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나는 자주 죽고 싶었고, 가끔 정말 살고 싶었다 - 조현병을 이겨낸 심리학자가 전하는 삶의 찬가
아른힐 레우벵 지음, 손희주 옮김 / 생각정원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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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로 치면 고 3의 나이에 해당되는 노르웨이 여성이 심각한 조현병에 걸렸다가 극복하고 대학에 진학해 심리학자가 된 과정을 수기형식으로 쓴 책이다. 일단 조현병은 신조어라서 아직 잘 모르는 사람도 많은걸로 알고 있는데 예전에 쓰던 정신분열증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사회적으로 심한 편견을 가지게 만드는 조현병에 대해 간단하게 알아보자면,

˝조현병(정신분열병)이란 사고(思考), 감정, 지각(知覺), 행동 등 인격의 여러 측면에 걸쳐 광범위한 임상적 이상 증상을 일으키는 정신 질환입니다. 조현병(정신분열병)은 여러 가지 유형으로 나타나며, 단일 질병이 아닌, 공통적 특징을 지닌 몇 가지 질병으로 이루어진 질병군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뇌는 인간의 모든 정신적, 신체적 기능들을 조절, 관리하는 기관이기 때문에 뇌에 이상이 생기면 아주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조현병(정신분열병)은 뇌의 이상에 의해 발생하는 뇌질환, 뇌장애로 보는 것이 옳고,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납니다. (지식백과 발췌)˝

저자의 경우 심각하게 찾아와 자살충동을 느끼며 수 없이 자신의 몸에 자해를 가했다. 눈에 보이는 모든 물건을 이용해 자살을 시도했기 때문에 초기에는 거의 온 몸이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로 침대에 묶였있을 수 밖에 없었다. 이후 투약과 치료로 서서히 차도를 보이는듯 했으나 다시 발병해 입원과 퇴원을 지속적으로 반복했다. 하지만 결국 극복해내고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심리학자가 된다.

고등학생 시절에 공부를 잘하는 우등생이었던 저자는 어느 날 갑자기, 환각과 환청을 겪기 시작한다. 선장이락 지칭하는 주된 목소리와 그 밖에 다른 캐릭터들이 그녀를 지배하기 시작하며 세상은 어두워져가기 시작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조현병은 나을 수 없다고 했고, 이 병을 안고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하지만 저자는 포기하지 않고 10여년간 질병과 싸워나간다.

얼마전 읽었던 스캡틱에서도 조현병에 대한 칼럼이 실렸는데, 조현병을 대하는 우리 사회의 태도와 인식은 그렇게 호의적이지 않다고 말한다. 아울러 아직까지 조현병을 치료할만한 뚜렷한 약이 나오지 않았기에 수 많은 환자와 가족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 조현병의 발병원인으로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 모두에서 기인한다고 한다. 근본적인 치료가 어렵기에 관리의 시각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도 결론을 맺는데 조현병을 이겨낸 작가의 의지력은 정말 놀랍다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책에서 오랫동안 고통받았던 시기의 경험을 비교적 자세하게 서술한다. 조현병은 오히려 선진국에서 더 많이 볼 수 있는 질병이기에 세계 각국으로 번역되고 많은 사람들에게 읽혔다고 한다. 주변에서 고통받고 있는 환자나 가족들이라면 한번쯤 읽어볼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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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말은 운명의 조각칼이다 : 스피치 코치 이민호의 말하기 특강 - 스피치 코치 이민호의 말하기 특강
이민호 지음 / 천그루숲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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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상당히 인상적인 책이다. 교보샘의 패키지를 통해서 접한 책인데 이런 큐레이션식의 독서도 가끔씩 읽어볼만한 책들을 만나기 때문에 종종 애용하고 있다. [말은 운명의 조각칼이다]도 그런 범주안에 들어갈 수 있는 괜찮은 책으로 생각된다.

