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사적인 경제학 - 당신이라는 자산을 지키는 자본주의 생존 교양
최재용 지음 / 스노우폭스북스P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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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놓고 봤을때는 다소 사소한 경제학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책으로 보이지만, 내용은 결코 가볍지 않은 텍스트가 담겨있다. 우리가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며 어떻게 하면 부의 균형을 맞춰갈 수 있는가에 대한 솔루션이 알기 쉽고 재미있게 정리된 경제학 참고서로 생각된다.

저자인 최재용 작가는 1993년 한국은행에 입행해 외자운용원에서만 20년 넘게 근무했으며, 2015년부터 3년 동안은 대한민국 외환보유액을 뉴욕 현지에서 직접 운용했던 베테랑이다. 특히 요즘 원달러 환율이 부침을 거듭하며 각 개인의 자산에 큰 영향을 미칠때 저자의 다양한 외환관리 경험이 여러 방면으로 참고될 수 있다.

사실 경제학은 딱히 한 마디로 규정할 수 없는 학문이기는 하지만 우리는 경제학자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살아가고 있다. 특히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로 양분할 수 없는 자유시장 경제에서 살아가려면 합리적인 판단을 하기 위해 경제학의 기본 원리를 이해해야된다. 이 책은 그런 상황에서 선택이 가능하도록 도와줄 수 있는 솔루션이 담겨있다


저자에 대해 간단하게 알아보자면,

"1993년 한국은행에 입행했다.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을 운용하는 외자운용원에서만 20년 넘게 근무했으며, 30년 넘는 경력의 대부분을 국제금융 현장에서 보냈다. 특히 2015년부터 3년 동안 뉴욕사무소 외자운용 데스크 헤드로 근무하며 외환보유액 현지 운용을 총괄했다.

서울대학교 농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조지타운대학교에서 MBA를 마치고 동국대학교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는 강원대학교, 인천대학교 등 여러 대학에 출강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 학생 대상 강의를 맡으며 글로벌 경제 현장의 생생한 지식을 전 세계 학생들과 나누고 있다.

저서로 뉴욕 주재원의 시각을 담은 『뉴욕은 어떻게 뉴욕이 됐을까?』와 『메트로폴리탄 뉴욕 1, 2』, 투자 실무 지식을 정리한 『투자팁스』 가 있다."


저자는 경제학의 주요한 꼭지가 될 수 있는 20가지 주제를 통해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명제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책에서 다루고 있는 경제학적 사고는 삶의 중요한 의사결정 순간마다 해결점을 제시하며, 우리가 더 나은 방향을 지향하도록 돕는다.

불확실한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저자가 제안하는 카드는 ‘전략적 행동’이다. 게임 이론을 통해 상대방의 다양한 선택 가능성을 고려하고, 나의 최선을 도모하기를 권한다. 이는 단순히 계산적으로 사는 것을 넘어, 최악의 상황은 반드시 피하고 차선의 결과를 확보하는 생존의 전략이다.

또한 기회비용이라는 개념은 자신을 과소평가하지 않는 도구로 활용된다. 내가 선택하지 않은 것들의 가치를 명확히 파악할 때, 비로소 현재 내 위치에만 만족하지 않고 실제 나의 가치를 찾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나 자신의 기회비용을 높이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면, 정체나 안주가 아니라 성취야말로 ‘균형’ 상태가 되는 셈이다.


책에서 특히 공감을 가졌던 부분은 수익에 앞서 위험을 관리하라는 이야기다. 인덱스 펀드등을 활용해 투자의 리스크를 줄이고 시장과 함께 나아가는길은 요즘 ETF로 입증되고있는 사실이다. 워렌 버핏의 원칙처럼 결국 잃지 않는게 이기는 투자의 길이 진리임을 다시 한 번 깨달을 수 있었다.

