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원 (양장)
백온유 지음 / 창비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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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원

 

청소년소설

 

나는 성장소설을 좋아한다. 아파하며 성장해가는 아이들의 이야기.... 항상 좋다.

청소년 소설은 눈여겨 보는 편인데... 우선 표지가 너무 예뻐서 이 책도 눈에 들어왔다. 심지어 평이 무지 좋다. 어떻게 안 읽을 수 있겠는가?

 

이 책의 주인공은 유 원이다. 외자 이름... 지금은 고등학생. 아주 모범생이고 착하고 말 잘 듣는 아이이다. 특별히 친한 친구는 없지만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거나 그런 일은 없고 오히려 주변 사람들이 아주 친절하게 대해주는 아이이다. 식당을 하시는 부모님은 사랑을 듬뿍 주시고 사는 것도 아주 잘 살지는 않지만 크게 어려움 없이 살고 있고 흔히 그냥 보면 이렇게 무난할 수가 없고 보기 드물게 평범한 가정이다. 그러나 유원이는 특별하다.

6... 11년 전 방송 등을 통해 굉장히 전국적으로 유명했던 아이이다. 11층 아기... 불 탔던 아파트에서 살아남은 생존자. 그 때 그 불로 자랑스럽던 당시 고등학생이던 언니는 목숨을 잃었고 언니가 포대기에 던져 살아난 아기.. 그 아기를 받아주던 아저씨는 다리를 다치고 의인이 되어 현재까지 인연이 아름답게 이어지면 좋겠지만... 아주 끈질기게 이어지는데 아름답지 않고 질척거린다.

빚지고 사는 삶, 은인이 존재하는 삶, 그냥 잘 살기도 힘든데 언니 몫까지 살아야하는 삶.... 감사하지만 부담이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법... 그리고 의인 아저씨.... 인생이 잘 풀리면 좋았겠지만 그 아저씨에게 의인이라는 딱지는 선물이 아니었던 듯 하다. 원이 부모님은 참으로 좋은 분들이었다.

그리고 답답한 현실 옥상에서 만나게 된 친구... 그 애와 그 애 동생과 누리는 옥상에서의 자유, 우정..... 그리고......

암튼, 참 따뜻하고 아름다운 소설이었다.

되도 않은 결말과 전개가 아니어서 좋았고 아파하면서 성장하는 아이들이 예뻤고... 특별한 아이들의 세상에 나아가는 한 걸음.... 그야말로 응원해주고 싶다.

 

좋은 시간이었다. 작가님의 다음 작품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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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 이야기 - 세상을 담고 싶었던
박성우 지음, 김소라 그림 / 오티움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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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담고 싶었던 컵이야기

 

박성우 글 김소라 그림

 

제목도 예쁘고 표지가 이뻐서 보게 된 책....

.... 기대가 컸나보다.

생각보다 별로 였다. 약간... 어중띠다. 아이들이 보는 동화일까 어른들을 위한 동화일까... 아기자기 예쁘기도 어중띠고.. 무엇보다 글밥이 많다.

 

버려진 머그컵 커커가 강가 풀숲에서 배추흰나비 나나, 일개미 일일이, 소년 참게 차차, 딱새 부부 따따와 띠띠, 깡충거미 외로로, 땅강아지 삽삽이, 민달팽이 핑핑이, 나팔꽃 모모, 그리고 귀뚜라미 뚜뚜와 도마뱀 도도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주고 둥지를 제공하고 거처를 내주고 밭이 되기도 하는.... 조금은 누군가와의 관계속에서 소중한 존재가 되어가는 동시에 자신의 쓸모아 가치를 알아가는 이야기...

 

... 조금 더 글밥과 등장인물이 적었으면 정말 이쁜 책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보면..

암튼 예쁘고 따뜻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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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한한 위로 - 위로는 정말 그런 걸지도 모른다, 엉뚱하고 희한한 곳에서 찾아오는 것
강세형 지음 / 수오서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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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한한 위로

 

강세형

 

강세형 작가님의 글을 한 10년 전에 읽었나? (아닌가? 7?)