저자는 영어강사로 오디션 대회에서 우승했으며  현재 JTBC [말하는대로],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의 스피치 코치로 활동이라고 한다. TED와 비슷한 형태의 세바시 동영상은 가끔씩 보게된다. 대부분의 출연자들이 본인의 경험을 짧은 시간안에 잘 표현한다고 느겼는데 바로 이런 코치들의 보조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것 같다.

스피치코치는 강연자들의 말에 논리구조를 만들고, 적절한 단어를 고르고, 리허설을 코칭한다고 한다. 아무리 유명한 사람일지라도 15분의 짧은 시간안에 말을 하는건 쉽지 않은데 많은 청중들이 강사들의 이야기에 감동한다. 저자는 그런 바탕에 진실한 소통의 힘이 있었다고 생각하며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이 책을 썼다고 말한다.

책은 총 다섯 개의 파트로 구성되어있다. 소개글을 통해서 각 장의 내용을 간단하게 살펴보자면,

˝Part 1에서는 말하기의 기본원칙을 알아봅니다. 예리하고 날카로운 물건을 다룰 때는 안전교육이 필요하듯, 말하기라는 조각칼의 안전수칙이 될 수 있는 내용입니다. 즐거운 운전을 위해서는 연습이 필요하듯이, 즐거운 말하기에도 연습이 필요합니다.
​
Part 2에서는 안전하게 말하기를 연습할 수 있는 방법들을 설명합니다. 듣는 사람이 듣고 싶게 만드는 매력적인 말하기는 어떤 걸까요? ​
​
Part 3에서는 호기심, 관심, 경계심을 일으키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 봅니다. 노래를 잘 부르면 감탄하지만 진심이 담긴 노래는 감동이 됩니다. 사람을 위한, 사람을 향한 말하기도 마찬가지입니다.
​
Part 4에서는 듣는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을 바탕으로 똑똑하고 따뜻하게 말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봅니다. 진실한 소통의 힘은 때로는 말보다 훨씬 강력합니다.
​
Part 5에서는 상대와 상생할 수 있는 소통 방법에 대해 알아봅니다. 음식이 맛있으려면 두 가지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신선한 재료를 구하는 것이 첫 번째고, 그 다음은 제대로 요리하는 것이겠죠. 삶이라는 재료와 요리법이 뭉치면 맛있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 책의 목표는 간단해요. 당신의 입에서 이 말이 나오게 하는 거죠! ‘말하기는 맛있다!‘(소개글 발췌)˝

저자의 경험담과 여러가지 사례 그리고 말하기에 필요한 소통의 방식등 참조할만한 내용이 제법 많았다. 가독성도 좋아 쉽게 잘 읽히는것도 장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누구나 말을 잘하고 싶지만 좀더 진실한 대화법을 알고 싶은 사람이라면 읽어볼만한 책이다. 마지막으로 책속의 좋은 글들을 올려본다.

글을 읽으면 말이 됩니다. 우리가 하는 말에는 삶을 움직이는 힘이 있습니다. 말은 운명의 조각칼입니다. --- p.18

말투를 고치려고 노력해 본 사람이라면 알 거예요. 따뜻한 가슴이 없다면 따뜻한 말이 흘러나올 수 없죠. 냉수 밸브에서 냉수가 흘러나오고 온수 밸브에서 온수가 흘러나오듯, 가슴이 바뀌지 않으면 말은 결코 바뀌지 않는 게 아닐까요? --- p.27

스피치의 목적은 무엇인가요? 말하는 당신이 아니라 ‘당신의 말을 듣는 사람’을 주인공으로 만드는 겁니다. -- p.50

누구에게나 계란처럼 잘 꺼낼 수 있는 말이 있고, 참기름처럼 꺼내 본 적이 없는 말이 있어요. 노래도 그렇잖아요. 많이 불러서 쉽게 부를 수 있는 노래가 계란이라면, 어물어물 가사가 잘 생각이 나지 않는 노래가 참기름입니다. --- p.62