코스피가 1980년 출범 이후 5000선을 넘어서 6천선까지 거침없는 질주를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자산 관리에 대한 투자자들의 고민이 어느 때보다 깊어지고 있다. 시장에 남을 것인가, 시장을 떠날 것인가. 하지만 30년간 전 세계 돈의 흐름을 지켜본 저자는 일시적인 수익률에 연연하지 말기를 권한다.

저자에 따르면 국가라는 거대 조직이 불확실한 시장에 대응해 ‘무너지지 않는 시스템’을 구축하듯, 개인의 삶에도 치밀한 전략이 필요하다. 이 책은 복잡한 수식으로 가득한 교과서보다 친절하게 이론을 설명하고, 당장의 수익률을 약속하는 투자서보다 더 오래갈 인생 설계의 전략을 담았다.

오랜만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흥미진진한 경제학 참고서를 만난 느낌이다. 초보자부터 경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 읽어보실것을 권해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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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교육은 미래를 포기하고 있다 : 문제가 무엇인가 - AI와 함께 모색하는 한국 교육의 출구
강귀용 지음 / 하움출판사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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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대에 재학중인 둘째가 올해 4학년에 올라가며 임용고시를 치르게 됐다. 초시에 합격하면 좋겠지만, 어차피 교사가 되는 과정이기 때문에 여유를 가지고 지켜볼 생각이다.

사실 임용고시 통과도 만만치 않기에 열심히 공부하는 둘째에게 응원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교사가 되더라도 과연 마음이 매우 여린 둘째가 험난한 환경을 헤쳐나갈지 부모로써 살짝 걱정이든다.

이 책은 1974년부터 2016년 2월 퇴임까지 초등 교사, 장학사, 교감, 교장을 역임했던 저자가 현장에서 직접 느꼈던 한국 교육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혁신적인 교육에 대한 제언을 한다. 특히 대학 입시에 종속된 한국 교육의 구조적 문제를 진단하고, ‘학습목표 자기화’와 ‘학생 주도 수업’ 등 그에 대한 구체적 대안을 제시한다.

저자는 제목의 한국의 교육은 미래를 포기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으로, 학교 교육의 근본적인 방향을 바꾸기 위해 미래 교육을 향한 여러가지 조언을 한다. 또한 국어, 수학은 물론 음악, 미술 등 모든 수업이 학생 개개인의 ‘학습목표 자기화’를 통해 탐구와 성장이 가능한 시간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울러 현장에서 교사도 가르치고 전달하는 역할 대신 관찰자·기록자·피드백 제공자로 재정의하여 단위 수업에서의 루브릭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모든 학생이 자신의 방식으로 제각각 1등이 되게 하는 미래 지향적인 교육에 대한 방향성을 제새한다.

특히 이 책은 다른 교육에 관한 서적과는 달리, 저자의 현장 경험과 AI(ChatGPT, Gemini, Claude 등)와의 대화를 통해 도출된 교육계의 혁신이자 기존의 틀을 깬 새로운 흐름을 담고 있다. AI 시대에 필요한 사고력과 자기주도성을 직접 텍스트로 풀어내며 인공지능 학습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알린다.

책은 저자의 교육에 대한 생각과 이에 대한 인공지능의 의견을 바로 도출시켜 여러가지 통찰력을 담아냈다. 인공지능 시대의 교육 철학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이 책은 교육자뿐 아니라, 부모, 정책 담당자, 그리고 미래 세대의 교육에 대해 고민하는분들에게 도움이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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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살아나는 중입니다 - 현장에서 마주한 도박과 마약중독의 진짜 얼굴
임규성 지음 / 페스트북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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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과 마약을 중심으로 중독에 관한 문제를 전문가가 에세이 형태로 써내려간 일종의 르포타쥬다. 숫자나 보고서 그리고 중독 증상에 관한 이야기 보다는 현장에서 많은 인터뷰를 바탕으로 경계에 선 사람들에 관한 솔직한 이야기를 텍스트에 담아냈다.

