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에 그런 정답은 없다 - ‘오늘의 식탁’에서 찾아낸, 음식에 관한 흔한 착각
정재훈 지음 / 동아시아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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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문고 신간매대를 둘러보던중 발견하고 구입한 책이다. 저자의 전작인 [정재훈의 식탑]이라는 책도 관심있게 읽었고, 전문성이 매우 떨어지기는 하지만 음식점에 관한 글을 블로그에 올리고 있기에 보강차원에서 읽어봤다.


저자는 현직 약사로 푸드라이터다. TV, 라디오, 팟캐스트, 잡지 등 여러 매체에서 음식과 약에 대해 글을 쓰고 있다. 이 책도 [올리브]라는 잡지에 4년간 올린 기사를 모아서 엮어냈다. 그때 그때 화제가 됐던 음식이나 아니몀 우리가 음식에 알고 있던 상식이 잘못됐다는 근거를 조목조목 제시하며 알려주고 있다. 여러모로 음식에 관한 다양한 배경지식을 얻을 수 있어 유익했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아카데미상을 휩쓸며 세계적인 화제가 됐을때 영화에서 주요하게 다뤄진 한우채끝살 짜파구리에 대해 재미있는 시각으로 음식을 분석한다. 소개글을 통해 저자의 생각을 알아보자면,


"라면은 본능적으로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어린이들도 쉽게 좋아한다. 하지만 질긴 텍스처의 소고기는 싫어하는 아이들이 많다. 많이 먹어본 경험이 있어야 맛있다고 느끼는 어른의 음식인 것이다.


덴마크 코펜하겐대 식품자원경제학 연구자들에 따르면 계층별 음식 선택에서 차이가 나타나는 것은, 영양학적 지식의 차이가 아닌 누적된 경험에 따른 선호도의 차이 때문이다. 즉, 자주 접해서 친숙한 맛을 더 높이 평가하는 것이다. 경제적인 여건 때문에 다양한 음식을 시도할 경험이 부족하다면 입맛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다송이 엄마는 왜 짜파구리에 한우 채끝살을 넣었을까. 오늘날 부유층이 자신들이 먹는 음식을 선택함으로써 사회적으로 경계선을 긋고 있다는 [식탁 위의 쾌락]의 저자 하이드룬 메르클레의 지적처럼, 다송이 엄마 역시 한우 채끝살로 어떤 경계선을 자녀의 마음에도 긋고 싶어 한 것이다. 이렇듯 음식의 가치는 사회적 영향을 받는다."


아울러 한국 사람은 김치를 먹어서 건강하다는 등 음식의 효능에 대한 과도한 믿음에 대해서도 저자는 문제를 제기한다. 사스가 유행했을때 한국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한건 김치때문이라는 말이 돌았는데, 이후 사스의 사촌인 메르스의 유행으로 잘못된 통념이었다는 사실을 준거한다. 


개인적으로 집밥을 먹으면 건강해질까?라는 의문을 평소 가져왔는데 저자의 글을 읽고 꼭 그렇지 않다는 사실도 알게됐다. 저자는 코로나로 인해 집에서 더 자주 요리해 먹었음에도 체중이 증가한 사람이 많았다는 사실에 착안한다. 집에서 요리한다고 갑자기 입맛이 바뀌어 설탕, 소금, 지방을 적게 넣는 것이 아니며,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운동량은 줄고 걱정과 불안이 늘어나 달콤한 간식과 음료를 더 많이 찾는 것도 영향도 있다.


뿐만 아니라 어디까지가 직접 한 요리인지 그 경계도 모호하다. 밀키트는 어떤가? 분업화된 주방에서 전처리를 마친 재료로 요리사가 요리한다고 요리가 아니라 할 수 없듯이, 직접 재료를 씻고 썰지 않았다고 요리가 아닐 수는 없다. 우리는 직접 요리해서 먹으면 더 건강해질 것이라는 흔한 착각에 빠지기 쉽지만, 사실, 그런 정답은 없고 현실은 복잡하다고 말한다.


