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그러나 창립 직후 일본공산당은 침략 전쟁에서 손을 떼라’, ‘식민지를 해방시켜라’, ‘한반도를 조선 민중의 손에’, ‘천황제 타도’, ‘민중에게 주권을등의 주장을 내걸었기 때문에 천황을 정점으로 한 지배층은 당연히 이를 적대시했습니다. 1925년에는 공산당을 겨냥한 치안유지법이라는 탄압법이 만들어졌고, 마르크스의 저작도 사실상 금서로 취급됐죠. 그 결과 마르크스 연구나 마르크스적 시각으로 일본 사회를 분석하는 연구는 지하로 숨어든 공산당원이나 공산당에 공감하는 연구자들이 비밀리에 진행하는 작업이 되었습니다. 이것은 일본에서의 마르크스 수용의 초기 상황입니다.

(13)

또한 스탈린의 교활함이 특히 드러난 것은 이 체제를 마르크스와 레닌의 이름으로 정당화시켜 세계의 공산주의자들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려 했다는 점입니다. (1) 사회주의는 폭력 혁명에 의해서만 태어나며, (2)소련이야말로 사회주의의 모범이고, (3)소련이 발전하면 자본주의는 자동적으로 붕괴한다는, 스탈린이 만든 이론은 소련 이외의 나라에서 벌어지는 독자적인 개혁 운동을 부인하고 오직 소련에 대한 복종과 충성만을 요구하는 체계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이를 스탈린은 마르크스 레닌주의라는 이름으로 포장합니다.

(34)

마르크스는 혁명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마르크스의 재미, ‘지금의 사회가 어떤 상황인가뿐만 아니라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나아가서는 그런 사회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해 중요한 문제를 제기합니다. 이것이야말로 마르크스의 재미를 이끌어 내는 큰 축입니다.

(41)

여기서 제가 강조하고 싶은 점은 청년 마르크스의 인생에 누군가가 지시를 받고 행한 일이 단 한 가지고 없었다는 것입니다. 연구도, 정치 활동도 모두 스스로 결정했거든요. 이런 마르크스의 삶의 방식을 참고해서 여러분도 여러분 자신의 인생을 힘차게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47-48)

많은 사람들의 의지가 일제히 같은 방향으로 향할 때 역사가 크게 바뀌는 것이니 역사의 추진력에 대한 탐구는, 즉 많은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움직이는 동기가 어떻게 형성되는지에 대한 탐구라는 것입니다.

(50)

마르크스 경제학은 실제 존재하는 인간 사회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밝혀 줍니다. 돈을 벌려면 어떻게 할까 하는 하우투(How to)’ 경제학이 아닐뿐더러 머릿속으로 생각하는 이상적 경제상을 현실에 무리하게 적용시키려는 관념론적 경제학도 아니거든요. 위에서 살펴본 유물론적 관점의 경제학입니다.

(54)

다시 말해 자본주의는 경제를 크게 발전시키지만, 많은 사람들을 힘겨운 삶으로 몰아넣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마르크스는 자본주의에서 사는 사람들이 자본주의의 좋은 점을 계승하는 한편 사회적으로 문제를 초래하는 면은 극복해 가야한다고 인류의 미래를 전망한 것입니다.

(92)

이런 학설을 통해 마르크스가 도달한 견해는 자본주의도 사회 발전의 한 단계이며, 다음 단계의 사회에 자리를 내어 줄 것이다. 그러한 이행을 담당하는 것은 자본주의 내부에서 성장한 노동 계급이라는 말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에도 시대로 대표되는 봉건제 사회에 시작과 끝이 있었듯이 자본주의 사회도 마찬가지일 거란 이야기죠. 인산 사회가 자본주의로 끝나지 않고 더 진화하고 성숙된 사회로 변해 갈 것이라는. 다만 이를 위해서는 개혁을 요구하는 사람들의 열의와 노력이 필요하고, 그런 노력을 중심으로 담당할 사람들이 노동자 계급이라는 말입니다.

(107)

그것이 <독일에서의 공산당의 요구>라는 열 몇 가지 항목을 담은 문서입니다. 그 주요 부분을 살펴보면, (1)독일 전체를 단일하고 불가분한 공화국으로 만든다. (2)21세 이상의 모든 독일인에게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준다. (3)노동자도 독일 의회에 의석을 가질 수 있도록 한다. (5)재판은 무료로 하자. 그렇지 않을 경우 부자들만 재판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6)농민을 괴롭히는 여러 가지 봉건적 부담을 폐지하자. (7)왕후 영지를 국유화하고 국민의 이익을 위해 경영한다. (10)사적인 은행은 폐지하고 유일한 국립 은행의 은행권에 법적 효력을 부여한다. (11)모든 교통 기관을 국유화하고 무산 계급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한다. (15)고도의 누진세를 실시하고 소비세는 폐지한다.(여기서 누진세란 부자는 세금을 많이 내고, 돈이 없는 사람은 세금을 적게 내는 제도를 말합니다.) (16)국가는 모든 노동자의 생활을 보장하고 노동할 수 없는 사람을 부양한다. (17)공민(즉 시민)의 교육을 무료로 실시한다 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115)

또한 마르크스는 단지 어떻게 되리라고 믿는 것만으론 세상의 변화는 일어나지 않으며, 실제로 물에 빠질 수밖에 없는 현실이 존재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중력을 자각하게 되는 것이라 했습니다. 관념론에서는 중력의 관념을 없애면 누구도 물에 빠지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마르크스는 어떤 생각을 하든 간에 중력을 이겨 낼 방법을 익히지 않는다면 인간을 결국 물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 본 거죠. 이것이 유물론의 입장입니다.

(132)

마르크스는 자본에서의 노동자를 임금 노예라고도 부르거든요. ‘자유로운 협동 노동이란 공산주의에서의 노동을 의미하고요. 또한 그 전환은 시간을 요하는 점진적인 직업이다’-‘점진적이라는 건 순차적으로 조금씩 해나가는 걸 의미합니다. 그렇게 조금씩 전환이 이루어지니 시간이 걸릴 테고요. 또한 그 전환의 내용에 있어서는 분배의 변경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생산 조직의 변경, 나아가서는 개혁이 이루어진 각 생산 현장을 통한 계획적 조정과 국제적 조정 또한 필요하다고 보았습니다.

(141-142)

BBC 설문 조사에서는 또한 자본주의가 치명적 결함이 있으므로 새로운 경제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한 응답이 23퍼센트나 되었는데, 프랑스의 경우 특히 43퍼센트의 높은 비율을 보였습니다. 1936년 노동자가 재계와 마티농 협정을 맺고 노동 조건 개선을 인정받은 이후 70년이 넘은 세월 동안 규제와 개혁이 끊임없이 이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최근의 금융 위기가 세계 경제 위기 같은 해악을 피할 수 없었던 거죠. 이렇듯 긴 역사적 경험 위에서 자본주의를 비판하는 프랑스의 수치는 중대한 의미를 지닌다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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