저자인 임규성 작가에 대해 간단하게 알아보자면,

"심리학을 전공하고 상담심리학 석사를 마쳤다. 이후 개별 심리 문제를 넘어 중독이라는 병리를 사회적 관점에서 입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사회복지학 박사 과정을 밟았다. 대학원 시절 청소년 인터넷 중독 연구를 시작으로 청소년 기관, 군 부대, 기업 등 다양한 조직에서 임상 경험을 쌓았다.

이후 강원도 정선 고한·사북 지역에서 도박 중독 상담을 하며 도박 중독의 발단부터 파국에 이르는 전 과정을 현장에서 목격했다. 현재는 마약 중독 분야까지 영역을 확장하여 치열한 중독 현장의 최전선에서 내담자들을 만나고 있다. 심리학과 사회복지학을 넘나들며 이론과 실무를 아우르는 중독상담 전문가다."

탄광촌 폐쇄에 따른 특별 조치에 의거 국내에서 최초로 국내인들에게 카지노가 허용된 정선은 지역경제에 도움을 주었을지는 몰라도 많은 폐해를 낳고 있다. 도박에 중독되며 가정은 파탄에 이르고 자신의 인생까지도 포기하게된 수 많은 사람들은 모두가 외면하는 현장에서 여전히 살아가고 있다.

사실 도박 중독은 범죄라기 보다 개인의 문제로 치부되는 경향이 있지만 이를 죄악이나 병리로 한정하지 않고 현실의 외로움과 사회적 결핍이 만든 복합적 인간의 초상으로 밀도있게 살펴본다. 책은 각 장마다 실제 상담 장면과 인터뷰를 교차하며, 중독을 개인의 도덕 문제로 치부해온 사회의 시선을 정면으로 비판한다.

내담자의 무너진 일상과 그를 둘러싼 가족, 제도, 지역사회의 구조적 모순까지 함께 비춘다. 이를 통해 독자는 ‘중독은 개인의 실패가 아니라 사회의 실패’라는 진실에 다가가게 된다. 저자는 한 사람의 전문가로서가 아니라, 인간으로서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한다.

다만 도박과 달리 마약은 좀더 사회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며, 마약 청정국으로 불리웠던 한국에서도 덤차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저자는 연민의 시각을 가지고 절망의 끝자락에서 여전히 살아 있는 인간의 모습을 다룬다. 그곳에는 구원이나 교훈보다 더 큰, 사람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기록자의 윤리가 있다.

이 책은 중독을 단순한 사회문제가 아닌 인간의 존재에 관한 문제로 치환시킨다. 책을 읽으며 중독자와 상담사, 그리고 우리 사회 전체가 연결되어 있음을 알게 됐다. 이 책은 냉정한 현실 속에서도 여전히 인간을 믿는 시선으로 가득하다. 단순하게 중독을 남의 일로 보지 말고 연민의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책 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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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만 원 부동산 투자 : 초수익 시크릿
제승욱 지음 / 원앤원북스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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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급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시장이 어떻게 반응할지 혼돈의 상황이다. 당분간 지켜보며 적절하게 대응하는게 좋을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영끌이라던지 무리한 대출을 일으켜 매물을 잡는건 떨어지는 칼날을 손으로 잡는격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책은 소액으로 부동산 투자 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부동산 관련 재테크의 여러가지 방법중 똘똘한 한채라는 말이 있긴 하지만, 그건 어느 정도 시드머니가 충분할때 가능한 솔루션이다. 아직 종잣돈을 만들지 못한 사람이라면 자신의 소득만으로 부동산 시장에 접근하기는 쉽지 않다.

책에서 제시하고 있는 방법도 일종의 갭투자인지라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할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부동산 가격은 우상향으로 흘러갈 확률이 높고,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만 찾아온다.여전히 부동산 투자를 하는 사람보다 하지 않는 사람이 훨씬 많다.

