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는 얼굴로 뭐라 지껄이는 상대 남성에게 뭔가 디게 찝찝스런 불쾌감이 솟구치는데, 이 느낌 이게 뭐지? 뭐에 대한 양성 반응이지? 알아야 뭐라고 응대하거나 받아치거나 무시하거나 할텐데? 나조차도 잘몰라 한참나중에서야 나홀로 이불킥 백만번. 이게 나의 20대때의 상황. 30대에는 직장상사에게 조곤조곤 따지고 짚고 넘어가는 내공이 길러졌고. 40대인 현재. 내 주위에 이런류의 이야기를 꺼내는 남성들이 거의 없다.. 좋은건지 슬픈건지.. 아. 예외적인 한명의 어린 남성이 있다. ˝엄마! 패미니짐이 뭐예요?˝ ... 내가 20대 때 이 책을 읽었더라면 이불킥 상황은 훨씬 줄었을 거라는데 10,800원 건다.
사회 물질적가치가 없어진 그는 그저 흉측한 벌레. 본질은 분명 그레고르인데, 그의 존재가치를 잊게되는 데는 가족조차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버둥거리는 다리들과 칸칸이 나뉜 배가 꿈틀거리는 모습이 자꾸 떠올라 읽는내내 긴장하며 인상을 썼었나보다. 마지막 책장을 덮자 미간이 뻑뻑하다. 참.. 나는 벌레공포증이다.
깜찍발랄 핑키한 표지와 창의발랄한 제목에 정말이지 뒷통수를 제대로 맞음. 공장형 축산, 동물학대 등 이기적인 인간 세상속에 사는 동물들의 이야기. 괜히 동심파괴라고 원망말고, 사회현실을 비판적으로 받아들일 만한 수준의 고학년 어린이에게 추천하는 우화집.
모두가 겪어내고 있는 거라고. 무거운 슬픔을 무심하게. 그렇게들 버텨내고 있는거라고. 고구마 먹다 체한 느낌으로 가슴팍을 두드려가며 읽었지만. 그래, 결국 잘 살았노라고..
남자건 여자건, 결혼을 했든 아니든, 백인이든 흑인이든 인종이 무엇이든, 보다 행복한 세상이 되기 위해선 우리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한다고. 아~주 온화하게 말해주는 중고등학생용 안내서. 분량에 비해 책값이 과하게 비싸서 무지 허무함. 우리도 스웨덴처럼 지역교육청과 여성가족부의 후원으로 아디치에의 TED 강연 내용만으로 간단한 소책자를 제작해서 중고등학교에 무료배부 할 수는 없을까. 첫 단추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