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가는 길을 개척할 거야 사계절 웃는 코끼리 4
박효미 지음, 김진화 그림 / 사계절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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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널목을 지키는 녹색 아줌마의 잔소리가 싫어서 학교 가는 길을 개척하냐구요? 아니요. 집에서 학교 가는 길이 하나 뿐이라니 너무 시시하잖아요. 사실 녹색 아줌마의 잔소리도 싫어요. 팔을 들고 건널목을 건너라니, 팔이 아파 죽을 것 같은걸요. 이렇게 죽을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저는 학교 가는 새로운 길을 개척할거에요. 

 

민구가 말하는 것을 들어보세요. 허허 녀석 많이 컸지요? 아, 오해는 마세요. 저는 이번에 민구를 처음 만났답니다. 그런데 많이 큰 걸 어찌 아냐구요? 초등학교에 다니지만 생각하는 것이 남다르잖아요. 물론 팔이 아파 죽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다니 역시 어린애 같긴 합니다. 탐험심이 뛰어난 민구는 며칠 학교 가는 새로운 길을 개척합니다. 민구의 입장에서야 개척이겠지요. 하지만 이미 잘 닦여진 길을 걸어갈 뿐인걸요. 고등학교 형님들이 다니는 건널목에서 꼬맹이가 올 곳이 아니라는 말을 듣고 불끈하기도 하고, 학교 지각하는 것도 모르고 건널목을 건널 때 녹색 아줌마가 없다고 좋아하기도 합니다. 민구는 벌써 어른이 되고 싶은가 봅니다. 건널목 건널 때 손을 드는 것이 꼭 아이들만 하는 행동 같은가 봐요.

 

해리포터에 나오는 큰 모자를 쓴 민구, 이런 민구의 모습이 학교 가는 학생들의 복장에 어울리진 않아요. 이 모자로 인해 민구의 개성이 잘 드러나긴 하지만 사실 현실감은 떨어집니다. 학교에서 이렇게 다니는 것을 허락하지 않을 테니까요. 민구와 가장 친한 아이는 은결이입니다. 민구는 애벌레 놀이를 참 좋아하는데요. 저는, 이 애벌레 놀이가 뭔가 했다죠. 굼벵이 놀이랑 비슷한가 봅니다. 꿈틀꿈틀 거리며 조금씩 이동하는 모습을 상상하시면 된답니다. 1시간 정도 놀 수 있는데 민구가 이 애벌레 놀이를 하자니 몇 번 꿈틀거리다 시간 다 가버릴 것 같네요. 은결이는 인형놀이를 하고 싶어하고 민구는 애벌레 놀이를 하고 싶어하니 서로 절충해야겠네요.

 

요즘은 놀이터에 아주 어린 아이들이 아니면 볼 수 없답니다. 모두 학원에서 공부하기 바쁘니까요. '학교 가는 길을 개척할거야'에는 아이들이 아직 놀이터에서 노는 것을 즐기는 것 같아 어린 시절이 생각나네요. 숨바꼭질, 술래잡기 등을 할 수 있을만큼 많은 아이들이 있진 않지만 함정을 파서 노는 건 그리 많은 인원이 필요하지 않답니다. 누가 누가 빠질까. 기다려 보지만 역시 지나가는 사람이 없네요. 아이들은 이렇게 놀이를 통해 조금씩 커 가는 거겠죠? 날마다 똑같은 길을 가는 것이 지겹나요? 그럼 민구처럼 이렇게 새로운 길을 개척해 보세요. 아, 단 조금 일찍 집에서 나서는게 좋을거에요. 시간이 많이 걸릴 수도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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