상대를 유혹하고,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질문해야 합니다. 흔히들 사람들은 남의 이야기에 관심이 없다고 하지요. 그런데 질문은 그 상황을 역전시키는 마법입니다. 질문을 하는 순간 발표자가 말하려는 주제는 남의 이야기가 아닌 내 이야기가 되어 버립니다. --- p.81

사람들은 ‘좋은 말’을 듣지 않고, ‘좋은 사람의 말’을 듣습니다. --- p.98

‘호기심’ ‘관심’ ‘경계심’ 이 세 가지에 대해 정리해 봤습니다. ‘호기심’은 특이한 것, ‘관심’은 혜택, ‘경계심’은 불이익에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했습니다. 특이해야 쳐다보고, 특이한데 나와 관련이 있으면 계속 보는 거고, 특이한데 안 들으면 큰일나겠다 싶으면 사람들은 관심을 쏟습니다. --- p.149

“눈에 보이게 말하라.” [말하는대로]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의 출연자들을 만날 때도 저는 ‘어떻게 하면 이들의 이야기가 시청자의 눈에 보일 수 있을까? 입을 통해 나오는 단어들이 덩실덩실 춤을 추고, 오색을 뒤집어쓴 채 걷고 뛰고 날도록 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고, 지금도 그 고민은 계속됩니다. --- p.190

구급차 소리에 짜증이 나면 그 안의 사람을 위해 기도하라고 했다. 그 안에 당신의 가족이 있을 수도 있고, 언젠가 그 구급차에 있게 되었을 때 당신도 그 기도의 힘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했다. --- p.224

말은 소통의 도구 중 하나일 뿐이다. 소통이 중국집이라면 말하기는 짜장면이다. 중국집에 꼭 짜장면만 있는 것이 아니듯, 소통을 위해 꼭 말을 할 필요는 없다. --- p.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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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마음 - 나의 옳음과 그들의 옳음은 왜 다른가
조너선 하이트 지음, 왕수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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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를 공유하고 있는 조그만 밴드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의 차가 상당한 후배와 가끔씩 가벼운 설전을 했었다. 이를 지켜보던 현직 교사님께서 이 책을 읽어보라며 추천해주셨다. 바로 구입을 했지만 역시 살짝 묵혀놨다가 보게 됐는데 왜 이 책을 추천하셨는지 알 수 있었다. 아울러 사람들은 어떤식으로 자기의 이즘을 지키고 있는가에 대한 심리도 좀더 구체적으로 파악하는데 도움이 됐다.

저자인 조너선 하이트는 뉴욕 대학 스턴 경영대학원 교수로 긍정심리학 분야의 선구적인 학자이자 현재 영미권에서 핫한 지식인중 한 분이시다. 그의 연구는 도덕성의 여러 감정적 토대, 도덕성의 문화적 다양성, 도덕성의 발달 과정 등 도덕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초기에는 구토감, 치욕, 원한과 같은 부정적인 도덕 감정에 대한 연구를 했으나, 시간이 가면서 동경, 경외, 도덕적 고양과 같은 당시만 해도 연구가 미진하던 긍정적인 도덕 감정의 연구에 주력하게 되었다고 한다.

아울러 하이트는 사람들이 극과 극으로 나뉘어 서로를 적으로 여기는 상황들을 지켜보며 상대방을 보다 더 잘 이해하고 존중하도록 돕기 위해 다른 연구자들과 함께 도덕성 기반 이론을 세우고 웹사이트를 공동개발했다. 2008년 진보와 보수의 도덕적 뿌리라는 주제를 다룬 하이트의 18분짜리 TED 강의는 게시되자마자 엄청난 화제를 모았다.

