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원하는 것을 나도 모를 때 (여름 특별판) - 잃어버린 나를 찾는 인생의 문장들
전승환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0년 1월
평점 :
절판


내가 원하는 것을 나도 모를 때

 

표지가 너무 예쁘다. 나는 순전히 표지가 예뻐서 책을 사서 읽기도 하는 유형의 인간이기에...

너무 이쁜 핑크에 파란색 아이스크림이 예쁘게 감각적으로 있는 책을 순전히 예뻐서 샀고 읽었다. (잃어버린 나를 찾는 인생의 문장들.... 여기서 문장들이란 말에도 마음이 갔다.)

 

제법 오래 베스트셀러였으니까... (나도 지난 여름에 산 책이구나)

작가는 전승환 님...나도 나에게 고맙다는 책을 샀었고 읽었는데... 지금 소장하고 있지 않는 걸 보면 선물을 줬던지 중고 서점에 팔았던지... 그렇게 인상적이지 않았나보다.

 

이 책은 책 속 구성도 예쁘다. 핑크 제목들이 있고 인용글 들은 연보라색이다....(넘 이쁘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용들이 참 예쁘고 따뜻했다.

 

나는 독서 많이 하신 분들이 좋은 책, 좋은 글 모아서 소개하는 책들을 아주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한 작가 님의 시집 한 권을 다 읽는 것이 내게는 그렇게 재미가 없는데 시 모음집이나 그림 모음집, 그리고 이렇게 좋은 문장 모음집은 너무너무 재미있고 읽기도 좋은 것 같더라고... ‘책 읽어주는 남자’.. 오디오클립을 진행하시고 그걸로 유명하신 분이 좋은 책이 아닌 좋은 문장들로 책을 내주셔서 그야말로 감사할 뿐... 읽으면서 내가 좋아하는 작가, 읽었던 작품들이 많이 나와서 정말 반가웠다. 작가 님 취향이 나랑 비슷한 걸까?(아니야 좋은 건 모두에게 좋기 때문일거야...)

 

정호승 시인의 [바닥에 대하여]란 시가 책의 초입부터 좋았고 신형철 평론가의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도 좋았다.

김민철 작가의 [모든 요일의 여행]은 어디에서 많이 들었어도 좋다.

 

예전 책에

여기서 행복할 것

이라는 말을 써두었더니

누군가 나에게 일러주었다.

 

여기서 행복할 것의 줄임말이

여행이라고,

 

나는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김종삼 시인의 [어부]의 이 구절도 너무 좋다.

 

살아온 기적이 살아갈 기적이 된다고

사노라면

많은 기쁨이 있다고

 

외로움을 이야기하는 곳이 특히 좋았는데 백석 시 [흰 바람벽이 있어]라는 시구.

 

하늘이 이 세상을 내일 적에 그가 가장 귀해하고 사랑하는 것들은 모두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하니 그리고 언제나 넘치는 사랑과 슬픔 속에 살도록 만드신 것이다.

초생달과 바구지꽃과 짝새와 당나귀가 그러하듯이

그리고 또 프랑시쓰 쨈과 도연명과 라이너 마리아 릴케가 그러하듯이

 

후회가 남지 않는 사랑을 이야기하는 곳에서는 나를 뒤돌아봤다. 나는 후회없는가...

거기서도 철학자 키르케고르의 말이 나온다.

 

인생은 뒤돌아볼 때 비로소 이해되지만, 우리는 앞을 향해 살아야마 하는 존재다.

 

아사다 지로의 소설 [파리로 가다]

세상이란 건요, 행복의 모습은 대개 거기서 거기로 비슷하지만 불행의 모습은 제각각 다르답니다. 저마다 자기만의 특별한 고통을 짊어지고 있어요....

레프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리나]의 유명한 첫 문장 행복한 가정은 서로 닮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

 

위대한 집착 파트의 미켈란젤로의 말

 

만약 내가 작품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사람들이 안다면, 내 작품은 그리 대단하게 느껴지지는 않을 것이다.

