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킬 수 있는
문목하 지음 / 아작 / 2018년 12월
평점 :
절판


나는 SF 장르를 참 좋아하는 어른이다.

나이가 들면... 판타지를 싫어하게 될 줄 알았는데... 사람이 바뀌지 않듯 취향이 쉬이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나이든 내가 증명한다.

 

장르 소설을 읽다 보면 유독 문목하 님의 이 책 이야기가 많았다.

 

나는 그나마 아는 작가 위주로 읽기 때문에 새로운 작가 님의 작품을 시도하기가 영 쉽지는 않았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도서관에서 빌려 읽어 보려고 했을 때마다 항상 대출 중이었기 때문에 쉽게 만날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근데... 웬걸... 전자 도서관에서 어렵게 예약을 해 두었던 책이 대출이 되었단다.

 

잊고 있다가 반납 날짜가 목전에 오자 이렇게 어렵게 빌려 읽은 책을 반드시 읽어야할 것 같아 몇 시간을 남겨두고 부랴부랴 읽었다. 아하.... 왜 이제야 읽었단 말일까?

 

밤에 읽기 시작했는데... 제법 내용이 많더만... 거의 밤을 세워 읽었다.(오랜만이다.)

궁금해서 덮을수가 없었고 흥미진진해서 중간에 끊을 수가 없었기 때문에...

 

이 작가님 뭔가... 아이 이거 데뷔작 아니야?

더 놀라운 건... 2018년 작품인데.... 왜 이런 대단한 작가 님의 작품이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

게다가 왜 작품이 많이 없는 것인가?

 

암튼... 여기 저기 찾아 볼 때 마다... 압도적인 데뷔작이라더니... 세상에 이렇게 과장없이 정직한 작품평이라니... 더 홍보했어야지...안 본 사람 없게 해 줬어야지~!

 

용어들도 완전 생소한데... 아주 적절하고...(직관적,... 파쇄자, 정지자, 복원자)

 

신입 수사관 윤서리는 부패 경찰 서형우를 도와 일을 하게 되면서 '비원'이라는 정체불명의 범죄조직을 건드리게 되고 그 일로 서형우의 눈 밖에 나게 된다. 그녀의 제거를 위해 투입된 '암살 작전'에서 대형 싱크홀 발생으로 폐쇄된 유령도시로 향하고 그곳에서 암살 대상자 정여준과 만나게 되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폐허가 된 그 곳에서 살고 있는 그들은 싱크홀 사고 당시 무슨 이유에선지 특별한 능력을 가진채 살아남게 되었다. 이 글은 죽은도시의 죽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아비규환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이야기이자, 죽고 죽이는 생존자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들의 존재를 없애려는 것은 국가이지만, 이미 충분히 버림받아 본 사람들은 그럼에도 아직 죽지 않은 나와 내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서 다른 사람을 죽일 준비가 되어 있다.

싱크홀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두 그룹으로 갈린다. 싱크홀 주변에 머무르는 경선산성, 바깥에 숨어 살며 범죄를 저지르는 비원, 그리고 이 둘이 대립하며 서로를 죽인다. 싱크홀의 신비한 힘에 의해 생존자들은 물체를 부수거나(파쇄자), 되돌리거나(복원자), 정지시키는(정지자) 초능력을 가지게 된다. 이 능력으로는 심지어 물체를 움직이거나 폭파시켜 사람을 죽일 수도 있다. 이런 전지전능한 초능력이 있다면 세상 밖으로 나와 떵떵거리며 살 수 있을 법도 한데, 이미 세상에 배신당한 사람들에게는 그런 쉽고 넓은 길은 주어지지 않는다. 이미 싱크홀 바닥에서 지옥을 목도한 사람들은 서로 죽인다. (오렌지 색은 어느 분의 리뷰에서 빌려옴.)

암튼 그 곳에 들어온 신입 경찰관 윤서리의 정체는...그리고 싱크홀은 왜 생겼으며 왜 이들은 서로 나누어졌는지... 왜 국가는 사람들을 버렸는지...이어지는 모든 이야기가 어마어마하고 흥미진진하여 도대체가 밤늦게 읽기 시작해서 밤을 꼬박 세울 수 밖에 없게 만드는 놀라운 이야기들의 연속이었다.

재난소설, 느와르에, SF판타지, 심지어 이 와중에 사랑이야기까지, 따뜻함도 있으면서, 울컥울컥 또 얼마나 울었는지 ...보는 와중에 반전에 반전에 반전까지...몰아치는 긴박감과 뒷얘기가 궁금하여... 뭐 도대체 중간에 끊을 수 없는데.. 심지어 길어.(그래서 읽고 완전 기절했다.)

그냥 대///!!!

 

윤서리(신입경찰관... 그녀는 평범할까? 너무 능력있는데...)

