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 제로 편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개정판)
채사장 지음 / 웨일북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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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가 무척 즐겨 듣던 팟캐스트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줄여서 지대넓얕이 종방을 한 지 3년이 거의 다 되어가는구나. 종방을 할 때만 해도, 얼마 안 있어 시즌 2를 할 것이라고 아빠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여 아쉬움을 달랬을 거야. 이렇게 오랫동안 감감무소식이 될 줄이야. 지대넓얕 팬들이 그토록 요청을 하고 있지만, 그들은 아직 준비가 안 된 것인지, 아니면 정말 시즌 2는 없는 것인지소식이 없구나. 최근에 채사장 혼자서 유튜브 채널을 열었는데, 혼자가 아닌 넷을 원한다고….

가끔 TV를 통해서 그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것 같은데, 아빠는 TV를 거의 보지 않으니그들을 볼 수도 없어. TV를 그들을 본다고 해도, 그들의 진정한 모습은 지대넓얕을 통한 모습이어야 한단다. 그런 와중에 채사장의 신간이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단다. 지난번 책에 약간의 실망감을 준 이후, 첫 번째 내놓은 책. 공존의 히트를 쳤던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왔단다. 채사장의 책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1권과 2권이 출간되었었는데, 이번에 나온 것은 3권이 아니고, 0권이란다. 이번에 나온 책이 흐름상 1권과 2권의 앞에 배치되어 있어야 맞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제목을 붙인 거야.

책 제목에 붙은 “0”는 시간적으로 12의 앞부분을 의미할 수도 있고, 0차원을 이야기할 수도 있단다. 우주가 탄생하기 전에 무엇이 있었을까? 우주는 빅뱅을 통해 탄생된 이후 계속 팽창하고 있다고 한다. 그럼, 빅뱅 이전에 무엇이 있었을까. 시간도 존재하지 않고, 공간도 존재하지 않던 그 시절. 그래서 차원조차 없던, 0차원의 세계. 이 책에서는 그때부터의 이야기를 하고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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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0차원. 이 세계는 어떤 세계일까? 좌표축의 개수가 0인 세계. 여기에는 가로, 세로, 높이가 없고 시간의 차원도 없다. 이 세계는 시간과 무관한 그저 의 세계다. 점의 수학적 정의는 크기를 갖지 않는 최소의 단위. 이 모순되어 보이는 정의처럼, 0차원은 공간을 점유하지 않고 크기도 갖지 않지만 존재하는 세계다. 시간, 공간과 무관하게 존재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만약 이 세계에 살고 있는 존재가 있다면 그는 어떤 존재일까? 그는 아마도 세계 그 자체일 것이고, 그가 생각을 할 수 있다면 아마도 이런 생각을 할 것이다. ‘세계는 나다. 나는 세계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하지 못할 것이다. ‘세계는 세계이고, 나는 나다.’ 그는 세계와 자신을 분리하는 것에 무척이나 어색함을 느낄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또 이런 생각을 할 것이다. ‘존재하지 않는 것은 존재하는 것이다. 존재하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하지 못할 것이다. ‘존재하는 것은 존재하고, 존재하지 않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에게 존재와 부재는 구분의 대상이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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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역사를 이야기를 할 때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다가 인류 탄생의 시간의 이전까지 가게 되고, 그곳부터는 역사라기보다 과학이라고 봐야겠지. 그렇게 생명의 탄생의 시간에 다다르게 되고, 또 계속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면 지구의 탄생에 다다르고, 우주의 탄생에 다다르게 된단다. 그렇게 인류의 역사와 우주의 역사를 하나의 흐름으로 엮어서 이야기하는 것을 빅히스토리라고 한다고 들었어. <호모 사피엔스>로 유명한 유발 하라리도 그런 기법으로 <호모 사피엔스>를 기술했었지. 채사장님의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제로 편>도 그런 부류로 볼 수 있겠구나. 비록 인류 탄생 이후 보편적인 역사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지식의 탄생과 철학의 탄생에 대해서 이야기했다고나 할까. 채사장만의 빅히스토리 이야기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싶구나.

