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사람 위픽
정이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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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픽 시리즈 읽기>로 선택한 책 사는 사람

 

20년도 더 된 것 같은데... ‘달콤한 나의 도시로 정이현 작가 님을 만났다. 당시 아가씨였던 나는 굉장히 재미있게 읽었다. 트랜디한 작품이라고 생각했는데... 어쩌다 보니 이후에 작가님의 작품을 만날 일이 없었다.

위픽 시리즈를 읽어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찾아본 책에서는 우선 작가 님의 성함이 보여 반가운 마음으로 잡고 읽었다.

아주 금방 읽힌다.

사는 사람은 여러 가지 의미가 있었다. 사는 사람이라는 제목에서 누군가는 구매하는 사람, 누군가는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 또 누군가는 거주하는 사람을 떠올릴 것이다. 인간이라면 누구든 파는 동시에 사는 존재로 만드는 거대하고 복잡한 거미줄에 대한 소설이다.

나는 구매하는 사람으로 봤는데... 여기서는 다양한 의미로 사용되었고 삶... 이라는 것도 생각해본다. 과연 잘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주인공 다미허튼 데 힘 빼지 말고 생긴 대로 대충 행복하게 살다 가면 된다는 것이 보편적인 세계관인 곳에서 나고 자랐다. 평범하게 자라는 동안 이유 없이 가슴이 답답했다. 다르게 사는 법을 알 수 없어서. 서울에 있는 학원에 보내달라는 말에 엄마는 미쳤냐고 비수를 날리며 욕심이 과하면 자기 자신을 부수는 법이라고 말한다. 도청 소재지 사립대학의 사범대 정도면 안정권이라는 담임선생님의 제안에도 불구하고 서울의 전문대에 진학하기로 결정한다. 멀리 가면 빨리 갈 수 있다고, 빨리 가면 멀리 갈 수 있다고, 빠르게 멀리 가는 것만이 삶의 유일한 이유인 것처럼. 현실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그렇게 서울로 향하고, 유명 학원의 상담실장으로 일하며 치열한 경쟁과 부모들의 과도한 교육열 속에서 살아간다.

다미는 남자 친구 우재와 함께 고급 아파트를 보러 다니는 부동산 투어에 빠져든다. “서울의 강남 4구와 마용성을 중심으로 하되 나머지 18개 자치구마다 한 개 이상의 아파트 단지를 포함시킨, 제법 객관적인 증거에 의해 작성됐지만 만든 이의 취향이 적절하게 반영되었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한아주 구체적인 최애 부동산 리스트를 가지고 그곳을 하나하나 찾아다니며 도장깨기를 시작한다. 우재는 임장을 다닐 때면 정장 슈트에 넥타이까지 매고 자신이 상류층의 일원이 된 듯한 착각을 즐기지만, 다미는 왠지 비싼 집을 볼 때마다 불안한 마음이 더욱 고조된다. 한편, 다미는 학원에서 학부모와 학생들의 다양한 요구를 처리하는 가운데, 한 학생으로부터 시험지를 미리 보여달라는 부탁을 받게 된다. “사람 하나 살려주신다고 생각하면 안 될까요. 제발요.”

이 소설은 현대사회의 계급과 욕망, 윤리적 딜레마 등을 현실적인 디테일과 섬세한 심리묘사를 통해 날카롭게 보여준다. 우리는 무엇이든 사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다. (삶을) ‘사는 것은 어쩌면 (물건이나 가치를) ‘사는 것의 다른 이름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저 사기만 한다고 해서 우리는 살아갈 수 있을까? 진짜로 산다는 건 무엇일까? (출판사 리뷰)

 

(물건을) 잘 사는 사람으로서 재미있게 잘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여기서 보니까 (경제적으로 돈이 많아서..) 잘 사는 사람이 전혀 아닌 나는 그냥... 이렇게 행복하게 살란다. 내가 하고픈 대로.... 남에게 피해 안 주고 남과 비교 안 하면서 사고 싶은 거 사고, 내 맘대로... 살아야겠다.