 

백창우 시인의 [소주 한 잔 했다고 하는 이야기가 아닐세]라는 시는 술 한잔에 열이 올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도 소주 한 잔 하고 싶었고. 박노해 시인의 [겨울 사랑]이라는 시를 보고 스킨쉽도 애정 표현도 잘 못 하는 나지만 주변 사람들을 따뜻하게 안아주고 싶었다.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유일하게 알고 있는 마들렌 이야기를 다시금 읽어보면서 나의 마들렌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았다.

 

삶은 기억이다/ 살아있는 관계, 살아있는 추억..... 이 꼭지가 가장 좋았다.

 

내가 사랑하는 시인이신 이해인 수녀님의 [추억일기2]... 나의 서랍을 다시 열어보고 싶었고..

 

그렇게 애정하던 가네시로 가즈키의 [연애소설]의 문장이 특히 좋았다. (, 나 분명 읽었는데 왜 이리 새롭지?)....그래 우리는 만나야 해!!

 

안 만나는 사람은 죽은 거나 다름없는 거야. 가령 추억 속에 살아 있다고 해도, 언젠가는 죽어버려. 이 세상에는 무슨 일이든 생길 수 있잖아. 지금은 너하고 이렇게 손잡고 있지만, 손을 놓고 헤어지면, 두 번 다시 못 만날 가능성도 있는 거잖아? 아무튼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좋아하는 사람하고는 계속 만나야 한다는 거야. 무슨 일이 있어도.

 

뒤에도 좋은 문장, 주옥같은 글들이 쏟아져 나왔다.

김용택 시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전화하고 싶다. ~ 때문에 생각나는 나의 친구들에게

심순덕 시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언젠가 우리 아이는 이 시를 보게 되면 내 생각이 날까?

이용채 작가의 [혼자일 수 밖에 없던 이유]... 내 이야기 같아 놀랐다..

눈물나게 반짝반짝 빛나던 예쁜 맘 예쁜 글 장영희 교수님의 글귀들

말이 필요없는 [어린왕자]의 글들

한때 우리들의 노트를 가득 채웠던 유안진 [지란지교를 꿈꾸며]

알랭 드 보통의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마시멜로 해!

 

외로움에 관해서, 관계에 대해서 그리고 오롯이 자기 자신으로 살고 좀 더 단단해지기... 나를 사랑하고 타인을 사랑하자.. 착한 아이 콤플렉스에서 벗어나기...용기, 이별, 도전, ....등등..

 

이런저런 심리 에세이보다 더욱 치유되었던 글읽기...

 

나의 마들렌도... 이런 좋은 책 읽기 였던 것 같다.

학창시절처럼 이쁜 노트, 각 잡힌 예쁜 일기장 한 귀퉁이에 정성껏 한 자, 한 자 써 내려가고 싶은 좋은 문장들....

행복한 독서, 찬찬한 생각, 그리움과 외로움, 추억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좋은 사람이 떠오르게 해 준.... 멋지 시간을 선물해 준 좋은 독서였다.... 이만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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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짓, 기적을 일으켜줘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8
팀 보울러 지음, 김은경 옮김 / 놀 / 202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미짓, 기적을 일으켜줘

 

성장소설을 좋아한다.

[해리포터]를 제치고 카네기메달을 거머쥔 성장소설의 대가 팀 보울러가 10년간 집필한 역작이라는 이 성장소설... ‘리버보이로 유명한 그의 데뷔작이라고 한다.

표지도 제목도 아름답고 .... 성장소설을 좋아하는 내가 좋아할 모든 요소가 다 들어 있지만... 이 소설은 내겐 썩 좋지 않았다. ... 어둡고 우울한 상황과 이야기라서.... 제목과 표지에서 내가 기대하고 상상했던 방향과 많이 달랐기 때문이다.