누군가는 채사장에 대한 책 구성을 비판하는 이도 있지만, 모든 사람의 요구조건을 어떻게 만족시키겠니. 아빠에게는 좋았단다. 채사장의 해박한 지식. 그것을 논리정연하게 정리하여 하나의 날줄로 잘 엮는 능력. 그리고 독자의 눈높이에 맞게, 쉽게 설명해주는 능력. 이번 책에서도 그런 것은 느낄 수 있었단다. 아빠는 독자로써 그것을 모두 소화하고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능력이 없다는 것이 아쉬웠을 뿐

우주의 탄생 이야기를 하자면, 양자역학이니 다중우주론이니 끈이론이니어려운 현대 과학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하였고, 우주 탄생 이후의 세계를 이야기하다 보면 우주에 관한 이야기를 절로 하게 되었단다. 아빠는 신비한 우주의 이야기를 읽거나 보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란다. 그 광활한 우주의 비밀을 인류가 다 밝혀내기 전에 인류가 멸망하게 되겠지만 말이야. 우주의 이야기를 아빠가 좋아하는 이유 중에 또 하나는 우주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나 자신의 존재가 아무 미미하게 되고, 그로 인해 왜 걱정을 하고, 왜 스트레스를 받아야 하는 생각이 들어. 그래서 전에도 이야기했지만,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되면 아빠는 우주에 관한 영상을 보거나, 여건이 안되면 눈을 감고 광활한 우주를 생각하면 스트레스가 줄어든단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그런 느낌이 들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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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우주의 크기를 들여다볼 때마다 우리는 인간이라는 존재의 지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초월적 거대함 앞에서 내 일상의 사소함은 너무도 하찮게 느껴진다. 현대의 이르러서도 인류가 을 놓지 못하는 철학적인 이유는 무엇인가? 바로 인간의 가치 때문이다. 이 거대한 세계를 창조한 신이 인간의 기원일 것이라는 상상의 나의 존재론적 하찮음을 해소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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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탄생을 지나 지구의 탄생과 생명의 탄생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지구 상에 생명이 나타난 이후는 진화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그렇게 인류가 탄생하게 되고, 인류가 지구 곳곳에 퍼지게 되고, 또 시간이 나자 문명이 탄생하게 된단다. 그리고 우주 탄생 이후의 시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이 빠른 시간으로 인류는 진보(?)하게 된단다. 그리고 오늘날까지도 많은 사람들의 지식의 뿌리가 되고 있는 것들을 시간의 순서대로 이야기하고 해주었단다. 베다, 도가, 불교, 철학(서양의 철학), 그리고 기독교까지이것들이 다른 것 같지만, 모두 자아와 세계, 그리고 그것 간의 관계를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을 지은이 채사장은 이야기해주고 있단다. 이 책에서 이야기한 베다, 도가, 불교, 철학, 기독교에 관한 세세한 이야기는 아빠가 정리해서 이야기하기에는 방대하구나. 아빠가 생각하기에, 채사장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그것들이 서로 다른 것이 아닌 하나의 지식이었노라인 것 같았단다.


2.

그래도 부족했단다. 채사장의 간만의 신간에 반가웠고, 지난 책 <우리는 언젠가 만난다>에서 느꼈던 실망감을 어느 정도 채워주었지만, 아직도 덜 채워졌단다. 그것을 채우기 위해서는 팻캐스트 지대넓얕시즌 2. 채사장, 이독실, 김도인, 깡샘 그들의 복귀만이 부족함을 다 채울 수 있을 것 같구나.


PS:

책의 첫 문장 : 파잔(phajaan)은 코끼리의 영혼을 파괴하는 의식이다.

책의 끝 문장 : 당신이 언젠가 당신의 내면 안에서 찬란히 빛나는 세계의 실체와 마주하게 되기를 바란다.


우리가 살고 있는 하나의 우주를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버거운데, 과학자들이 우리의 피 같은 세금을 써가며 당장 써먹을 수도 없는 수많은 우주를 연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다중 우주론이 오늘날의 과학이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문턱을 넘을 아이디어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다중 우주론은 막다른 길에 봉착한 현대 물리학의 많은 문제를 해결해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예를 들어 상대성 이론과 양자역학의 통합 문제, 우주상수와 미세 조정의 문제, 양자 얽힘의 문제, 인플레이션 문제, 끈이론과 M이론 등 인간의 이성 안에서 모순을 일으키는 문제들을 설명하기 위한 큰 그림을 제공해준다.- P44