이후 종교, 진화와 자기 초월의 행복, 공동의 위협이 어떻게 공통의 (정치적) 합의를 만들어내는가까지, 이 세 편의 강의는 조회 수 300만 회 이상에 이르며 전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켰다. 아직 동영상을 시청하지는 못했지만 세 편의 강연 내용을 확장하고 여기에 그동안의 연구 성과를 모아서 이 책을 썼다. 인류학, 심리학, 뇌과학, 진화론등의 다양한 학문을 바탕으로 논리를 전개시켜나간다.

저자는 어떤 상황에서 우리는 왜 이렇게 행동하는가에 대한 이유를 분석한다. 아울러 그동안 개인의 윤리 혹은 착한 성격으로 좁게 이해되던 도덕이 집단적인 힘과 리더십의 문제, 개인의 행복이나 취향의 차원에서도 어떤 신념이나 이념보다 더 강력한 요인이라고 말한다. 왜 정치적으로 보수와 진보가 나뉘어져 많은 나라에서 견해의 차이를 보이는지, 기업에서는 윤리를 강조하는지 제목인 인간의 바른마음에 대해 해석함으로 우리가 알고 있던 사고관을 통렬하게 뒤집어 나간다.

대한민국에서도 보궐선거를 통해 역시 자기의 정치관에 따라 부동산 문제도 다르게 해석하는 상황을 지켜볼 수 있었다. 정부가 부동산 정책에 실패한건 분명하지만 자기의 신념을 바꾸기에는 많은 고민이 있는걸 보면 인간의 마음은 단순하게 볼 수 없는 복잡성이 담겨져있는것 같다. 한국계의 부인과 결혼해서 그런지 왠지 친숙하게 다가오는 조너선 화이트의 다른 저작인 [나쁜교육]도 바로 읽어볼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책에서 그가 말하는 도덕심리학의 세 가지 원칙을 올려본다.

제1원칙. 바른 마음은 철저히 이기적이며 전략적이다

칸트의 의무론과 벤담의 공리주의 차원에서 논의된 도덕은 도덕=이성이라는 도식을 공식화했다. 하지만 도덕적 판단 역시 매우 직관적이며 감정적이다. 서로의 동의하에 인육을 먹은 사람, 죽은 닭을 가지고 성행위를 한 후 요리해 먹는 사람 등 다른 사람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주는 것은 아니지만 듣는 순간 역겨운 기분이 드는 행위들이 있다. 사람들에게 왜 도덕적으로 바르지 않은지를 설명해달라고 하면 우리는 도덕적 직관이 순식간에 내린 판단에 맞게 이성이 이유를 찾아내는 추론을 시작한다.
또한 ‘도덕’이라는 것이 순전히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올바르게 살기’가 아닌 주변의 평판을 살피고 좋은 평판을 얻기 위한, 즉 “표를 얻으려는 정치인” 같은 행위인 것이다. 인간이 철저히 이기적이며 전략적으로 도덕을 사용하는 모습은 도덕에 대한 기존의 프레임을 뒤엎는다.

제2원칙. 바른 마음은 다양한 힘이 있다

하이트는 도덕은 남에게 피해주지 않고 스스로에게 부끄럽게 살지 않기의 차원을 뛰어넘는다고 말한다. 단순히 이런 한 가지 마음에서 발현한다면 문화, 개인의 성향, 자라온 환경과 상관없이 모든 이들의 도덕감이 똑같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인도에서는 남편이 부인을 때리는 일, 카스트 제도 같은 철저한 위계질서를 모두 도덕의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하이트는 도덕 역시 미각과 같으며 다양한 도덕적 미각이 인간의 가치, 신념, 판단에 강력하게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한 예로 정치의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진보주의자들은 왜 가난한 사람들이 보수정당에 투표하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해왔다. 하이트의 주장에 따르면 보수주의자들이 가족의 가치, 국가의 가치, 권위자에 대한 존경, 성적인 순결함 강조 등 유권자의 ‘바른 마음’을 건드리는 캐치프레이즈를 더 많이 사용한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에게 어떤 이익을 줄 것인가가 아닌, 자신의 도덕적 신념에 따라 투표하는 것이다.