비원 : 최주상(파쇄자), 김현이(정지자), 라땅(복원자)

씽크섹션 : 서형우, 장태성, 차세연, 차세욱,(차세영)

경선산성 : 정여준(정지자), 이찬(파쇄자), 이경선(정지자)

 

 

내가 바라는 것은 하나다.

 

작가님 작품 더 내주세요~!

(찾아보니 작품이 하나 더 있을 뿐....)

 

나는 미야베미유키 님이나, 히가시노 게이고 님을 아주 좋아하는데.. 그 분들은 심지어 작품이 많다.

진짜 .. 문목하 작가님도 할 수 있어요! 오랜만에 멋진 작가 님을 뵈어서 행복했습니다 자주 뵙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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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라는 세계
김소영 지음 / 사계절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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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칭찬이 너무 많아 진작에 사두고 사실 아껴 읽었다.

이번에 김소영 님의 어떤 어른을 읽기 직전이라 드디어 미뤄둔 책을 읽었다.

 

정말 금방 읽혔다. 아주 얇고 읽기가 좋았거든.

읽으면서 얼마나 많이 웃으면서 싱글거리고 뭉클 울컥했는지 모른다.

.... 아이들이이란... 이런 사랑스런 존재들이란...

 

나는 아이들을 좋아한다.

아이들의 번뜩이고 순수하고 반짝이는 착함과 예쁨이 너무 좋다.

그래서 나는 내가 하는 일이 그래도 참 즐겁고 행복한가 보다.

 

그런 아이들의 찬란한 순간을 너무나 곱고 아름답게 포착하고 지켜주면서 생기 발랄하며 해맑게 써주신 작가 님도 너무 고맙다. 아이들의 예쁜 마음과 함께 한 작가 님의 좋은 배려와 행동 그리고 멋진 글들이 읽는 동안 정말 많은 치유와 위로를 나에게 선사했다.

 

항상 감사해야지.

그리고 지켜줘야지.

 

어린이라는 세계를...

 

어떤 어른을 도서관에서 빌렸다가... 얼른 책을 다시 주문해본다.

 

그래 이런 책은 사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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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롯이 내 인생이잖아요 - 밀라논나 이야기
장명숙.이경신 지음 / 김영사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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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밀라논나 님의 글은 참 좋다.

멋진 인생 선배를 만난 것 같아 너무 감사하고 그냥 무조건 멋있다.

이번 책은 이경신 님과 밀라논나 님의 오고간 서간이랄까? 대화체의 이야기인데... 당연히 밀라논나 님의 이야기가 좋았지만 이번 책에서 이경신 님의 글도 참 좋았다.

적절하게 주제를 선정해서 질문해주신 것도 좋았고 단순한 질의만 하는 것이 아닌 이경신 님만의 이야기와 좋은 읽을 거리도 많이 제공되어 책이 풍성했다. 52년생 인생 선배와 82년생 인생 후배의 다양한 주제로서의 대화는 그 자체가 볼만하고 힐링되는 순간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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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나무의 여신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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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나무의 파수꾼도 참 착한 느낌이었는데.... (사실 몇 년 전에 봐서 기억이라고는 나지 않는다.)

 

다시 거슬러 이야기를 되새겨본다.

 

<출판사 소개글> 월향신사의 좁은 덤불숲을 따라 들어가면 길 끝에 거대하고 장엄한 녹나무 한 그루가 있다. 초하룻날과 보름날 밤마다 나무 기둥의 동굴 속으로 들어가 밀초에 불을 켜면 한 사람의 염원을 주고받을 수 있다. 녹나무에 염원을 새기면 예념이고 받으면 수념이라고 하는데, 예념자와 수념자를 이어 주는 사람이 바로 파수꾼이다. 파수꾼에게는 규칙이 몇 가지 있다. 매일 월향신사를 청소하고 관리하며 기념의 내용을 함부로 물어보거나 발설하면 안 된다는 것. 레이토는 치후네의 뒤를 이어 새로운 파수꾼이 돼 매일같이 경내를 청소하고 기념이 있는 밤마다 손님을 안내한다.

 

그러던 어느 날 비 오는 밤에 기념하던 손님이 쓰러져 레이토는 문단속도 하지 못한 채 종무소를 급히 비우게 되는데, 다음 날 돌아와 보니 무언가 이상하다. 빗물에 젖거나 쓰러져 있어야 할 밀초가 멀쩡히 다 타 있는 것이다. 그리고 며칠 뒤 월향신사에 형사가 느닷없이 찾아오면서 한 집에 두 명의 절도범과 강도범이 연달아 침입한 사건에 휘말린다. 더구나 시집을 대신 팔아 달라는 여고생과 잠들면 기억을 잃는 소년까지 나타나며 이야기는 걷잡을 수 없이 흘러간다.<출판사 소개글>

 

다시 읽으니 넘 좋으다.

 

원래 파수꾼 치우네의 치매가 진행되고....

