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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해방촌의 채식주의자 - 휘뚜루마뚜루 자유롭게 산다는 것
전범선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6월
평점 :
저자인 전범선 작가의 책은 일종의 대담집이자 공저인 [한국인을 읽는다]를 통해 간접적으로 접해봤다. 이 책은 교보샘의 샘통북통 패키지로 읽게됐는데 작가의 첫 번째 산문집이라고 한다. 후기글에 최초에는 일종의 자기계발서를 의도로 출판사 의뢰를 받았으나 탈고하며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냈다고 밝힌다. 어떻게 보면 그의 휘뚜루마뚜루 자유럽게 살아왔던 삶에 대한 기록이라고 볼 수 있다.
저자는 1991년생으로 이제 30을 바로 넘긴 나이에 걸맞지 않게 상당히 다양한 경험과 일을 해오고 있다. 그에 대해 좀더 알아보자면,
"강원도 춘천에서 태어났다. 밴드 양반들 보컬이다. [아래로부터의 혁명]으로 2017년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록 노래상을 수상했다. [살고 싶다, 사는 동안 더 행복하길 바라고](포르체, 2021)와 [해방촌의 채식주의자](한겨레출판, 2020)를 썼다. [왜 비건인가?](피터 싱어 지음, 두루미출판사, 2021), [비건 세상 만들기](토바이어스 리나르트 지음, 두루미출판사, 2020) 등을 번역했다. 동물권 단체 동물해방물결의 자문위원이다.(소개글 발췌)"
중학교 시절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았고, 민족사관고등학교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후, 미국의 다트머스 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했다. 이어 영국에서 계속 학업을 이어가며 석사학위까지 따고, 변호사에 대한 의중도 있었지만 자유로운 삶을 살기 위해 음악을 선택했다. 아울러 출판사를 운영하며 다양한 책들과 함께 비건활동까지 병행하고 있는 젊은이다.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있다. 소개글을 통해 각 장의 내용을 살펴보자면,
"1부 [휘뚜루마뚜루: 나의 뿌리를 찾아서]는 늘 1등으로만 살았던 저자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좋다는 고등학교에 입학, 오히려 공부는 경쟁이라는 강박관념에서 탈피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이후 미국과 영국으로 이어지는 유학길에서 어니스트 사토우, 호모 헐버트, 토머스 페인의 사상과 철학을 읽고 공부하며 비로소 대한민국의 뿌리와 나의 뿌리를 이해하게 된다.
다트머스맨, 런던의 조선인, 옥스퍼드 양반들, 꿈은 동사, 자유는 부사로 이어지는 글은 저자가 자아를 찾고 나와 대한민국 그리고 세계를 이해하려는 시도다. 이 시절 동안 저자는 인종과 성에 관한 온갖 편견과 고정관념을 부수고, 본인만의 자유를 확립한다.
2부 [성균관 두루미: 나의 자리를 찾아서]는 저자가 그간 발언해온 사회적 비평을 모았다. 1부에서 자신의 뿌리를 찾아 방랑했다면, 2부에서는 나의 자리를 찾아 다양한 일을 도모하고 자신의 신념을 글로 남기고 행동한다. 성균관대 앞 서점 풀무질 인수 이야기를 비롯해 인문학, 음악, 밀레니얼세대, 한미 관계에서 본 카투사, 덜 남성 되기 수행 등 한국사회의 치열한 이슈를 살핀다.
저자는 운동가로서 환경과 탈 소비에 주력하고, 예술가로서는 뿌리 깊은 문화 예술적 맥락을 계승 발전하기 위해 재생을 목표로 다양한 사업을 펼치는데, 이를 통해 독자는 밀레니얼세대가 짊어질 수밖에 없는 고민과 상처가 무엇인지 돌아볼 수 있다. 식민지배, 남북단절, 독재, 환경 위기 등으로 맥이 끊긴 작금의 상황을 다시 이어가려는 젊은 세대의 노력에 절로 응원을 보내게 된다.
3부 [해방촌의 채식주의자: 모두의 자유를 위하여]는 저자가 가장 관심을 가지고 세상에 알리고자 하는 채식, 동물해방 그리고 환경 이야기다. 저자는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교환학생 시절, 피터 싱어의 [동물해방]을 만난다. 저자는 이 책을 읽고 "삶의 좌표를 얻었다. 일종의 종교적 안정감을 느꼈다. 무의미한 세상에서 나름의 의미를 설정하고 살아갈 용기를 얻었다."(69쪽)라고 말한다.
"채식을 하는 것은 불편한 것투성이였지만 채식주의자가 되자 현대 자본주의 체제 내 여러 억압들의 교차성이 분명하게 보인 것이다."(68쪽) 저자는 한국에 돌아온 뒤 운영하는 출판사 두루미에서 [비건 세상 만들기], [정면돌파: 할리우드에서 동물해방전선으로]를 펴냈고, 책방 풀무질에서 비거니즘 관련 강좌를 여는 등 비건 한국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채식은 왜 해야 하는지, 과연 고기를 먹어야 힘을 쓰는 건지, 탈육식은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 채식에 대한 오해 및 전 지구인이 경각심을 가지고 살펴야 할 환경 이야기를 이곳에 모았다.(소개글 발췌)"
저자는 콜럼비아 로스쿨에 합격했지만, 입학하지 않고 현재 해방촌에 살며 낮에는책방 풀무질에서 글을 쓰고, 밤에는 로큰롤을 연주한다. 아울러 이 책에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아냈다. 민족사관학교에서 민족의 자긍심을 배우고 미국과 영국을 오가며 역설적으로 자신의 뿌리와 자리를 찾아가는 여정이 담겨있다. 아무튼 열심히 자신의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이 보기 좋아보였다. 우리애는 도대체 왜 그러는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