제3원칙. 바른 마음은 개인이 아닌 집단의 차원에서 더 강력하다

많은 사람들을 하나의 유기체처럼 움직이게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힘은 무엇인가? 집단을 움직이고자 하는 사람들이 도덕적 우위에 집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하이트는 이것 역시 ‘집단적 바름’을 추구하는 인간의 도덕적 본성이라고 말한다. 이기적 인간이 어떻게 자신의 이기심을 버리고 집단을 위해 희생할 수 있게 만드는가는 많은 학자들의 첨예한 논쟁거리였다.
다윈은 진화론에서 인간의 이타성을 집단선택을 통해 증명하려 했지만, 사람들의 이타성 역시 이기심에서 발현된다는 주장과 무임승차자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학계에서 밀리고 말았다. 하지만 하이트는 이 책에서 집단선택이론을 다시 부활시킨다. 인간에게는 ‘군집 스위치’라는 것이 있어, 그것이 발휘되는 순간 마치 벌처럼 자신이 속한 집단의 이익을 위해 행동한다는 것이다. 이는 9.11 사태처럼 국가적인 위기상황일 수도 있고, 우리가 자주 보는 팀스포츠의 응원 형태이기도 하다. 사람들을 눈멀게도, 뭉치게도 하는 힘은 바로 집단을 위한 이타심 즉, 이집단성이라는 ‘바른 마음’에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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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진 신 - 신은 과연 인간을 창조했는가?
리처드 도킨스 지음, 이한음 옮김 / 김영사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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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리처드 도킨스의 신간이 출간됐다. [신, 만들어진 위험]이라는 책인데 읽기전에 오래전부터 위시리스트에 올려놓고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그의 대표적인 저작 중 하나인 [만들어진 신]을 먼저 읽기로 했다. [이기적인 유전자]와는 다른 스타일의 책이지만 아무래도 곰씹어가며 읽어야될만한 내용이 많아 완독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그래도 마지막장을 덮으면서 뿌듯함이 밀려왔다. 밀린 숙제를 해결하며 뭔가 체계적이지 못했던 모호함에 튼튼한 기틀이 세워진 느낌이 들었다.

기억하지도 못할만큼 어렸을때부터 교회에 다니기 시작했다. 아마 모태신앙에 가깝지 않았나 싶은데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버트란드 러셀과 박찬홍 작가의 책을 읽고 신앙을 버렸다. 아직도 독실한 신앙을 가지고 계신 모친 박권사님께 지속적으로 강요 아닌 강요를 받고 있지만 종교를 다시 가지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 리처드 도킨스의 책을 접하면서 더욱 생각이 굳어졌다고나 할까....제발 자신의 신념을 다른 사람에게 강요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나는 남에게 무신론을 전도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으니까 말이다.

특히 이 책을 읽으면서 종교가 아이들에게 얼마만큼 큰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해 다시 한 번 깨달을 수 있었다.

˝비종교적 영역도 포함하고 있는 우리 사회는 부모의 종교를 어린아이들에게 주입하고 그들에게 가톨릭 아이, 신교 아이, 유대교 아이, 이슬람 아이 등의 종교적 꼬리표를 붙이는 것이 정상적이며 그럴 권리가 있다는 얼토당토 않은 개념을 받아들여왔다. 다른 꼬리표들은 용납하지
않으면서 말이다. 보수주의자 아이, 자유주의자아이, 공화당 아이, 민주당 아이는 없다. 

