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의 빨강머리 앤 - 나를 처음 사랑하기 시작하는 나를 만나다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
백영옥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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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작가 님의 '빨강 머리 앤이 하는 말'을 시작을 빨간 머리 앤과 관련된 책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대부분 사서 소장하고 읽고 있는데 물론 모든 작품이 나름 다 좋았었다. 처음 그 책들이 나오고 나서 작가 님 말마따나 어릴 때 우리가 보았던 만화 주인공, 동화 주인공 등 어린 시절 우리에게 위안을 주었던 친숙한 캐릭터들과 관련된 책들이 엄청 나왔다. 많은 책들을 보았다.(나오면 거의 찾아 보았다.) 단연코, 작가 님 책이 제일 좋았다. 처음엔 의심했다. 당연히 친숙한 캐릭터고 '빨강 머리 앤'은 너무 사랑스러운 아이니까 이와 관련된 책이라 좋은 줄 알았다. 그러나 모든 그런 류의 책들이 작가 님 책만큼 좋은 것은 아니었다. 작가 님의 글이 예쁘고 좋았던 것이다. 괜히 시류에 편승했을 거야... 의심했던 내가 죄송했고 그래서 다시 작가 님의 작품을 기다렸다.

 

작가님의 이 예쁜 책이 또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이 책은 '안녕,앤'(빨강머리 앤이 어렸을 적엔)의 작품을 바탕으로 제작된 애니메이션과 관련한 이야기들이 실려 있다.  공교롭게도 얼마 전에 이 책을 읽었는데... 참 신기했다.

기본적인 맥락은 비슷한데 기본 원작과 애니메이션의 인물들의 이름이나 설정, 에피소드 전개들이 다소 차이가 나는 부분이 있었다. (예를 들면, 원작에서 나는 민튼 할머니를 보지 못 했고(고양이 로킨바의 출처가 달라진다.) 조애너 가족의 큰 딸이 책에는 이라이저로, 여기서는 엘리제로, 달걀장수 존슨 아저씨가 애니엔 에그맨으로, 학교의 친구 중 밀드렛...의 이야기도 조금씩 달랐다. 그 외에도 조금씩 다른 설정이...) 그렇지만 앤의 기본적인 상황들이 같은데... 정말 그린게이블즈에 오기 전 앤의 인생은 너무 가혹했다. 그럼에도 그런 여러한 상황 속에서도 고집스럽게 기쁨을 찾아내고, 상상하고 좋을 것 없는 일상과 삶 속에서 자기만의 조그만 숨구멍, 행복을 찾기 위해 노력한 아이.... 어려운 상황에서 책을 찾아 읽었고, 글을 암송하고 되새기며 행복을 키워 보는 아이...외롭고 힘든 인생에서 간절했던 친구에 대한 열망을 가졌던 아이....실수가 잦다고 야단 맞지만 부정적인 생각보다는 언제가는 실수 없는 날이 올 거라 말하는 사랑스러운 아이....상습이별자(너무 슬프다. 누가 이별을 좋아할까? 특히, 죽음으로 가까운 사람을 잃어버리는 것, 왜 이 작고 귀한 생명에게 이런 시련만 주실까?) 슬픔이든 고통이든 총량의 법칙을 알았기에 버텨낼 수 있었을까.... 작가 님이 말씀하셨듯 낙천성은 운 좋게 타고나는 것이지만, 낙관성은  훈련으로 키울 있다고 한다. 애초에 스트레스 받지 않는 낙천성이 아니라, 스트레스 속에서도 살아갈 수 있다는 낙관성, 세상 그 어떤 것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때, 비로소 매 순간 살아 있을 수 있음을 알려준 어린 현인...앤.

나도 항상 실수하고 넘어지는데 어린 앤이의 낙관성을 보면서 나도 한수 배운다. (나는 작가님의 표현에 의하면 운좋게 낙천성은 타고 났다.)

그리고 여러 꼭지에서 단순히 앤의 이야기의 나열이 아니라 작가 님의 좋은 글들이 참 감사히 다가왔다. 역시 작가는 작가!.... 좋게 생각해서 그런지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 전작보다 작가 님의 글의 깊이가 따스함이 더 좋게 느껴진다. 라디오 작가를 하셔서일까, 더 많은 경험과 사색을 하셔서일까.... 덕분에 이번 편은 더 감동이었다.

