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균 쇠 (반양장) - 무기.병균.금속은 인류의 운명을 어떻게 바꿨는가, 개정증보판
제레드 다이아몬드 지음, 김진준 옮김 / 문학사상사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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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가 드디어 그 유명한 <, , >를 읽었단다. 많은 사람들이 극찬을 한, 대표적인 인문서로 출간한 지 2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읽고 있는, 고전이 되어가고 있는 <, , >. 아빠도 이 책을 읽어보겠다고 구입한 지가 언 5년이 다 되어가는 것 같구나. 독서정가제를 확대 적용하기 얼마 전에 싼 가격으로 구매했던 기억이 있거든. 언젠가 읽어야지, 이런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이제서야 읽게 되었구나.

왜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추천하는지 알겠더구나. 통찰력을 가지고 과학적 분석을 통해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던 답을 내놓은 그런 책이란다. 읽는 이가 고개를 절로 끄덕이게 하고, 반박하기 힘든 논리로 읽은 이를 설득시키더구나. 그런데, 책이 두꺼우면서도 재미있고, 또 유익하다고 해서 꼭 독후감도 길게 써야 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한단다. 이 책의 독후감이 그럴 것 같아.

이 책에서 던지도 있는 질문은 하나이고, 답도 명료하게 하나라는 것. 질문은 책의 프롤로그에서 던질 질문. 지구상의 각 지역마다 역사의 진행이 왜 판이하게 달랐냐? 지구 여기저기 살고 있는 인간들은 모두 비슷한데 말이야. 그 동안은 그 이유가 백인은 우수한 DNA를 가지고 있고, 다른 인종들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라는 생각들을 해봤어. 하지만, 이 책의 지은이 재레미 다이아몬드는 그런 생각을 틀렸다. 역사의 진행이 다른 것은 각 인종이 더 우수하거나 열등해서가 아니다. 그 이유는 단 하나. 그들이 살고 있는 환경의 차이 때문이다. 그리고 이 책의 제목 총, , 쇠는 그 환경의 차이로 인해 생겨난 것들이라는 거야. 이것이 그의 주장인데, 이 책을 읽고 나면 그의 생각에 동의할 수밖에 없단다. 이미 결론은 이야기했지만 조금만 구체적으로 이야기해볼게.


1.

이 책은 지은이 재레미 다이아몬드는 뉴기니에 있었을 때 뉴기니 원주민 출신 얄리의 질문에서 시작하였단다. 백인들은 발전을 많이 못했는데, 흑인은 그렇지 못했느냐는 질문을 받은 거야.

유라시아가 아메리카보다 다른 환경적 요인을 보면, 유라시아 대륙은 좌우로 길게 퍼져 있다는 거야. 이것은 무엇을 이야기하는 것이냐면, 농사를 지낼 수 있는 식물을 널리 퍼트릴 수 있었다는 거야. 위도가 비슷하니까 기후도 비슷했거든. 그리고 그 중위도에는 많은 농업화할 수 있는 식물들이 많았단다. 농업을 하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이 정착을 하기 시작했고, 거래를 하면서 문자가 생겨났단다. 그에 반면 아메리카는 어떻니? 지도를 한번 보면 남북으로 길게 늘어져 있단다. 아메리카 대륙은 농업화할 수 있는 식물들이 적었을 뿐만 아니라, 농업화를 한 식물도 국소적으로 생산할 수밖에 없었어. 조금만 위도가 달라져도 그 식물은 자라날 수가 없으니까 말이야.