만약 지금의 수치와 달리 아주 작은 차이만 있었더라도 우리 우주는 지금과 전혀 다른 모습을 하고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원자핵을 구성하는 양성자와 중성자는 그 질량이 이미 정확하게 밝혀져 있는데, 중성자가 양성자보다 조금 더 무겁다. 하지만, 그 차이는 매우 미세해서 고작 전자 2개 정도의 질량에 불과하다. 이 정도의 차이는 사실 너무도 미미하다. 그런데 이 미세한 차이가 결과적으로는 거대한 차이를 만들었다. 더 무거운 중성자가 붕괴하며 양성자가 되는 방식으로 우리 우주의 모든 물질을 구성한 것이다. 만약 반대였다면 양성자가 약간 더 무거웠다면 양성자가 붕괴하여 중성자가 되는 방식으로 원자가 형성되었을 것이다. 그랬다면 우리가 알고 있는 종류의 물질도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고, 지금과 같은 은하계와 태양계도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며, 우주의 구조도 유지되지 못했을 것이다. 생명과 인간의 탄생이 불가능한 건 말할 것도 없다.- P78

그렇다면 신이란 무엇인가? 크리슈나는 신의 본성에 대해 설명한다.

“나는 그대에게 자아의 신성(神聖)에 대해 설명하겠다. 나라는 존재는 고정된 틀을 갖지 않는다. 자아는 모든 것의 시작이고 중간이며 끝이다. 자아는 모든 존재의 탄생이고 시작이며, 끝이자 죽음이다. 자아는 영원하니 결코 태어난 적이 없고 결코 죽은 적이 없다. 자아는 모든 곳과 모든 사물 속에 존재하고 자기 속에 모든 만물이 존재한다. 자아 없는 존재할 수 있는 것이란 움직이는 것이나 움직이지 않는 것이나 그 어떤 것도 없다.”- P229

노자는 이렇게 정리한다. 덕이 없는 사회에서는 인이 강조되고, 인이 없는 사회에서는 의가 강조되며, 의마저도 없는 사회에서는 예만 강조된다. 쉽게 말하면, 자기 내면의 질서를 따르지 않는 사회에서는 사람들 사이에 인자함이 중요시되고, 인자함이 사라진 사회에서는 의리가 중요해지며, 의리가 사라진 사회에는 예절이 강요된다는 것이다.- P274

불교가 다른 종교와 다른 가장 큰 차이점이 바로 무아설에 있다. 자아의 실체를 부정하는 세계관은 지금까지의 다른 사상이나 종교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독특한 개념이다. 그렇지 않은가? 그리스도교와 이슬람교를 포함하는 아브라함 계열의 종교는 영원히 존재하는 영혼을 상정하고, 고대 그리스부터 근대 합리주의에 이르기까지 서양 철학도 사유하는 존재로서 자아의 자기동일성을 강조하며, 특정 종교나 사상을 떠나서도 보통의 사람들에게 매우 상징적이고 친숙한 사고방식이 ‘내가 있다’는 전제이니 말이다.- P383

플라톤은 우리의 머릿속에 혹은 영혼 속에 절대적이고 완벽한 이성적 개념이 존재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그리고 우리의 내면에 이렇게 이데아의 흔적들이 남아 있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인간의 영혼은 원래 이데아의 세계에 있었지만 육체를 갖고 이를 망각한 상태로 지상에 태어나기 때문이다. 이를 상기론이라고 한다. 이에 따르면 지식은 현실의 경험에서 얻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내면에 남아 있는 기억을 떠올림으로써 얻게 된다.- P430

흔히 서양 사상은 두 가지 토대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말한다. 그것은 헬레니즘과 헤브라이즘이다. 헬레니즘은 그리스*로마의 정신을, 헤브라이즘은 <구약>성서의 세계관을 말한다. 헬레니즘은 서양 철학의 기원이 되었고, 헤브라이즘은 기독교의 기원이 되었다. 이것은 언뜻 대립하는 사상처럼 보인다. 인간의 주체성을 강조하는 인본주의적 철학과 절대자에 대한 순종을 강조하는 신본주의적 종교, 하지만 대립하는 두 사상은 근원에서 같은 세계관을 공유한다. 그것은 이원론이다.- P4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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