 

중간중간 좋았던 부분...

고집스러운 기쁨이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도 나쁘지는 않아'라는 태도, 막다른 벽에 부딪혔을 때, 희망의 종류를 바꾸는 용기일지도 모른다. 그럴 때 삶의 또 다른 기쁨이 열린다. p.23

 

"이렇게 좋은 날은 내가 빨강머리라는 걸 잊어버릴 것 같아!"p.26

-> 그렇게 빨강머리라는 건 고통스러운 걸까? 에피소드 중 애드 시런의 어릴 때 이야기 중 붉은 반점을 치료하다 마취가 잘 못 되어 말을 더듬게 되었고 그것을 고치기 위해 부지런히 랩을 연습해서 극복한 이야기

 

"인간은 가장 소중한 것일수록 죽을 때 겨우 깨닫는다고 민튼 할머니가 그랬어요. 아, 다행이에요. 죽기 전에 깨달아서." p.35

 

부탄에서는 아이가 태어나면, 매일 5분간 그 아이에게 죽음에 대해 속삭여준다. 그렇게 빛과 어둠, 밀물과 썰물, 해와 달처럼 두개의 전혀 다른 상반된 진실이 공존하고 있다는 걸 아이는 듣게 된다. 실은 우리가 태어나는 순간 온 생을 다해 죽어가고 있다는 진실 말이다.

................. 모든것에는 죽음 같은 끝이 있기에 우리는 지금 이 순간을 감사해야 한다는 역설적인 진실 말이다.  p. 36

그러니 우리, 제발!

미래를 너무 믿지 말기로 하자.

우리가 살 수 있는 건 오로지 지금뿐이니까. p. 38

 

" 혼난다고 멈춰선 안 돼. 그건 상상력이란다. 인간만이 가진 멋진 능력이지. 네 상상력은 반드시 너의 힘이 되어 줄 거야." p. 85

고독이 끝나는 건 고독을 알아보는 친구가 생기는 순간이다. 앤이 그에게 찾아온 순간, 에그맨의 고독도 끝난다. 끝내 서로가 서로의 결핍을 알아본 것이다. p.40

책에는 인터넷에 없는 끝이 존재한다. 어떤 것을 사든 그보다 더 싼 최저가 물건이 나오고, 어떤 기사를 읽든 수없는 연관 기사가 나오는 검색과 다르게 책에는 마침표가 있다. 맨 마지막 문장을  읽고 책장을 덮었을 때, 우리 마음속에 밀려오는 깊은 만족감은 책이 주는 약속이다. 정보의 파도가 밀려오는  바깥 세계의 문을 굳게 다는 것으로 우리에게 깊은 위안을 주는 것이다. p. 105

 

"당신은 실패할 때마다 앞으로 나아가은 사람, 희망을 잃지 못 하는 사람." p.115

 

세상에 나쁜 날씨는 없다. 맞지 않는 복장이 있을 뿐이다. 날씨는 계속 변한다. 자라나는 아이도 그렇다.  p. 116

 

가장 빛나는 별을 보기 위해선 가장 깊은 어둠 속으로 걸어가야 한다. 그것이 가장 아름다운 별을 보는 방법이다. 가장 큰 희망은 가장 큰 절망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러므로 나를 구원한 아름다운 말들이 대개 어둠 속에서 탄생했는 건 그리 놀랍지 않다. 비밀은 모두 어둠 속에 있었다. 어둠이 슬픔도, 기쁨도 지워버렸기 때문에 그의 말이, 그녀의 속삭임이, 귓속으로 흘러 들어와 마침내 내 가슴속 어딘가에 고여 안착한 것이다. p.122

"긴장하는 사람은 지고, 설레는 사람이 이깁니다." p.130

신이 준 가장 큰 재능이 노력이라고 믿게 됐다. p. 169

슬픔에 빠진 사람에게 "괜찮아!"가 '무심한 폭력이 될 수 있고 힘내라는 말이 그 사람에게 가닿지 못하고 "시간이 약이에요", "다 지나가요. 괜찮을 거예요" 처럼 상투적이거나 확인할 수 없는 말보다 그를 위해 차를 끓이거나 밀린 집안일을 돕는게 낫다.... 우리는 큰 슬픔에 빠진 사람을 위해 무엇을 하지 말아야하는지까지 생각해야 한다. 위로란 우리가 그 사람을 위해 '할 수 있는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 그 모든 '행동들의 합'이기 때문이다. p. 183

 

"누구에게나 운이 없는 시절이 있단다.

