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성록 -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명상록 열린책들 세계문학 196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지음, 박민수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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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 아우렐리우스는 로마의 중훙기를 이끌었던 5현제 중 마지막 황제다. 군주일 뿐만 아니라 유명한 스토아 철학자였다. 스토아 학파는 우주의 원리를 관조하고, 거기에 따르는 금욕적인 삶을 지향한다. 아우렐리우스는 어렸을 적부터 남다른 금욕 생활과 지혜로 두각을 나타냈고, 선황제의 눈에 들어 왕위를 이어받는다.


그에게 가장 큰 폐단이 있었으니 바로 혈육인 아들에게 왕위를 넘긴 것이다. 로마 황위는 현명한 사람에게 양위하는 것이 관례였는데, 핏줄에게 대를 잇게 했다. 영화 <글레디에이터>에서 러셀 크로우에게 다시 로마를 제정에서 공화정으로 만들어달라는 유지를 전하다가, 아들에게 살해당하는 왕이 바로 마르크스 아우렐리우스다.
 


영화처럼 그는 제위 기간 많은 부분을 전장에서 보냈다. <자성록>은 전장에서 자신을 다잡기 위해 쓴 자경문 혹은 일기입니다. 우주와 삶에 대한 관조부터, 아침에 이불을 걷고 일어나는 일상적 게으름에 대한 경계까지. 위로는 철학적 담론, 아래로는 자경문을 담았다. 스토아 학파의 현인으로 꼽히는 만큼, <자성록>은 스토아 철학 명저이자 세계적인 고전으로 꼽힌다.

전장에서 우주의 원리를 관조하고, 개인의 삶과 욕망보다는 원리에 합치되는 삶. 금욕과 철학적 사색을 중시하는 삶의 자세를 써 내려가는 황제의 모습은 드라마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자칫 따분할 수 있다. 남이 쓴 자성록이 얼마나 자극적이고 흥미로울까. 하지만 스토아 학파의 철학과 아우렐리우스 황제의 일생을 떠올리면서 읽어나간다면 한결 의미 있게 다가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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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일인자 1~3 세트 - 전3권 (본책 3권 + 가이드북) - 1부 마스터스 오브 로마 1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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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사, 로마의 정치, 문화, 기득권층과 개혁가, 영웅담, 전쟁. 전략과 전술. 콜린 매컬로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는 방대하고 레전드급 미국 드라마가 떠오른다. 무엇보다 철저한 고증이 바탕이 되었다. 우리나라 역사 교수 서문처럼,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보다 완벽한 고증을 자랑하는 소설이라고 한다.


<가시나무새>로 알려진 저자가 십여 년이 넘는 고증과 이십 년에 달아는 집필로 <마스터스 오브 로마>시리즈를 완성했고, 직접 로마 백과사전인 <가이드북>까지 만들었다. 해외에선 콜린 매컬로의 역작으로 정평이 자자하다. 물론, <로마인 이야기>나 로마 역사에 대한 사전 지식이 있는 독자라면 <가이드북>을 참조하지 않아도 되지만, 나처럼 문외한은 한 번씩 찾아가면서 읽어야 했다. 특히 '사회 체제' 부분은 사전에 꼭 참고하면 유용하다. <로마의 일인자> 세트는 필수다. 첫 번째 시리즈라 <가이드북>이 동봉돼 있는데, 로마사에 관심 있다면 로마 백과사전으로 이용할 수 있다. 


소설은 썩어가는 금권주의 구체제 정치에 대항하여, 로마에 영웅이 탄생하고 제정 로마로 중앙집권화되어가는 웅장한 서사를 다룬다. 모르는 단어나 문화는 <가이드북>을 참고하였다. 그 자체가 로마와 로마 역사를 이해하는 물꼬를 트게 한다. 로마에 낯설다면 초반은 생소하다. 그러나 구체제와 개혁세력의 정치 다툼, 전쟁터에서 전략과 전술, 영웅담과 운명의 여신의 선택 등 갈수록 긴장감을 더해간다.


