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지는 동안 우리는
지서희 지음 / 바른북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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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전부터 주기적으로 시집을 읽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 시란 장르에 대한 이해도는 현저하게 떨어지는편이라 그 안에 담겨진 깊은 함의를 거의 알지 못한다. 그렇지만 계속 읽어준다면 시와도 친해지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상상을 해보며 시집에 도전을 하고 있다.



계속 시를 접하다보니 함축적으로 단어를 서술해 이미지를 압축하는 과정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시인이 그려낸 세계를 느끼게 되면 숨겨진 내면의 부분들을 발견하게 되는게 아닐까 하고 읽어본다.



오랜만에 접해본 지서희 시인의 시집은 자연과 낭만에 대해 논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총 5부로 구성되어있으며, 총 55수의 시를 만날 수 있다. 동료 시인은 지서희 시인의 시에 대해 '시인은 깊은 통찰력과 사유 그리고 관찰력을 통해 시의 아름다움을 더하고 시의 세상에 진한 향기를 피워냈다'라는 평을 남겼다.



사랑과 자연 그리고 낭만에 대해 논하는 시가 대부분이지만 개인적으로 '뱀의 혀'라는 시가 마음에 다가왔다. 요즘 설화를 입어서 그런지 저자의 간결하고 절제된 시어에 깊은 동화감을 느껴봤다.



뱀의 혀



뱀은 혀를 내밀며 속삭인다

부드럽게 갈라진 말끝에

독이 스며들어 퍼진다



믿음 사이를 비집고

의심이 자라나고,

소문은 어둠처럼 변해

마음에 작은 틈을 낸다



그 혀끝의 말은

한 번 뿌려지면 사라지지 않고

깨어진 신뢰의 잔해들만

상처처럼

남는다



말은 허공에 흩어져도

그 그림자는 깊게 새겨져

돌아보지 못할 어둠으로

끝내 망음을 무너뜨린다



인간은 누구나 사랑을 하게 되면 각기 다른 모습으로 다가오게 된다. 이 시집은 각자의 서로 다른 사랑에 대해 논하며 시적 여정을 떠난다. 시집의 마지막 장을 넘기고 다시 첫 장으로 돌아가 싯구를 조아려보니 더욱 선연하게 가슴속에 다가오는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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