뭘 해도 남보다 뒤쳐지고 있는 것 같은 시기가 말이다.

지금은 쉬는 시간이라고 생각하면 돼."

"저도 지금 쉬는 시간일까요?"

"그렇고 말고, 설령 지금은 가장 뒤쳐져 있더라도

반드시 길모퉁이가 찾아올 거야." p. 188~189

 

힘들 때, '총량의 법칙'이라는 말을 떠올린다. 기쁨에도, 슬픔에도, 괴로움에도, 총량이 정해져 있어서, 일정한 균형이 맞추어진다고 상상하는 습관이다.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고, 낮이 있으면 밤이 있다. 겨울이 길면 봄이 찬란하게 느껴진다. 고통스런 마감이 있게 한 권의 책도 탄생하는 것이다. 이렇게 상상하면 바늘 하나 들어갈 자리 없이 단단했던 고통도, 조금씩 참을 만한 무엇으로 바뀌곤 했다.  살아가면서 나에게 오는 모든 고통을 피할 수는 없다. 고통을 빠르게 벗어나는 것만이 고통을 극복하는 법도 아니다. 중요한 건 내게 다가온 그 고통의 시간을 잘 보내는 것이다. p. 192~193

 

어른스러운 아이는 결코 어른이 아니다. 아이는 그저 환경에 적응했을 뿐이다. 우리는 부모님의 사랑이 얼마나 큰 지 잘 안다. 하지만 엄마에 대한 아이의 사랑을, 우리는 잘 모른다.

............. 어떤 엄마는 아이를  버릴 수 있다. 하지만 아이는 절대 엄마를 버리지 못한다. 아이는 연약하기에 부모의 말다툼도, 불화도, 심지어 이혼조차 모두 자신의 잘못 때문이라 믿는다.  p.218~219

 

"내가 얻은 좋은 기회에는 미래의 퍼포먼스가 아니라 과거의 퍼포먼스의 결과다. 과거의 내가 열심히 해서 지금의 나를 만들었고, 지금의 내가 두려워하지 않아야 미래의 내가 더 좋은 기회를 얻으리라. 현재의 내가 누군가에게 고마워해야 한다면 그것은 과거의 나다. 미래의 나여, 현재의 나에게 고마워하길."

[출근길의 주문] p. 224

 

'호르메시스 Hormesis' 인체에 해롭기는 하지만 소량이라면 과잉반응을 촉진해 유익하게 작용하는 현상.... [안티플래질]에 나온 관련 문장

"우리는 이런 (호르메시스) 현상을 해로운 물질로부터 얻는 혜택의 관점이 아니라, '해로움 혹은 약호는 복용량'에 달려 있다는 관점에서 해석해야 한다!" - 나가는 말..p.237~239

"인간은 가장 소중한 것일수록 죽을 때 겨우 깨닫는다고 민튼 할머니가 그랬어요. 아, 다행이에요. 죽기 전에 깨달아서." - P35

부탄에서는 아이가 태어나면, 매일 5분간 그 아이에게 죽음에 대해 속삭여준다. 그렇게 빛과 어둠, 밀물과 썰물, 해와 달처럼 두개의 전혀 다른 상반된 진실이 공존하고 있다는 걸 아이는 듣게 된다. 실은 우리가 태어나는 순간 온 생을 다해 죽어가고 있다는 진실 말이다.

................. 모든것에는 죽음 같은 끝이 있기에 우리는 지금 이 순간을 감사해야 한다는 역설적인 진실 말이다.
- P36

그러니 우리, 제발!

미래를 너무 믿지 말기로 하자.

