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제11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강화길 외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작년보다 훨씬 좋았단다. 11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을 읽고 난 아빠의 짧은 느낌이란다. 매년 봄이면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이 나오는데, 올해는 어떤 이들이 선정되었을까, 하고 출간 소식이 뜨자마자 책 소개를 읽어보았단다. 아빠가 좋아하는 작가들이 대거 포함되어 있었단다. 최은영님, 장류진님, 김초엽님. 아빠 나이에 이런 분들을 좋아한다고 하면 안 어울린다고 할 수 있겠으나, 이분들의 소설들을 재미있는 걸 어떡하니…^^ 그리고 이전 젊은작가상 수상집을 통해 알게 된 강화길, 김봉곤 그리고 이름도 처음 들어보는 이현석, 장희원. 이렇게 일곱 명이 올해 젊은작가상을 수상하였고, 대상으로 강화길님의 <음복>이 선정되었단다.

작년에는 읽기 부담스러운 퀴어 소설들이 많이 실려 있어서 아빠가 젊은작가상 수상집을 읽기에 나이를 너무 많이 먹었다고 이야기했었는데, 올해는 읽는데 크게 부담스러운 작품들이 없어서 아빠가 다시 젊어진 것인가? 하는 생각에 기쁘기도 했단다. 커밍아웃을 한 김봉곤님의 소설은 퀴어 소설일 것이라 예상해서 그런지 크게 거부감 들지 않고 읽었단다. 김봉곤님의 <그런 생활>은 소설이라기보다 실제 자신의 경험담을 적은 듯했어. 주인공 이름도 봉곤이고, 성 소수자인 아들을 대하는 어머니의 모습에 공감이 가면서도 한편으로 안쓰러움마저 느꼈단다. 아빠도 성 소수자들을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아직은 불편한 것은 사실이니까 말이야.


1.

총 일곱 편의 수상작이 실려 있단다. 대상을 받은 강화길님의 <음복>. 아빠가 읽은 강화길님의 소설은 제8회 젊은작가상 수상집에 실려 있던 한 편뿐이었단다. 단행본도 출간했지만, 읽어보지는 못했어. 이번에 대상을 받은 <음복>이라는 소설은 가족에 관한 이야기란다. 아직도 잔재하고 있는 잘못된 가족 문화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어. 권위적이고 가부장적인 남편. 주인공 세나는 결혼하고 처음으로 남편 정우의 할아버지의 제사에 참석하게 된단다. 남편 정우로부터 들은 이야기와는 전혀 다른 시대 식구들의 모습에 놀란다. 시고모의 날 서고 불편한 질문들. 시고모와 시어머니 사이의 긴장감. 가부장적이고 권위 있는 시아버지. 하지만 이런 것들에 무심한 남편 정우. 나중에 세나는 정우는 그런 집안 분위기를 전혀 느끼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단다. 처음부터 그런 가족 간의 그런 분위기를 당연히 여기기 때문에, 세나가 보는 것을 보지 못했던 것이었어.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해서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다른 사람들 눈에는 이상하게 보이는 것그것은 아빠에게 없을까? .. 작가의 의도를 잘못 파악했을지 모르겠지만, 아빠는 그런 생각을 들게 하는 소설이었단다. ….

최은영님의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때는 2009. 다니던 은행을 그만두고 대학 3학년으로 편입한 희원. 희원과 어떤 여성 강사의 우정 이야기로 이 소설을 읽었단다. 최은영님은 다른 해가 아니고 왜 2009년을 소설의 배경을 했을까. 2009 1월 우리나라의 아픈 일이 있었어. 자신들의 삶터를 지키려다가 목숨을 잃는 이들이 있었어. 용산에서 있었던 이 사건은 오늘날에서 국가권력이 국민을 죽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건으로 아주 사악한 권력이 무엇인가를 알 수 있었던 억울하면서 분노의 사건이었단다. 그 사건을 소재로 한 소설이었단다. 예의 그 사악한 권력들이 다시 정권을 잡지 못하도록 정신차리라고 다시 한번 그때 그 사건을 상기시킨 것으로 아빠는 혼자 아빠 마음대로 해석을 해보았단다.

….

김봉곤님의 <그런 생활>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좀 불편하게 읽은 소설인데 이상하게도 책을 덮고 나서 가장 기억에 남는 소설이구나. 주인공 이름이 봉곤으로 지은이의 이야기를 그대로 소설로 담은 듯 했어. 지은이의 엄마에 감정이입을 해서 읽어봤어. 성 소수자인 부모의 입장. 자식을 사랑하고 믿으면서도 그런 생활을 하지 않았으면 하는 부모의 마음. 자식과 연을 끊겠다며 한동안 연락을 하지 않다가도 다시 연락을 해서 안부를 묻고 아들 걱정을 하는 어머니. 자식 이기는 부모는 없는가 보구나.

장류진님의 <연수>. 장류진님의 단편집 <일의 기쁨과 슬픔>을 읽고 나서도 느낀 바였지만, 장류진님의 소설은 발랄하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읽고 나면 기분이 좋아지기도 한단다. 그런 것을 보면 타고난 작가는 틀림없단다. 잘 나가는 직장인 9년차 이주연은 처음으로 차를 샀단다. 하지만 면허증은 장롱 면허증. 연수를 받으려고 맘카페에서 소개받은 강사. 중년의 아줌마. 첫 모습에서 느끼는 깐깐함과 아줌마식 카리스마를 가진 아줌마 강사. 이 소설을 읽다 보면 <일의 기쁨과 슬픔>에 실렸던 <도움의 손길>이 떠오른단다. 그 소설보다 더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연수>라는 소설에서 보았단다. 운전연수를 하면서 주인공 주연과 강사 아줌마 사이의 이런저런 에피소드. 마지막 장면은 푸근함 마저 드는 해피엔딩이었어. 장류진님의 다음 소설도 기대하게 만들었단다.

장희원님의 <우리의 환대> 장의원님의 소설은 처음 읽었어. 아직 단행본 출간도 없는 것을 보면 정말 신인 작가인 듯 하구나. 그래서 작가 소개를 봤더니 2019년에 등단을 했구나.  정말 신인 작가이구나. 소설 한 편으로 평가하기는 그렇지만, 앞으로 기대를 해볼만한 작가라고 아빠는 생각했어. 스릴러 소설도 아닌 것이 읽는 내내 긴장감을 주었어. 호주 유학을 하는 아들 영재을 만나러 가는 부모의 이야기인데영재의 어머니와 영재의 아버지는 영재의 생활을 보면서 각기 다른 생각의 날개를 펼치게 된단다. 읽는 이도 하여금 영재의 본심이 무엇인지 궁금하지만, 소설은 끝내 영재의 본심과 정체를 이야기하지 않는다. 소설을 다 읽고 나서도 그 긴장감이 남아 있는 느낌이었어.

내년에는 더 좋은 작품들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오늘은 이만 할게.


PS:

책의 첫 문장 : 너는 아무것도 모를 거야.

책의 끝 문장 : 수상자들에게 축하와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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