그렇게 사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해보면서.. 이만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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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오로라 위픽
최진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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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영 작가의 작품을 조금씩 읽고 있다. 그녀의 예민하고 독특한 글이 나의 취향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뭔가 색달라서 이상하게 잘 읽힌다.

 

이런 사랑도 있구나. 이런 전개나 구성도 있구나... 뭔가 새로운 세계를 알아가는 즐거움이 있다고 할까?

 

출판사 리뷰에서 - 2022년 제주 생활을 시작한 작가가 조커 카드로 아껴두겠다고 다짐했었던 제주도를 처음으로 배경 삼은 작품이기도 하다.

제주는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곳, 자유를 느낄 수 있는 곳, 스스로를 죄는 규칙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곳이다. 누군가의 믿음을 저버릴 수 없어 두 달간 제주에 머물게 된 는 새처럼 가볍고 자유로운 오로라라는 이름으로 다시 태어난다. 그러나 발코니 창 너머 검은 돌과 하얀 파도가 보이는 숙소 이름 선샤인빌과 달리 를 맞는 것은 거센 겨울바람과 먹구름, 한라산을 하얗게 뒤덮은 눈 그리고 죽은 새다.

죄책감 대신 자유, 진실 대신 거짓을 택하고 오로라로 살기를 다짐한 를 비웃듯 발코니에서 죽은 새가 발견된다. 동물 사체를 쓰레기봉투에 넣어 버리는 것은 합법이고 땅에 묻는 것은 불법이다. ‘는 다시 한번 불법을 저지르기로 한다. 또다시 두 사람만의 비밀을 만들 작정이다. 봄이 오면 녹아 사라질 걸 알면서도 눈사람을 만드는 마음으로 그의 손을 잡는다. 종잡을 수 없는 겨울 제주의 날씨만큼이나 변화무쌍한 사랑이 날개를 펼치고 날아오른다.

오로라는 최진영이 오랜 시간 파고들어온 믿음과 사랑에 관한 단상을 돌처럼 차곡차곡 쌓는다. “믿음 없는 사랑은 가능한가. 사랑 없는 믿음은 어떤 모습인가. 그게…… 완전히 없을 수가 있는가.” 오로라의 질문에 독자가 답할 차례다.

 

위픽 시리즈는 참 매력이 많다. 무엇보다 짧다. 그래서 금방 읽을 수 있다.

짧다고 해도 작가 님들의 작품이 응축하여 아주 개성이 있으면서도 색다른 공감과 읽어낸 성취감을 동시에 얻을 수 있으니 아주 좋은 시리즈 물이다.

 

여기 오로라는 사람의 이름... 뭔가 비밀과 사연이 있는 여인이 아무도 아는 이 없는 제주라는 곳에서 두 달 간 살게 되면서 기존의 여러 연락은 끊고 새로운 사람처럼 새롭게 살아보려는 이야기이다.

스산함과 음침함.. 그럼에도 자유와 일상에서의 해방이 공존하는... 뭔가 색다른 결의 이야기가 나쁘지 않았다.

 

