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탄의 문 1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은모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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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탄의 문

 

미야베미유키

 

비탄의 문’... 나온지는 제법 된 책이다.

읽을 기회도 여러번 있었지만 이상하게 그렇게 땡기지가 않았다.

 

2018년 출판... 지금은 두권짜리 책을 겨우 다 읽었다.

요즘은 작년까지는 미미여사님 책은 나오는 즉시 보이는 즉시 바로바로 읽었다. 읽고 있는 시리즈가 있고 다작하는 작가 님 덕에 기대도 컸고 볼 재미도 있어서... 그러나 작년에 나는 무지 바쁘고 무엇보다 마음의 여유가 없었고 평소 일본소설을 열심히 보고 있던 내가 시국도 시국이라 일본 책 읽기도 뭐하고 서평을 올리기는 더 뭐해서 일부러 멀리 했었던 것도 사실이다. 암튼, 이번에 본 이 책의 소감은 .... 미미여사님 책을 이렇게 힘들게 읽은게 처음이다. 사실 아름다운 이야기만 나오는게 아니다. 사회파 미스터리 작가(?) 라는 명칭에 걸맞게 부조리한 사회 현실도 많이 나오고 비참하고 처참한 죽음, 풀리지 않는 문제가 제법 많은편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재미있게 읽는건 너무나 현실을 반영한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작품의 장르는 판타지 스릴러...(?) ... 세계관이 어렵다. 여러 신들도 나오고 말의 집적, ‘개념’, 이 세계의 다양한 것, 무 개념, 윤회, , 죄업, ‘말이 태어나는 곳’, ... 다른 존재, 초월적 존재와 능력... 그리고 잔인한 범죄와 인간 군상, 보이지 않는 인간 내면의 악한 부분.... 이런 모든 것들이 함께 해서 나중에 뒷부분은 아예 지겨워 힘들게 읽었다.

 

아주 재미가 없는 건 아니지만 도통 공감이 쉽지 않고 세계관이 어렵다..

 

이게 이 작품의 총평이다.

 

이틀을 힘들게 읽었는데.... 좋은 얘기를 못 써 아쉬울 뿐...

 

정의의 사도 고타로... 퇴직 경찰 쓰즈키..고타로가 다니는 사이버 패트롤 회사 쿠마’... 그 회사 사장 아유코선배 마키’... 거기서 알게 된 아르바이트 생 모리나가의 실종, ‘가나메’ , ‘마코’....

 

동생 가즈미이웃 동생같은 미카’....관련 사이버 학폭..

노숙자들의 실종을 조사하는 모리나가의 실종... 그를 찾아 만나게 된 인연...그리고 가라’ ‘유리’, ‘애시

첫 장면에 등장했던 엄마가 죽어가던 아이 마나’...

 

암튼 모든 것들이 얼기 설기.. ‘차통빌딩’, 5개의 연쇄살인마...(연쇄 절단마)

 

암튼 인간이 무섭다. 진실의 눈 같은 것으로 인간들을 보니... (나는 사실 그런 거 보고싶지 않다.) 깨끗한 인간들도 많은데... 속을 들여다보면.. 실망할 것이 많더라구.. 나는 어떨까... 생각해보며...이만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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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앤 - 빨강 머리 앤이 어렸을 적에 TV애니메이션 원화로 읽는 더모던 감성 클래식 6
버지 윌슨 지음, 애니메이션 <안녕, 앤> 원화 그림, 나선숙 옮김 / 더모던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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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빨강 머리 앤이 어렸을 적에)

 

빨강 머리 앤’.... 이래 저래 좋아하는 작품도 많고 좋아하는 캐릭터도 참 많은 나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다. (아마 나같은 사람이 엄청 많더라고.) 사실 초, 중학생 시절까지 내가 가장 좋아한 작품은 작은 아씨들이고(방학마다 독후감 이걸로... 상도 여러번 받았는데..zz)... 가장 좋아한 캐릭터는 둘째 였는데... 암튼 내가 이십대에 좋아했고 주구장창 좋아해서 집에 있는 책들을 대중 최근 거만 찾아봐도.. 좀 있다. (상술인줄 알면서도 또 새로운 작품을 사는 나... 이게 소소한 나의 행복이니.. 이 정도면 나쁘지 않다.)