이 책은 우리가 알고 있던 음식 문화에 질문을 던지고, 흔히 유통되는 정답들이 진실인지 확인해보며, 착각에 가려졌던 다양한 스토리를 발견해 알려준다. 저자는 각종 유행 다이어트, 배달 앱, 먹방, 혼밥, 채식, 식당 별점, 디저트, 반려동물의 음식, 대체육, 명절 선물 세트, 못난이 농산물 등 음식과 식문화 41가지를 탐구한다. 음식에 관심이 있다면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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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멋진 오십이라면 - 오직 나로 살아가기 위한 자기발견 수업
이주희 지음 / 청림출판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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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유튜브를 보며 현대자동차에서 60세로 정년퇴직하시는분의 인터뷰를 봤다. 직장생활을 근 40년 가까이 하셨고 대기업에서 안정적인 급여를 받으며 자녀들도 모두 출가시켰는데 막막하다는 말과 함께 뭘해야될지 모르겠다는 말에 의아했다. 이미 60세라는 퇴직연령은 정해져있었고, 정년까지 꽉 채웠음에도 불구했고 경제적으로 어려움도 없어보이는데 허탈함을 느끼는 지점에 많은 생각을 했다.


우리는 과연 무엇을 위해서 사는걸까? 주변에서는 평생 직장을 가지라며 끊임없이 일할것을 독려한다. 그래야 늙지 않고 보람된 삶을 살 수 있다는 조언에 늘 의아한 생각을 가졌다. 왜 그렇게 평생 일만 해야되는걸까? 아무튼 어찌어찌 하다보니 50세를 훌쩍 넘겼고, 잠재적으로 은퇴를 생각하고 있는 임금피크도 이제 2년밖에 남지 않았다. 


물론 남은 기간 어떤일이 벌어질지 모르겠지만, 중간에 전직을 하기는 했지만 꾸준하게 직장생활을 했다는 사실에 나름 만족한다. 이제 은퇴를 하면 어떤일을 할것인가에 대해 생각해왔던것을 실행하려고 한다. 도서관 투어, 시네마 테크 돌아보기, 책 써보기등등 하고 싶은게 너무 많은지라 말이 조금 이상하지만 은퇴가 기다려진다.


이 책은 삼성전기라는 대기업에서 직장생활을 21년간 보내고 퇴직을 한 후, 알차게 삶을 보내고 있는 작가가 오십 이후 두번째 인생을 어떻게 보내는가에 대해 재미있게 써내려간 일종의 에세이다. 이른바 백세 시대를 맞이하여, 오십은 어떤 사람에게 제 2의 삶을 부여하고 또 다른 사람들에게는 지옥 같은 삶이 될수도 있다.


40대 이후로 몸이 조금씩 힘들어지는 갱년기를 맞이하게 되지만, 의학을 발달과 함께 대부분의 사람들은 늙었다고 생각하지 않고 있다. 이에 50이라는 나이는 누구나 앞으로 어떻게 살것인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중대한 분기점이다. 서점가를 둘러봐도 50세라는 나이에 관한 책이 봇물처럼 쏟아지는걸 보면 그만큼 수요가 많다는 현실을 반영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저자가 오십 이후 인생의 후반부는 삶의 기준을 오직 나로 살아보자며, 남에게 피해 주지 않을 정도로만 이기적으로, 나를 위해 살아갈 것을 주장하는 행복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책의 제목과 같이 이토록 멋진 오십을 보내고 싶다면 일독을 권해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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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술을 끊으니 꽃도 보이네
상자비 / 유페이퍼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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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샘에서 이것 저것 살펴보다가 발견하고 읽어본 전자책이다. 간혹 금주에 관한 책을 종종 읽기는 하지만 술을 끊는다는건 개인적으로 조금 어렵다. 담배는 한 방에 금연을 성공했지만 단주는 요원해보인다. 그렇지만 이렇게라도 가끔씩 경종을 울려 조금이라도 덜 마시기 위해 나름 노력은 해볼 생각이다.


알콜을 애정하는 후배중 한 친구가 금주가 금메달이라고 외치며 가끔 기한을 설정해 금주를 실행한다. 사실 술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절주는 매우 힘든일이고 그나마 이렇게 간헐적 단주를 실천한다면 간에게 조금이라도 덜 미안할것 같기는 하다.


