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엄마 반쪽 아빠 반쪽이에요 담푸스 지식 그림책 1
페테르 곳할트 지음, 이승숙 옮김, 키슨 로고드 그림 / 담푸스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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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교육이란, 지금 생각해도 참 쑥쓰러운데 딱히 누가 이렇게 해서 아기가 태어난다고 말해준 사람은 없고 학창시절 잠시 배웠던 기억 밖에 없다. 부모님께 "영도 다리에서 주워왔다"고 들은 것이 아마도 내가 태어나서 처음 받은 성교육이 아니었을까. 이렇게 책으로 접하고 보니 잠깐 엠마의 부모님이 침대에 있는 모습에서 얼굴이 붉어졌으나 이내 괜찮아지는 것을 보면 나름 진지하게 읽고 있나 보다. 선글라스를 끼기도 하고, 모자도 쓴 아빠의 아기 씨앗들을 보니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부끄럽지 않게 잘 다가갈 수 있도록 해 놓아 웃음이 난다. 아기 씨앗이라고 표현한 말도 마음에 든다.

 

엄마의 아기 씨앗과 아빠의 아기 씨앗이 만나면 아기가 된다. 엠마의 부모님들을 보면서 밑에 고양이가 한마디씩 던지는 철학적인 말들에 유쾌해지고 엠마 스스로도 자신이 어떻게 태어나게 되었는지 엄마, 아빠가 만나는 순간부터 살펴보게 되어 성에 대해 궁금한 아이들에게 편하게 다가갈 수 있게 만들어 놓아 아이가 나중에 자신이 어떻게 태어났는지 묻는다면 이 책을 펼치고 함께 읽어보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거부감 없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엠마의 엄마, 아빠는 처음부터 '엠마'라고 부르지 않았다. 성별도 몰라 태어나면 어떤 이름을 지어줄까 행복한 고민을 한다. 아빠가 엄마의 배에 귀를 가져다대고 엠마를 가까이에서 느끼며 행복해한다. 오늘은 아주 아주 특별한 날! 드디어 엠마가 태어나는 날이다. 엄마 뱃속에 있은지 아홉 달, 그동안 엠마는 세상과 만나기 위해 힘겨운 성장을 했다. 물론 엠마는 자신이 태어난다는 것도 모르고 있겠지만 엄마도, 엠마도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난 후 첫 대면을 하게 될 것이다. 난 엄마가 얼마나 아플까. 그 생각부터 난다. 엄마 뱃속 근육들이 아기를 밀어낼 때의 고통이란, 하늘이 노랗게 변하고 별이 보인다고 하던데 이런 고통도 감내하며 아이를 낳는 세상의 모든 엄마들이 대단하다.

 

태어난 엠마를 보니 웃음이 나온다. 아직은 쭈글쭈글해서 예쁘다는 생각이 들지 않지만 아름다운 소녀로 성장하겠지? 온몸이 빨갛고 쭈글쭈글한 엠마가 미소짓는 것을 보니 나도 행복해진다. 성장해가는 엠마의 모습을 끝으로 이 책은 마무리 짓는데 나중에 엠마가 결혼을 하고 엄마가 겪었던 길을 가게 되면서 부모님께 감사함을 느끼게 되겠지. 삶이란 이렇게 돌고 도는 것, 남들처럼 사는 것이 가장 행복한 것 같다. 그저 평범하게 사는 것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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