우리가 살 수 있는 건 오로지 지금뿐이니까.
- P38

" 혼난다고 멈춰선 안 돼.
그건 상상력이란다.
인간만이 가진 멋진 능력이지.
네 상상력은 반드시 너의 힘이 되어 줄 거야." - P105

"당신은 실패할 때마다 앞으로 나아가은 사람, 희망을 잃지 못 하는 사람." - P115

세상에 나쁜 날씨는 없다. 맞지 않는 복장이 있을 뿐이다. 날씨는 계속 변한다. 자라나는 아이도 그렇다. - P116

가장 빛나는 별을 보기 위해선 가장 깊은 어둠 속으로 걸어가야 한다. 그것이 가장 아름다운 별을 보는 방법이다. 가장 큰 희망은 가장 큰 절망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러므로 나를 구원한 아름다운 말들이 대개 어둠 속에서 탄생했는 건 그리 놀랍지 않다. 비밀은 모두 어둠 속에 있었다. 어둠이 슬픔도, 기쁨도 지워버렸기 때문에 그의 말이, 그녀의 속삭임이, 귓속으로 흘러 들어와 마침내 내 가슴속 어딘가에 고여 안착한 것이다. - P122

"긴장하는 사람은 지고, 설레는 사람이 이깁니다." - P130

신이 준 가장 큰 재능이 노력이라고 믿게 됐다. - P169

슬픔에 빠진 사람에게 "괜찮아!"가 ‘무심한 폭력이 될 수 있고 힘내라는 말이 그 사람에게 가닿지 못하고 "시간이 약이에요", "다 지나가요. 괜찮을 거예요" 처럼 상투적이거나 확인할 수 없는 말보다 그를 위해 차를 끓이거나 밀린 집안일을 돕는게 낫다.... 우리는 큰 슬픔에 빠진 사람을 위해 무엇을 하지 말아야하는지까지 생각해야 한다. 위로란 우리가 그 사람을 위해 ‘할 수 있는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 그 모든 ‘행동들의 합‘이기 때문이다. - P183

"누구에게나 운이 없는 시절이 있단다.

뭘 해도 남보다 뒤쳐지고 있는 것 같은 시기가 말이다.

지금은 쉬는 시간이라고 생각하면 돼."

"저도 지금 쉬는 시간일까요?"

"그렇고 말고, 설령 지금은 가장 뒤쳐져 있더라도

반드시 길모퉁이가 찾아올 거야."
- P189

힘들 때, ‘총량의 법칙‘이라는 말을 떠올린다. 기쁨에도, 슬픔에도, 괴로움에도, 총량이 정해져 있어서, 일정한 균형이 맞추어진다고 상상하는 습관이다.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고, 낮이 있으면 밤이 있다. 겨울이 길면 봄이 찬란하게 느껴진다. 고통스런 마감이 있게 한 권의 책도 탄생하는 것이다. 이렇게 상상하면 바늘 하나 들어갈 자리 없이 단단했던 고통도, 조금씩 참을 만한 무엇으로 바뀌곤 했다. 살아가면서 나에게 오는 모든 고통을 피할 수는 없다. 고통을 빠르게 벗어나는 것만이 고통을 극복하는 법도 아니다. 중요한 건 내게 다가온 그 고통의 시간을 잘 보내는 것이다. - P193

어른스러운 아이는 결코 어른이 아니다. 아이는 그저 환경에 적응했을 뿐이다. 우리는 부모님의 사랑이 얼마나 큰 지 잘 안다. 하지만 엄마에 대한 아이의 사랑을, 우리는 잘 모른다.

............. 어떤 엄마는 아이를 버릴 수 있다. 하지만 아이는 절대 엄마를 버리지 못한다. 아이는 연약하기에 부모의 말다툼도, 불화도, 심지어 이혼조차 모두 자신의 잘못 때문이라 믿는다.
- P219

"내가 얻은 좋은 기회에는 미래의 퍼포먼스가 아니라 과거의 퍼포먼스의 결과다. 과거의 내가 열심히 해서 지금의 나를 만들었고, 지금의 내가 두려워하지 않아야 미래의 내가 더 좋은 기회를 얻으리라. 현재의 내가 누군가에게 고마워해야 한다면 그것은 과거의 나다. 미래의 나여, 현재의 나에게 고마워하길."

[출근길의 주문]
- P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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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가게, 오늘도 문 열었습니다 이미경의 구멍가게
이미경 지음 / 남해의봄날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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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가게, 오늘도 문 열었습니다.

 

예전 책이 너무 이뻐서 내용을 떠나 무조건 소장했던 책이 또 나왔다.

심지어 판본은 더 커지고 종이도 왜 이리 좋은지...

색감이 더욱 살아있어서...

 

작가 님이 정말 바쁘셨겠다.

정말 구멍가게들이 거의 없어지고 있는데...