나는 에세이를 잘 읽는 편이 아니다. 소설만 주구장창 파고 심지어 보는 작가만 보는 편이기도 하고.... 남못지 않게 책을 읽는다며 내 안에 자부심으로만 똘똘 뭉쳐 살지만 의외로 읽은 책이 그리 많지 않을 수 있다. 특히, 에세이를 별로 안 좋아하는 편인데... 잘난 사람들의 잘난 이야기라고 치부하면서 외면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고 좋은 에세이들이 참 많았다. 사설이 길지? 암튼, 몰랐던 작가, 안 좋아하던 에세이.... 제목만 보고 읽었다가 이 책이 참 좋았더랬다는 말을 하고 싶어 요래 길게 썼다.(그러고 보면 나는 항상 사설이 길어.) ‘나는 다만, 조금 느릴 뿐이다.’ ‘나는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다.’ .... 당시 찾아 읽었던 두 책은 참 좋았다. 작가는 내 또래인 것 같았고 성격이 나랑 비슷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런데다가 특히, 그녀가 얘기하는 영화나 책들이 공감가는 것들이 많았다. 나는 한때 라디오순이였다. 라디오 들으면서 공부했고 울고 웃었으며 엄청 편지 많이 보내서 상품도 제법 많이 받았고 방송도 여러번 탔다고 한다. (방송에 나오는건 직접으로는 잘 못 들었다.) 그래서인지 라디오 작가 출신 작가님의 글들은 굉장히 읽기가 편하고 공감도 잘 되더라고... 물론, 나만 그런게 아니고 모두에게 그런가 보더라. 암튼 이 작가님이 중간에 책을 내셨더랬다. ‘나는, 의심한다’.... 그 책은 아직 못 읽었다. -> 조만간 다 볼 생각이야. 그리고 뒤에 책도 내셨던데...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만나서 반가운 마음에 다 샀다. 진짜 조만간 다 볼 수 있어.

 

신작 소개가 나왔을 때부터 보고 싶었다. 작가 님이 제법 오랜만에 책을 내셨나보다.

책이 참 작고 예쁘다.

제목도 정말 좋다. ‘희한한 위로’... 맞다 위로가 나 위로할거야... 작정하고 달려들면 그거 부담되더라고...근데 살면서 희한하게 위로 되는 것이 있잖아.

 

어쩌면 위로는,

정말 그런 걸지도 모르겠다.

 

작정하고 내뱉어진 의도된 말에서보다는,

엉뚱하고 희한한 곳에서 찾아오는 것.

 

그래서 나는 가끔 내가 위로를 발견하는 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그 순간 그 위로가 너무 필요해서, 그래야 다시 살아갈 힘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서.

프롤로그 P.10

 

책을 펼치니 역시 이 작가님 글이 참 좋았다.

우선 작가님이 왜 늦게 책을 내셨는지에 관한 이야기가 쓰여 있다.

여러 가지 많은 일들이 있으셨나보다. 특히, 많이 아프셨나 봐. 원래 예민하고 체력도 약하셨지만 언젠가부터 많이 쉬고 잘 먹어도 괜찮아지지 않았고 입이 헐고, 이유를 알 수 없는 통증에 시달리셨다고 .... 병원에 가면 스트레스를 거론하며 쉬라고, 자기 관리 잘 하라며.. 별다른 이유가 없으니 꾀병환자 된 기분에 시달리셨대. 그러다 어느 한 의사분이 세형 씨 몸 안에, 그 인자가 있어요”..... ‘너의 잘못이 아니야라는 한마디에 엄청 위로 받으셨다는 이야기로 시작되는 글..

 

사는 게, 참 힘들죠?

하지만 당신 잘못이 아니에요. ...이런 이야기로 이 글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작가 님에게 위로가 되는 주변 지인들...( 닌자, 마리, 조이... 참 좋은 분들이다. ) 떡볶이 (매운 거 못 드신대)

<타나카군은 항상 나른해>....난 이거 안 봤는데... 보고 싶더라.

거기 이런 대사가 있어.

있잖아. 난 딱히 내 인생에서도 주인공이 되고 싶지 않아. 가능하면 주목받지 않고 조용히 살고 싶어.” -> 나랑 아주 인생관이 비슷하다.

 

왜 넌, 앞으로 나아가려 하지 않니.

왜 넌, 이렇게 포기가 빠르니.

왜 넌, 네 인생의 주인공이 되려 하지 않니.