아프리카도 아메리카만큼은 아니지만, 위아래로 길쭉하다고 할 수 있으니, 거기도 농업이 번성하지 못했어. 그래서 인류가 가장 먼저 생겨난 아프리카가 가장 낙후될 수 밖에 없었던 거야. 대륙의 모양이 어땠느냐는 이런 차이를 만들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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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4)

유라시아에서의 동서 확산이 쉬웠던 데 비해 아프리카의 남북 축을 따라 확산되기는 얼마나 어려웠는지 살펴보자. 비옥한 초승달 지대의 창시 작물은 대부분이 매우 신속하게 이집트에 도착했고 거기서 다시 남쪽으로 에티오피아의 서늘한 고지대까지 전파되었지만 그 너머로는 전파되지 못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지중해성 기후는 그 농작물들이 자라기에 이상적인 환경이었겠지만 에티오피아와 남아프리카공화국 사이에 위치한 3200km에 이르는 열대 지역은 이 농작물들이 도저히 넘을 수 없는 장애물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는 저위도 지방인 사헬 지대나 열대 서아프리카의 기후, 즉 기온이 높고 주로 여름에 비가 내리며 낮의 길이가 비교적 일정하다는 조건에 이미 적응한 토종 야생 식물들을 작물화하면서 농업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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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두번째 가축들이 많았단다. 유라시아 대륙에는 가축화할 수 있는 대형 동물들이 많았단다. , , 돼지 등등 오늘날 가축이라고 부는 동물들은 모두 유라시아에서 처음을 가축화되었다고 볼 수 있어. 그런데 이 가축화가 왜 중요하냐. 사람의 대부분 전염병이 동물로부터 오는데, 가축화된 동물들과 함께 생활하는 사람들은 동물로부터 균을 받게 되었고,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그런 균에 대한 항체를 갖게 되었단다. 물론 초창기에는 그런 균에 대한 항체가 없어서 사람들이 죽었겠지. 그러나 오래 세월이 흐르면서 그런 균에 대한 항체를 모두 가지고 있었던 거야. 그에 반해 아메리카 대륙에는 가축화할 수 있는 대형동물이 거의 없었대. 그래서 소수의 유럽 군대가 수만의 아메리카 원주민을 이길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이 알지도 못하게 가지고 온 균 때문이었단다. 만약 아메리카에도 말을 타고, 가축들을 기르고 있어 동물에 대한 항체를 가지고 있었다면 결과를 달랐을 수도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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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7)

가령 1519년 코르테스가 이끄는 초라한 탐험가들이 멕시코 해안에 상륙했을 때 수천 명의 아스텍 기병들이 아메리카 원산의 가축화된 말을 타고 달려와서 그들을 다시 바다로 내몰았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아스텍인들이 천연두에 걸려 죽은 대신 질병에 저항력을 가진 아스텍인들이 아메리카의 병원균을 퍼뜨려 오히려 스페인인들이 전멸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동물의 힘에 의존하는 아메리카 문명이 정복자들을 파견하여 유럽을 황폐화시켰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같은 가설적인 일들은 수천 년 전에 일어났던 포유류의 멸종으로 이미 실현 가능성을 잃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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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이 전쟁에 미치는 영향은 비단 유럽 군대의 아메리카 침략에 국한된 것은 아니란다. 모든 전쟁에서 전투 중 부상보다 전쟁 중 발생한 세균으로 죽은 이들이 더 많았대. 최근 코로나19도 미국에서는 베트남전에서 죽은 사람수보다 몇 배 더 죽었다고 하니, 이 보이지도 않는 세균의 힘은 어마무시하구나. 그걸 또 2020년 세계 모든 이들이 깨닫고 있잖니


2.

중세까지 기술 발전을 보면 여러 면에서 중국이 유럽을 앞섰다고 할 수 있어. 그런데 왜 아메리카 대륙을 처음 발견한 것은 중국이 아니고 유럽이었을까. 아빠도 그 이유를 크게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이 책의 지은이가 핵심을 딱 집어 이야기해주는구나. 유럽은 분열된 많은 국가들이 있었고, 중국은 통일된 커다란 한 개의 국가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어. 그것이 무슨 관계가 있냐고? 아빠가 직접 이야기하는 것보다 지은이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이 낫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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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3)