이 책은 바로 이런 사람들을 위해 누구나 할 수 있고, 비교적 안전하게 자산을 늘릴 수 있는 소액 부동산 투자법을 소개하는 책이 나왔다. 저자 역시 월급 외에는 기댈 곳이 없던 평범한 월급쟁이가 소액 부동산 투자로 눈을 돌려, 돈 걱정 없는 미래를 만든 과정과 솔루션을 독자들에게 알려준다.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되어있으며, 각 장의 내용을 간단하게 살펴보자면 다음과 같다.

"1장 ‘부의 대전환, 부동산이 살길이다’에서는 소액 부동산 투자를 시작하게 된 경위와 과정, 부동산 투자의 필요성을 이야기한다. 2장 ‘소액으로 시작하는 부동산 투자공식’에서는 통화정책 변화와 부동산 투자 타이밍, 공급 부족 시대의 투자 기회 포착법 등을 살펴본다.

3장 ‘앞으로 5년, 여기에 투자하라’에서는 유망 투자 지역 및 물건 분석 노하우를 살펴본다. 4장 ‘소액 부동산 투자자가 꼭 알아야 할 황금 기준’에서는 소액 부동산 투자 노하우 및 3·3·3 법칙, 분양권과 미분양 아파트 투자법 등을 소개한다.

5장 ‘미래를 바꾸는 소액 부동산 투자’에서는 시장 신호를 읽는 5가지 지표 및 매수·매도 포인트, 부린이가 반드시 알아야 할 부동산 사이클에 대해 알아본다."

소액 부동산 투자의 핵심은 ‘소액’이란 말에 있다. 소액으로 큰 돈을 벌기 보다는, 소액이라도 차근차근 모아서 종잣돈으로 부동산에 투자에 참여할것을 권유하는 책이다. 소액으로 가성비 높은 부동산을 사고 싶다면, 최소의 투자금을 지렛대 삼아 높은 수익을 올리고 싶다면 이 책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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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터우의 세 자매
천쓰홍 지음, 김태성 옮김 / 민음사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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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대만으로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타이완은 첫 번째 여행지였던지라 수도인 타이베이 지역을 중심으로 3박 4일의 일정을 보냈는데 시간이 짧아 충분히 즐기지는 못했다. 대만은 오랫동안 계엄령이 발효되고 권위적인 정부 그리고 반공이 국시였던점이 한국과 비슷한 요소가 많은 나라인건 알고 있었다.

아울러 일본 식민 통치까지 겪었던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만, 본성인과 외성인 그리고 원주민까지 좀더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있다는건 여행을 다녀오며 어렴풋이 알게됐다. 최근 타이완 출신 작가들의 책과 영화를 접하며 그들의 미묘한 정서를 간접적으로 체험해봤는데, 이 책으로 인해 다양한 타이완 문화에 다가가는 느낌이었다.

이 책은 [귀신들의 땅]으로 타이완 문학의 붐을 일으켰던, 젊은 거장 천쓰홍의 최신작이다. 소설은 작가의 고향 장화현을 무대로 한 ‘장화현 삼부작’의 마지막 작품으로, 셔터우라는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환상적인 이야기가 펼쳐진다. 셔터우는 찾아보니 대만의 중부인 타이중 인근의 조그만 소도시다.

젊은 나이에 거장의 반열에 올라선 천쓰홍 작가에 대해 간단하게 알아보자면,

"타이완 소설가이자 영화배우, 번역가. 현재 독일 베를린에 거주하고 있다. 1976년 타이완 용징향(永靖鄕)에서 한 농가의 아홉 번째 아이로 태어났다. 푸런(輔仁) 대학 영문과와 국립 타이완대학 연극학과를 졸업했다.

독자와 평론가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으며 현재 타이완 문단의 중심에 떠오른 작가로, 임영상(林榮三) 단편소설상과 구가(九歌) 출판사 연도소설상을 휩쓸었다. 그리고 『귀신들의 땅』으로 타이완 최고의 양대 문학상으로 꼽히는 금정상(金鼎獎) 문학부문상과 금전상(金典賞) 연도백만대상을 수상했다.