  

 

 

이 작품은 1908년 처음 출간된 <빨강 머리 앤(Anne of Green Gables)> 출간 이후 앤 탄생100주년 공식 기념작 <안녕, (Before Green Gables)>....버지 윌슨이라는 캐나다 작가가 쓰셨다는 이 작품. 사실 나는 원래는 이 작품을 볼 생각은 없었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와 작품을 혹시 훼손할까 겁도 났지만.... 나름 앤 덕후가 이걸 몰라도 될 것인가.. 망설이고 좋은 기회가 닿아 이 작품을 만났다. 책은 굉장히 두껍다. (페이지 쪽수 624쪽이다. 물론 중간에 원화가 있어서 그럴 수도 있지만 쉽게 만만하게 도전할 두께는 아니다) 요즘 비교전 300페이지 내외의 간단한 작품만 (길어도 4시간을 넘길 일은 없었는데...) 읽다보니 두께가 겁이나 여러개 다발적으로 읽고 있던 작품을 모조리 정리하고 비오는 주말(아휴...지긋지긋한 장마.. 2020.. 여러 가지로 지치게 하는 요소가 많다. 마음만 먹으면 독서에 최적화되었지만 마음 먹기도 힘든 시기다.) 경건한 마음으로 책을 펼쳤다. 아주 몰입해서 재미있게 읽었지만 시간을 아주 많이 할애했다.

 

책을 읽기 전 나는 너무나 아름답고 창의적인 앤만 생각한 나머지 앤의 어린시절의 귀여움을 느끼려고 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책을 받고 이 책을 내는 작가의 머리글을 읽고 차례를 읽으면서 내가 왜 이렇게 안일했는지.. 왜 앤의 과거에 아픔을 상정하지 않았는지 나의 배려없음을 한탄했다. 고단하고 아픈 사연을 가졌을 ... 중간중간 엿보였던 주근깨 빼빼마른 외로운 고아소녀의 아픈 과거를 보는게 참 미안하게 느껴졌다. (난 눈물이 보통 사람보다 많아서 슬픈 영화나 글은 웬만하면 안 보려고 한다. 너무 깊이 우울해질까 겁이 나서..)

 

현명하고 사랑스러운 앤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게 아니었다. 문학을 사랑하고 천사같이 곱던 엄마 버사(거기 국어 선생님이지)와 적갈색 머리에 유쾌하고 창의적이며 사랑꾼이었던 월터(수학 선생님)의 따뜻한 노란 집에서 축복과 사랑 속에 태어났다. (만약, 이렇게 행복한 가정에서 태어나 자란 앤은 또 얼마나 세상에 아름답게 변화시키는 좋은 사람이었을지... 그런 이야기 버전도 짧게 있었으면 좋겠다.) 너무나 아름답고 좋은 사람들이었던 그들은 전염병으로 앤이 3개월 되던 해 모두 돌아가시고, 따로 가족이 없던 그들의 집에서 일을 도와주던 조애너 토마스네 집에서 살게 되는 앤, 앤의 집의 따뜻함과 행복이 좋았던 조애넌 분명 그녀도 나쁜 사람이 아니었겠지만 그녀의 삶은 녹록치 않았기에 그 집에서 사는 앤도 혹독한 삶을 살 수 밖에 없었다. 그녀 남편 토마스 씨는 잘 생기고 평소에는 나쁘지 않았지만 알콜 중독 증세가 있고 술만 들어가면 난폭해져 직장을 잃고 가족들을 괴롭히고 돈을 들고가 끊임없이 그녀 삶을 나락으로 떨어뜨린다. 그 와중에 앤 위로 여자애가 3명 있었는데 끊임없이 싸우고 난장판인 집인데 앤 이후 4명의 남자아이들이 더 태어난다. 다행히도 그 집 큰 딸 이라이저의 사랑과 관심으로 앤은 행복과 사랑 있는 유년시절을 보내지만 첫 번 째 사랑했던 사람과의 이별(언니의 결혼, 함께 가려했지만 혼자 남겨진 배신감...)을 겪으며 상실감을 배우는 앤.... 토마스 씨의 술, 조애너의 짜증, 어린 남자 아이들의 장난과 끝없는 일거리로 괴로운 일상이지만 착한 막내 아기인 노아, 비밀 찬장친구 케이티 모리스, 어렵게 가게 된 학교생활과 핸더슨 선생님과 조용히 손을 잡아준 새이디, 이웃 달걀장수 단어선생님 존슨아저씨, 따뜻한 이웃 아치볼드 부인, 나중에 오게되 고양이 라킨바, 처음 선물 받은 곰인형 보리스, 새로 알게된 그림, 배움에 대한 기쁨....등 자신만의 행복을 찾아가는 앤...

