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희생자 - 상 밀리언셀러 클럽 1
제임스 패터슨 지음, 최필원 옮김 / 황금가지 / 2004년 7월
평점 :
절판


신혼부부를 죽이는 연쇄 살인범을 잡기 위해 '여성 살인 클럽'이 나섰다. '여성 살인 클럽'이라니 솔직히 너무 여성적인 시각으로 사건을 바라보게 되지 않을까, 염려가 되었는데 반전의 묘미가 살아있어 끝까지 독자들에게 긴장감을 선사하기에 결코 실망감을 안겨 주지 않는 작품이다.

 

인생에 있어서 가장 행복한 때가 꼭 결혼식을 올린 날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전혀 다른 환경에서 자라온 두 사람이 만나 함께 인생을 꾸려간다는 것이 밝은 미래를 떠올리게 하는지라 이들의 죽음은 독자들의 가슴을 아프게 만든다. '왜 신혼부부만을 노려 살인을 저질렀을까'가 가장 큰 의문인데 범인은 타인의 '희망'을 짓밟기 위해, 과연 내가 이 일을 해낼 수 있을까, 란 생각을 떠올리며 살인을 저지르기에 하나의 유흥거리로 사람을 죽이는 것이 아닌가 하여 독자들의 가슴이 서늘해진다.

 

행복의 절정에 이른 신혼부부의 죽음과 형사 린지의 병은 극과 극의 분위기를 연출하고 누구보다 린지에게 '희망'이라는 단어가 절실히 필요한 때라 범인이 신혼부부를 죽이는 행위는 린지에게 있어서 꼭 범인을 잡고야 말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게 만든다. 여성의 입장으로 웨딩드레스를 입고 죽은 신부의 모습을 보는 것이 더 가슴 아프게 다가와 약한 모습을 보이게 되기도 하는데 범인을 잡아 직장에서 성공하고 싶은 마음과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신의 병을 털어놓아야 한다는 생각이 자신을 더 약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런 점이 조금 아쉽긴 하지만 연쇄 살인마의 끔찍한 범죄행위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닌 평범한 이미지의 린지의 모습을 보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

 

작가는 범인의 이름을 미리 노출시킨다. 린지와 질, 클레어, 신디가 어떻게 범인을 잡는지에 중점을 두고 이야기를 전개시켜 나가는 것이라 생각했지만 이것은 독자들을 속이기 위한 함정이었다. 나는 절대 속지 않을 것이라 단단히 마음 먹고 누가 범인일 것이다 예측하고 있었는데 역시나 제대로 범인을 잡아내지 못했다.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인물이 범인이었고 또 다른 반전이 있어 마지막 책장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었다. 이렇게 독자들에게 책을 읽는 즐거움을 선사하는 '첫 번째 희생자', 세 쌍의 신혼부부가 죽음을 당했는데 왜 책 제목이 '첫 번째 희생자'일까 궁금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또한 범인이 살인 현장마다 자신을 노출 시켜 증거를 남기는데 이것이 범인의 꼭 잡히고 싶다는 무언의 행위로 느껴져 의아하게 생각될 것이다. 이는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왜 그랬는지 의문이 풀리게 된다. 그러니 끝까지 읽어라. 

 

책의 첫 장면의 린지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 그리고 갑자기 아픈 린지에게도 희망이 생기는 모습은 소설속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통속적인 모습이라 현실성이 결여되어 가볍게 느껴지는 것이 아쉽다. '여성 살인 클럽'이 앞으로도 사건들을 해결해 나갈텐데, 이것이 이 시리즈의 가벼움을 더 부각시킬 것 같아 걱정이다. 하지만 희생자에게 측은지심을 가지는 린지와 범인에게 꼭 벌을 받게 하고 말겠다며 정의의 편에 서는 '질'을 보면서 결코 이들의 모습이 가볍게 느껴지지 않아 앞으로 잘 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한 인간의 욕망으로 인해 얼마나 많은 희생자가 생겼는지 알게 되었을 때 나도 범인이 죽도록 미워 한 대 갈겨 주고 싶더니 린지에 의해 제대로 된 벌을 받는 것을 보면서 역시 아직 정의는 죽지 않았다고 안도했다. 어떤 범인이든 이 '여성 살인 클럽'이 있는 한 도망치지 못할 것이다. 앞으로 이들의 활약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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