 

미짓(Midget..난쟁이).. 주인공 소년의 상황이자 별명이고 이 책의 원 제목이기도 하다. 그는 난쟁이 소년이고 열다섯 살이지만 말을 제대로 하지 못 하게 더듬고, 아이같이 작은 몸, 시도 때도 없이 경련을 일으키고 비틀린 몸과 근육들로 평생 사람들의 보호막 없는 시선을 받는 삶을 살면서 세상에 버림받고 자신과 세상을 미워하며 사는 아이이다. 간절한 소망이 있지만 누구도 자신이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도 하지 않는 아이. 그러다 우연히 자신의 꿈과 같은 미러클 맨을 만나지만.... 그 이야기가 시작되면 정말 아름답고 고운 꿈같은 이야기가 펼쳐질 거라고 생각이 들겠지만... 기적’... 알 수 없는 힘이 아름답게 전개되지 않는 이야기.

미짓을 증오하고 주눅 들게 만드는 것은 몸의 상태보다도 주변 가족이다. 아버지는 좋은 분이시고 사랑을 주지만 두 살 위의 형인 은 정말 이런 나쁜 놈이 다 있나 할 만큼 악랄하고 지속적으로 미짓을 괴롭힌다. 그 이유가 더 끔찍한데.... 미짓을 나으면서 어머니가 돌아가셨기 때문이라나... 그래서 살인자라며... 남들 안 볼 때만 아주 격렬하게 괴롭히는 무슨 싸이코패스같다.

미러클 맨을 만나고 기적을 일으키는 미짓은 서서히 깨닫게 된다. 기적을 일으키는 힘은 자기 안에 있는 거라고.... 그리고 그 아이의 선택...

 

많이 먹먹하다.

삶에 있어 고통이나 행복이 누군가는 총량의 법칙이 있다고 했는데... 미짓에게는 왜.... 그의 행복과 기쁨과 사랑과 안위는.... 어디에 있는 걸까?

 

글은 나쁘지 않았다. 그냥 상황이 어두운 거지. 왜 이렇게 고통과 괴로움만이 있는 건데?

 

암튼 성장소설 읽으면 보통 나는 우는데..(그냥도 아니고 눈물콧물 다 흘리며 질질 우는데...) 이건 눈물이 나오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좋았다는 말은 하기 어려운... ... 왜 이리 어둡고 끝도... 이런 결말 밖에 없어야 했는지... 답답한... 독서였다. 이만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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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과 서사로 읽는 브랜드 인문학
민혜련 지음 / 의미와재미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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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과 서사로 읽는 브랜드 인문학

 

민혜련 지음

 

오랜만에 제대로 된 인문학 책을 만났다. 나는 책을 순전히 재미로 보는 편이라 순 소설책이나 에세이 등을 읽고 있고 내가 좋아하기에 역사책이나 미술, 음악, 요리 관련 책을 볼 뿐이다. 이번에 읽게 된 브랜드 인문학’... 나는 나름 독서를 한다는 이유로 좀 아는 척 하기를 좋아한다. 은연중에 그런 척을 하고 있다. 한 때 안다안다 김박사로 불렸던 나는 ... TV도 많이 보고 라디오도 잘 듣고 활자 중독이 있는 편이라 잡다 지식이 좀 있지만.... 웬 걸 정말 취약분야가 있는데... 그게 브랜드이다. 명품을 진짜 모른다. 홈쇼핑이나 인터넷 쇼핑을 남부럽지 않게 하고 있지만... 백화점은 식품 코너만 다니기에.... 심지어 상표를 어찌 읽어야 되는지도 모르겠고 누가 명품을 머리 끝에서 발끝까지 휘감고 다녀도 잘 모르고 짝퉁을 든다고 해도 모른다. 심지어 나도 모르게 짝퉁을 들고 다니기도 해도 모른다. 내가 아는 것은... 샤넬, 구찌, 루이비통, 페라가모, 버버리.... 엄청 표나게 상표가 딱... 있는 건 알지.. 살면서 젤 놀란 것이 에르메스.... 가든파티인가(이름도 모르겠다.. 뭐 많더라..) ... 암튼 개나 소나 다 들고 다니고 엄청 헐찍해 보이고 편해서 나도 막 들고 다닌 엄청 많이 본 백이... 에르메스란다.(모조가 많았겠지. 진짜도 많았을까? ) 충격... 그래서인지 제대로 된 명품이 없는데.. 나이가 드니 하나 정도는 있는게 좋을까.. 생각도 해보지만... 나는 가방은 가벼운게 좋아서 천 가방이 좋던데.. 그래도 핸드백 .. 하나는 있는게 좋겠지.. 하며 사는 1인이다.