(읽다가 중간중간 너무 눈물이 많이 났다. 이 자그마한 아이에게 인생은 왜 이리 잔혹한지... 그 와중에 작은 일로 너무나 행복해하는 아이를 정말 나라도 다 해주고 싶고 꼭 안아주고 싶은 맘이란... )

그치만 그나마의 행복도 영원하지 못 하고... 그 가정에서 나와 새로운 숲속의 해먼드 집에서 아이들을 돌보러 가게 된다. 세쌍둥이 포함 다섯 살 이하 아이가 8명 있는 집, 일거리가 넘치는 곳에서도 앤은 자신만의 행복과 위안을 찾는다. 메아리 비밀친구 비올레타, 냉정한 듯 이웃 할머니 해거티 양, 막내 쌍둥이 줄리 애너와 로더릭, 그리고 학교에서 만난 따뜻한 맥도걸 선생님, 그리고 프린스 에드워드라는 곳에 가보겠다는 꿈이 생긴다.

하지만 또 다시 거기서 나오게 되고 심지어 그렇게 가기 싫었던 고아원...

 

, 몇 줄로 써버리기엔 그래도 앤의 예쁜 마음과 기발한 상상과 삶을 보는 따뜻한 시선, 갑갑한 현실이지만 항상 열심히 살아내는 그녀의 모습이 참 아름다웠다.

 

어려운 와중에도 빛나는 앤은 어릴 때도 여전한데.. (타고 났나봐)... 그녀의 상상은 어찌보면 살아가기 위한 생존본능과 그렇게라도 해야 살 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였던 것 같다. 몇 줄 요약을 하다보면 앤은 정말 안 좋은 가정에서 자랐는데 또 읽다보면 토마스 부부나 해먼드 부부들이 나쁘기만 한 사람은 아니었다. 희망이 안 보이는 그들의 삶 중에도 빛나는 아이 앤에 대한 고마움과 신기함, 사랑이 없지 않았는데... 표현할 줄 도 표현할 여유도 없던 그들의 모습을 작가님이 잘 표현하신 것 같다. 그리고 생각보다 좋은 사람들도 많았는데.... 여기는 참 좋은 선생님들만 나와서 감동이었다. 그 분들도 빛나는 학생인 앤을 만나 삶이 더욱 풍요로워졌겠지만 그럼에도 어떻게 해줄수 없는 앤의 인생을 보니.... 만약 내가 그녀의 이후의 삶을 알지 않고 이번 편만 봤다면 마음 아파서 책을 읽을 수가 없고 보다 던졌을 것이다.