작년 목표가 퐁당퐁당 절주였는데 실패로 끝난걸 보면 역시 간헐적 금주가 그래도 실천가능한 방법으로 생각된다. 물론, 단주가 최고로 좋은 수단이기는 하지만 그렇다면 너무 삶이 재미없고 음식도 충분히 즐기지 못할것 같아 합리적인 수단을 찾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려고 한다.


이 책은 '나는 알콜중독자다'라는 인터넷 카페의 운영자인 닉네임 상자비라는분이 자신의 경험과 회원을 글을 추려서 엮어냈다. 저자는 십대 시절부터 음주를 시작해 알콜중독이 되며 많은것들을 상실한 삼십대 중반 어느 날, 단주를 결심하고 14년째 실행하고 있다. 아울러 작년 공인중개사 시험에 합격하며 새롭게 삶을 살아가시는걸로 보인다. 유튜브도 하시는것 같던데 새로운 동영상이 업로드되지 않는걸로 봐서 생업에 충실하게 종사하시는것 같다.


저자는 알콜중독에 대해 다음과 같이 단언한다.


"알코올중독자들의 삶은 그야말로 비참하고 처참하다. 그들 중 누구도 자신이 알코올중독자가 될 줄 몰랐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 말은, 누구나 알코올중독자가 될 수 있단 거다. 하루에 한 잔을 마시든 일주일에 한 병을 마시든 중독이란 그 어떤 이라도 예외 없다."


아무튼 단 한 잔의 술이라도 입에 대는 순간 다시 중독의 나락에 빠진다는건 분명한 팩트인것 같다. 전문 작가들이 쓴 글이 아닌지라 서툰 흔적이 보이기는 하지만 오히려 더욱 진솔함이 묻어난다. 이미 알코올중독자가 되어버린 이들과 서서히 알콜중독에 빠지는 사람들이라면 마음을 다잡기 위해 한번쯤 읽어볼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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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에센셜리즘 - 본질에 집중하는 힘
그렉 맥커운 지음, 김원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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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샘에서 무료로 큐레이션된 전자책이다. 제목에서 책의 성격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는데, 실제 책의 구성도 생각과 흡사했다. 책의 주제를 간단하게 말하자면 쓸데없는 잡일에 신경쓰지말고 문제의 본질에 집중하라는 말이다. 혹시나 싶어 실제 '에센셜리즘'이라는 용어가 있는지 찾아보니 이 책이 검색되는걸로 봐서 저자가 창안한 이즘으로 생각된다.

​저자인 그랙 맥커운은 런던 출생으로 스탠퍼드 대학에서 MBA 학위를 취득했으며 2012년 세계경제포럼 선정 젊은 글로벌 리더로 꼽히기도 했다. 그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블로그와 링크드인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블로거 중 한 명으로 통하는데, 링크드인의 경우 매달 100만 명이 넘는 방문자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 책은 그가 펴낸책중 두번째 책으로 위에 언급한대로 본질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책은 총 4부로 구성되어있으며 각 장의 주요내용을 살펴보자면,

"1부에서는 에센셜리스트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이 지녀야 하는 본질적인 사고방식을 소개하고 2~4부에서는 에센셜리스트가 일에 접근하는 3가지 방법론(본질적인 것과 비본질적인 것을 평가하기, 비본질적인 것들을 효과적으로 버리기, 가장 큰 성과로 이어지도록 이를 실행하기)을 다룬다.(소개글 발췌)"

책에서 말하고 있는 에센셜리스트가 된다는 것은 단순히 더 많이 거부하고, 이메일 수신함에서 읽지도 않고 지우는 이메일의 숫자를 늘리고, 시간관리의 방식을 바꾸는 것 정도를 의미하는 게 아니다. 저자는 문제의 본질에 집중해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일을 처리해나가는 루틴을 만들것을 주문한다.


