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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삶이 던지는 질문은 언제나 같다 - 시대의 지성 찰스 핸디가 전하는 삶의 철학
찰스 핸디 지음, 강주헌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2년 1월
평점 :
지금은 잊혀진 희미한 기억으로 남았지만 학창시절의 장래희망은 고고학자였다. 역사과목을 좋아했고, 관련 서적들을 중학교 이후로 탐독했기에 대학은 사학과로 진학하는게 목표였지만 뜻대로 이루지 못했다.
결국 회사생활을 시작했고 흘러가다보니 이제 거의 은퇴할 나이가 되어버렸지만, 아직도 역사나 고고학에 관한 책들은 비교적 즐겨서 읽는편이고, 퇴직을 하게 되면 역사나 고고학에 관련된 체계적인 과정들을 신청해 공부해보려고 한다.
인상적인 제목의 이 책은 역사중 주로 영국의 유물과 유적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쳐나가는 역사에세이다. 저자인 닐 올리버는 영국의 고고학자이자 작가, 역사 커뮤니케이터로 활동중이다. 그는 스코틀랜드에서 태어나 글래스고대학교에서 고고학 석사를 우등 졸업으로 마친 뒤 고고학 연구를 이어나갔다.
이후 [가디언], [헤럴드]등에서 저널리스트로 활동했으며, 여러 권의 베스트셀러 역사책을 집필했고 한 권의 역사 소설을 썼다.아울러 BBC에서 20여 년 동안 20편이 넘는 역사 교양 프로그램의 각본을 쓰고 진행을 맡았으며, 영국 예술 영화 텔레비전 아카데미BAFTA에서 수상한 역사 다큐멘터리 [코스트COAST]의 메인 진행자로 활약하며 영국을 넘어 유럽 전역과 미국에도 이름을 알린 대중적인 역사학자다.
이 책은 저자의 유려한 글솜씨와 함께 번역도 훌륭하게 잘된편인지라 한 편의 아름다운 미학에세이를 읽는 느낌으로 읽어줬다. 영국과 스코틀랜드를 중심으로 영연방 국가들의 유물과 유적 36개를 엄선해 그곳에 담긴 인류의 깊은 사연을 들려준다. 저자는 20여 년간 BBC 다큐멘터리 진행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로 활동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인류 역사를 한 편의 흥미진진한 드라마처럼 써내려간다.
360만 년 전 고인류의 발자국 화석, 190만 년 전 만들어진 인류 최초의 집에 관한 흔적, 3만 년 전의 동굴 벽화, 7000년 전의 묘지, 둥글게 늘어선 3000년 전의 거석 기념물 등 고고학 유적은 대부분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거나 눈에 띄게 화려하지 않아서 그냥 스쳐 지나가기 쉽다. 어떻게 보면 이런 평범해보일 수 있는 고고학 유적을 거기에 담긴 이야기와 가치를 제대로 설명하고 있다.
[잠자는 죽음을 깨워 길을 물었다]는 역사, 예술, 문화, 지리, 인류학을 아우르는 알찬 인문 교양서인 동시에 유물을 실마리로 역사를 거슬러오 올라가며 감성을 터치하는 감성 깊은 에세이다. 번역은 고고학자 이진옥이 한국어판 번역을 맡아 전문성과 완성도를 높였으며, 실제 유물 사진들이 수록되어 있어 가치를 더해준다.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좋아할만한 책이다. 일독을 권해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