 

이런 얘길 보고... 작가는 그런다. 욕심이 없는게 아니다. 욕망의 형태가 조금, 다를 뿐이다. (누가 날 알아봐 주길 바라기보다는, 내가 그들을 관찰한는 쪽이 더 즐거울 뿐... 그렇게 내 자리에서, 내 몫의 삶을, 잘 살아내는 것도 만만치 않게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할 뿐이다.)...

-> 나도 사실 이런 사람이다. 나는 어떤 곳에서도 주목받는게 싫다. 결혼식이 가장 스트레스였다. 다 쳐다봐서... 암튼 이런 면은 나랑 닮았다. 나같은 애들이 제법 있지 않을까?

 

외톨이들의 특징

 

수많은 빌을 만나 왔지. 모두 좋은 사람들이었단다. 넌 뭘 잘하지?”

없는데요.”

사람들을 잘 관찰하지?”

“......”

그건, 우리 외톨이들의 특징이란다. 넌 반에서 가장 관찰력이 좋은 녀석일거야.”

- 영화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중에서 P.092

작가님만큼 예민하고 체력이 약하던 지인이 유전자를 남기는게 좋은 일이 아닌 것 같다고 얘기할 때 작가님이 그런 이야기를 하셨다.

그거 알아요? 대부분의 동물들은 다 예민한 애들이 일정 비율로 태어나는 거?”

.어느 책(타인보다 더 민감한 사람)을 인용해...같은 종 내에서, 자극에 매우 민감한 아이들이 15~20퍼센트 정도의 비율로 태어난다고 하는데.. 그것은 그 종이 살아남는 데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단다. 민감하다는 것은 우리의 몸이 더 많은 자극을 인지한다는 얘기라 쉽게 지쳐버린다는 단점이 있지만, 분명한 장점 또한 있었다. 작은 변화에도 민감하기에 위험 신호를 더 빨리 알아차릴 수 있다는 것. 또한 다른 동물들은 찾지 못하는 피신처나 사냥 방법도 그 민감함으로 발견해낼 수 있다는 것.....

그러니까 우리처럼 예민하기만 하고 쉽게 지쳐버리는,

세상 쓸모없어 보이는 약한 애들도,

분명 어딘가에 쓸모가 있어서 태어난 걸 거에요.

이 이야기는 참 짠했다. 마치 고전 흑백영화 에서 젤소미나가 말하는 걸 들은 것 같은... 그런 짠하고 따뜻함... 나는 사실 예민한 사람 너무 힘들더라고... 나는 둔한 인간이지만 주변은 예민한 사람들이 많아 항상 조심한다고 생각하며 (사실 평소에 그런 생각도 잘 안 한다. 나는 주변에 무심한 인간이라..) 성격 좋은 내가 참자... 하며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비율이 많아서도 놀랬고 ... 그렇게 쓸모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데... 괜히 미안해지더라. 예민하고 민감한 사람들이 작가나 예술가가 되는 것 같더라고.. 나는 그 분들 덕에 많이 위로와 행복을 느낄 때가 많기에 가끔 빚진 느낌이 들기도 하거든....

 

가장 좋았던 꼭지....

P.098~ 나는 참 게으르고, 참 부지런하다.

세형아, 넌 내가 아는 게으른 애들 중에 제일 부지런한 것 같아.”

라는 말을 듣는 작가, 모든게 느리고 귀찮은 작가는 깔끔한 상태의 집에서 사는데 그것은 집에서 빠릿빠릿 움직여서가 아니고 느리게느리게, 계속 움직이고 있다는 것. 이유는 그녀에게 너무 행복한 게으른 시간을, 죄책감 없이 만끽하기 위해서.

 

직장을 그만두고 전업 작가의 삶을 시작하면서 그녀 스스로에게 나름의 숙제를 정해주었다고 한다. 아침에 일어나 창을 열고 환기를 하고 침대를 정리하며 제대로 된 두 끼 이상을 먹는 그런 것... 사소하고 자질구레한 나와의 약속’.. 그를 통해 삶의 리듬을 만드는 것이 참 중요하다고 한다.

