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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의 말차 카페 ㅣ 마블 카페 이야기
아오야마 미치코 지음, 권남희 옮김 / 문예춘추사 / 2022년 11월
평점 :
월요일의 말차카페
아오야마 미치코
1 월요일의 말차 카페 1월/Tokyo
마블카페의 쉬는 날 월요일.. 단발성 이벤트로 그날 마치 말차 카페 운영 중..
오늘 하루 재수가 없다고 여긴 미호가, 우연히 1일 말차 이벤트를 하는 카페에 들어섰다가 그곳에서 서빙하는 남성과 인연의 씨앗을 뿌리는 내용
(운이 좋지 않은 날이라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운이 좋았네~!)
2 편지 쓸게 2월/Tokyo
기억이 꽂히는 ‘핀’의 위치가 달라서 서로에게 조금씩 마음이 어긋나 있는 부부가 다시 서로를 알아보는 이야기(코코아편에 나온 부부 리사와 히로유키, 란제리 가게 주인 히로코 이야기가 반가웠다.)
3 초봄의 제비 3월/Tokyo
속옷 가게를 하는 히로코가 자신의 작품을 알아봐주는 손님(기타를 든 사치)을 응대하며, 새로운 삶의 결의를 하는 이야기
4 천창에서 내리는 비 4월/Tokyo
친구 사이인 사치와 미츠(종이 연극)의 만남의 한 장면을 통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질문한다.
5 별이 된 쏙독새 5월/Kyoto
종이 연극을 하는 미츠가 고향집에 가서 애증의 관계인 할머니 타즈씨와 화해 아닌 화해를 하는 이야기 - 개인적으로 너무 좋았다.
6 전해지는 마음 6월/Kyoto
일본에서 나고시노하라에 날에 먹는 특별한 액막이 음식인 미나즈키 생과자를 둘러싼 에피소드(화과저점 하시노야의 9대 사장의 부인 타즈씨)
7 아저씨와 단사쿠 7월/Kyoto
칠월칠석 날 단사쿠 나무에 소원을 매다는 일본 풍속을 ‘고양이’의 시선으로 그린 이야기
8 빠진 책 찾기 8월/Kyoto
헌책방을 운영하는 요시하라 노부부가 그리는 ‘나다운 삶’의 이야기
9 삼각주의 소나무 아래서 9월/Kyoto
여자친구에게 차여 의기소침해 있던 대학생 다카하루가 친구 덕분에 불현듯 발상을 전환해 스스로를 다시 빛나는 존재로 인식하게 되는 이야기
10 캥거루가 기다리고 있다 10월/Kyoto
마크와 마스터 두 사람의 인연을 소재로 한 이야기, 세상은 모두 연결되어 있음을 말하고
11 환상의 사마귀 11월/Tokyo
초등학생 다쿠미(1편의 화가 아빠 테루야의 아들)가 자신을 키우는 것이 세상 그 자체임을 깨닫는 내용
12 길일 12월/Tokyo
다시 처음 말차 카페 에피소드로 돌아와서, 그리워하던 남녀가 서로 재회하며 인연의 소중함을 새기는 내용(후쿠이 깃페이와 미호)
우연히 읽었던 ‘목요일에는 코코아를’이 너무 좋아서... 이 책을 찾아 읽게 되었다.
마블카페의 두 번째 연작소설이랄까...
코코아가 진하게 따뜻하고 달콤하다면...
말차는... 깊은 맛이랄까...
코코아편은 제목처럼 달달하고 뭔가 밝고 아기자기하고 사랑스러웠다면..
말차 편은 나름의 쌉싸름한 어른의 삶... 뭔가 깊이가 있어서 아련하게 좋았다.
코코아편에서 이름만 스쳐지나갔던 인물들이 다시 주인공이 되어 나오고 그들의 이야기가 펼쳐지고 앞 이야기에 스치듯 나왔던 인물들 심지어 고양이까지 다음 이야기에 주인공이 되어 펼쳐지는 이야기들이라 웬지 반갑고 그들의 이야기 하나하나가 소중하게 느껴졌다. 정말 따뜻함이 있는 아름다운 이야기인 것 같다.
12편의 12달 스토리와 함께
일본의 문화와 전통, 관습등 여러가지를 함께 이야기 하고 있다
해가 바뀌고 처음으로 하는 참배 하쓰모데
전통을 중요시 하는 일본답게 300년을 내려온 화과자점
일본의 동화작가 미야자와 겐지
얼음흉내를 낸 액막이용 과자 마나즈키
칠월칠석 소원을 써서 가지에 매다는 단사쿠
추석에 해당하는 일본의 명절 오봉
아이들 성장을 축하하는 행사 시치고산 등등
우리와는 다른 일본의 여러 문화를 알수있는 재미 또한 놓칠수 없는 부분이다
미야자와 겐지의 <쏙독새의 별>이었다.
할머니가 그런 걸 해준 것은 처음인데다 더 뜻밖이었던 것은 할머니의 은근 박력 있는 낭독, 나는 설레면서 얘기를 들었다.
하지만 그때의 내게 쏙독새는 너무나 괴로운 캐릭터였다. 생긴 것이 흉하다고 미움받고, 유충을 먹는 것도 눈치보고, 사실 쏙독새는 조금도 나쁘지 않았는데, 마냥 착한데 험한 일만 당해다. 마지막에 별이 될 때는 슬프고 무서워서 울어버렸다. 그러잖아도 불안한 밤에 할머니는 왜 이런 얘기를 골랐을까 생각했다.
그때, 할머니는 큰소리로 나를 야단쳤다.
“뚝 그치라. 쏙독새는 어떤 새보다 아름다운 것이 됐다. 와 그런지 아나. 지 힘으로 죽자 살자 하늘로 올라갔기 때문이라!”
그것은 그림책이 아니었다. ‘미야자와 전집’ 중 하나로 문고본이었다. 할머니는 그걸 몇 번이나 되풀이해서 읽었는지, 표지가 너덜너덜했다.
“인제 아무한테도 상처받지 않고, 아무한테도 상처 주지 않을 끼다. 그냥 모두를 비추고 있을 끼야. 그카이까네 인제 개안타, 쏙독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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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할머니가 …… 할머니가 싫다, 좋다, 짜증이 난다, 사랑스럽다, 등을 돌리고 싶다, 응석부르고 싶다. 엉망진창이다, 언제나. 어쩔 도리가 없다.
정리되지 않는 모순을 안고 괴로워하고, 떠나고 싶어하고.
그런 한편으로 너무너무 걱정되고 건강하길 바라고.
별이 된 쏙독새는 지금은 그저 조용하게 빛나고 있다. 평온함 속에.
하지만 나는 별이 아니다. 살아 있다. 이 땅 위에서.
그래서 누군가의 말과 행동에 상처를 입고 똑같이 누군가를 상처입힌다.
그러나 내 힘으로 필사적으로 살면 조금이라도 모두에게 빛을 비출 수 있을까. 그것이 나를 ‘탄탄하게’ 해주지 않을까.
-5. 별이 된 쏙독새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