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나중에 다시 설명하겠지만 10대들은 학습의 욕구로 충만해 있다. 10대의 두뇌는 지식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 그래서 어디서 어떻게 공부하느냐가 중요하다. 집 안에 숙제와 공부를 할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하는 일은 어느 부모라도 10대를 도와 함께 해줄 수 있는 일이다. 그리고 숙제는 아이들이 집에서 주로 하는 일이기 때문에 부모들은 해당 과목 분야에 박사학위가 없다 해도 관심을 갖고 지켜봐줄 수는 있다. 과제물물의 교정을 보거나, 맞춤법을 확인해주거나, 하다못해 편안한 의자에 앉아서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도 있다. 아이가 외모를 바꾸고 싶어 할 때는 아이의 머리카락에 빨간 줄무늬 염색을 해줄 미용사는 찾아주지 못해도 적어도 가정용 염색약 정도는 사줄 수 있다. 아이가 반항하고 더욱 심각한 문제로 빠져들게 하기보다는 이렇게 해로울 것 없는 일들로 실험해볼 수 있게 놔두는 것이 좋다.

(27)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이 있다. 비웃거나, 비판적으로 말하거나, 못마땅해하거나, 무시하는 등의 태도를 보이는 것이다. 대신 아이의 머릿속으로 들어가야만 한다. 아이들은 누구나 고민거리가 있기 마련이고, 그중에는 당신이 도울 수 있는 고민이 있다..

(31)

하지만 내가 당신에게 해주고 싶은 가장 중요한 충고는 자녀와 늘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라는 것이다. 아이들이 10대가 되자 작은 꼬마였을 때처럼 내가 아이들에게 바라는 행동을 물리적으로 이끌어낼 수 없었다. 이제는 몸집이 워낙 커져서 번쩍 들어 올려 내가 원하는 곳에 내려놓는 것이 불가능해졌듯 말이다. 자녀가 아동기를 지나면 우리는 아이들에 대한 물리적 통제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 자녀가 청소년기를 거치는 동안 충고와 설명, 그리고 본보기를 보이는 것이 최고의 도구다.

(41)

양쪽 호르몬 모두 기분을 조절하는 뇌 속의 화학물질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행복하게 깔깔거리며 웃던 14세 소녀가 짧은 시간 갑자기 감정이 무너져 내려 방문을 닫아걸 수도 있다. 남자의 경우 테스토스테론은 편도체에 있는 수용체와 잘 결합한다. 편도체는 투쟁-도피 반응, 즉 공격성과 공포를 통제하는 뇌 속의 구조물이다. 청소년기가 끝날 무렵이면 남자 아이는 사춘기가 시작되었을 때보다 체내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무려 30배까지 올라갈 수 있다.

(48)

하지만 청소년의 뇌는 역설 그 자체나 다름없다. 이 뇌는 회백질(뇌의 기본 구성 요소에 해당하는 기본세포)은 흘러 넘치지만 백질(정보가 뇌의 한 영역에서 다른 영역으로 효율적으로 흘러갈 수 있게 돕는 배선)은 부족하다. 10대의 뇌가 금방 출고된 페라리 자동차와 비슷한 이유도 이것이다. 당장 어디라도 달려갈 듯하지만 주행 검사를 아직 거치지 않은 것이다. 바꿔 말하자면 붕붕 굉음 소리를 울리며 공회전을 하고 있지만, 정작 어디로 가야 할지는 알지 못하는 상태나 마찬가지다. 이 역설은 결국 혼란스러운 문화적 메시지로 이어진다. 우리는 누군가가 겉모습이 성인 같으면 정신적으로도 성인일 것이라고 가정한다. 청소년기 남자아이들은 면도를 하고, 10대 여자아이들은 임신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신경적으로 보면 양쪽의 뇌 모두 전성기, 즉 성인의 세계를 접할 준비가 안 되어 있다.

(61)

이 실험을 통해 놀라운 사실이 밝혀졌다. 뇌의 연결성은 뇌 뒤쪽에서 앞쪽으로 천천히 이동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연결이 일어나는 부위는 이마엽이다. 사실 10대의 뇌는 80% 정도밖에 성숙되지 않은 상태다. 배선이 제일 성긴 상태인 이 나머지 20%의 간극은 대단히 중요한 부분으로, 10대들이 감정의 기복이 심하고, 화를 잘 내고, 충동적이고, 쉽게 감정이 폭발하고, 잘 집중하지 못하고, 시작한 일을 끝까지 마무리하지 못하고, 어른들과 관계를 잘 맺지 못하고, 약물이나 알코올의 유혹에 쉽게 빠지고, 위험한 행동에 참여하는 등의 당혹스러운 모습을 보이는 이유를 상당 부분 설명해줄 수 있다. 우리가 지성과 교양을 갖춘 어른이 될 수 있는 것은 모두 이마겉질과 앞이마겉질 덕분이다.

(82)

뇌의 집행 기능과 관련해서는 뉴런의 반응을 억제하는 것이 뉴런의 활성화시키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 억제성 시냅스와 결합하는 것들의 예를 들면 바르비투르 같은 진정제, 알코올, 항히스타민제 등이 있다. 청소년 뇌에 대한 논의에서는 시냅스가 대단히 중요하다. 나이에 따라 뇌의 시냅스 수와 유형이 바뀌기 때문이다. 시냅스는 또한 뇌가 경험하는 자극의 양과 관련해서도 변화가 생긴다. 뒤에서는 불법적인 약물과 알코올이 시냅스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주제가 등장한다. 이것은 중독에 대한 장에서 다루겠다.

(105)

뇌는 새로운 정보를 습득하는 데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도록 프로그램 되어 있다. 사실 새로운 정보의 습득이 곧 학습이라 할 수 있다. 특정 뉴런 집단 사이에서 활성, 혹은 흥분이 더 많이 일어날수록 그 시냅스도 더욱 강력해진다. 따라서 뇌의 성장은 활성의 결과다. 어린 뇌는 억제성 시냅스보다는 흥분성 시냅스가 더 많다.

(113-114)

10대들의 뇌는 학습 효율이 정점을 달리고 있지만 주의력, 자제력, 과제 완수, 감정 등을 비롯한 다른 부분들에 대해서는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점을 기억하라. ‘한 번에 하나씩이라는 주문을 속으로 여러 번 외워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잔소리는 금물이다. 10대들은 다중과제에 능숙한 듯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점을 명심하라. 그냥 잠시 하던 것을 멈추고, 해야 할 일이 무엇이고 언제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만 생각하도록 격려해주어도 다중과제 관여하는 뇌 영역으로 혈류를 증가시키고, 그 영역을 서서히 강화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이런 점은 자녀를 지도하고 감독하는 일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지도를 말로만 끝내지 말고 글로도 적어주자. 그리고 한 번에 4~5개씩 지도하려 하지 말고, 한 번에 1~2개 정도만 지도하자. 아이들에게 일정표를 마련해주어 일정을 직접 적어보라고 하는 것도 시간을 관리하고 과제를 체계적으로 해결할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다. 이런 것을 정리적으로 하면 자녀들이 스스로의 뇌를 훈련시킬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