제발, 제발 이 점에 대해 각성하고, 그런 말을 들을때마다 분노하기를, 아이는 기독교 아이나 이슬람 아이가 아니라, 기독교 부모의 아이나
이슬람 부모의 아이다. 그리고 후자의 명명법은 아이들에게 아주 뛰어난 의식 각성제역할을 할 것이다. 자신이 이슬람 부모의 아이라는 말을 듣는 아이는 종교가 자신이 충분히 자란 뒤에 선택하거나 거부할 무언가라는 사실을 즉시 깨달을 것이다.˝

그 어떤 종교들에게 모두 해당되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다. 사실 우리 아이들도 어렸을때 자의적으로? 교회에 다녔는데 무신론자의 아이라고 해서 교회 다니는걸 막지 않고 그냥 놔뒀다. 도서상품권 전도에 이끌려 열심히 교회를 다녔던 두 소년들은 이후 자연스럽게 자신의 신념을 선택했다. 그 무엇도 강요하는건 옳지 않다는 생각이다.

˝무슨 말인가? 너무나 뻔한 헛소리다! 그 신앙들은 상호 배타적이다. 그렇지 않으면 무엇 때문에 자신의 신앙이 우월하다고 생각하겠는가?
 따라서 그것들은 대부분 다른 신앙들보다 우월할 수가 없다. 아이들이 서로 다른 신앙을 알게 하고, 그것들이 화합할 수 없음을 알아차리게
하고, 그 불화합성이 어떤 결과들을 빚어낼지 스스로 결론을 내리게 하자. 어느 것이 타당한지 충분히 자란 뒤에 스스로 결정 내리게 하자.˝

˝성차별적 대명사들 외에도 바뀌어야 할 언어 관습들은 더 있으며, 무신론 동조자들도 거기에서 예외가 아니다. 우리 모두는 깨어날 필요가
있다. 유신론자들뿐 아니라 무신론자들도 신앙을 특별히 존중해야 한다는 사회 관습을 무의식적으로 지키고 있다. 그리고 나는 어린아이들에게 부모의 종교관을 꼬리표로 갖다 붙이는 행위를 사회가 암묵적으로 용인한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환기시킬 것이다. 

그 비정상적인 측면에 대한 무신론자들의 의식을 각성시킬 필요가 있다. 아이에게 종교를 강요하는 것은 너무 어려서 자신의 견해를 알지
못하는 아이에게 부모의 견해를 족쇄처럼 채우는 거의 보편적인 용인하에 있는것이다. 기독교계 아이 같은 것은 결코 없다. 오직 기독교계
부모의 아이만 있을 뿐이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그 점을 납득시키자.˝
 
주옥과 같은 글들이 많지만 웃음을 자아낸 구절을 소개해본다.(사실 나도 늘 의문이 들었던 대목이다) 그렇게 천국을 가고 싶다면 죽음이 얼마나 반가울까라는 생각을 종종 해봤다. 삶에 대해 집착할 필요가 있을까?

˝모든 기독교도들과 이슬람교도들은 친구가 죽어간다는 말을 들었을 때 왜 대수도원장처럼 말하지 않는 것일까? 의사가. 믿음이 독실한 여성에게 살 날이 몇 달 안 남았다고 말하면, 왜 그녀는세이셸 제도로 휴가를 보내주겠다는 말을 들었을 때처럼 기대에 차서 흥분하지 않는 것일까? ˝도저히 기다리지 못하겠어!˝ 왜 그녀의침대 옆에 모인 독실한 문병객들은 먼저 떠난 사람들에게 전해달라고 이것저것 떠들어대지 않는 것일까? ˝로버트 삼촌을 만나면 제가사랑한다고 전해주세요...˝

이 책은 [이기적 유전자]보다 [눈먼 시계공]의 속편 같다는 평가를 받는다. 역자의 글을 통해서 좀더 세밀하게 살펴보자면,

 ˝[눈먼 시계공]이 갖가지 과학적사례들과 이론들을 동원하여 설계가 환각임을 세밀하게 따지고 들어서 폭로했다면, 이 책은 주로 논리를 동원하여 종교라는 환각을 타파하는 데 치중한다. 그래서 이 책에는 과학자들의 비중이 비교적 적다. 대신 버트런드 러셀, 파스칼, 흄 같은 철학자들과 아우구스티누스, 토마스 아퀴나스 같은 신학자들, 토머스 제퍼슨, 조지 부시 같은 정치인들, 저술가, 기자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등장한다.˝