이런 내게 브랜드 인문학은 새로운 세상이다.

이 책 참 재미있다. 워낙 바쁘고 일이 쏟아질 때라 사실 책이 생기고 빨리 읽지 못 했다. 틈틈이 보기에는 만만치 않은 책이라 비교적 시간 나는 주말에 몰아 읽으니 그 어떤 책보다도 흥미있고 재미있었다.

 

이탈리아, 프랑스, 르네상스 전문가인 작가 님은 오래도록 프랑스에서 유학하시고 왕성한 호기심과 열정으로 르네상스적 인간이 되신 분으로 여기에는 브랜드 개별적인 이야기도 많았지만 시대적 상황이라던가 여러 가지 역사, 문화, 음식, 자기, 정치, 시대별 트렌드, 인물 등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녹아 있어 읽으면 읽을수록 엄청 똑똑해질 것 같고 뭔가 내 속에 지식의 양식이 마구 마구 쌓여가는 느낌이 들었다.

 

story 1. 브랜드 (이름을 건다는 것의 의미)

여기에서는 개별적인 브랜드의 이야기들이 나온다. (이름이 브랜드가 된 경우가 많다.)

페라리, 람보르기니, 비스포크, 파텍필립, 에르메스, 루이비통, 페라가모, 구찌, 오트쿠튀르(이건 브랜드는 아니지만...), 스키아파렐리, 샤넬, 크리스챤 디올, 입생로랑, 프라다, 로마네 콩티... 등 어디서 들어봄직하거나 처음 듣지만 뭔가 고급진 브랜드들의 스토리를 알아가는 것이 참 흥미로웠다. 왜 유럽에만 명품이 있는 것일까... 장인들을 어디에도 있는데... 그것이 바로 유럽인들이 잘 하는 스토리텔링의 힘이랄까.. ‘장인정신은 기본에 과시하는 문화가 강하고 헬레니즘 등을 통함 융합과 종교 등의 활용 등을 통해 스토리텔링을 어떻게 대중에게 전파해야 하는지를 수천 년간 학습해온 유럽.

암튼 보면서 이런 브랜드의 시작은 정말 명품스럽고 가치있고 아무나 가질 수 없는 한땀 한땀의 장인의 손길이 남달랐던 것이 느껴졌다. 그러나 1세대가 저물고 자손에게 이어진 뒤, 명성을 이어가고 더 발전한 경우도 있었지만 여러 가지 자본주의의 요소로 인해 예전의 명품같은 스페셜함은 없음에도 불구하고 과시적 욕구와 여러 가지 인간의 욕망을 자극한 명품은 사람들을 열광하게 만들었다. 브랜드 이야기에서는 그나마 이름을 알고 있는 것들 중에서 페라가모의 이야기가 인상적이었고... 뭔가 스토리를 알고 나니 꼭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구찌는 참 좋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스토리를 듣자니... 참 별로더라...(근데 현재 구찌가 가장 대중적인 것 같다.) 스키아파렐리나 샤넬의 이야기는 참 흥미진진하고 멋있었고 디올과 입생로랑은 작가 님이 참 좋아하시는 것 같다. 애정이 듬뿍 묻어났다. 그리고 프라다는... 실용주의가 아주 마음에 들었다. 에르메스나 루이비통은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았다.

이 책에는 대체로 이탈리아와 프랑스 브랜드 들이 주로 나오는데 동시대에 있었던 것 같은 지방시나 발렌시아가, 달리 등은 분명히 이름도 거론되었던 것 같은데 왜 따로 얘기하지 않은셨는지도 살짝 궁금했다. (얼마 전 TV에서 오드리 햅번이야기하는 프로에서 지방시가 나와서 스토리가 없는 것은 아닐 것 같은데...) 그리고 그나마 알고 있는 버버리는 전혀 언급이 없어서도 조금 궁금했다.