물론, 독재를 경험한 우리 상식으론 공화정에서 제정 독재로 넘어가는 것이 정치적 후퇴로 여길 수 있다. 수구와 개혁은 시대마다 다르다. 로마 금권주의 공화정은 이미 애국심과 설립 정신을 잃어갔고, 정치체제와 기득권에 대한 개혁이 절실했다. 난세는 영웅을 부른다. 마리우스, 술라, 그리고 율리우스 카이사르(시저)가 개혁세력으로 등장하고, 결국 제정 로마로 넘어가는 장대한 서사를 <마스터스 오브 로마>는 담고 있다.


작품은 기원전 110년부터 시작한다. 공화정은 기반을 잡고 로마 영토는 늘어난 반면, 국경을 맞대고 게르만족, 아프리카 누마디아국 등 강력한 외세와 국경을 맞닥뜨린다. 로마 병력은 갑옷 등 전쟁 물자를 어느정도 자급자족할 수 있는 로마 시민으로 이루어져 있었지만, 갈수록 병력 자원은 턱없이 부족해진다.



로마 공화정은 문제를 드러낸다. 원로원은 법적으로 막대한 재산이 있어야 입회 가능했다. 파트리키(구귀족) 기득권 세력을 견제할 신귀족과 호민관 세력이 있었지만, 결국 정치적 권위와 돈 때문에 금권주의 기득권 세력과 결탁했다. 난맥상은 심해지고, 공화정은 한계를 드러낸다. 고인 물이 썩듯이 매너리즘에 빠진 정치체제. 로마의 흥망보다 자기 파벌 기득권, 고위 정무직에 대한 명예심, 금권주의를 지향한다.


로마를 이끌고 정치를 개혁할 강력한 리더가 필요한 시대가 도래했다.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는 로마 공화정의 한계와 리더의 등장을 그린다. 시리즈는 갈수록 율리우스 카이사르(시저)가 중점이 되지만, 첫 시리즈 <1부 로마의 일인자>는 전쟁영웅 가이우스 마리우스가 로마 관직의 사다리 정점인 집정관에 일곱 번 당선되는 이례적인 스토리를 다룬다. '그리스어도 못하는 이탈리아 촌놈' 이란 굴레에서 어떻게 그가 전장을 누비며 영웅이 되고, 정치적 이합집산과 동맹을 통해 로마 개혁을 하는지, 서사를 따라가게 된다. 결국 로마 제 3의 창시자로 칭송받는다. 파트리키지만 금권주의 정치판 때문에 방탕아로 지냈던 동서지간 술라도 마리우스 휘하에서 정치적으로 성장한다.


2부 <풀립관>, 율리우스 시저가 등장하는 3부 <포르투나의 선택>까지 출간되었다. 콜린 매컬로의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는 총 7부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하루빨리 완역돼서 장대한 로마 서사극이 어떻게 마무리되는지 직접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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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터 1 스토리콜렉터 47
마리사 마이어 지음, 김지현 옮김 / 북로드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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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 크로니클 시리즈가 대단원을 맞이하였다. 신더는 루나국 제1 왕위계승자 셸린 공주로 밝혀졌다. 카스웰, 스칼렛, 울프, 크레스, 안드로이드 이코. 동료들과 함께 독재자 레바나 여왕을 폐위시키는 혁명을 주도한다.



<윈터>는 레바나 여왕 수양딸인 윈터 공주의 이름이다. 백설공주를 모티브로 한 윈터 공주. 양어머니가 시기하여 얼굴에 흉터가 세 줄이나 있지만, 나라에서 제일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그녀는 루나인 특유의 생체전기조종 능력을 억지로 제어한다. 죄책감 때문이다. 그러나 본능을 거스르는 탓에 환각 같은 정신 질환에 시달린다.



공주라는 지위와 독보적인 미모. 그러나 그녀는 불행하다. 양어머니 레바나의 질투어린 감시, 은연 중에 그녀를 조롱거리로 만드는 괴팍함. 숨막히는 궁정 생활. 환각과 정신 질환. 그녀는 알게 모르게 소극적으로 저항하며 정체성을 지켜나간다.



근위병 제이신은 그녀에게 하나뿐인 버팀목이자 사랑이다. 제이신 또한 윈터를 사랑하고 그녀를 지키는 일을 숙명으로 여긴다. 윈터는 스칼렛과 제이신을 통해 신더 일행과 만나고, 혁명에 동참한다.