 

아무튼 잠깐 나온 대화로 유추해가며 이전 이야기를 만들어낸 작가님의 노력과 그럼에도 따뜻하고 아름답고 생기있는 앤의 모습을 그대로 살려낸 필력에 박수를 보내며.... 다시 오랜만에 앤을 만난 행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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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쓸모 - 자유롭고 떳떳한 삶을 위한 22가지 통찰
최태성 지음 / 다산초당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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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쓸모

 

최태성 님

 

요즘 아이들은 학교 수업보다는 인터넷 강의를 너무나 당연히 듣는다. 정말 어느 순간 학교는 구시대의 유물로 남을지도....

하긴 나도 인터넷 강의가 좋다. 특히 역사는 원체 스타강사분들이 많고 정말 재미있고 쉽게 가르쳐 주셔서 또.. 책은 얼마나 잘 나오는지... 나도 좋아한다. 특히, 설민석 님이랑 최태성 님은 나오는 책도 찾아보고 강의도 잘 듣고 있다.

 

정리를 하다보니 작년에 나온 이 책은 서평을 안 썼던 거 같아 뒷북으로 쓴다.

이 책은... 나오자마자 구입하고(사실 교보문고에서 사은품으로 주는 가방이 표지랑 똑같은데 사이즈가 내가 쓰기 딱 좋아서 일부러 거기서 구입했던 책이다. 그 서점에 리뷰는 잘 안 써서 어디다 어떻게 올려야할지 몰라 아마 내가 안 쓰고 미루다 까먹었던 것 같다. ) 틈틈이 가볍게 읽었는데...정말 서평을 쓰려니 기억이 하나도 안 났다. 그래서 다시 꺼내 읽었는데... 울컥 울컥 가슴을 울리는 장면이 많았고 참 좋았다.

 

이 책은 큰별 선생님의 역사를 소재, 테마로 한 다양한 강연들과 역사 인물들, 상황들을 예로 들어 요즘 현실의 고민들의 해결 방법을 찾아보는 실용적인 역사 사용법이라고 한다.

역사는 암기라고 여겨지는 실체만 강조해 왔던 역사가 대중에게 멀어지는 것을 경계하여 쓸모를 이야기하고 더 나아가 사람에 집중하셨단다. 역사에서 누군가의 선택과 그들이 선택한 삶에 의해 오늘날 우리에게 감동으로 다가올 수도 있고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그래서 역사 속에서 참 많은 선택과 인물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작가 님이 좋아하신다는 이육사와 이순신은 필두로 선덕여왕의 비전’(황룡사 9층 목탑 건설, 어찌보면 비주류였던 김춘추와 김유신의 영입), 발상의 전환, 정도전의 현실 비판에만 머무르지 않았던 대안 제시(새로운 것에 대한 구상, 도전), 김육의 평생에 걸친 자나깨나 대동법 확대에의 집념, 장보고의 신분에 머물지 않고 모두가 이룰 수 없던 것을 꿈꾼 상상의 힘, 박상진의 꿈(판사라는 명사가 아닌 동사... 정의를 실현한다....), 이회영의 한번의 인생(젊음) 어떻게 살 것인가의 모습을 예순 일생으로 대답한 삶, 시대를 앞서 간 여성 어우동, 나혜석에 대한 이야기, 진정한 외교 전문가였던 서희, 애민 정신이 놀라운 세종대왕.... 읽는 동안 괜히 가슴이 뜨거워지는 것을 정말 책 광고문구처럼.. 느꼈던 책..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다.(많이 읽었나?)

요즘 아이들은 팀을 짜서 역사 수업도 많이 듣는다던데... 초등 아는 애에게 물어보니... 역사 관련 인물이나 사건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어 좋다고 했다....요즘 정말 좋은 책이 많아 부모님이랑 애가 함께 읽으면 이야기할 것도 많고 재미도 있고 좋을 텐데.. 그럴 시간은 다들 없겠지(아니 마음이 없겠지...) 암튼 가슴이 뜨거워지는 행복한 순간을 느끼며...(분명히 몇 달 뒤 또 까먹겠지.. 그 때 다시 꺼내 읽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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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으로부터,
정세랑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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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시선으로부터,

 

최근에 정말 정세랑 작가님 책을 연속 본다.