 

작가는 자신에게 일을 하라고 자꾸만 강요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의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 작가에게는 책상에 가지 않는다고 뭐라고 말할 사람이 없다. 잔소리할 사람은 오직 자기 자신뿐이다. (...) 매일 새로운 날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요구한다. 하지만 그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해낼 수 있을지 어떨지 절대로 확신할 수 없다. (...) 작가는 망연자실한 상태로 작업실에서 걸어 나온다. 그는 마실 것을 원한다. 무언가 마셔야 한다. 그런데 이 세상에서 소설을 쓰는 거의 모든 작가들은 자신의 몸에 좋은 것보다 독한 위스키를 더 많이 마신다. 하지만 작가는 자신에게 신념, 희망, 그리고 용기를 불어넣기 위해서 그렇게 한다. 어리석은 사람이 작가가 된다. - p.104 로알드 달의 글 중

 

다른 작가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나는 전업 작가의 삶을 통해 이것 하나는 배운 것 같다. 저절로 써지는 글은 없다는 것....

삶의 리듬을 만들어 마냥 좋음과 한없이 우울함 그 사이 어딘가에 내 마음이 계속 머물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작가... 자신만의 약속들을 굉장히 나른하고 게으르게, 하지만 미루지 않고 느릿느릿 하나씩 해결해간다는 그녀..

 

작가에게 주어지는 보상이 있다면, 그것은 절대적인 자유뿐이다. 그는 자신의 영혼 이외에는 복종을 강요하는 주인이 없다. 그가 작가인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고 확신한다.

 

절대적인 자유란, 컨트로 타워가 없다는게 아니라 컨트롤 타워가, 내가 된다는 의미일 뿐. 그래서 나는, 끊임없이 나를 달랜다.

 

언젡가 친구가 그랬단다. “정오쯤 글을 쓰면, 오후 세 시쯤에는 누군가 말해줬으면 좋겠어.”

끊임없는 선택, 선택, 선택... 그로 인한 불안함....그래서 그 지난하고 지루한 시간을 사소한 것 100개를 쌓아 나를 달래는 리듬을 만드는 것으로 채우기로 했단다.

 

언제부터가 꾸준히 작품활동을 하시는 작가님들의 글을 보면 이런 루틴, 리듬들을 가지고 있는게 보였다. 글을 잘 쓰는 분들이 작가가 되겠지만 오래가는 작가는 천재성이나 기발함보다도 성실함이 있어야 하는 것 같아. 나는 꾸준한 작가가 좋고, 가수도 연예인도... 꾸준하게 오래 나오면 이상하게 믿음이 가고 더 좋더라. 아마 인간성도 좋은가보다.. 짐작도 해본다.

 

암튼... 오랜만에 마음이 따뜻해지고 은근히 공감되는 좋은 글을 읽어 많이 위로받았다.

나는 다행스럽게 은근히 위로받는게 많은 행복한 사람이다.

감사한 것도 많고 내가 발견한 나만의 마을이 있다. 나이 들면서 고마운 부분 중 하나다.

암튼, 작가님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써주시길 바라며...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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즈우노메 인형 히가 자매 시리즈
사와무라 이치 지음, 이선희 옮김 / arte(아르테)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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즈우노메 인형

사와무라 이치 장편소설

 

정말 오랜만에 호러와 미스터리 장르물을 읽었다. 그나마 내가 접한 이런 장르물은 거의 일본 작가의 작품이었는데 요즘 우리나라 작가 작품만 읽은 경향이 있어서.... 그리고 오랜만에 서평 이벤트에 뽑혀서 전혀 어떤 정보도 없이 처음 접하게 된 작가의 작품 (신청했더니 다음날 바로 작품이 날아와서 깜짝 놀랬다. 요즘, 바빠서 서평 이벤트 자체에 도전도 거의 안 하지만 그나마 간간히 신청해도 전혀 되지 않아서... 나 뭐 잘 못 한 거 있나...서평을 넘 못 써서 이제 저 아이는 안 뽑기로 하셨나... 속상해서 더 지원 안 하던 날들..) 내가 읽고 싶은 것만 돈내고 사보던지 도서관에 부지런히 다니면서 빌려 읽기로 하고(난 도서관 다니며 보고싶은 책 찾아읽기는 누구보다 부지런하거든!) 즐거운 독서를 하고 있는 요즘. 암튼, 오랜만에 서평 책은 부담스러운 짐이 아니라 행복한 선물로 다가와 이 책을 정말 즐겁게 읽었다. 내용도 재미있다.