루나 궁정은 화려하고 사치스럽기 그지 없다. 수도 아르테미시아는 풍요롭고 아름답지만, 외각 지역에 사는 국민들은 끝없는 노동과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귀족은 환락과 사치를 즐기는 반면에, 외각 지역민은 그들을 먹여살리면서도 생존에 필요한 만큼의 식량과 생필품만 배급받는다.



레바나 여왕은 생체전기조종능력으로 국민을 세뇌시킨다. 앞에서 국민은 꼭두각시처럼 숭배한다. 한편으론 마법사와 근위병을 배치하고 각 지역별로 교류를 막아서 공포 정치를 실시한다. 그녀는 한번 보면 잊을 수 없는 절세 미인이다. 실상은 정신 조정 능력으로 상대방을 세뇌시켜 거짓 이미지를 각인시킨다. 거울을 싫어한다. 거울 앞에선 마법이 통하지 않고, 실물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레바나 독재는 낯설지 않다. 역사적으로 독재자들은 강압적인 공포 정치를 실시하는 동시에, 언론을 통제하고 3S(스크린, 스포츠, 섹스) 정책 같은 회유책으로 국민을 세뇌하고 정치적 관심을 통제했다. 거울은 독재를 성찰하는 기제이자, 비판적 폭로고 정직한 언로다.



신더는 그동안 차별받던 외각민들을 일깨우고 혁명을 일으킨다. 결국 레바나 여왕 마법은 깨지고, 그녀가 숨겨왔던 추악한 실물을 보게 된다. 한편으로 여왕이 그토록 망가졌던 비밀을 깨닫지만, 신더는 신념을 잃지 않는다.



작품은 동화 같은 로맨스, 영웅담, 혁명, SF, 판타지, 디스토피아, 현실 비판. 다양한 매력을 갖고 있다. 루나 크로니클 시리즈는 익숙한 고전 동화를 패러디하여 SF 판타지와 접목시켰다. 사이보그, 안드로이드와 미래 사회에서 펼쳐지는 동화 이야기는 신선하다. 동화를 답습하지 않고, 새롭게 해석하여 흥미롭다. 동화적인 설정과 로맨스, 영웅담은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을 무대로 벌어진다. 제 4차 세계대전과 전염병이 창궐하는 세계. 레바나 여왕의 독재. 브레멘 조약이라는 합의로 평화를 유지하는 정치적 역학관계. 루나국와 지구가 벌이는 전쟁은 현실 세계를 연상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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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스 스토리콜렉터 27
마리사 마이어 지음, 김지현 옮김 / 북로드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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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위성에 7년 동안 갖힌 천재 해커 라푼젤. 루나 크로니클 시리즈 세 번째 작품 <크레스> 설정이다. 탑에 갖힌 채 용사를 기다리는 라푼젤이 아니다. 루나국 인공위성에서 지구 연방을 해킹하며 루나국에 정보를 제공하는 천재 해커 소녀 크레스. 루나국 수석 마법사 시빌은 그녀를 감시하며 레바나 여왕에게 정보를 전달한다.



시빌이 날카로운 물건은 소지하지 못하게 해서, 크레스는 라푼젤처럼 긴 금발 머리를 치렁거리며 지구 정보를 해킹한다. 생체 전기 조정 능력을 못쓰는 껍데기인 탓에, 부모 얼굴도 모르고 신체 연구실로 끌려갔다. 그러나 인공위성에 갖힌 채 네트워크망과 씨름하는 신세가 되었다.



신더를 추적하는 와중에 카스웰을 짝사랑하게 된다. 혼자 기대와 공상 속에서 카스웰은 왕자님으로 거듭나고, 그와 만날 날을 기다리며 스칼렛과 함께 한 신더 일행을 은연중에 돕는다. 결국 그들은 우여곡절 끝에 만나고, 능청스러운 크레스와 천재지만 사랑엔 쑥맥인 크레스는 서로를 알아가게 된다.



레바나 여왕은 신더를 제거하려는 동시에, 동방연합 카이토 황제를 궁지에 몰아넣는다. <스칼렛>에서 드러난 루나국 특수부대원, 유전자 조작 인간병기 부대는 지구 연합에 큰 위협을 가하고, 여왕은 카이토 황제에게 전염병 백신을 제공하는 댓가로 굴종을 요구한다.