너무 좋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작가의 변화를 느껴가며 성장을 지켜보며 오랜 세월 함께 걷는 걸 좋아하는데 좀 많이 늦었고 한번에 몰아봐서 감동이 덜 할 수는 있겠지만 이렇게라도 챙겨보려고 한다.)

 

작가 님을 알고 항상 한 박자(대부분 아주) 늦게 작품들을 만났는데 이건 신간이 나왔을 때 바로 사서 읽었다. 비교적 최근에 많은 책을 읽고 있고 좋은 책도 참 많았었는데 그중에서도 그 모든 것 중에서도 이 책이 가장 좋았다. 아마 현실에 없는 심시선 여사 같은 분을 꿈꿔왔었나 보다. 작가 님이 현실에 존재하지 않았기에 - 혹독한 지난 세기를 누볐던 여성 예술가가 죽지 않고 끈질기게 살아남아 일가를 이루었다면 어땠을지 상상해보고 쓰셨다는 (작가의 말에서) ... 이의 이야기가 꿈처럼, 이상향처럼... 아주 즐겁게 볼 수 있어 행복했다.

 

심시선 가계도 .... 뭐야?(시선이 사람 이름이었나?.... 난 최근 정세랑 님의 독특한 소설들 쭈욱 보고 있어서 사람이름일거라 생각을 못 했다. 근데 나는 가계도나 인물 설명부터 시작하는 소설을 정말 좋아한다. 우선 첫 장부터 딱 좋았다.)

시작... 어느 TV의 대담이었을까?

제사에 대한 1999년의 이야기.... 나는 이 이야기가 나와서 무슨 미래과학소설 SF소설일거라 또 이해했다. 현실에서 1999년에 TV에 나와 이렇게 제사 지내지 말자고 이야기할 사람이 없을 거니까...

암튼 심시선 님은 그런 분이었다. 추악한 시대를 살면서도 매일 아름다움을 발견해내던 그런 분, 화살 맞고 욕을 들으면서도 할 말을 하던 그런 분... 그 분이 죽고 나서 제사를 지내지 말라고 했고 그분의 자손들은 그 이야기를 충실히 따랐지만 돌아가신지 10주기를 맞아 큰 딸 명혜가 딱 한번 제사를 지내자고 선언한다. 그것도 하와이에서~!

 

(하와이... 그곳은 사실 시선에게 아름다운 추억만 있는 장소가 아니다. 그리고 시선의 삶은 우리 나라 현대사와 함께 요동친 아픈 상처가 군데군데 많다. 이념으로 인한 전쟁, 그로 인한 가족의 죽음, 하와이로의 이민, 교육을 위한 모험, 독일로의 이주, 학대와 비난, 스승이자 유명 화가와의 얽힌 일로 인한 끝없는 비난, 결혼, 이혼, 재혼, 남과는 다른 인생, 끝없는 작품활동..... 암튼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펼쳐지는 많은 이야기들)

 

그리하여 모두가 출동~(정말 꿈같은 이야기다.)

큰 딸 이명혜(카리스마 야무진 보스 기질, 회사 기획자로서 대표)

남편 태호(기장 출신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나서 이 집안 편입, 따뜻한 사람)

그들의 큰 딸 화수 (균형감각 있고 평화로운 이였으나 큰 사고를 겪은 사람)-상헌

둘째딸 지수 (자유롭고 엉뚱하고 유쾌한 음악가)

둘째 딸 심명은(방랑자 같은... 땅 속 유물을 찾아다니는 고고학자? 혼자 엄마 성을 받음 )

셋째 아들 이명준(집안 여자들의 무시를 한 몸에 받는 배경 같은 복원 전문가)

처 김난정(엄청 많은 독서를 하는 아주 지적이고 똑똑한 사람)

딸 이우윤(어렸을 때 많이 아팠지만 지금은 미국 가서 괴물컨셉 아트디렉터)

넷째 딸 홍경아(재혼한 남편의 딸이지만 전혀 위화감 없는 막내, 웹 디자이너..미술)

남편 정보근(곤충 연구가... 얘만 하와이 안 감)

아들 규림 (운동 신경이 좋은 사춘기 남자 중학생)

딸 해림 (새에 빠져 있는 환경애호가, 새박사님)

이많은 식구들 중 넷째 딸 남편만 빼고 모두 함께 하와이로 간다.