 

story2 : 서정(시간의 숲에서 반짝이는 것들을 만나다)

욕망, 가성비는 처음부터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다.(가격은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황금비율, 기호와 상징, 거울, 페르소나, 브랜딩이라는 이름의 허상, 이탈리아의 추억, 아메리칸 드림, 북유럽의 간결성... 등이 나오는데 아주 인문학적인 고급스러운 글들이 매력적이었다. 작가 님의 이탈리아 사랑은 여기에서도 아주 팍팍 느껴진다. (어렸을 때부터 아름다운 문화유산에 둘러싸여 살아온 그들의 문화나 삶이 어찌 안 아름다울 수 있으랴)

 

story3 : 서사(명품은 어떻게 인간의 역사가 되는가)

여기야말로 르네상스적 인문학 이야기들의 결정판으로 읽는 재미가 쏠쏠했다.

헬레니즘과 기독교, 실크로드, 중국 도자기에서 본차이나까지, 르네상스, 베르사유(럭셔리는 국가의 자산이다->아주 똑똑해), 팜므파탈(치명적인 트렌드세터), 살롱문화, 부르주아, 머스트해브, 럭셔리..... 도자기 이야기들이 아주 흥미로웠고 퐁파두르 공작부인, 마리 앙투아네트의 이야기는 가장 재미있게 읽은 부분이기도 하다.

 

뭔가 끝이 그냥 끝나서 약간 아쉬울 뿐.(왜 이런 책 뒤에는 맺는말, 작가 후기 등이 없을까?)

그리고 정말 재미있고 좋은 설명 사이사이 사진같은 거나 참고 그림 등이 있으면... (저작권 문제가 많나?).... 배로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을 남기며... 시간이 흐른 뒤에 우리에게도 이렇게 쓸 수 있는 명품이야기가 나올 것이라 기대해보면서.....아주 똑똑해진 것만 같아 행복했던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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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기를 말하기 - 제대로 목소리를 내기 위하여
김하나 지음 / 콜라주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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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말하기를 말하기

 

김하나 작가님

 

작년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책 중 하나가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였다.

또래 부산 출신 작가 님들의 이야기, 그리고 색다른 동거이지만 마치 결혼해서 처음 살아가는 부부의 이야기와 너무 유사해 정말 공감하면서 읽었다. 두 분의 글발도 정말 대단했고... 작가 님들 작품을 한번 찾아봐야지.. 하고는 못 찾아봤다. (누누히 말하지만 나는 소설을 좋아하는데.. 요즘은 이상하게 소설보다는 다른 작품 위주로 읽고 있고 더욱 재미가 있는 것 같다.)

애정하는 YES24 [책읽아웃 : 김하나의 측면돌파]은 찾아 읽고 있는 수준...(난 옛날 사람이라 팟캐스트가 어색하고.. 정통 라디오나 그냥 음악을 듣는 촌스러운 사람인 걸...방송을 들어보고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좀 더 노력해야겠다.)

암튼 많이 들어보지는 못 했지만 조금씩 찾아 들었던 방송에서 작가님의 목소리는 정말 신뢰가 가고 멋진 목소리였던 것을 기억한다. 이분은 글도 잘 쓰더니 목소리도 좋고 진행도 참 잘 하시네... 했었지. 제법 늦게 작가 님의 책을 읽게 된 점을 반성하며... 암튼 전작도 좋았지만 이번 작품에서 나.. 감히 .... 말한다. 작가 님 너무 멋있어요! 저 그냥 작가 님 팬 할래요.