그래, 이렇게 다양한 작가들의 이야기를 알아가보자... 그런 다짐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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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면서 그린 그림 - 그림으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이야기 마음산책 직업 시리즈
반지수 지음 / 마음산책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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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수님의 책을 너무 재미있게 읽은 기억 덕분에 도서관에서 만난 이 책도 당장 집어 들고 바로 읽었다.

~~~ 재미있다.

이 책은 일러스트레이터를 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려고 만든 책이다.

작가님은 참 야무지다. 자신의 일에 대한 것, 계약관계나 여러 가지 일처리를 두루뭉술하게 하는 게 아니라 야무지게 할 말 하면서 해나가는 모습이 너무 기특하게 느껴졌다. (내가 나이만 많지만 왜 이렇게 잘 하는 사람을 보니 괜히 기분이 좋은 걸~!)

 

읽는동안 참 재미있었다.

 

끊임없이 배우고 노력하고 대체로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작가 님의 삶의 태도나 자세가 내가 추구하는 삶과 많이 닮아서 읽는 동안 행복했다.

 

오늘을 충실하게 살아가는 오늘의 나만큼 그릴 수 있는 그림...

마땅히 도움을 받거나 의지할 데 없이 홀로 부딪혀야 하는 프리랜서의 특성상, 먼저 그 길을 닦아온 저자의 노하우는 새겨들을 만하다. 그는 그림 그리는 사람으로서 자신의 다양한 경험담을 통해 일을 대하는 마음가짐, 창작과 의뢰받은 일의 적정한 줄타기, 계약과 비용 등에 관한 구체적인 조언을 들려주는데 이런 이야기를 야무지게 당당하게 해주셔서 정말 프리랜서 초보 작가 님께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일상적인 부분은 참 예뻐 보였다. 소박한 일상과 고양이들과의 생활, ‘대체로행복한 삶...

 

아무튼 울면서 그린 그림... 그 애정과 노력과 절실함이 쌓여 작가 님의 커리어가 만들어지고 꾸준한 기록이 이런 작품이 나오도록 했으니.. 참 작가 님의 열정과 자세, 태도가 다 좋다.

 

다음에 내실 책도 찾아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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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장, 인생 그림 - 아트메신저 이소영이 전하는 명화의 세계
이소영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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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사람의 마음에 쌓인 일상생활의 먼지를 털어준다는 화가 피카소의 말처럼 그림은 지치고 힘든 일상에 평안함과 행복감을 주는 하나의 요소다. 바쁜 우리에게 하루도 빠짐없이 한두 점 미술 작품을 소개해온 아트메신저 이소영 작가가 이번에는 하루 한 장, 인생 그림으로 자신의 하루를 완성하는 인생 그림인생 화가에 대한 이야기를 전한다. 이 책에서 말하는 인생 그림은 화가의 명성보다 하나의 장면이 영감을 주는 작품을 말한다. 바라볼 때마다 시선이 오래 머무는 작품을 그렸고, 시간이 흘러도 꾸준히 인정하게 되는 화가, 살아가면서 더 이해하고 싶고 궁금한 화가가 있다면 그가 바로 인생 화가. 저자는 말한다.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본인만의 인생 화가인생 그림을 찾기를 바란다고.

하루 한 장, 인생 그림은 어떤 페이지를 펼쳐봐도 위로와 치유를 동시에 전하는 그림들로 가득하다. 사랑하는 아내를 그린 피에르 보나르’, 비 오는 거리 풍경을 꾸준히 담아낸 프레드릭 차일드 해섬’, 컬렉터이자 요트 선수, 보트 디자이너, 정원사이면서 화가였던 구스타프 카유보트등 화가 59명의 인생 작품과 다양한 의 모습들을 만날 수 있다. 또한 본문에 담긴 200점이 넘는 그림들과 이소영 작가 특유의 작품 해설로 우리를 다시금 작품 속 공간으로 안내한다.

 

