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어렸을 때는 누구나 다 예쁘죠. 살도 부드럽고,
어른들도 어린이는 누구나 다 예뻐합니다. 성경에도 보면 “어린이처럼
돼라, 그래야 하늘나라에 들어갈 수 있다”고 돼 있죠. 결론인즉 ‘순순해야 한다’ ‘정직해야
한다’는 게 핵심일 겁니다. 초심을 지킬 수 있다면, 우리가 어려서부터 부모님이나 선생님에게 받은 가르침이나 교훈을 잊지 않고 간직할 수 있다면 참 좋겠지요. 그런데 사람은 나이가 들면서, 또 자아가 형성되면서 욕심이 생기게
됩니다. 그러면 때가 묻습니다. 나이가 든 만큼 때가 많이
묻게 되는 거죠. 그러니 늘 어린 시절을 생각하며 초심으로 돌아가려 노력해야 합니다. 그런데 주 기자는 늘 초심을 잃지 않으니 존경한다고 말할 수밖에요. 저는
주기자를 만날 때마다 제 어린 시절을 생각하곤 합니다. 제가 살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고요.
(73)
미래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하나는 영어로 퓨처(future), 그러니까 그냥 가만히 있어도 오는 미래에요. 그런데
성서의 대림에서 말하는 미래는 앞당기는 미래, 선취하는 미래입니다. 선취적
미래, 그러니까 내가 지금 비록 2015년을 살고 있기는
하지만, 나는 이미 2020년, 아니 멀리 2050년을 살고 있는 거예요. 민주주의가 이룩되고 통일이 이룩된, 박근혜는 이미 타파된 그런 미래를
살고 있는 거죠. 여러분이 그런 희망을 가질 수 있다면 참 좋겠습니다.
(75)
하느님, 불의한 정치인과 관료들, 재벌, 부패한 모든 공직자들, 사법부와 검찰 인사들을 모두 정화해주시고
정의롭고 평등한 공동체를 꼭 이루어주십시오. 저희와 국민 모두를 깨우쳐주십시오. 순국선열의 고귀한 뜻, 그리고 민주주의와 통일을 위해, 노동자의 권익을 위해 애썼던 희생자의 삶을 늘 되새기며 아름다운 삶을 살겠습니다. 오늘 역사를 배운다는 주제 속에서 나 개인의 삶, 가정의 삶, 공동체의 삶과 증언이 역사의 가장 중요한 핵을 이루고 있음을 깨닫습니다. 거짓된
자들이 잠시 우리를 짓누르고 있습니다만, 역사의 물줄기와 기록은 그것을 넘어서 언제나 정사를 기록하고
있음을 기억합니다. 희망을 갖고 살아가는, 꿈을 실현해가는
가족들, 그리고 우리 겨레와 동지들을 영육간에 지켜주시고 축복해주옵소서. 이 밤, 기쁘게 잠들 수 있게 해주시고 희망찬 기쁨의 내일을 우리
모두에게 허락해주시옵소서. 우리 시대의 주역인 청년들에게 희망과 기적을 보여주옵소서.
(101)
저는 비례대표제가 바뀔 수 있다면 국회의원 수도 현행 300명에서 500명으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입니다. 1948년 제헌국회
때는 인구 10만 명당 한 명의 국회의원이 나왔어요. 그러니
인구가 5천만 영인 지금은 500명쯤 나오는 게 맞지요. 우리가 정책을 논할 때 300명이 논하는 게 좋겠습니까, 500명이 논하는 게 좋겠습니까? 당연히 많은 쪽이 좋겠죠. 국회의원 늘리면 세비가 더 늘어난다고 하는데, 지금 대통령이 한
해 동안 주무르는 예산이 얼마입니까? 375조 원이에요. 이걸
청와대와 재경부가 마음대로 씁니다. 반면 국회 예산은 2천7백억 원, 인건비까지 합쳐도 5천4백억 원에 불과합니다. 비교가 안 되는 수치입니다. 국가 예산이 어떻게 쓰이는지 감시하는 게 국회입니다. 더 많은 국회의원들이
감시할 수 있어야 해요. 다 우리 세금이니까요. 청와대와
재경부가 자기들 만대로 쓰고 있지는 않은지 감시해야죠.
(159-160)
제가 함석헌 선생님을 직접 뵙기도 하고 그분의 책을 읽으면서 배운 게 많아요. 그분은
자신을 소개하시길 “나는 하느님의 발길에 차인 사람이다”라고
하세요. 그분이 일제강점기 때 감옥에서 서너 번 가신 분인데, 해방이
된 다음에는 북한에서 소련군이 체포돼 모진 고문을 당해요. 그 뒤 ‘야, 내 나라 내 땅에서 고문을 당하다니’ 싶어 북한을 몰래 탈출해 남한으로
건너오죠. 그런데 여기 와서 보니 이건 또 이승만 독재에 박정희 독재에 온통 독재뿐인 거예요. 여기 맞서 싸우다 보니 ‘야, 나는
일제와 싸우고, 소련과 싸우고, 북한 공산당과 싸우고, 남한에 와서는 이승만 독재, 박정희 독재와 싸우는구나. 이게 운명인가?’ 하는 생각이 절로 든 거죠. 그러면서 고백하신 말씀이 “나는 하느님의 발길에 차인 사람”이라는 거예요. 저는 이 말씀을 우리 역사와 연결시킬 수 있을 때, 그러니까 순국선열, 한국의 역사,
우리 민족을 위해 ‘나는 발길에 차인 사람이다’ 이런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을 때 희망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226-227)
우리 모두는 이 사회의 불덩어리예요. 더러운 것을 태우면서 진실을 밝혀야 합니다. 이 불덩어리를 함부로 대하면 꺼질 수도 있고 짓밣힐 수도 있겠죠. 그러니
각자 주부는 주부대로, 직장인은 직장인대로, 종교인은 종교인대로
신문이나 텔레비전 뉴스를 볼 때 그냥 흘려듣지 마시고 왜 저렇게 보도하는지 한번 뒤집어 생각해보셨으면 해요. 그런
보도를 하는 저의가 있고 나름의 계획이 있는 거니까요. 이런 걸 파악할 때 우리는 한 단계 더 올라갈
수 있겠죠. 새누리당이나 새정치연합 국회의원이 얘기하는 것, 박근혜가
이야기하는 것, 국무총리, 검찰, 법관들이 얘기하는 것의 속내가 뭔지도 다 보일 거고요. 이런 것들을
꿰뚫어볼 수 있어야 합니다. 항상 집중하셔야 해요. 집중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누구인가’라는 자기 자신에 대한
성찰과 함께 ‘부모님’이 내게 무엇을 가르치셨나’ 내지는 ‘이럴 때 나의 부모님이라면, 나의 스승님이라며, 예수님이라면,
또는 부처님이라면 어떻게 하셨을까’하면서 우리 생각을 확장해가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