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이거 다 거짓말인 거 아시죠?
강병융 지음 / 한겨레출판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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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이 책을 처음 봤을 때 한 사람 밖에 떠오르지 않았단다. 책 앞표지의 간략하게 그린 초상화만 봐도 떠오르는 사람, 책제목 <여러분, 이거 다 거짓말인 거 아시죠?>라는 말만 들어도 떠오르는 사람. 하지만 영원히 떠오르지 않았으면 하는 사람. 아빠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싫어하는 사람. 이 사람이 대통령이 된 이후, 아빠는 텔레비전 뉴스를 완전히 끊었단다.

아빠는 그가 나라를 말아먹을 줄 알았지만, 이렇게 대놓고 거덜내면서 말아먹을 줄은 사실 몰랐단다. 그 동안 구축해 놓은 국가 시스템이 그의 권력을 조금이라도 막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 그런데 오랜 편법과 불법으로 똘똘 뭉친 장사꾼 출신인 그가 대통령의 권력을 잡았는데, 그깟 법이 눈에 보이겠니.. 온갖 불법과 탈법으로 자기 주머니 채우느라 정신 없었지. 정말 싫었단다. 그런 그가 대선 후보 때 했던 말. 여러분 이거 다 거짓말인 거 아시죠? 세상 최고의 거짓말쟁이가 한 이 말은 짜증 가득 품어내는 말이었단다.

그런데 그것을 제목으로 소설을 만들었다? 소설이 재미없더라도 그냥 읽고 싶었단다. 이 책은 강병융이라는 사람이 쓴 단편소설집이란다. 도대체 강병융이라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데, 어떤 강심장을 가진 사람인데 이런 소설을 썼을까? 범접할 수 없는 인물을 대놓고 쥐로 의인화한 그림을 책 앞표지에 딱 갖다 놓는 대담함. 작가 프로필을 보았단다. 1975년생 현재 슬로베니아 류블랴나대학교 아시아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라고 하는구나. 물론 소설가로도 소설들을 냈고 말이야. 남다른 경력의 소유자라는 생각이 들었어. 책날개에 있는 그의 사진을 보아하니 그 어떤 것도 두려워하지 않을,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처럼 보이는구나.

 

 

1.

읽으면 속이 시원한 소설이 있을 줄 그 누가 알았겠는가? 아빠는 이 책에 나온 소설들 중에 2편을 읽고 속이 후련해지는 느낌을 받았단다. 그 두 소설은 바로 <우라까이> <여러분 이거 다 거짓말인 거 아시죠?>라는 소설이란다. <우라까이>라는 소설은 쓴 소설이 아니라 만든 소설이라고 해야 옳겠구나. 우라까이라는 말은 원래 기자 세계에서의 은어로기사의 내용이나 핵심을 살짝 돌려쓰는 관행을 이르는 말이지만, 최근에는 그냥기사 베끼기를 통칭하는 말로 쓰인다고 하는구나. 그래서 이 단편 소설은 신문 기사들을 짜깁기해서 만든 소설이란다. 그가 창작해낸 말은 하나도 없고, 여기저기 신문 기사를 오리고 붙여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낸 것이란다. 소설 만들어내느라 고생을 한 것 같구나. 아래 내용을 보면 너무 자연스러운데 사실은 여러 기사들을 짜깁기한 것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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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보도를 따르면 이 거대 쥐는 예배를 마친 후에는 조용히 찬양을 부르며 활짝 웃었다. 얼굴 표정은 전에 없이 환하고, 웃는 모습은 마치 모든 근심을 털어버린 듯 천진난만하기까지 하고 학생들과 함께 하트를 함께 그리며 다정한 모습을 보여줬다. 성공하고 있는 징표라는 자신감을 보이는 듯한 표정, 자족감이 묻어났다.

(65)

미국 뉴욕주에는 애완동물로 쥐를 기르는 사람이 있다고 미국 매체 뉴욕데일리뉴스가 소개했다. 그녀의 집 거실에는 약 173센티미터의 쥐 조각상이 있으며,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쥐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영화 <MB의 추억>.

“다른 동물들이 할 수 없을 정도로 날 정말 행복하게 해준다, “사람들은 내게 왜 개나 고양이를 기르지 않으냐고 묻지만, 난 그냥 쥐가 좋다고 말했다. 괴물 쥐와 자신이부적절한 관계였다고 주장한 내용을 폭로해 논란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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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책 제목과 같은 단편 소설 <여러분 이거 다 거짓말인 거 아시죠?> 그가 대통령이던 시절.. 우리나라는 거짓말 같은 일들이 많이 일어났고, 그로 인해 선량한 사람들이 많이 죽고 다쳤단다. 그 거짓말 같은 일들이 실제로 일어났던 일이라는 것이 가슴 아프구나. 광화문의 평화시위. 그것도 광우병 소고기 반대라는 먹거리와 관련된 평화 시위였는데.. 그 시위에서 물대포를 맞고 실명을 한 사람의 이야기가 있었고, 용산에서 자신의 집과 가게를 지키려다 죽은 사람이 있었어.. 이런 일들로 가족이 풍비박산이 된 어떤 아줌마의 복수극.

힘이 없어서 그 대상에게 복수는 못하고, 얼마 전부터 눈에 나타나서 약올리는 듯 왔다갔다 하는 쥐를 잡아 죽인다는 이야기란다. 읽으면서 아빠는 지은이가 은근히 걱정되기도 했단다. 민주 정권이 들어서고 그가 감옥에 가 있는 세상이지만, 그가 이 소설의 존재를 알게 되면 혹시 지은이에게 나쁜 짓은 아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 말이야. 그가 지금까지 해온 것들을 보면 충분히 상상 가능한 일이거든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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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이렇게 그에게 헌정하는 소설도 있었지만, 다른 소설도 있었단다. 그리지 못해 쓴 이야기 시리즈도 기발한 상상력에 박수를 보낼만 했고, 동성애자들이 모여 사는 충청북도의 좆도라는 가상의 섬 이야기를 쓴 <귀뚜라미 보일러가 온다>는 솔직히 약간은 읽기 불편하기도 했단다. 그리고 알퐁스 도데의 <>을 패러디한 <빙글빙글 돌고>라는 소설도 신선했단다. <빙글빙글 돌고>라는 소설은 참신한 시도 같았어. 소설가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유명한 소설을 살짝 비틀어서 패러디 소설을 써 보는 것도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오늘은 이렇게 간단히 마칠게

 

PS:

책의 첫 문장 : ‘메시아가 왔다는 2000년래의 구라가 있습니다.

책의 끝 문장 : 세상은 좋아질 겁니다. 저는 긍정적인 사람이니까요! 희망을 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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