쉬어도 쉬어도 피곤할 때, 따뜻함이 그리울 때, 용기를 얻고 싶을 때 봐야 하는 그림들이 있다. 하루 한 장, 인생 그림을 펼쳐 보면 우리와 비슷한 삶을 살았던 화가들의 이야기와 그림들을 통해 용기를 얻고 휴식을 누릴 수 있다. 빈센트 반 고흐는 돈이 없거나 너무 취해서 여관에서 들여보내 주지 않는 밤의 부랑자들을 받아주는 <밤의 카페>를 그리며 위로를 받았고, 모네는 여행자들이 오가는 <생 라자르 기차역>을 그리며 도시의 발전이나 문명의 표상이 빛과 속도를 만나며 변화하는 것에 대한 매력을 느꼈다. 헬레네 세르프벡은 시간이 흐를수록 쇠락해가는 노년의 몸을 인정하며 자신의 자화상을 수도 없이 그렸다. 예술가들은 이처럼 평온한 일상 속 다양한 생각과 감정을 그려내며 열심히 삶을 살아갔다. 저자는 말한다. 무언가와 친해지고 싶다면 가장 먼저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은 그 일에 시간을 쓰는 것이라고. 그림을 보는 일에 시간을 바치지 않는다면 결코 작품과 가까워질 수 없다고. 그림을 본다는 것은 결국 화가를 만나고 사람을 만나고 나의 내면과 만나는 일이다. 그리고 그렇게 발견한 나의 진정한 내면은 앞으로의 삶을 살아갈 용기와 위로, 치유의 원동력이 된다. <출판사 소개글>

 

이소영은 자신의 '인생 화가'를 이런 기준으로 선정한다고 한다.

1. 늘 봐도 시선이 오래 머무는 그림

2. 시간이 흘러도 꾸준히 인정하게 되는 화가

3. 살아가면서 더 이해하고 싶고 궁금한 화가

 

누군가와 친해지려면 우선 그와 시간을 보내야 한다. 그림과 나 사이의 거리도 함께 보낸 시간 덕분에 다정해진다. 아침을 밝히는 그림을 엮은 첫 장과, 숨을 고르는 해질녘에 함께 볼 그림을 엮은 두번째 장과 함께 한 계절을 보내보는 것은 어떨까. 큰 판형으로 선명하게 가득 실린 그림이 우리 모두의 인생 그림이 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비 오는 파리의 서늘함을 그림으로 옮긴 화가, 구스타브 카유보트의 <오르막길>(152)과 함께 보내는 산책. 북유럽 사람들처럼 '피카'(커피)를 즐기는 여유를 그린 화가, 화니 브레이트의 <여름날의 목가>(367)와 함께 바다를 보는 일. 고흐의 '카페테라스'의 새파란 하늘을 올려다보는 것처럼, 그 순간 인생이 한 폭의 그림이 될 것이다.

 

엄청난 두께와 많은 아름다운 명화들로 가득찬 이 책은 쉽게 읽어낼 수가 없었다.

너무 아까워서... 작가의 노력 덕분에 59명의 인생 작품과 작품들로 가득차 보내 재미가 쏠쏠했고 하나 하나 다 귀한 그림이 많아 평소 이 책에서 어떤 작품이 좋았나요... 하고 묻기가 어려울 만큼 좋은 작품이 굉장히 많았다. 분위기가 비슷한 작품이 많았고 하나하나 명작이라 그냥 쉽게 흘려보낼 작품이 하나도 없고 다 나름의 좋은 점을 가지고 있다. 심지어 함께 있는 글들도 전작을 몇 권 읽어왔던 내가 알고 있던 그 작가가 맞나 싶을 만큼 하나하나 너무 아름다워 옮겨 적고 싶은 글들이 많았다. 작가님도 엄청 성장하고 계신가 보다.

 

함께 나누고픈 질문

 

본인에게도 인생 작품이라고 하는 것이 있나요? 소개해 주세요.

( 이 책에서 선정하셔도 되고 다른 작품도 괜찮아요.)

 

2. 브리튼 리미에르(p.54)는 개를 좋아하지 않는 한 절대 개를 그릴 수 없다고 했습니다. 혹시 여러분이 화가라면 내가 좋아하기에 그리고픈 대상이 있나요? 그릴 수 있을만큼 좋아하는 것을 알려주세요.

 

3. 이 책은 다양한 작가의 다양한 작품 속 기법도 함께 실려 있어요. 마음에 들어온 기법이나 도전해 보고 싶은 기법 등이 있을까요? 또는 풍경화, 인물화, 정물화, 추상화, 판화, 다양한 그림들이 소개 되었는데요 가장 좋아하는 그림 스타일은 무엇인가요?

 

4. 주세페 아르침볼도(p.522) 나는 어떤 사람인지 과일, , 동물 등 나의 자화상을 구성한다면 어떤걸로 나타낼 수 있을까요?

 

5. 우리 피카할까요?(p.361) 당신의 삶 속에 소박한 여유를 주는 것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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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그림이 그리고 싶어졌어 - 나의 갈팡질팡 지망생 시절 이야기