산문집 『반역의 베를린』 『베를린은 계속 반역중이다』 『아홉 번째 몸』과 소설 『손톱에 꽃이 피는 세대』 『영화귀도(營火鬼道)』 『태도』 『변신의 플로리다』 『67번째 천산갑』 등을 출간했다. 대표작 『귀신들의 땅』은 15개 언어로 출간되었고,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소설의 시놉시스를 간단하게 살펴보자면,

이야기는 장화현에 속해 있는 바닷가 마을 셔터우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이곳은 구아버 농장이 많고, 양말 공장과 양말 공장 사장님들이 많고, 무엇보다 샤오(蕭) 씨 성을 지닌 사람들이 많은 일종의 집성촌이다. 한때 전 세계로 팔려 나가던 양말의 수출이 시들해지고 공장들이 대거 문을 닫으면서, 마을은 점차 활기와 동력을 잃게 된다.

셔터우의 샤오 씨들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건 점을 봐주는 삼합원 건물의 샤오 씨 세 자매다. 같은 아버지, 각기 다른 세 어머니에게서 한날한시에 태어난 세 자매는 각각 1호, 2호, 3호라고 불린다. 이들에겐 타이완의 무당과도 같은 존재인 ‘계동’인 할아버지가 있었고, 아버지 역시 계동으로 함께 활약했다.

하지만 진정한 영력을 지닌 건 할아버지뿐이었고, 여자는 전통적으로 계동이 될 수 없던지라 할아버지의 뒤를 계승할 수 없는 세 자매는 늘 찬밥 신세였다.

소설은 세 자매가 태어나고 아주 오랜 세월이 흘러 이들이 노년에 접어들 무렵 시작된다. 사실 세 자매에겐 각각 초능력이 있다. 1호는 타인의 미래를 어느 정도 점칠 수 있는 동시에 가까운 사람들의 죽음을 예견할 수 있는 눈이 있다. 또한 보고 싶지 않은 것들이 시야에서 자동적으로 가려져 버리는 현상을 시시때때로 겪기도 한다.

2호에겐 인간의 몸속 깊숙한 곳에서 풍기는 냄새를 통해 그 사람의 과거와 현재, 미래까지도 단숨에 알아낼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마지막으로 3호에겐 누구도 듣지 못하는 소리를 듣는 청각이 있고, 그녀는 이를 통해 사람들의 숨기고 싶은 마음의 소리까지 모두 들을 수 있다.

하지만 세 자매에겐 공통된 괴로움이 있으니, 이 같은 능력을 마음대로 컨트롤할 수 없다는 점이다. 거친 성격과 남자 같은 외모를 지닌 1호는 누군가의 죽음을 예견해도 그것이 누구인지, 어떻게 해야 막을 수 있는지 알지 못한다.

빼어난 미모를 지닌 2호는 후각을 통해 타인의 욕망을 알아차리고 남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지만, 그렇게 해서 만난 남편들은 기이하게도 줄줄이 죽어 나간다.

강한 개성을 지닌 언니들에 비해 존재감이 희미한 3호는 성폭행 당할 뻔한 사건 이후로 남자들을 두려워하고 멀리하지만, 동시에 자신이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하는 여자라는 콤플렉스가 있다. 그런데 기이하게도 그녀는 게이들이 몰려드는 리조트의 사장이 되고 그들의 애정을 받는 ‘마마’가 된다."

각기 다른 초능력을 지닌 샤오 씨 세 자매의 인생을 따라가며 민간 신앙, 가족사, 성소수자의 현실이 교차하며 환상문학의 갈래로 다양하게 펼쳐진다. 한국작가 천명관의 [고래]가 얼핏 연상되며, 천쓰홍이라는 대만작가도 뛰어난 이야기꾼이라는 생각과 함께 그의 대표작도 한 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가져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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