 

이 책은 말하기에 대해서 쓰여있다. 우선 미리 밝힌다. ... 좋았다. 아주 많이^^

우선 기본 말하기 책이니까 말하기의 기술에 대한 것들이 나와 있다. 말하기는 걷기처럼 누구나 그냥 하는 것이지만 말하기는 소통이고, 공감이고, 폭력이고, 음악이고, 가르침이고, 놀이고, 도발이고, 해소고, 울림이고, 예의라는 작가님의 서문에서부터 마음을 뺏긴 책읽기는.... 말하기에서 힘빼기, 잠깐 멈춤(포즈...참 중요한 것 같다.)의 기술, 침묵에 대한 것, 최고의 안주는 대화, 좋은 걸 좋다고 말하기, 누구에게도 상처주지 않는 말들, 좋아하는 목소리, 대화의 희열.... 이런 이야기들이 이어지는데 실제 도움이 되는 것들도 많았고 배울 점도 많았다.

나는 여러 이야기들 중에서 .....‘단군 이래 가장 큰 여성 작가 모임이야기가 너무 너무 부럽고 좋아서... 눈물이 쏙 뺐다.(난 눈물이 많은데 감동의 눈물과 기쁨의 눈물도 참 많다...) 그리고 그 어떤 페미니스트의 글보다 여성들에게: 우리에겐 겸손할 권리가 없다’...를 보고 느낀 점도 많았다. 남자나 여자를 떠나서 얌체같고 일 안 하려는 사람은 어디에나 있다. 그리고 남자 여자를 떠나 능력있고 일 열심히 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왜 여자들은 걔 중 잘 하는 사람도 겸손만 한 건지... 읽다 보니 공감이 많이 갔다. 나도 열심히 하고 잘 하는 분야에서는 보다 당당해질 필요가 있는 것 같다. 단순히 나만을 위해서만이 아닌 앞으로 인생을 살아갈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암튼 그렇게 생각해 보던 순간...

 

읽으면서 공감도 많이 되었고 작가 님과 이야기도 정말 많이 나누고 싶어지던 날... 멋진 사람이 되고 싶고 또 좋은 만남, 좋은 대화가 그립던 날.. 그리고 나의 말하기에 대해서 다시 많이 생각해보던 어떤 날.....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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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카에게
유즈키 아사코 지음, 김은모 옮김 / 리프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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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미카에게

 

실로 아름다운 책이다. 표지도 아름답고 내용도 아름답다.

나는 이 작가 님의 책 모르는 여자가 매일 아침 지하철에서 말을 건다를 정말 우연히 읽었고 그 뒤로 그 작품의 전편 격인 나는 매일 아침 직장상사의 도시락을 싼다를 찾아 읽었다.

 

10년도 더 된 작품이지만... ‘무지개 곶의 찾집’... 그 책을 참 좋아했다. 전혀 비슷하지 않지만 나는 아 작가 님의 두 작품이랑 요 책이 참 느낌이 비슷했다. 살짝 낯간지럽기도 한데 아기자기 예쁘고 따뜻하고 착한 사람들의 동화같은 이야기....

 

이 책을 읽기 전에 작가 님 작품을 찾아보니 작품이 더 있더라구....찾아봐야지.

 

암튼 작가님을 좋아하게 되면 웬만하면 그 작가 님 작품은 다 좋아하는 나의 경험에 비추어 가뜩이나 멋진 표지에 제목까지 이쁜 책.... 어떻게 안 읽을 수 있겠는가?

 

여기서 미카는 사람 이름이다.

이 작품에는 많은 이가 등장하는 것은 아니다.

 

결혼 후 시어머니 카페 미쯔에서 임신을 준비하며 일을 돕고 있는 영양사 출신 사치코. 그들의 조용한 카페에 이웃으로 독신 생활 하다 돌아가신 나미에 님이 유품으로 기증한 뻐꾸기 시계가 들어온다. 매 시간 부지런히 나타나 울리며...특유의 소리도 나는 그 시계를 보던 사치코의 절친 미카가... ‘나도 이제 시간이 얼마 없어’.... 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지난 10년동안 인기 아이돌 그룹 데이트 클렌징을 키워낸 미카는 흔하디 흔한 소모성 걸그룹이 아닌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면모의 그룹을 끌고 가며 어린 시절 아이돌을 꿈꿨던 순간처럼 매순간 열정적으로 살아왔었다. 그러나 그 그룹은 해체되었고 미카는 예전 그렇게 싫어했던 사회적 시선과 규칙, 틀에 맞춘 삶.... 남들 하니까, 이 나이에 해놓은 것이 없다며... 결혼이 인생의 목표라도 되는 양 열정적으로 혼활(결혼 준비 활동)에 돌입한다.