현재 파수꾼 레이토가 아주 잘 해가고 있는 와중에 신사 주변에서 사건이 터지고 이와 비슷한 시각에 새롭게 등장하는 인물들... 자작 시집을 팔아 달라고 찾아오는 여고생과 자고 일어나면 기억이 어느 시점으로 리셋되는 소년, 사건을 수사하는 형사, 여러 가지 사건과 얽혀있는 인물들....

 

읽는동안 아픔을 가진 인물들이 다 너무 착하게 이야기를 풀어가고 그 와중에 제작되는 그림과 이야기 책들... 그리고 소중한 추억을 남기고..

 

행복하다.

역시 나는 착한 글이 좋다.

 

너무 따뜻하고 고운 사람들이 예쁜 일을 하고 이야기 전개 방향이 따뜻해서 읽는 동안 참 행복했다.

 

기분이 좋아지는 책... 금방 읽히고 인생에 아름다운 이야기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행복할 수 있다는 이야기... 모두를 응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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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은 짧고 기억은 영영
이주혜 지음 / 창비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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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본 책등에서... 뭔가 제목이 꽂혔다.

그래서 잡게 된 책, 나는 처음 접하는 작가였다.

검색을 해보니 평이 제법 좋아서 망설임 없이 읽게 되었다.

너무 술술 읽힌다. 뭔가 내가 소설의 가 된 것 마냥.. 내가 글쓰기 교실에 다니고 있는 것 마냥, 내가 시옷이 된 것 마냥... 그냥... 자연스럽게 이야기 속으로 빠져 들었다.

 

삶의 파편들을 이어 붙이려는 한 편의 무모하고도 찬란한 이야기

 

는 공황장애로 항불안제와 항우울제를 복용해야 하는 과호흡이 찾아오는 사람이다. 정신과 상담에서 일기쓰기를 권유 받는데 우연히 검색 중 발견하게 된 문구.당신의 삶을 써보세요. 쓰면 만나고 만나면 비로소 헤어질 수 있습니다.”(16)에 마음을 뺏겨 연희방글스튜디오의 저녁 일기쓰기 교실에 등록한다. 선생님 림자의 안내로 마웨, 고슴, , 시옷()의 일기쓰기가 화요일마다 이어진다. 헤어지고 싶은 기억이 그녀에게 많았을까 하고픈 말이 쌓여 이제 넘치기 직전이었을까 그냥 쓰면 될 줄 알았던 글이 로 일기를 쓰니 안 써진다. 그리하여 시옷이라는 화자를 앞세워 이야기를 써 나간다.

한 남자가 사라지고 한 남자가 쳐들어오며 한 남자가 잉태되고 한 여자아이가 사내자식으로 둔갑한 그 해의 기억... 1980..강렬했던 그 해 열 살 아이 시옷의 이야기를...

읽은 동안 너무 흥미진진해서 금방 읽힌다. 금방 읽히고 쉽게 읽히는 글이 쓰기 어렵다는데... 작가 님을 아주 여렵게 쓰셨을까 술술 쉽게 쓰셨을까... 시대가 시대인지라 시대적 이야기와 개인적인 이야기들이 공존하면서 예전에는 경험하지 못 했던 시대의 혼란, 가난, 아버지의 부재, 소년으로 보이고 싶은 비밀,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밝힐 수 없는 모든 것들의 이야기가 긴장감있게 쓰여 있는데 그곳에서 누군가는 떠나가고, 또 다른 누군가는 위로가 되고, 또 누군가는 상처를 주기도 아픔을 나누기도 하면서... 자신이 미워하고 아파하면서 욱여 놓았던 자신만의 이야기를 풀어가면서 자신을 마주하고 현실에 직면하게 된다.

일기 쓰기 중의 일기가 많은 이야기이지만 실제 그 일기를 쓰고 서로 낭독하고 봐주는 수강생들의 각자의 사연들과 함께 응원하고 이어 써 가면서 이야기가 더 풍성해진다.

 

읽는 동안... 일기 쓰기가 하고 싶어졌다.

 

내 안에도 웅크리고 있는 누군가가 있는데... 암튼 참 쉽지 않다.

 

이 작가님 처음 뵙는데 아주 흥미로웠고 글이 너~~무 좋았다. 찾아 보아야겠다.

 

차례... 자체가 시같아서 남겨본다.

 

1부 봄은 봄을 만나서

2부 봄이 봄을 탐했고

3부 다친 봄은 오래 울었으나

4부 봄이 봄을 옮겨붙였다

 

에필로그 봄은 복수다

 

작가의 말

 

 


책 속에서



목련은 역시 밤목련이지. p.84



목련은 역시 자목련. 붉은 등을 잔뜩 매단 것 같지요. p.140




꽃이 진 게 꽃의 잘못이 아니라면, 꽃이 또 필 때까지 몇 번이고 기다릴 수도 있지 않겠냐고. p.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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