냠냠냠 쪽쪽쪽 - 아기 그림책 사물 익히기 둥둥아기그림책 11
문승연 글.그림 / 길벗어린이(천둥거인) / 200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과일들의 색채감을 제대로 살려 놓은 책이다. 생각지도 않게 보드책이라 '괜찮다'라는 생각을 했지만 한 가지 아쉬운게 있다면 좀 더 다양한 과일을 다뤄줬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고 볼 수 있는 딸기, 바나나, 사과, 키위, 귤의 단면을 보여주어 아기가 사물을 익히는데 유용하게 만들어 놓아 과일의 이름을 말해주며 "이건 딸기, 안에는 어떻게 생겼을까?"라며 아기에게 들려준다면 분명 아기도 관심을 보일 것이다. 처음에는 뭔지 몰라도 말이다.  
 
요즘 아기들은 물질의 풍요로움으로 많은 혜택을 누리는 것 같다. 우리 어릴 때야 키위라는 단어나 알고 있었나, 제대로 본 적도, 먹은 적도 없다. 딸기, 사과, 바나나 등도 배 터지게 먹을 수 있는 과일이 아니었다. 이렇게 말하고 보니 참 가난하게 살았구나, 싶겠지만 그래도 학교 앞에서 팍던 불량식품이라 칭하던 과자들이 아직도 생각나는 것을 보면 먹거리가 풍부하지 않아도 행복했던 시절이었나 보다. 학교 앞에서 우르르 몰려가서 먹던 떡볶이가 아직도 생각나니, 나도 벌써 늙은 건가?
 
과일들을 직접 만져 보고 느낄 수 있는 촉감도 생각해 주었다면 더 좋았을텐데, 내가 너무 욕심이 많은 건가? 이건 딸기라며 아기 손을 딸기 위에 놓았을 때 아기가 제대로 느낄 수 있으면 더 좋지 않을까. 키위의 거칠함, 사과의 매끈함 등을 만져볼 수 있다면 좋을텐데, 과일을 보는 것만으로도 식욕이 돋을 정도로 색감이 뛰어나긴 하지만 그런 점에서는 조금 아쉽다. 과일의 향까지 맡을 수 있길 바라는 건 너무 큰 욕심???? 아, 갑자기 키위가 먹고 싶어진다. 먹었을 때의 입 안에 감도는 새콤함, 사과의 달콤함 등을 아기가 알 수 있게 되기 위해서는 조금의 시간이 더 필요하겠지만 과일의 이름들을 말하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기쁠까. 물론 "엄마, 아빠"라고 말하는 것만으로도 감동이겠지만 말이다.
 
아가, 아가, 예쁜 아가. 무얼 먹을까? 냠냠냠 삭삭삭 쪽쪽쪽 아휴, 잘도 먹는구나. 입가에 묻히고 먹어도 예쁜 아기, 우리 아기는 어떤 과일을 좋아할까. 이런 생각만으로도 입가에 미소가 머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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