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의 언어로 세상을 본다면 - 수학자 아버지가 들려주는 수학으로 본 세계
오구리 히로시 지음, 서혜숙.고선윤 옮김 / 바다출판사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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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가 전에도 이야기했지만, 수학에 관한 책들을 좋아하는 편이야. 그래서 책제목에 수학이 들어가는 교양서적을 보면 눈 여겨 본단다. 이 책도 그렇게 눈 여겨 보았는데, 지은이가 낯이 익더구나. 오구리 히로시라는 일본 사람이야. 아빠가 작년에 <중력, 우주를 지배하는 힘>이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 그 책을 지은 사람이란다. , 물리학자로 알고 있었는데, 수학에 관련된 책도 썼구나. 머리말을 읽어보니, 지은이 자신은 물리학자지만, 대학에서 수학을 가르치기도 했다는구나. 하기야 물리학과 수학은 단짝 친구라고 할 수 있지. <중력, 우주의 지배하는 힘>을 괜찮게 읽어서 이 책도 읽기로 마음먹는 것은 오래 걸리지 않았단다. 수학의 언어로 세상을 본다면이 책은 지은이가 딸에게 들려주고 싶은 글의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단다.

, 읽다 보니 작년에 읽은 EBS에서 엮음 <넘버스>라는 책과 겹치는 내용이 많았단다. 뭐랄까… <넘버스>라는 책보다는 좀더 깊게 서술되어 있었어. 어려운 수식들이 나왔어. 아빠가 수학 전공자도 아니고 그것들을 하나하나 다 이해하려고는 하지는 않았어. 이해할 수 있는 것들만 이해하고 넘어갔단다.

1.

숫자들은 어떻게 생겨났을까. 자연수, 음수를 포함한 정수, , 무리수, 허수 등등수학의 역사를 보았을 때, 하나하나 새로 생겨난 수들그것을 보면서 혹시 앞으로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수가 생겨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허수와 실수를 같이 엮어 부르는 복소수가 있는데, 그 복소수보다 더 큰 범위에 있는 수의 개념이 미래에 생길 수도 있지 않을까? , 그럼 수학이 더 어려워져 수학을 포기하는 학생들이 더 많이 나오면 어쩌지?

..

숫자는 참 신기한 것 같단다. 숫자들에 비밀도 많이 숨겨져 있어. 얼마 전에 너희들과 함께 수학 공부를 하다가, 삼천포로 빠져 1만 잔뜩 있는 숫자들을 하나씩 곱하다가 결과가 재미있게 나와서 1을 하나씩 계속 추가해서 곱해봤잖아. 너희들도 그 결과를 재미있어 하고 말이야. 그렇듯 수학의 셈에는 재미있는 것들이 많은 것 같구나. 이 책에서도 그런 예들이 심심치 않게 나왔는데, 한가지만 이야기해줄게.

1 0.9999999999…… 는 같다! 이 말은 틀린 말일까? 맞는 말일까? 일반적으로 생각해볼 때, 0.9에서 9가 무한대로 이어져도 결국 1보다는 작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은데, 이것은 잘못된 이야기란다. 1 0.999999….. 는 같은 수란다. 그 이유는 아래 책에서 발췌한 내용을 참고해 보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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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

1=0.99999…. 는 납득할 수 없다?

숫자를 소수로 표현하면 소수점 이하의 무한의 숫자가 늘어서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1 3으로 나누면

1÷3=0.3333333…..

와 같이 0. 다음에 3이 무한개 늘어선다. 이러한무한 소수에 대하여 생각해보자.

2장에서 나눗셈은 곱셈의 역이라는 이야기를 했다. 3으로 나눈다는 것은 3을 곱하는 것의 역이다. 그러면

1=(1÷3)x3

이 된다. 여기서 우변을 계산해 보면

(1÷3)x3 = 0.3333333… x 3 = 0.9999999…

이 된다. 이것이 좌변과 같으므로

1=0.99999999…..

이 성립한다. 이것은나눗셈은 곱셈의 역이라는 정의로부터 유도한 식이므로 맞아야 한다. 그러나 이 등식을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이 많다. 좌변의 1과 우변의 0.9999999…는 보기에서 다르므로 등호로 연결하는 것은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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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이 책에 여러 수학사의 유명한 에피소드들을 이야기를 해주기도 했어. 그러자면 여러 유명한 수학자들의 이야기들도 해주었는데, 그 이야기들도 재미있더구나. 기하학을 정립한 유클리드, 고대 면적을 재기 위해 적분을 고안해 낸 아르키메데스. 잠깐, 아르키메데스라는 사람의 에피소드는 이야기를 하고 넘어가야겠구나. 이 아르키메데스라는 사람도 천재였던 것 같아. 너희들도 이 아르키메데스 알지? 얼마 전에 너희들과 함께 아르키메데스가 외친 유레카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잖아. 그 아르키메데스는 수학적으로 유명한 사람이었어. 그 아르키메데스가 적분을 처음 알아낸 사람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단다. 그런데 아빠는 당연히 미분이 먼저 발명되고 적분이 발명된 것인 줄 알았어. 왜냐하면 예전에 배운 교과서에 미분을 먼저 배우고, 적분을 나중에 배웠거든. 그런데 적분이 한참 먼저 발명되었더구나. 미분은 중세시대에 뉴턴과 라이프니츠가 거의 동시에 발명되었잖아. 아무튼 아르키메데스라는 이 위대한 수학자는 수학을 전쟁에 응용하여 로마의 공격으로부터 자신의 나라인 시라쿠사를 막아냈다고 하는구나. 정말 위대한 수학자가 아닐 수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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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3)