이제 중국에서 있었던 이 같은 일들을, 정치적으로 분열된 유럽의 탐험 선단이 항해를 시작했을 때의 경우와 비교해 보자. 크리스토퍼 콜럼버스는 이탈리아인으로 태어났지만 프랑스의 앙주 공의 신하가 되었고, 다시 포르투갈 왕의 신하가 되었다. 그러다가 포르투갈 왕에게 서진 탐험을 위한 배를 내달라고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그러자 골럼버스는 메디나 세도니아 공에서 호소했지만 그 역시 거절했다. 메디나 첼리 공에게도 호소해 보았지만 또 마찬가지였다. 마지막으로 스페인 국왕과 왕비에게 호소하자 그들도 처음에는 거절했지만 다시 요청했을 때는 결국 허락해 주었다. 그 당시 만약 유럽이 통일되어 앞의 세 왕후 중의 한 명이 다스리고 있었다면 남북아메리카의 식민지화는 무산되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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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뒷면에 특별 증보면에는 일본은 어디서 왔는가라는 지은이의 논문이 실려 있었단다. 지은이는 일본과 한국이 지금은 사이가 안 좋지만, 뿌리를 찾아가보면 한국에서 건너온 이들이 일본의 시작이라는 주장을 하였단다. 이 책이 나올 당시 일본이 세계적으로 급부상한 나라라서 별도로 낸 것 같더구나. 오늘날 일본 정부가 나라를 이끌어가는 것을 보면 역시 지도자가 중요하긴 중요하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단다.


3.

자 이제 다시 한번 이 책의 주제를 정리하고 편지를 마칠게. 지은이가 결론을 잘 정리한 것이 있어 그 글을 같이 읽어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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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7)

이상으로 우리는 유럽인인 침략자들이 아메리카 원주민보다 유리해질 수밖에 없었던 세 가지 궁극적 요인을 확인했다. 그것은 인간이 살기 시작한 시기가 유라시아에서 훨씬 빨랐던 점, 유라시아에는 작물화할 만한 야생 식물은 물론이고 특히 가축화할 만한 야생 동물이 훨씬 많았으므로 결국 유라시아의 식량 생산이 더 우수했다는 점, 그리고 유라시아에는 대륙 내의 확산을 방해하는 지리적 생태적 장애물이 비교적 적었다는 점이었다. 네 번째이면서 아직은 불확실한 또 하나의 궁극적 요인은 몇 가지 문물이 남북아메리카에서는 발명되지 않았다는 알쏭달쏭한 현상을 통해 파악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중앙아메리카의 복잡한 사회는 문자와 바퀴를 발명했는데 안데스의 복잡한 사회는 대략 비슷한 시간이 있었는데도 발명하지 못했다는 것, 그리고 바퀴는 중국에서 그랬듯이 인력으로 움직이는 외바퀴 손수레에 이용해도 쓸모가 많았을 텐데 중앙아메리카에서는 한때 장난감으로만 사용되다가 다시 사라자고 말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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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은 이들은 각자 해석하기도 하는데, 이 책이 부동산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책이라고 해석하는 이도 있다고 하는구나. 역세권, 학군 등의 입지가 좋은 곳, 즉 환경이 좋은 곳에서 우수한 인재가 나온다는 이야기. 그래서 학군이 좋은 곳의 집을 사야 한다는 등.

거참, 이걸 어떻게 반박해야 하나.


PS:

책의 첫 문장 : 지구상의 각 지역마다 역사의 진행이 판이하게 달랐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책의 끝 문장 : 따라서 나는 인간 사회에 대한 역사적 연구도 공룡에 대한 연구에 못지않게 과학적일 수 있음을, 그리고 그것을 어떤 일들이 현대 세계를 형성했고 또 어떤 일들이 우리의 미래를 형성하게 될 것인지를 가르쳐줌으로써 오늘날의 우리 사회에도 보탬이 될 것임을 낙관하고 있다.