무의미한 다수가 아닌 본질적인 소수에 집중함으로써 훨씬 더 큰 성과를 이루어낸다는 에센셜리즘 개념은 오늘날 복잡한 시대에 반드시 주목해야 할 방식으로 우리의 일과 삶 어느 분야에도 적용할 수 있다. 에센셜리스트에게 있어 집중이란 무언가에 단지 힘을 쏟는 게 아니라, 무언가의 가능성에 대해 계속해서 고찰하는 것이다. 저자가 주장하는 내용에 자꾸 귀담게 되는 이유는 그가 우리가 지나갔던 평범한 것들의 본질적 의미를 계속해서 건드리기 때문이다.


과도한 업무량과 그로부터 주어진 압박에 스스로를 소진시키는, 주변의 모든 것을 완벽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힘든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라면 한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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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 - 목소리는 어떻게 인간의 삶을 결정하는가?
존 콜라핀토 지음, 고현석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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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목소리는 과연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가끔 프리젠테이션이나 고객을 만나서 설명할때가 있다. 그날 컨디션이나 특히 목소리에 따라 일의 성사여부가 어느 정도 가늠이 되는데, 자신있는 목소리는 상당히 주요한 요소로 생각된다. 반대로 다른 사람들이 의견을 개진할때 목소리를 들어보면,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여질까 생각된다.


저자는 [타고난 성, 만들어진 성]으로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뉴욕의 베테랑 저널리스트 존 콘라핀토로 자신이 아마츄어 밴드활동을 하다가 겪은 성대 손상을 바탕으로 목소리에 대한 책을 쓰게됐다. 나아가 오로지 목소리만으로, 뇌과학, 인문학, 진화생물학, 인류학, 언어학 그리고 사회학까지 다양한 분야로 자세하게 파헤친다.


뿐만 아니라 아기가 어떻게 목소리를 인지하고 말을 배우며, 목소리는 어디에서 왔는지, 젠더와 목소리의 관계는 어떻게 형성되어 있으며, 사회적.정치적으로 목소리의 영향력은 어떠한지 그리고 우리의 마음을 울리는 노래가 가지는 힘은 무엇인지까지, 목소리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을 언급하고 있다.


목소리는 인간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해 다음과 같은 실제 사례를 들어가며 재미있게 서술한다.


- 발음이 정확하지 않던 아이가 자라면서 또렷하게 발음할 수 있는 이유는?
- 인간처럼 말하는 기관을 모두 가지고 있음에도 유인원이 말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 녹음된 자신의 목소리가 실제와 다르게 느껴지는 이유는?
- 암컷과 수컷의 목소리가 같은 동물과 달리 남녀의 목소리는 차이가 나는 이유는?
- 사진을 찍을 때 추즈라고 하지 않고 치즈라고 하는 이유는?
- 히틀러의 연설이 폭력 사태로 이어졌던 이유는?
- 오바마가 추도 예배에서 노래를 부른 이유는?


인간이 비슷한 계통으로 분류되는 유인원류와 다른 결정적인 원인은 목소리로 말을 할 수 있다는데 있다. 목소리는 다른 동물과 구별되는 인간의 고유한 특성이며 아울러 신체구조의 약점을 극복할 수 있는 중요한 차별점이다. 만약 목소리가 없었더라면 인간은 맹수류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데 상당한 곤란을 겪었을것이다.


결국 우리는 말을 함으로 진정한 인간이 됐다. 목소리는 신호나 글 또는 다른 모든 종류의 의사소통 수단에는 없는 이점이 있다. 몸짓언어보다 약 5배 빠르게 단어를 전달하며, 소리가 들리는 거리 안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빠르게 소리를 전달할 수 있다. 목소리는 인간 생존에 꼭 필요한 능력인 셈이다.


이 책은 아기가 태어나 처음 세상에 던지는 울음부터 목소리가 나이 들어가는 과정까지, 인간의 탄생으로 시작해 노화로 마무리되는 기승전결로 구성됐다. 아울러 정치인들이 목소리를 이용해 어떻게 프로파간다를 활용하는지에 대한 근원적인 지점을 고찰하는 부분은 상당히 흥미로웠다. 아무튼 목소리에 대한 모든것이 인문학적으로 담겨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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