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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잎관 3 - 2부 ㅣ 마스터스 오브 로마 2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5년 11월
평점 :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풀잎관 3권을 이야기해줄게. 반전이라면 반전이라고
할까. 그동안 로마의 영웅이라고 일컬어지던 이의 무서운 변신. 그
옛날 우연히 들은 예언에 대한 집착. 바로 가이우스 마리우스의 이야기란다. 그가 이런 비참한 말로로 인해 역사 속 위인이 되지 못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단다. 그럼, 그 이야기를 해줄게.
1.
2권에서 가장 비극적인 이야기는 로마와 이탈리아가 결국 전쟁을 벌인 것이었잖아. 이 전쟁은 시간이 흐를수록 로마 쪽으로 기울었고, 결국 이탈리아의
패배로 끝이 났단다. 이탈리아를 이끌었던 실로와 무틸루스도 죽었단다.
전쟁은 로마의 승리로 끝났지만, 상처뿐인 승리였단다. 로마는
이 전쟁의 승리로 얻은 것은 없었고, 무척 많은 것을 잃었단다. 술피키우스
같은 이는 이 전쟁은 크게 잘못되었다면서 뉘우치기도 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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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96)
이제 원로원은 대가를
치러야 한다. 나 자신도 예외가 아니다. 로마 원로원은 사라져야
할 때다. 하고 술피키우스는 결심했다. 오래된 세도가문이
더 이상 존속해선 안 된다. 부와 권력이 집중된 소수가 이탈리아인에게 가했던 실로 무시무시한 부당행위가
또다시 자행되어선 안 된다. 우리는 잘못된 사람들이다, 하고
술피키우스는 생각했다. 우리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 원로원은
사라져야 한다. 로마를 인민의 손에 넘겨야 한다. 우리는
인민의 손에 주권이 있다고 말하지만 사실 인민은 우리의 저당물에 불과하지 않은가. 최하층민을 말하는
게 아니다. 인민. 로마에서 최대 다수를 차지하면서도 제일
적은 권력을 누리는 2, 3, 4계급. 진정 부유하고 힘있는 1계급 기사들은 모든 면에서 원로원과 차이가 없다. 그러니 1계급 기사들 역시 사라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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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되어 버렸지. 로마와 이탈리아의 내전을 내심 기쁜 눈으로
바라보는 이가 있었으니, 아시아 속주의 폰토스 왕 미트리다테스 왕이었단다. 그런 미트리다테스 왕의 불 같은 성격에 불을 붙인 이가 있었어. 아시아
속주에 집정관 대행으로 아퀼리우스라는 사람이 왔는데, 황금만 탈취하고 온갖 못된 짓을 했거든. 결국 폭발한 미트리타테스 왕은 아시아 속주에 상주하고 있는 로마군과 싸워 대승을 거두었단다. 그리고 아시아에 거주하고 있던 로마인과 이탈리아인들을 참혹하게 죽였는데, 그
수가 십 수만 명이라고 했어.
국내에서는 로마와 이탈리아가 서로 싸우고 있었는데, 아시아에서는 그들을 하나로 보고 모두 죽여버렸으니… 로마가 얼마나 옳지 못한 선택을 했는지 알 수 있겠지? 미트리다테스
왕은 이 승리로 여세를 몰아 로마로 진출하려고 에게 해로 진출했지만, 해전에서는 약했는지 패배하여 일단
후퇴를 하였단다. 그리고 아시아 속주의 여러 나라들을 침략하여 대부분을 차지했어.
2.
이런 아시아 속주의 소식은 로마에도 전달되었어. 예전에도 아시아 속주의 골치거리를 술라가 해결한
적 있잖아. 이번에도 술라가 대표로 뽑혔어. 하지만 술라는
돈이 없다며 출정을 망설였단다. 이탈리아와 전쟁을 해서 재정이 바닥이 난 거야. 이런 재정 상태에서 섣불리 원정을 가면 질 수 있다고 생각을 한 것이지. 어느
정도 공감할 수 있는 의견이었어. 하지만, 마리우스는 이를
강하게 비판했단다. 그러면서 술라가 가지 못한다면 자신이 아시아 속주를 가겠다고 했어. 그러나 원로원은 젊은 술라를 선택했어. 술라는 원로원의 선택이므로
전쟁을 준비하고 동방으로 길을 나섰단다.
