜻이 반영된 방향으로 개정되었으면 좋겠구나. 헌법 개정을 한다면 헌법 개정 국민 투표를 위해서 하루 공휴일이 생겨도 좋고 말이야..^^


PS:

책의 첫 문장 : 올해로 일본제국에서 풀려난 지 일흔한 해째가 되고, 우리 정부가 들어선 지도 반세기가 넘었습니다.

책의 끝 문장 : 헌법 개정안이 제2항의 찬성을 얻은 때에는 헌법 개정은 확정되며, 대통령은 곧 이를 널리 알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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