아이돌을 정말 사랑했던 미카, 자기 일에 열정적이었던 그녀, 사회가 만들어낸 틀을 벗어던지고자 하던 반짝반짝 빛나던 미카를 기억하는 사치코는 그녀의 변화가 안타깝고 그런 가운데 혼활마니아로서 사치코가 맘에 안 들어하는 이상한 여성상으로 친구를 유도하며, 걱정하는 사치코를 가진 자의 여유 운운하며 여기저기 기분 나쁜 말만 하는 시바타랑 함께 있는 미카를 보며... 자기가 부족해서 미카랑 멀어지는 것 같아 많이 속상하다... 그러다 임신, 그리고 극복하는 과정에서 우정 클렌징도 했다가 스크랩북 만들고 다시 덕질을 시작하는... 그녀.

 

보면서 너무 공감 가는 이야기가 많았다.

십여년 전 나랑 나의 친구가 겪었던 그런 이야기들.

예전에 그런 조사를 했었다. 남자들은 기억도 안 나고 여자들이 결혼을 결심하게 되는 가장 큰 이유가 친구라고 했다. 실제 나도... 절친이 결혼하고... 얼마 뒤 결혼을 했었고.... 또 다른 절친도 내 결혼 이후....급히 결혼을 했었다.

결혼... 그다지 크게 생각이 없었던 나인데... 어느 순간 조바심이 나던 그 때.. 30대 초반이 뭐가 급해서.. 쫓기듯 결혼했고.... 주변에서 의아해하며... 말리고 싶어했던 언니들과 친구들(나는 주변에 비혼이 참 많았고.. 지금도 많다.)

아이돌을 덕질하며 살던 미카, 그녀를 덕질했던 사치코....

(읽다보니 나에게도 사치코의 미카같은 친구가 있었다.)

이게 아니구나 덕질을 중단하며 회피하기 급급했던 나와는 달리 계속 노력하던 사치코의 모습이 참 기특했다.

 

여자들은 결혼하면 친구와 멀어지게 된다는 게 사실인가요?’

나는 초반에 그런 이야기를 믿지 않았다. 실제 제법 오래도록 나의 친구관계는 결혼했다고 해서 달라지지 않았다. 생각해 보니 남편이 참 많이 이해해 주었던 것 같네.. 고맙군.

근데... 결혼해서라기보다.... 어느 순간 애 키우고 살다보니... 다른 지역에 살다보니... 서로 다른 관심과 일상이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멀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가까이 있는 경우는 지속적인 경우가 많았지만... 나도 한때는 그렇게 친구에 목을 메었던 사람인데... 지금은 코로나의 특수성인가 싶을만큼 ... 여기저기 거리를 두고 사는 것도 같고..

 

... 글 읽는 중간중간 약간 낯간지러웠던 순간이 있었지만 너무 예쁜 사람들과 아기자기 일상들과 귀여운 모습들이 참 기분 좋았다. (여기 다 착한 사람들만 있어. 밉상같던 시바타도 안 밉고... 심지어 결론도 다 좋았다. 너무 이상적이지만... 글에서라도 우리 기분좋게 그러면 왜 안 되겠나)

덕질... 나는 좋아하는 게 참 많은데... 공연도 골고루 보고 좋아하는 작가도 많고 ....하나를 파는 건 잘 못 하는데.... 괜히 스크랩북으로 뭐라도 만들고 싶은 이 기분은 뭐지?

반짝반짝 빛났던... 나의 친구들이 그리워지는 밤... 사실 이 책을 읽을 여건이 전혀 못 되었는데.. 괜히 보다가 밤에 잠을 못 잤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다가... 날밤 세웠다. 그래도 나는 행복하다.^^)

 

행복한 독서... 친구들이 유독 그리워지는... 연락을 해보자고 결심을 하던... 이만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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