그리고 그 곳에서 색다른 제사를 제안하는데 제사상에 올리는 것은 각자 여행하며 기뻤던 순간, 이걸 보기 위해 살아 있었구나 싶게 인상 깊었던 순간을 수집한 것들.. 엄마가 좋아했을 것 같은 가장 멋진기억....물건이든 경험이든.... 그 때부터 하나에 몰두하면 아주 몰두하는 기질을 가지고 있는 이 집안 식구들의 승부욕이 발동하고 다들 열심히 부지런히 배우러 다니고 찾아다니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한명 한명의 스토리가 펼쳐지고... 매 장에서는 심시선 여사의 여러 글, 말 등이 먼저 실리고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정말 심시선의 말들이라는 책을 묶어서 책을 한권 내 주셨으면 좋겠다.(... 나 왜 그걸 부록으로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놓쳤지.. 내가 만들어야 할 판이다.) ‘심시선의 말, 또는 글들이 정말 너무너무 좋았다. 너무 파격적이고 시대를 앞서가고 사이다같은 면도 많았지만 나이 드시면서 과거를 회상하며 쓴 글들이 그녀의 인생의 깊이, 젊은 세대에 대한 사랑, 과거의 추억, 회한...많은 것들이 녹아 있어서 울컥울컥 받아 적고 마음깊이 새기고 싶은 말들이 많아서 멈춰가면서 책을 아껴 읽었다. 그리고 그런 한 글의 꼭지로 시작해서 펼쳐지는 개인 한명 한명의 인물들이 하나같이 매력있고 미운 사람이 없고 다들 사랑스럽다. 기세 좋은 여자들은 하나같이 친구 삼고 언니 삼고 싶은 사람들이고 남자들도 폭력적이지 않은 아주 주변에서 만나기 쉽지 않은 남성다움에 함몰되지 않은 사람들이었다. 시선여사로부터 뻗어간 가지들이 이렇게 모두를 멋지게 남다르게 만들면서 세상을 좋게 만드는 것도 같았다. 주변에 떼로 이렇게 좋고 멋진 사람들이 함께 있다면 정말 살맛 나는 인생이겠는데....정말 소설이라서 가능한 일이겠지. (이 소설이 별로인 사람들은 아마도 그런 비현실성에서 느껴지는 괴리감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암튼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데 뒤가 궁금하고 뒤를 다 봐도 흐뭇했다. 작가 님 작품은 정말 밝음이랑 행복을 주는 요소가 함께 해서 좋은 것 같다. (나는 비현실적으로 긍정에 밝음을 극단적으로 좋아하는 면이 있음을 밝힌다.)

 

작가의 말씀대로 심시선 여사 님만큼 죽을 때까지 끝까지 좋은 글 많이 많이 써주시길 바라며 행복했던 독서와 어떻게 이 행복을 남길지 몰라 허둥대는 서평을 여기서 마쳐보고자 한다.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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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를 드릴게요 - 정세랑 소설집
정세랑 지음 / 아작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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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목소리를 드릴게요.

 

내가 요즘 꽂힌 작가....정세랑

 

근데 뭔가 내가 잘 못 한 것 같다. 너무 연속해서 읽었나... 자책을 하고...(사실 시선으로부터사서 읽고 있는 중인데.. 먼저 작품인 목소리를 드릴게요를 빨리 먼저 읽어야하지 않겠나하는 생각에 중간 불쑥 읽었다.)... 암튼 굉장히 금방 읽었다.