…
그런데 마리우스와 한편이었던 호민관 술피키우스는 평민회의 합법적인 방법으로 술라의 총사령관 직위를 박탈시켰단다. 그리고 마리우스를 총사령관으로 임명했어. 음, 어려운 시국에 내부적으로 분열되는 모습을 보이는 로마. 술라는 동방으로
향하던 중 총사령관직에서 잘렸다는 소식을 들었다. 술라는 이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었어. 그리고 그의 부대원들은 모두 그를 지지하고 있었지.
술라는 어려운 결정을 했단다. 로마의 군대를 데리고 로마로 향하는 것이었어. 로마 역사에서 처음 있는 일이고, 잘못되면 자신뿐만 아니라 자신을
따르던 부하들의 목숨도 남아나지 않을 결정이었어. 술라는 부대원들에게 명령했어. 로마로 진군하되, 로마인들을 약탈하지 말라. 무력시위이자 쿠데타였어. 로마에는 제대로 된 수비대는 없었어. 마리우스가 급하게 노예들을 중심으로 군대를 만들고 술라의 부대에 맞섰지만, 오합지졸
군대로 술라의 정예부대를 막을 수는 없었어. 마리우스는 도망을 갈 수 밖에 없었단다.
로마에 입성한 술라는 원로원을 장안하고, 법을 바꿔서 평민회와 호민관의 권한을 대폭 축소해
버렸어. 그리고 원로원의 권한을 높였고, 부족한 원로원 의원을
충원했고, 백인조회라는 것을 창설해서 자신의 부하들 중심으로 조직했단다. 그리고 다음 집정관으로 자신의 측근인 나이우스 옥타비우스를 선출하게 만들었단다. 술라가 그렇게 원로원을 장악했지만, 그를 모두가 지지한 것은 아니었나
봐. 차석 집정관으로는 술라의 반대진영인 루키우스 코르넬리우스 킨나가 되었거든. 술라는 자신을 총사령관의 자리에서 쫓아낸 술피키우스와 마리우스를 대반역죄로 판결했어. 술피키우스는 잡혀와 처형당했고, 마리우스는 어디론가 도망을 가서
잡지 못했단다. 이렇게 로마를 정리하고 나서, 그는 다시
동방 원정을 떠났단다. 킨나라는 작은 불씨를 남겨 두고 말이야.
3.
마리우스는 아들과 측근 몇몇만 데리고 로마를 떠나 도망신세가 되었어. 그를 쫓는 군인들에게
잡혀 처형에 위험에 빠지기도 했지만, 그 지역의 백성들의 도움으로 위를 탈출하기도 했단다. 로마 백성들에게 아직 그는 영웅이었어. 그러나 속주들은 그를 받아들이는
것을 무척 부담스러워했어. 마리우스는 이해했지. 아프리카
지역의 누미디아의 왕이 받아주었지만, 마리우스의 아들이 왕의 첩과 눈이 맞는 바람에 다시 쫓겨났단다. 그러다가 아프리카의 조그만 섬에서 그들을 받아주었단다. 받아준 정도가
아니라 대환영이었어. 그 섬에는 마리우스에 옛날에 해방시켜준 옛 노예 군사들이 정착해서 살고 있었거든. 그들에게 마리우스는 영웅이고, 마리우스를 위해서라면 죽음을 내놓고
싸울 수 있는 이들이었어.
…
한편, 로마에서는 차석 집정관 킨나와 수석 집정관 옥타비우스 사이에 알력 다툼이 있었어. 옥타비우스는 킨나의 지지세력을 참살시키는 일이 벌어졌어. 그리고
신성모독이라는 누명을 씌워 킨니와 여섯명의 호민관을 추방시켰단다. 킨나는 로마에서 추방당해 이탈리아
지역에 머물면서 반격을 준비했단다. 군대를 준비해서 로마로 진군할 예정이었어. 술라의 부대가 로마를 진군한 사례가 있으니, 두 번째는 어렵지 않았지.