그림으로 남겨진 이 구멍가게들은 하나같이 왜 이리 이쁜지 ... 게다가 나무들은 얼마나 더욱 이쁜지...

사실 현실에서 나는 구멍가게는 잘 보지도 못 하는데다가 이용도 잘 하지 않는데.... 괜히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들을 놓치고 살면서 사라지게 만드는데 나도 일조한거 같아 죄송한 마음 뿐이다.

 

아무튼 아무도 돌아보지 못 했던 이 아름다움을 찾아내고 더욱 예쁘게 그림으로 남길 수 있게 해주신 작가 님은 참으로 예쁘고 고운 사람이신거 같다. 이렇게 잊혀져가는 남들이 못 보는 아름다움을 찾아내고 볼 줄 아는 사람이시니..

 

앞으로 다양한 노포....(옛 건물, 음식점, 구멍가게 말고도 다양한 품목의 옛 가게)들의 그림들도 그려보시면 우리나라의 소중한 보물이 될 것 같은데... 아무튼 작가 님은 예쁜 마음의 금손.... 항상 건강하시고 오래오래 작품활동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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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급해졌어, 아름다운 것을 모두 보고 싶어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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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급해졌어 아름다운 것을 모두 보고 싶어

마스다 미리

 

마스다 미리 작가 님의 많은 책을 보았다. 그 중에서도 이 책이 표지나 구성이 가장 예쁜 책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 책은 마흔이 넘자 세상의 아름다운 것을 늙기 전에 봐야겠다는 급한 마음이 든 작가 님이 여자 혼자서 가고 싶은 세계 여행을 가장 안전하게 편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시다 패키지 투어를 선택하여 하시게 된 여행이야기를 담은 여행 책이다.

 

어떤 곳을 가셨나 하니..

41세 북유럽에서 오로라를 보았다.

42세 독일 크리스마스 마켓

44세 세계유산 몽생미쉘

45세 브라질 리우 카니발

48세 타이완 핑시 풍등축제에 참가

 

5군데를 다녀 오신 기록이 적혀있다. 작가 님의 작품 답게 그림이 곳곳에 있고 간혹 만화 등도 있고 대부분은 여행에 관한 에세이가 적혀 있다. 그리고 여행갈 때 가지고 가야할 것들, 이런저런 팁 들, 기내식 모음, 기념품 모음, 먹은 거 모음.. 등이 사진과 아기자기한 설명이 곁들여져 있어 즐거웠다.

일본이 우리 나라보다 여행이 오래전부터 시작되다 보니 패키지 투어의 노하우도 많은 것 같고 프로그램도 제법 많은 것 같다. 예전에는 그런 일본이 예전에는 부럽기도 했는데 괜히 읽다가 보니 지금은 어쩌다 일본이 이 지경인가...생각이 드는게 예전과는 마음이 다르기도 하다.

 

암튼, 여행기가 재미있었다. 일반적인 여행 책자처럼 여행지의 다양한 소개나 안내, 정보 등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내가 좋아하는 작가 님이 이야기 들려주듯이 편하게 써놓은 것들이 좋았다.

 

이 여행지들은 사실 쉽게 갈 수도 없지만 (대만 빼고) 나도 한번쯤은 가보고 싶지만 엄두가 안 나는 아름다운 곳들이기 때문에 보는 즐거움이 컸다.

그리고 이제는 정말 가기 힘든 곳이 되었기 때문에 다시 찾아보는 즐거움이 크다.

다시... 해외여행을 예전처럼 자유롭게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날들이 오겠지?

나도 나이 자꾸 먹는데... 여러 가지 좋은 곳에 많이 못 가본게 너무 많아서 참 아쉽다.

그렇지만 이제는 예전처럼 꼭 가야지.. 하는 마음도 안 생겨서 더욱 아쉽다. 화면으로 보고 책자로 보며 만족하는 내가, 그런 시절이기 때문이겠지? (나도 참 마음이 급해서 하고 싶은 것을 많이 하던 사람이건만...) 당연한 것들 누리고 살 날이 빨리 오길 바라며..

 

아무튼, 지금 이 코로나시국 간접으로나마 경험해서 행복했고 새로운 여행을 꿈꿔볼 수 있게 해 준 고마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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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 마, 잘될 거야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오연정 옮김 / 이봄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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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 마, 잘될거야

 

작년에 산 책인데.. 왜 이제야.