나의 최애 찐애 작가 미야베 미유키님의 추천...그리고 일본 호러소설대상 대상 수상작[보기왕이 온다] 이후 선보이는 히가 자매 시리즈 제2탄이란다. (보기왕이 온다도 못 봤고 히자 자매 시리즈 1탄도 못 봤는데... 앞으로 보고 싶은 작품이 생겨 또 행복한 일이다. 이 책을 만난건 여러모로 감사할 일이다.)

 

오컬트 잡지 <월간 불싯>의 편집자 후지마는 마감이 코 앞인데 갑자기 연락이 끊기 작가 유미즈를 동료 이와다와 함께 그의 집을 방문한다. 그런데 거기엔 끔찍하게 죽어 있는 유미즈와 타다 남은 것 같은 이상한 원고만이 있다. 일주일 후 이와다가 후지마에게 종이 다발을 건네는데 그것은 작가의 집에서 몰래 이와다가 가지고 왔던 작가의 원고...작가의 사망 원인일거라 말하며 꼭 읽어보라고 하는 그. 호기심에 펼친 작품에는 [즈우노메 인형]이라는 도시전설이 들어있고 그 책을 읽은 뒤에는 그 이야기의 검은 옷 입고 단발머리 붉은 얼굴의 인형이 보이기 시작하고 자신도 이 이야기의 저주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알게 되고 그 과정에서 그 분야 작가 노자키와 그의 약혼녀 마코토를 만나 그 이야기 속의 도시전설과 인물을 조사해 나가면서 여러 가지 사실들을 알아간다.

 

현실과 원고의 이야기가 교차로 진행된다. 이야기들이 일상과 교차하면서 읽은 진도만큼의 정보를 알게 되면서 현실의 당면문제를 해결해 가다가 또 뒤에 있을 이야기를 다 읽으면 뭔가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지게 만들고... 끊기 신공이 우리나라 드라마 수준이다.

이야기는 기스기 리호라는 아이의 일기같은 것이다.(소설인데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픽션일까...) 불우한 가정환경에서 살고있는 외로운 아이로 유일한 즐거움이 도서관에서 호러관련 책을 빌려 보는 것이다. 학교에서는 거의 친구가 없고 특수상황으로 인해 아이들에게도 왕따를 당하고 있는 상황, 도서관 교류노트에서 마음이 맞는 유카리라는 아이를 알게 되고 그 아이와 서로 이야기 교환 가운데 [즈우노메 인형]의 이야기를 알게 된다. 그 이야기를 알고 난 후 주변에서 벌어지는 기괴한 이야기, 호러이야기 이 개봉되고 비슷하고 음침한 분위기로 사다코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리호.... 그러다 만나게 되는 또 다른 사다코...‘유카리’.... 이야기는 호러물의 정석처럼 또는 도시전설의 수많은 이야기들처럼 무섭고 오싹했다. 그리고.... 반전, 뭔가 예상이 되었을만한 결말...

 

암튼 이 이야기는 아주 재미있다. 실제 이 책을 읽을 때 마침 드라마를 잔뜩 볼 때였고 구미호뎐을 보면서 같이 보기도 했는데... 뭔가 도시전설에다가 오싹 무서운것들이 마구 팍팍 나와서 참 무섭게 읽었다.

 

개인적으로 인형 가지고 무서운 이야기하는 거 진짜 싫어하는데.... 그 중에서도 요기 요 아이는 굉장히 섬뜩한 인형이다. 생각 안 하련다. 무서우니까...심지어 이름도 입에 안 붙는데... 사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말하고 싶지만 참아야지.)

외로운 아이, 기묘한 상황, 나쁜 어른들, 학교폭력.... 사회 문제도 제법 잘 다루고 있고 여러 가지 납득이 될 만한 상황들도 많고..... 근데 호러물을 좋아하면 사람들이 꺼려하고 싫어하나?.... 하긴 나도 음침한 분위기의 사람에게는 다가가기가 겁나니까... 사람들에게 저주하고 싶을 만큼, 세상을 괴롭히고 싶을 만큼 아픈 상처를 준 주변 사람들과 상황들이 잘 못 했겠지만... 암튼 권선징악이라 말하기 힘든 슬픈 결말이다.... 근데 이게 끝이 아닐 거 같은게 더 무섭지....속편을 염두에 두셨을까?