그리고 세 번째는 더 쉬웠을 거야. 무슨 말이냐고? 마리우스도
노예부대를 이끌고 로마로 향하고 있었거든. 킨나와 마리우스는 연락이 되어 같이 로마를 진군하기로 했어. 하지만, 킨나의 부하 중에는 마리우스와 동행을 경고한 이가 있었어. 마리우스는 더 이상 예전의 그 마리우스가 아니라고 했어. 자신의
탐욕과 권력 욕심에 사로잡힌 늙은이라고 말이야. 그리고 그 옛날 들은 예언, 즉 집정관을 일곱 번 한다는 것에 집착을 하고 있다고 말이야.
….
4.
마리우스는 노예부대를 이끌고 로마로 입성했어. 그들의 부대를 대항할 이들이 없었어. 그렇게 로마를 차지한 마리우스는 차석 집정관이 되었단다. 그에게
수석이든 차석이든 상관 없었어. 그저 일곱 번째 집정관이 되면 되는 거니까 말이야. 당시 수석 집정관은 킨나가 되었어. 하지만 차석 집정관이 된 마리우스는
거의 황제처럼 행동했단다. 그것도 폭군처럼 말이야.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변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였어. 그의 로마
부대는 로마인들을 야만족 다루듯이 약탈을 했어. 그리고 반대파는 가차없이 죽여버렸단다. 그 이전 수석집정관이었던 옥타비우스도 마리우스에게 죽음을 당했어. 그의
내면 깊숙이 이런 폭군이 숨어 있었는데, 그걸 참고 있었던 것일까. 돌변한
그의 모습에 그 어떤 조언도 할 수 없었어. 그런데 그는 화를 내다가 다시 한번 쓰러졌단다. 다시 찾아온 뇌졸증. 하지만 이번에는 다시는 회복하지 못했어. 일곱 번째 집정관은 그렇게 6일만에 끝났단다. 비록 6일이었지만, 그 6일은 평생 오랫동안 쌓아왔던 명예와 명성을 쓰러뜨리는데 충분한 6일이었단다.
…
이렇게 풀잎관 3권이 끝이 났단다. <마스터즈
오브 로마> 2부도 끝이 났고 말이야. 풀잎관 3권을 읽은 약 열흘간 아빠는 고대 로마를 여행한 기분이었단다. 마리우스와
술라의 숨소리를 듣는 느낌이었어. 총 7 부 중에 2부가 끝이 났구나. 또 그들의 이야기가 그리워지면 또 읽고 이야기해줄게.
PS:
책의 첫 문장 : 술라는 로마를 통치하면서 한 가지 중요한 부분을 아예 간과하고 있었다.
책의 끝 문장 : “저도 알아요, 루키우스 데쿠미우스, 저도 알아요!”
"트리부스 수는 지금의 서른다섯 개가 적당하고, 더 늘어나서는 안 됩니다!" 술피키우스가 외쳤다. "또 트리부스회와 평민회에서 시민 수가 고작 3,4천 명인 몇몇 크리부스가, 시민 수가 10만 명이 넘는 에스퀼리누스 트리부스나 수부라 트리부스와 투표권이 동등한 것도 옳지 않습니다! 이처럼 로마의 통치 제도는 모든 면에서 저 전지전능한 원로원과 1계급을 보호하려는 목적에 따라 설계되었습니다! 원로원 의원이나 기사가 에스퀼리누스 트리부스나 수부라 트리부스에 속합니까? 당연히 아닙니다! 그들은 라비우스, 코르넬리우스, 로밀리우스 트리부스를 프리페르눔, 부키, 비비니움 출신 사람들이 공유하게 합시다. 그들의 파비우스, 코르넬리우스, 로밀리우스 트리우스를 에스퀼리누스 언덕과 수부라 지구 출신 해방노예들이 공유하게 합시다!" - P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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