˝도킨스는 결코 에둘러 말하지 않는다. 그는 처음부터 목적을 명확히 밝힌다. 종교의 그늘에서 벗어나도록 하고 무신론이 바람직한 대안임을 깨닫도록 한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그는 런던의 지하철 폭탄테러, 미국에서 벌어진 911 테러,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쟁, 북아일랜드
분쟁 등에서 종교가 한 역할이 마음에 들지 않았나 보다. 

그는 과학과 종교를 나누는 통상적인 기준 즉, 과학은 사실을 다루고 종교는 가치를 다루므로 겹치지 않는다는 기준을 논박하며, 근본주의
같은 극단적인 종파에 맞서 온건한 종파와 연대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타협적인 무신론자들과 불가지론자들도 공격한다. 아이들을 종교에 소속시키려는 온갖 시도들도 비판한다. 또 신의 존재에 대한 신학자들의 증명이 엉성하다고 비판하며, 대중을 선동하는종교 지도자들에게도 비판의 화살을 날린다. 많은 사람들이 오랫동안 존경해온 신학자와 종교인도, 나름대로 과학을 옹호하는 데 애써온 과학자들도 그의
과학과 논리 앞에 발가벗겨진다.˝

종교인들이 읽는다면 매우 불편할 수도 있지만 이 책을 이겨낸다면 그는 참된 종교인으로 현생에서의 생을 자기가 원하는 신에게 바치는 삶에 주력할 수 있을것 같다. 죽어서도 영생해 천국에서 행복하게 살아갈테니 말이다. 나는 그냥 현생의 삶에 만족하고 좀더 알찬 삶을 살 수 있도록 노력해보련다. 제발 자신의 신념을 남에게 강요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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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테리아 34호
미스테리아 편집부 지음 / 엘릭시르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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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테리아 34호의 메인 테마는 일본 추리소설의 본격 미스터리에 대한 탐구다. 사실 본격 미스테리라하면 밀실이나 고전추리소서 형태의 복고쯤으로 생각했는데 이번 호를 읽고나서 좀더 디테일하게 본격 미스터리 장르에 대한 개념을 수립할 수 있었다. 일단 본격 미스터리에 대한 간단한 정리를 해보자면,

˝1920~1930년대의 영미권 추리 작가들이 지금까지도 인구에 회자되는 정교한 논리와 트릭의 걸작을 쏟아냈을 때, 일본 추리 작가들은 거의 실시간으로 그 작품들을 접하며 화려한 논리와 트릭의 세계에 매혹되었다. 그 결과 일본에서는 마쓰모토 세이초의 사회파 미스터리라는 강력한 흐름에도 불구하고, 철저한 허구의 세계에서 오로지 추리와 논리의 지적 활동에 집중하는 미스터리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 활동이 본격 미스터리라는 기치 하에 지금까지 이어져왔고, 서브컬처와의 결합이라든가 SF/판타지와의 영역 공유 등이 활발하게 이뤄지며 새로운 물결을 만들어가는 중이다. 본격 미스터리라는 용어가 본격적인 미스터리라는 의미인지 혹은 또 다른 의미가 있는 것인지, 어떤 역사적/사회적 컨텍스트가 존재했는지 궁금했던 독자들에게 좋은 참고 자료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

사실 개인적으로 일본 장르소설중 사회파 미스터리를 좀더 선호하지만 가끔 본격 미스터리의 수작을 만나게 되면 짜릿한 추리소설의 쾌감은 훨씬 더 강렬하지 않나 생각될때가 있다. 본격 미스터리의 부활을 알린 시마다 쇼지의 ‘점성술 살인사건‘도 그런 경험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이왕 이렇게 된거 오래전에 구입했던 [십각관의 살인]부터 본격 장르의 소설을 몇 권 읽어볼 요량이다.

