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개인은 각자 자기 이익에 따라 행동한다. “우리가 저녁식사를 기대할 수 있는 건 푸줏간 주인, 술도가 주인, 빵집 주인의 자비심 덕분이 아니라, 그들이 자기 이익을 챙기려는 생각 덕분이다. 우리는 그들의 박애심이 아니라 자기애에 호소하며, 우리의 필요가 아니라 그들의 이익만을 그들에게 이야기할 뿐이다.” 그러나 모두가 자기 이익만 챙긴다면 사회는 구심력을 잃고 엉망진창이 될 것이다. ‘공정한경쟁이 시장의 수요와 공급, 가격을 자연스럽게 조정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29)

그러나 일본 경제학자 도메 다쿠오는 <도덕감정론> <국부론>을 면밀히 분석하여 애덤 스미스의 오명을 씻어낸다. 다쿠오는 먼저 스미스가 <도덕감정론>에서는 이타심을, <국부론>에서는 이기심을 말한다면서 두 책을 단절된 것으로 보는 기존의 해석에 의문을 표한다. 이는 애덤 스미스가 시장경제의 기본 원리를 해명하면서 결코 인간의 문제를 놓치지 않았다는 사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에 생긴 오류라는 것이다. 이에 다쿠오는 인간에 대한 이해와 사유로 <국부론> <도덕감정론>을 연결하며, “도덕 원리가 자연스럽게 경제 원리로 연결되고, 도덕의 세계가 경제의 세계와 이음매 없이 완전히 하나가 되는 세계를 꿈꾼 계몽주의 도덕철학자로 애덤 스미스를 복권한다.

(94~95)

2005 3, 유엔의 주도 아래 구성된 밀레니엄 생태계 평가위원회가 지구라는 공유재에 대한 총 2500여 쪽의 감사보고서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인간은 지난 50년 동안 자연 생태계를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착취했다. 주요 원인은 2차세계대전 이후 인구가 폭증하면서 식량, 식수, 목재, 섬유, 연료 등의 수요가 급격히 늘어난 것이다. 그 결과 1945년 이후 전 세계를 통틀어 농작지로 개간된 땅의 규모가 18~19세기 개간된 땅의 전체 규모를 뛰어넘었고, 호수와 강에서 끌어다 쓴 물의 양도 두 배 이상 늘었다. 수산자원의 4분의 1이 남획되고, 조류의 12퍼센트, 포유류의 25퍼센트, 양서류의 30퍼센트 이상이 다음 세기 안에 멸종될 위기에 처했다. 또한 지중해 지역, 온대 지역, 열대 및 아열대 지역 등 거의 모든 지역의 삼림 생태계도 절반 이상이 파괴된 것으로 나타났다.

(120~121)

케인스와 하이에크를 따라 먼 길을 돌아 또다시 불황 앞에 선 지금, ‘시장 혹은 정부라는 양자택일은 간단치 않은 질문들을 포함한다. 이를테면 오늘날 정부의 역할은 무엇이며, 무엇을 위해 재정적자를 감수해야 하는가. 시장은 과연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이 펼쳐지는 장소인가. 정부가 포괄하는 사회안전망의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실업자들을 방치할지언정, 공장을 놀릴지언정, 그로 말미암아 자본주의 시스템의 명성이 손상될지언정 진정한 원리를 찾아 후퇴하고 싶지 않다는 진성 보수주의자들을 어떻게 설득하고 통제할 것인가. 위기마다 시장과 정부 중 하나를 선택하는 행위는 의미 있는 일인가. 우리의 선택지는 이것뿐인가.

(156)

문제는 일본이나 미국 같은 선진국 간의 통화전쟁의 부작용이 언제나 국제적으로 전개된다는 데에 있다. 오늘날 전 지구화된 산업구조 안에서 하나의 상품은 여러 국가에서 제조된다. 이런 상황에서 달라 가치가 하락하면 원자재 값은 상승하게 되고, 제조업 국가들은 결국 비싼 값에 재료를 사들여야 한다. 결국 해당 국가는 제조업 시장을 잃고 공장 폐쇄와 해고, 파산, 경기후퇴 등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선진국들이 양적완화로 챙기는 이익이 사실상 다른 나라가 쌓아놓은 돈을 빼앗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보는 이유다. 결과적으로 양적완화는 교역 상대국의 경제적 어려움을 야기하고, 이로 인해 또다시 수출이 줄어드는 경제의 악순환을 불러온다.

(183)

헤겔의 관념론을 거칠게 요약하자면, 세계는 정신으로 구성돼 있고(물질도 정신에서 나온다), 정신은 정반합(正反合)이라는 변증법적 운동 원리에 따라 절대 진리를 향해 나아간다. 이것이 지금껏 인류 역사가 발전해온 길이다. 마르크스는 헤겔 철학을 가져오되 정신의 자리에 물질을 넣는다. 즉 세계는 물질로 구성돼 있다.(정신도 물질에서 나온다) 마르크스에 따르면 인류 역사는 물질이 변증법적 운동 원리에 따라 진보한 과정이며, 생산수단을 차지한 지배계급과 피지배계급의 관계에 대한 기록이다. 고대 로마시대는 귀족이 노예라는 생산수단을 점유했다. 봉건시대에는 영주가 땅과 농기구를 소유했다. 자본주의시대에는 자본가가 공장과 기계를 가졌다. 그리고 그 아래로 여러 계급이 헤쳐 모여 서로 살 길을 모색하며 사회 변혁을 이끌었으니 지금까지 모든 사회의 역사는 계급투쟁의 역사인 것이다.

(215)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아이디어를 잊는 것이다.” – 존 메이너드 케인스(1883~194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