핑크핑크의 아주 예쁜 책이다. 제목도 얼마나 좋은지...

나왔을 때 바로 산 책인데.. 왜 서평을 안 썼지? (아마 작년에 일본책 읽고 쓰기가 그래서 였나? 암튼.. 지각 서평이다.

여기는 같은 직장에 다니는 세명의 마리코들의 이야기이다.

 

표지가 너무 이쁘고 무엇보다 차례라고 할까 그곳이 완전 내 취향이다. 예쁜 손글씨에 그림도 컬러, 손글씨도 다 달라..제각각.. 너무 취향이라 첫 장을 넘기면서.. .. 이렇게 컬러 책인가? 엄청 좋아하면서 넘겼는데.. 그건 아니었다.

 

 

 

 

이야기들은 직장을 다니고 있는 나이와 경력 차가 나는 세 직장인들의 마음을 적고 있다. 한명의 이야기가 나오면 같은 상황에서의 다른 이의 속마음이 나오고....

내가 40대이기 때문일까? 3명의 마음을 모두 알 것 같다.

20대의 사회초년생의 마음...잘 하고 싶고 의욕은 넘치는데 잘 안 되고, 나이 많은 사람들은 자신과 다른 동네에 있는 사람처럼 멀게도 느껴지고 이해가 안 가고 어렵기도 하고 멋있어 보이기도 하고(아줌마, 아저씨가 왜 이리 많아? 눈치도 없고).. 나는 저렇게 이상하게 늙지는 않아야지, 저런 멋진 사람이 되어야지...

30대의 커리어 우먼... 아직 아주 젊다고 생각하지만 신입들이 들어오면서 예전같지 않은 위상에 어느 정도 일은 잘 한다고 생각하는데 완벽하지는 않고 그래도 옆에 선배들은 보면 한심해 보이고 나는 저렇게 되지 말아야지 더 많이 생각하고...

40대 경력 20년차... 후배들에게 좀 더 친절하게 도움이 되고 싶지만 주책이란 소리 들을까 조심스럽고 구력에서 오는 노련함 때문인지 어디가서 침묵은 못 참고 상사나 후배들에게 두루두루 말 잘 걸고(주변 후배들은 그래서 아줌마같다고...하더만..)

 

암튼 다 살아왔고 지내 온 시간들이기 때문에 모두의 마음을 알 것 같다.

나도 파릇파릇 20대가 있었는데(돌아봐도 참 행복했고 열정 넘치고 사회생활도 참 즐거웠다.).. 어느새 30대 직장인에 결혼, 임신, 출산, 육아에 직장에서 일은 몰아치고 정말 울고 싶고 병도 나고 맨날 때려 치우고 싶던 그 시절(직장 선배가 말했었다. 고군분투하면서도 제대로 되는 일이 없던 그 때... 30대가 가장 힘들다고 좀 지나면 괜찮다고...).... 진짜 40대가 되고 나서 이제 정말 일이 몰아치지만 이제는 좀 할 만하다. 나름 일도 괜찮게 하고 인간관계가 수월하더라고.. (내 직장에서는 나는 아직도 젊은 축이라서 만화에서의 30대의 경우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서로 다른 듯 섞이지 않는 것 같은 그들에게도 공통의 아픔은 있다.

회상에서 여자 직원에게만 있는 차별, 결혼하면 당연하게 퇴사, 창사 이래 여자 임원은 나오지 않는 상황, 그와 중에 처음으로 부장이 된 선배(구와타씨)에 대한 아줌마 부장이니 이런 소리나 듣고, ‘차 끓이기 당번은 여자들만 돌아가면서 하고(아니, 일본이 우리보다 더 답답하다.) 이런 답답함을 함께 헤쳐나가야하는 협력자이기도 하는 관계..... 우리나라나 일본이나 바뀌어야할 게 천지구나...

 

암튼, 시작은 예뻐 좋아해는데 읽다보니 개운하지만은 않은 작품.. 이만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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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프티 피플 - 2017년 제50회 한국일보문학상 수상작
정세랑 지음 / 창비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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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프티 피플

 

정세랑 작가님

 

직전 넘 읽기 난해한 작품을 읽고 난 뒤라 독서는 여기서 멈추고 뭔가 새로운 것을 해볼까도 생각했지만, 앞으로 바빠질 일이 뻔히 보이고 이래저래 책도 많이 마련해 놓은 상태라 지금 아니면 당분간 독서는 힘들 것 같아... 이 기분 어떻게 달랠지 고민하다가 가장 재미있을 것 같은 작품, 내가 이런 날을 위해 아껴온 소설을 꺼내 들었다.