그러므로 아타우알파가 생포된 사건은 근대사의 가장 큰 충돌이자 결정적인 순간이었다는 점에서 우리의 관심을 끈다. 하지만 그보다 일반적인 측면에서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 왜냐하면 피사로가 아타우알파를 사로잡을 수 있게 만든 요인들은, 본질적으로 근대에 세계 각지의 이주민과 원주민 사이에서 벌어졌던 유사한 많은 충돌 사건들, 그것들을 결정 지었던 요인들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타우알파 생포 사건은 세계사를 들여다볼 수 있는 넓은 창문인 셈이다.- P94

간단히 말해서 문자 덕분에 스페인인들은 인간의 행동과 역사에 대한 방대한 지식을 갖고 있었다. 그와 대조적으로 아타우알파는 스페인인들에 대해 전혀 몰랐다. 또한 바다 건너에서 쳐들어온 침략자들을 일찍이 경험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그리고 역사적으로 앞선 다른 시대에 무수히 일어났던 유사한 침략 위협에 대해서도 전혀 듣지도 읽지도 못했다. 그러한 경험의 격차 때문에 피사로는 함정을 파게 되었고 아타우알파는 그 속으로 걸어 들어갔던 것이다.- P112

질병은 인간을 죽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이므로 역사를 변화시키는 결정적인 요인이기도 했다. 제2차 세계 대전에 이르기까지 전시에 사망한 사람들 중에는 전투 중 부상으로 죽은 사람보다 전쟁으로 발생한 세균에 희생된 사람이 더 많았다. 위대한 장군들을 칭송하는 전쟁의 역사는 인간의 자존심을 무너뜨리는 한 가지 진실을 외면하고 있다. 즉, 과거의 전쟁에서는 반드시 가장 훌륭한 장군이나 무기를 가졌던 군대가 승리하지는 않았으며 가장 지독한 병원균을 적에게 퍼뜨리는 군대가 승리할 때가 많았다는 사실을 말이다.- P287

그러나 세균은 인간의 몸속 영양분을 섭취하도록 진화되었으며 피해자가 죽거나 저항할 때 새로운 피해자가 몸으로 날아갈 수 있는 날개를 갖지 못했다. 그래서 많은 병원균들은 피해자에게서 피해자로 옮겨가는 여러 가지 방법을 진화시켜야 했다. 이러한 수법 중에는 인간이 흔히 ‘질병의 증상’으로 경험하는 것들이 많다. 그러나 인간이 인간 나름대로 대응 방법을 진화시켜 왔고 병원균들은 다시 거기에 대한 대응 수법을 진화시키는 것으로 대처해 왔다. 그리하여 인간과 인간의 몸에 기생하는 병원체들은 점점 더 격화되는 진화적 경쟁 관계 속에서 서로 옴짝달싹 못하게 되었다. 패배의 대가는 어느 한 쪽의 죽음이며 자연선택이 심판을 맡고 있다.- P294

그보다는 덜 유명하지만 오히려 더 심각한 숙명적 의미를 갖는 또 하나의 사건은 1930년 여름의 자동차 사고다. 그것은 독일에서 히틀러가 집권한 시기보다 2년 전의 일인데, 당시 그는 ‘사망석(앞좌석 오른쪽의 조수석)’에 앉아 있었고 그가 탄 자동차는 무거운 트레일러 트럭과 마주쳤다. 이 트럭은 히틀러의 자동차와 충돌하여 그를 깔아뭉개기 직전에 정지했다. 히틀러의 정신병이 나치당의 정책과 성공에 미친 영향의 크기를 감안할 때, 만약 그 트럭 운전수가 브레이크를 단 1초만 늦게 밟았다면 제2차 세계 대전의 양상은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다.- P613

이것과 반대되는 극단적인 견해는 프로이센의 정치가 오토 폰 비스마르크의 주장으로, 그는 칼라일과 달리 정치의 내면 세계를 오랫동안 직접 경험한 사람이다.
"정치가의 일이란, 역사 속에서 걸어가는 신의 발소리를 듣고 그가 지나갈 때 옷자락을 붙잡으려고 노력하는 일이다."- P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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