반지수 지음 / 송송책방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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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수의 책그림의 표지에 반하여 그 책을 잡아 들었고 너무 재미있게 읽었다.

세상에 내가 좋아했던 많은 책의 표지들을 담당하신 작가 님이더라구. 근데 그 책을 읽으면서 더 놀란 건 작가 님이 비전공자였고 심지어 사회학도라는 사실... 그 책이 참 좋았기에 요 책도 바로 잡아 들었다.

 

출판사 리뷰

비전공자인 저는 아주 천천히 돌고 돌아 그림 그리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뒤늦게 꿈을 좇는 이들에게 내 이야기가 작은 용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작가가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시점부터 지금까지의 노력과 방황의 시간, 그림에 대한 생각을 담은 에세이가 큰 줄기라면, 사이사이 그 시절 기록했던 작업일지를 배치했다.

반지수 작가는 그리는 사람이면서 동시에 쓰는 사람이다. 그는 지망생 시절 매일매일 일기를 썼다. 읽은 책, 본 영화, 그렸던 그림, 그날그날의 깨달음, 감상, 다짐 같은 것들. 이걸 작가는 작업일지라고 부른다. 너무 많은 생각과 감정들을 우선 일지에 쏟아놓고, 반복해 다시 읽으며 자신의 상황과 문제를 파악하고 수정하고 개선해나간다. 특히 독학자로서 어디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를 막막함, 제대로 하고 있나 하는 불안, 일반적인 인생 경로를 벗어난 데 대한 주변의 부정적인 시선, 하나씩 스스로 깨쳐갈 때의 기쁨 같은 것들이 생생히 기록되어 있다. 뱅뱅 맴도는 것 같은 일상도 매일의 기록을 길게 나열하면 나선처럼 상승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어 더딘 오늘을 견디는 힘이 된다. 갈팡질팡하는 지망생이었지만, 하루하루 끈기 있게 고민하고 탐구하고 실행했던 그 기록들은 오늘치의 힘듦을 감당하고 있는 독자에게 생생한 공감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이 책은 작가 님이 돌고 돌아 그림 그리는 사람이 되어 간 이야기, 그녀의 그림에 대한 생각, 작업을 위해 매일매일 일기를 쓰면서 완성했던 작업일지등이 적혀있다.

작가님도 가장 많이 들었다는 그림 그리면 어떻게 밥 먹고 사는지.. 비전공자로서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 갈팡질팡 지망생이 어떤 노력과 끈기로 그 길을 개척해 나가는지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들... 무언가 새롭게 시작하는 이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작가 님은 비전공자 중에서도 정말 독특하게 정치외교과를 나오셨고 사회운동도 아주 열심히 하셨단다. 여러 가지 상황으로 해서 학교를 졸업하는데 76개월을 걸렸다고도 하신다. 대단한 열정이다. 무언가를 열심히 하고 몰두하고 잘 하는 사람은 다른 어떤 분야에서도 잘 할 수 있는 역량이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림을 못 그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림을 참 좋아하고 배우고 싶어하는 마음도 많다. 이 책은 꼭 그림이 아니더라도 작가 님의 태도와 자세 부분에서 참 배울 점이 많다. 이제 중년이 훌쩍 넘어선 이 나이에 내가 돌아보니 갈팡질팡 하며 배우고 쌓아온 많은 것들, 감정과 기록들이 정말...‘아무것도 아닌 건 아무것도 없었다.’...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는 모든 이들을 응원하며.. 행복한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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