정세랑님 피프티 피플’... 한동안 계속 봐서 이러면 안 되겠다 싶어 미루어 두었던 그 작품.... 사실 줄서 있는 작가님 작품이 2개 더 있는데(아주 얇고 안 유명한 책이라... ) 그래도 뭔가 이게 재미있을 것 같아서 펼쳤다. 결론, 정말 좋은 선택이었다. 여기서 막힐 뻔한 독서 릴레이를 이어줄 뿐 아니라 속도를 더욱 내게 만들어준 좋은 작품이다.

 

이 책은 그야말로 50명 사람들 이야기다. (작가님이 사실은 51명이랬다. 나도 새어 봤다. 이래저래 등장하는 사람 치면 조금 더 많기도 하다.) 주인공이 없는 이야기를 쓰고 싶다는 그녀의 의도가 그대로 들어간 정말 한 명 한 명의 꼭지를 만들어 읽다보면 퍼즐처럼 이어지는 정말 독창적이고 유니크하고 재미있는 작품이었다.

이름을 모르겠지만 서울에서 제법 먼 중소도시(그래도 수도권인 것 같아) ... 공단이 옆에 있고 개발이 엉망으로 진행되고 있는 지역의 어떤 오래된 병원(아무리 봐도 이름도 없어)의 이렇게 저렇게 이어부치고 계획없는 건축과 낡은 시설들을 그나마 좋은 인력으로 때우고 있는 병원과 그 옆 가게(극장) 등과 관련된 사람들을 하나하나씩 이야기하고 있는데, 처음에는 그냥 한 명씩의 이야기인가 했다.(예전에 웨딩드레스 44’를 읽고 그냥 그렇게 생각했다. 이 이야기의 첫 이야기는 가장 다른 이야기와 연관성이 없는 이야기로 출발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두 번 째 이야기에 잔혹한게 나와서 이거 이대로 덮어야 하나 하고 겁을 먹기도 했었다.) 그러나 이야기 하나 하나가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작품 간의 연관성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퍼즐이 맞춰진다. 그러고 보면 거의 처음과 끝이 소현재가 나왔구나.... 작가 님의 여러 가지 큰 그림이란....이 소설은 정말 작품이다. 주인공이 따로 없으면서 한 명, 한 명이 다 주인공이고 모두가 입체적이고 납득이 되는 그야말로 모두 캐릭터가 살아 있었다. 많은 인물들이 몇 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매력적이고 좋은 사람들이 많았다. 누가 가장 좋았을까 말하기 힘들만큼 멋진 사람들....천재소녀 유채린이 멋지고 김혁현 님과 잘 되길 바라며, 매력적인 진선미님 나도 뵙고 싶고, 슈크림 교수 님 이호 님같은 어르신을 뵙고 싶고, 이설아 님의 단단하고 견고함이 멋지고, 서연모와 남세훈 젊은이들을 응원하며, 조양선 님과 장유라 님의 옆에서 힘이 되어 주고 싶었으며, 오정빈과 정다운의 성장을 지켜보고 지원해주고 싶었고, 정리 못 하고 그나마 요리 잘 하는 나의 대척점에 있는 공은영님 정말 대단하다고 칭찬해주고 싶고, 권혜정 님의 봉춤 나도 보고 싶다. 작가 님은 세상을 사랑하시는가 보다. 사람들의 장점을 볼 줄 아는 사람인 것이다. 그렇지만 부조리하고 답답한 세상에는 할 말을 하시고 이야기 속에서 사람보다 경제, 효율만 앞세워 일어나는 여러 가지 사건 사고, 재난, 차별, 인권, 환경에 대한 이야기 등 담을 수 있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페미니즘이니 환경이니 인권이니 여러 가지 의미와 주제들을 이렇게 자연스럽게 이야기에 녹여내는게 작가 님의 특장점이다. 암튼, 바라는 것은 한 가지....작가 님 길게 오래도록 글 많이 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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