 

이 작품은 가뜩이나 창의적이고 신선함이 넘치는 작가 님의 SF 단편 소설 모음집이다. 정말 길이가 제각각 다른 8편이 모여 있다. 젤 오래된 것과 최신의 것이 8년의 차이가 있다고 한다. 그러나 정말 세계관은 일관성이 있고 이 작가님의 환경사랑.. 은 내가 처음 접한 지구에서 한아뿐에서 익히 알아왔던 대로 정말 일관성이 쭈~욱 있으시다. 세계관이 같고 포스트 아포칼립스풍의 느낌도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너무나 연속해서 보아온 내 탓일 거다. 너무나 참신하고 새롭고 기발하고 신선하고 펄펄 뛰던 그녀의 작품에 대한 경외가 이번 책을 읽으면서 다소 식상하고.... 넘 일관성있는 그녀의 환경에 관한 강한 이야기들이 좀 버겁고 힘들었던 부분이 없지 않았다. 알았다고요~~~ 이런 느낌.. 근데 나도 내 생각이 있으니... 이제 좀 그만.. 그런 부분 ... 암튼 이 작품들 중 딱 좋다는 것은 나에게는 한편이었고 나머지 하나는 좀 괜찮았고 다른 작품은... 그냥... ... 했다.

<미싱 핑거와 점핑 걸의 대모험> 손가락 찾아다니는 비자발적 시간여행자와 그의 사랑... 신선하다. 진짜 짧다.

<11분의 1> 첫사랑, 11 1녀의 그런 모임...(난 살면서 그런 경험 없다. 반대가 있었지... 그런 낯선 작가 님의 경험으로 만들어졌다는...) 그 와 중에 신체 개조라...

<리셋>... 길다. 이 부분에서 유일하게 진도가 안 나갔다. 큰 지렁이가 나타나 지구가 완전히 다시 리셋되는... 23세기에서 바라본 21세기는 정말 구제불능일지도.... 가장 최근 작품(두번에 나누어 실렸고 분량도 가장 많이 차지한다고 했다.)... 이 작품에서 나는 나가 떨어졌다.

<모조 지구 혁명기> 외계에 있는 모조지구, 천사, 납치당한 지구인, 초능력자(?)... 디자이너(아트 디렉터)에 대한 혁명기... 신선, 재미

<리틀 베이비블루 필> 치매를 위해 개발된 3시간 동안 것을 잊지 않게 해주는 약.... 정말 다방면으로 여기저기 펼쳐질 법한 이야기들의 향연.. 그것은 축복일까, 저주일까?

<목소리를 드릴게요> 가장 예전에 쓰여졌고 작품의 표제작이기도 한 이 작품이 이 책을 살렸다. 나에게는 그랬다. 어떤 독자분이 몇 년 전 반복해서 정세랑 소설은 <목소리를 드릴게요> 말고는 다 갖다 버려야 한다는 요지의 글을 올렸다 지웠다 하셨다는데... 나 그 느낌 알 것같다. 창작자들에게 조금만 너그럽게 대해주시길 바란다는 작가 님의 말씀이 계셨는데... 저는 작가님 작품 다 좋아하는데.. 이 모음집에서는 이 작품만 좋은 것 같아요..라고 죄송스럽게 말씀드리고 싶다. 다른 건 .... 공감이 안 된다고 할까?(나 이 책은 돈주고 샀기에 솔직하게 말해도 된다고 본다. 어떻게 모든 작품이 다 좋기만 하겠어요...)

<7교시>는 아주 짧고 <리셋>과 비슷한 기분이었다. 근데, 작품 중간에 너무 지금의 코로나 시국같은 상황이 그대로 쓰여 있어 소름돋았다.

<메달리스트의 좀비 시대>는 재미있게 읽었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희망이 있다는 걸.. 알리며..

 

암튼 즐겁게 잘 보았지만 계속 소장할 것 같지는 않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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