 

암튼, 간만에 오싹하고 흥미로운 독서였다.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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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절대 저렇게 추하게 늙지 말아야지
심너울 지음 / 아작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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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절대 저렇게 추하게 늙지 말아야지

심너울

 

최근에 한국 문학 젊은 작가들의 책을 조금씩 읽고 있다. 그래도 유명하고 평이 괜찮은 작품만 찾아본다고 하고 있는데... 다소 힘들었다.

트랜드인지 내가 그런것만 찾아 읽어서인지 모르겠지만 페미니즘 아니면 동성애... 와 관련된 작품이 대부분이었고 글은 정말 다들 잘 쓰지만 공감도 힘들었고 읽다가 우울증 걸릴 것 같고... 뭔가 심각하고 주인공에게 공감이 안 되던지... 암튼, 카타르시스가 생기지 않았다. 귀한 시간 아껴가면 읽는 책들은 제발 즐겁기를.. 기쁨을 주기를 바라는 것은 너무 큰 욕심인 걸까?

암튼... 그래서 망설여지던 찰나...

이 책은 순전히 제목 보고 놀래서 읽었다.

나는 직장에서 나보다 나이 많으신 분이 대부분이시기 때문에 이 책을 볼 때 책표지를 아주 꼼꼼히 잘 싸서 조심스레 읽었다. (왜냐면.. 나도 이런 생각 많이 하기 때문이다.)

2019 SF어워드 중단편 부문 대상 수상작가라는 심너울 작가님... 요즘 젊은 작가님은 거의 여자 작가이시더만.. 남자작가셨고 진짜 1994년생... 보다보다.. 가장 젊은이의 작품을 읽게 되었다. 심지어... SF...(나 사실 현질의 비루한 이야기보다 환타지가 있는 SF를 훨씬 선호한다.)

암튼 재미있게 잘 읽었다. 진짜 짧거나 적당히 짧은 단편이 무려 9개나 있다. 제목만 보고 사회문제를 다루거나 현실 소설일줄 알았더니.. 환타지... 정세랑 님이랑 김초엽 님의 sf소설을 아주 좋아라 읽어서인지.. 이 작품도 참 좋다. 은근히 과학적인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작가님이 공대 출신인가.. 근데 심리학 전공이시리네... ) 별로 안 어렵고 엄청 20**년의 미래 설정인데 아주 먼 미래가 아니었고 뭔가 있음직한 이야기들이고 실제 하고 있는 것들도 있다고 하니... (‘작가의 말이 아주 재미있다. 꼭 읽어보시길~) 금방 있을 법한 현실과 어렵지 않게 공감가는 이야기들이 제법 괜찮았다. 젊은 작가님의 다음 이야기 기대해보련다.

 

초광속 통신의 발명... 진짜 짧다.

SF클럽의 우리 부회장님.....SF덕후, 연구소, 초임계 기계 참기름과 라면(이게 실제 있다니...!)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저 길고양이들과 함께..... .... 이런 일은 없겠지만... 뻔한 이혼남의 지지부진한 이야기에서 뭔가 해맑고 있을리 없는 깔끔한 결말이... 좋았다.

컴퓨터공학과 교육학의 통섭에 대하여.... 깊은벗 튜비... 정말 조만간 그런 친구가 나올 것 같아.

나는 절대 저렇게 추하게 늙지 말아야지..... 너무 공감되는 이야기, 나는 벌써 제법 늙었는데...nn 슬프지만.. 너무 그 생각 안 하고 자연스럽게 늙어야지.

감정을 감정하기..... 전자뇌... 어디까지가 인간인가? 감정을 느끼지 못 하면 인간이 아닌걸까?

한 터럭만이라도.... 천재 앵무새, 배양육(가장 인간적인 고기...) .. 기발하게 재미있었다.

거인의 노래.... 잘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짧아.

시간 위에 붙박인 그대에게.... 급하게 끝낸 느낌도 있고, 더욱 아름다운 작품이 될 수 있었을 것 같아 아쉽지만 소재나 이야기가 참 아름답고 고왔다.^^

 

작가의 말....젤 재미있었다.

 

암튼, 새로운 작가를 만난 건 참 즐거운 일이다. 좋은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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