두 번째 특집은 체인질링이다. 체인질링하면 보통 유괴살인사건이 떠오르지만 원래 뜻인 인간의 아기와 바꿔치기한 요정의 아이에 관한 민담을 분석해본다. 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 유아살인사건이 떠오른다. 이번 호에서는 다음과 같이 체인질링이 분석된다. ˝현재의 시선으로는 아동학대의 정황이 거의 확실한 체인질링 민담의 흔적을 돌이켜보며, 과거에는 이 소재가 요정 이야기로 예쁘게 프레임화되었다면 현재에는 어떤 식으로 미스터리와 공포물을 넘나들며 끔찍한 현실을 폭로하는지에 대한 가설을 제시한다.˝

이외에 목차를 통해서 어떤 컨텐츠가 다뤄졌는지 살펴보자면,


Editor’s Letter
소문과 실화
LIST
READING DIARY

제5회 엘릭시르 미스터리 대상 공고

SPECIAL 본격 미스터리의 파격
본격 미스터리의 적자생존 : 김은모
본격 미스터리의 타임라인 : 지혜림
고전 추리소설이 일본에 수용되기까지 : 박광규
트릭을 파헤쳐보자! : 임지호, 지혜림
신본격은 왜 이럴까?―서브컬처와 미스터리의 나선은하 : 하성호

SPECIAL 뒤바뀐 아이, Changeling : 김용언

SESSION PULL ME OUT―당신 뇌의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의 마음속에는 누가 있을까 : 정성일
취미는 독서
『블루버드, 블루버드』
『헤더브레 저택의 유령』더보기

Editor’s Letter
소문과 실화
LIST
READING DIARY

제5회 엘릭시르 미스터리 대상 공고

SPECIAL 본격 미스터리의 파격
본격 미스터리의 적자생존 : 김은모
본격 미스터리의 타임라인 : 지혜림
고전 추리소설이 일본에 수용되기까지 : 박광규
트릭을 파헤쳐보자! : 임지호, 지혜림
신본격은 왜 이럴까?―서브컬처와 미스터리의 나선은하 : 하성호

SPECIAL 뒤바뀐 아이, Changeling : 김용언

SESSION PULL ME OUT―당신 뇌의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의 마음속에는 누가 있을까 : 정성일
취미는 독서
『블루버드, 블루버드』
『헤더브레 저택의 유령』
『요정이 부르는 곳』
『말라바르 언덕의 과부들』
『나이트메어 앨리』
『노킹 온 록트 도어』
『유리고코로』
『어리석은 자의 독』
『완벽한 스파이』
『터키 갬빗』

CULINARY 밋밋하지 않은 맛, 레이첼 쿠시너의 『마스 룸』 : 정은지
NONFICTION 너무 작은 몸, 너무 많은 상처 : 유성호
MIRROR 살인은 드러난다 : 홍한별
OBJECTION 나는 네가 학창 시절 저지른 일을 알고 있다, 드라마《경이로운 소문》: 이은의
PULP 명동의 보물단지 : 곽재식

SHORT STORY
듀나 「콩알이를 지켜라!」
박하루 「웃는 탐정」
칼 데처 「죽음의 세트장」


34호에도 세 편의 단편소설이 수록됐다. 개인적으로 듀나의 단편소설을 상당히 재미있게 읽었다. 곽재식 작가의 과거 뉴스에 대한 분석은 역시 흥미로웠고, 정성일 평론가의 글은 또한 역시나 어려웠다. 영화를 보고 나서 다시 한 번 읽어봐야겠다. 참, 34호를 마지막으로 홍한별 번역가의 코너는 종료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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