마녀의 저주로 탑에 갖힌 라푼젤이 천재 해커로 거듭난 이야기가 흥미롭다. 용사는 정의의 사도도 아니고, 라푼젤과 나라를 구하기 위한 의무감에 가득차 있지도 않다. 한량같고 능글맞은 카스웰. 한편으론, 레바나 여왕은 본격적으로 지구 정복 계획을 실행하고, 지구 연합은 절망스럽게 허덕인다.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은 절정으로 치달을수록 심각해지고, 신더 일행은 평화를 위해 레바나 여왕을 폐위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럴수록 고난과 시련은 더욱 그들을 옥죈다.



SF 판타지 세계와 고전 동화의 만남. 디스토피아적 세계관 속에 동화적 분위기. 모순적이면서 화합을 이룬다. 판타지는 고전을 참신하게 해석하고, 디스토피아가 가진 정치적 역학 관계와 비참한 현실은 동화적 희망을 부각시킨다. 반대도 마찬가지다.  

신더 일행은 루나국 혁명을 일으켜 레바나 여왕을 폐위시킬 수 있을까. 신더는 제 1 왕위계승자 셸린 공주의 지위를 되찾을 수 있을까. 루나국과 지구는 평화를 맺을 수 있을까. 마지막 작품 <윈터>에서 밝혀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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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칼렛 스토리콜렉터 19
마리사 마이어 지음, 김지현 옮김 / 북로드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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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 크로니클 시리즈 두 번째 작품이다. 전작 <신더>에 이어 동화적인 설정을 SF 판타지로 패러디하여,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으로 변화시켰다. 전작에서 루나국 레바나 여왕은 신더로 인해서 지구 정복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신더가 루나국 제 1 계승자인 셸린 공주란 소문이 돌기 시작하고, 레바나 여왕은 독재자 입지를 사수하기 위해서 신더의 내막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스칼렛>은 동화 <빨간 모자>를 모티브로 하였다. 스칼렛은 유럽 연합 프랑스에서 농사를 짓는 소녀다. 빨간 모자를 연상시키는 이름, 스칼렛(진홍색)이다. 어느날 할머니가 사라지고, 스칼렛은 그녀의 행방을 뒤쫓던 중에 의문스러운 남자를 만난다. 바로 울프(늑대).



울프는 사라진 스칼렛 할머니의 행방과 관련되어 있다. 손녀 스칼렛은 할머니를 협박할 적당한 인질이다. 마치 영화 <밀정>처럼 서로 품 속에 칼을 품고 오월동주하는 울프와 스칼렛. 의중을 숨긴 채 동행을 하며 할머니를 추적한다. 서로 낚시질을 하는 도중에 울프와 스칼렛은 상대를 이해하기 시작한다. 신뢰와 애정, 배신과 증오가 오가는 가운데, 할머니가 숨겨왔던 진실에 접근한다. 스칼렛은 할머니가 옛날 공군 조종사였고 지금은 평범한 농부인 줄만 알았다. 그러나 신더, 즉 '셸린 공주'의 비밀과 관련된 인물이며, 이를 평생 숨기고 살았던 이력을 알게 된다. 그녀는 혼란스러운 현실에 맞닥뜨리고, 예상치 못한 운명의 굴레 속에 빠져든다.



신더의 출생과 관련된 비밀. 루나국이 은밀하게 키운 특수부대집단. 루나인에 늑대 유전자를 주입하는 생체 실험으로 탄생한 루나국 인체 병기. 시리즈는 정점으로 치닫는다. 그 동안 신더는 사기꾼 인상을 물씬 풍기는 동료 카스웰을 만나 모험을 계속한다.



전작과 이어지는 설정, 할머니는 단순한 먹잇감이 아니고, 빨간 모자 소녀와 늑대는 정서적 교감을 나눈다. 낯익으면서 예상을 뒤트는 전개. 특히 루나 크로니클 시리즈 작품 여성은 당당히 악에 맞선다. 누구에게 간택되지 않고, 스스로 운명을 헤쳐나간다. 신더와 스칼렛, 그리고 다음 작품은 의문스러운 해커 '크레스' 스토리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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