시라쿠사를 포위한 로마군을 맞이한 것은 고대 세계 최고의 수학자라고 불리던 아르키메데스와 그가 발명한 수많은 무기였다. 탄착점을 조정할 수 있는 투석기에는 사각지대가 없었고, 지레와 도르래의 원리를 응용한 크레인은 바다로부터 접근해오는 군함을 들어 올려 전복시켰다. 성벽으로 다가갈 수 없었던 로마군은 포위망을 풀고 일시적으로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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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에 읽은 김민형님의 <수학이 필요한 순간>에서도 소개되었던 철학자인줄만 알았던 데카르트의 이야기가 이 책에도 나왔단다. 혹시 기억나니? 데카르트가 좌표라는 아이디어를 내놓아서, , 타원형 등을 수식으로 설명할 수 있게 했잖아. 그리고, 작년에 읽은 <넘버스>라는 책에서 소개되었던, 스무 살 어린 나이에 치정극의 결투로 사망한 갈루아에 대한 이야기를 방정식의 이야기를 하면서 이야기해주었단다. 몰랐던 수학자들의 에피소드들은 참 재미있더구나.

3.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수학과 숫자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해주었는데, 마지막으로 재미있는 이야기 하나만 해줄게. 고대 그리스 사람들은 이미 지구가 둥글다고 생각을 했대. 그 이유를 세가지 들었는데, 첫 번째와 두 번째는 상당히 과학적인 증거였단다. 장소에 따라 북극성의 높이가 다르게 보인다는 이유가 첫 번째이고, 월식의 원인이 달이 지구의 그늘로 들어가기 때문이라고 생각했고, 그 그늘의 가장자리 모양이 둥글다는 사실로 지구가 구형이라고 생각했다는 거야. 이 두 가지는 상당히 정확한 근거란다. 그런데 마지막 세 번째 증거가 재미있단다. 지구가 둥근 이유는 바로 코끼기가 서쪽에서 살고, 동쪽에서 살기 때문이라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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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

또 다른 이유는 동물인 코끼리 때문이다. 그리스인에게 코끼리는 동방과 서방에만 있는 신기한 동물이었다. 알렉산더 대왕이 기원전 326년에 인도까지 동방 원정을 갔을 때 마가다국의 군대는 6,000마리의 코끼를 몰고 나와 대치했다. 한편, 지중해 문명의 중심시 중 하나였던 이집트 서방의 카르타고에는 지금은 멸종된 북아프리카 코끼리가 있었다. 기원전 218년에 시작된 제2차 포에니 전쟁 때 카르타고의 명장 한니발이 이베리아 반도에서 30마리 이상의 코끼리를 이끌고 알프스 산맥을 넘어 로마 공화국으로 쳐들어간 것은 유명한 이야기이다. 그리스인들은 인도코끼리와 아프리카코끼리가 다르다는 것을 몰랐기 때문에 동방과 서방에 같은 모양의 코끼리가 살고 있고 그 중간에 있는 자기들이 사는 곳에는 코끼리가 없으므로 동과 서는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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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과 민주주의. 지은이의 말이 궤변 같기도 하지만, 일리가 있는 말. 수학과 민주주의를 엮어서 이야기를 해 준 것에 공감이 가더구나. 고대 그리스에서 수학이 발전한 이유는  민주주의 풍토가 수학을 발전시켰다는 논리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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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9)

수학과 민주주의는 둘 다 고대 그리스에서 탄생했습니다. 수학은 종교와 권위에 의존하지 않고 만인에게 받아들여진 이론만을 사용해서 진실을 찾아가는 방법입니다. 위에서 강요하는 결론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의 머리로 자유롭게 생각하고 판단합니다. 이런 자세는 민주주의가 건전하게 기능하기 위해서도 필요합니다. 수학과 민주주의가 거의 동시대에 같은 장소에서 등장한 것은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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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빠가 생각나는 부분과 메모한 부분을 위주로 두서없이 편지를 썼구나. 원래 수학이라는 것이 뭐 그렇지여기 풀다가 저기 풀다가 ㅎㅎ

 

PS:

책의 첫 문장: 네가 태어났을 때, 나는 네가 행복한 삶을 사는 동시에 이 사회의 발전에 공헌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랐단다.

책의 끝 문장: 이 책에서 소개하는 수학의 언어가 이것을 위한 힌트가 된다면 좋겠습니다.


역사적으로도 음수를 당당하게 사용하게 된 것은 영(0)보다도 훗날의 일이다. 유럽에서는 17세기가 되어서도 음수를 사용하는 것을 주저했다. 수학, 과학, 철학의 광범위한 영역에 영향을 미친 블레즈 파스칼마저도 ‘0에서 4를 빼면 0 그대로다’라도 주장했다. 또한 근대 합리주의의 원조라고 하는 철학자이자 수학자인 르네 데카르트도 방정식을 풀고 음수가 나오면 ‘무보다 작은 수는 없다’면서 거부했다. 음수를 처음으로 적극적으로 사용한 사람은 17세기의 철학자 고트프리트 라이프니츠였다고 전해진다. - P53

고등학교 수학에서는 거의 모든 교과서가 미분을 먼저 설명한 후에 그 역역산으로서 부정적분을 도입한다. 그리고 면적을 계산하기 위한 정적분은 부정적분의 차이로서 정의한다. 이러한 순서는 완성된 수학을 논리적으로 가르친다는 의미에서는 이치에 맞지만, 역사적인 발전 순서로 보면 정반대이다. 아르키메데스가 면적을 계산하기 위해 적분을 연구한 것은 기원전 3세기이고 뉴턴과 라이프니치가 미분법을 고안해낸 것은 17세기. 두 시기 사이에는 1800년 이상이나 차이가 있다. - P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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