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윤. 하면 떠오르는 건 '성인식'이 아닐까. 그 곡으로 그녀는 최고 인기를 누렸고, 그 뒤 앨범은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한 것으로 생각한다.  최근에는 누구의 연인, 사진전시회전 개최, 책 출판 등으로 대중들의 시선을 받았다. 그래서  

       아마 이제, 더이상 그녀가 노래를 하지 않으려고 하는게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녀는 돌아왔다. 그것도  

       이전과 다르게. 컨셉트만 다르게 한 음반이 아니라 아예 음악적 방향성을 틀어서.  

           그리고 그녀가 튼 방향은 내가 평소에 좋아하는 음악이기 때문에 난 그녀를 전보다 더 좋아하게 되었다.  내가 이  

        앨범에서 정말, 좋아하는 노래는 [바래진 기억에] 와  [4월 16일]이다. '바래진 기억에'를 들으면 그 가사에 집중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특히나, 사랑하는 사람과 싸우고 난 뒤에 들으면 어찌나 맞는 것 같은지...   

                  

널 이해할 수 없는 말들로   

견뎌낼 수 없는 상처를 만들던

그 순간들 앞에 초라하게만 남겨진 우리였을 뿐

기억하지 못한 말들도

 더 아름답지 않게 사라져 가는데 

 

              그리고 '4월 16일'은 이별의 심정을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라고 말하고 싶지만, 이렇게만 말하기에는 

        아쉬운 곡이다. (왜냐면 이렇게 설명될 수 있는 노래는 너무나 많으니까) 이 곡의 가사도 좋다. 

          

 힘들었던 시간들도 지나고나면 
 

  모두 다 잊혀져간데요.
 

슬퍼하지마요 우리
 

행복했던 순간들도 지나고나면 
 

모두 다 추억일뿐이죠.
  

               아, 그리고 이 앨범을 내기 전에 낸 [비밀정원]의 '마른기억' 또한 좋다. 허밍으로만 응얼거리기   

          만 하는데 그 흥얼거림이 쓸쓸하면서도 방황하는듯한 느낌을 준다. 3곡 다 비오는 날 듣기 좋은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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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콩 2010-07-29 1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호잇 댓글이당 나도 바래진 기억에 짱짱 좋아함요 ㅠㅠㅠㅠㅠㅠㅠ

유지니아 2010-07-30 19:30   좋아요 0 | URL
ㅋㅋㅋ진짜? ㅠ 이거 내 벨소리 진짜 좋음 ㅠㅠ
 
아무도 편지하지 않다 - 제14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
장은진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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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최근에 쓴 편지는 내가 요 근래 가장 외로웠을 때였다. 나는 비 내리는 날, 외로운 마음을 달래려고  

      편지를 썼다. 편지를 다 쓰면 이 외로움도 사라질 것 같았다. 그런데, 외로움은 편지를 써도 사라지지 않았다. 이상했다. 

      [아무도 편지하지 않다]에 나오는 '지훈'이란 인물이 편지를 쓴 것도 아마, 외로워서가 아니었을까. 3년 동안 '와조'라는 

     개와 모텔을 집 삼아 여행하는 그에게 매일매일 편지를 쓰는 일은 아무 상관도 없을 인물에게 어떻게든 연결된다는 느낌 

     을 주었을 것 같다. 그가 편지를 쓰는 대상은 여행을 하다 만난 사람들이다. 지훈은 매일 전화를 걸어 친구에게 편지가  

     왔는지 물어본다. 하지만 친구는 편지가 안왔다고 말할 뿐이다.  

   

          여행을 하다 지훈은 새로 동행자, 751을 만난다. 751은 지하철에서 '소설'을 파는 여자다. [치약과 비누]라는 소설을  

       파는 소설가. 751은 지하철을 탄 지훈이 맹인 행세를 하고 있는 걸 보고 따라온다. 지훈은 개 '와조'를 태우기위해 맹인 

       견 옷을 입히고, 선글라스를 낀 것 밖에 없는데 말이다. 751은 대단한 비밀을 알아낸 듯 지훈을 따라오며, 이것저것 물 

       어보고 둘은 이차저차하다 같이 여행을 하게 된다. 이런저런 일이 벌어지고, 12년을 산 개 '와조'의 건강이 나빠져  

       지훈은 여행을 끝낸다. 그와 751은 헤어졌다. 집에 돌아온 뒤, '와조'는 여기에서 죽으려고 지금까지 버텼다는 듯 죽는 

       다. 그는 집에 혹시나 편지가 안 왔는지 보지만 우편함은 먼지가 쌓여있을 뿐이었다.  

 

          이 소설 마지막 즈음에는 반전이라 부를 것이 2가지가 있다. 그 중 한가지는 없어도 되었을 것 같다. 하지만 그 점이  

      이 소설의 미덕을 해치진 않는다. 읽고나면 왠지 따뜻한 소설이다. 그리고 왠지. 주인공처럼 여행을 해도 괜찮을 것 같 

      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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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불어, ... 널 이별해
김현희 지음 / PageOne(페이지원)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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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이 불어... 널 이별해..  

             제목이 너무 예뻐서 골라든 책이다. 바람이 불어... 널 이별해.. '바람'이란 단어때문에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 

         가 생각났다. 바람이 분다. 라고 하면 흔히 사람의 마음이 흔들린다 라는 걸 의미한다. 그 바람이 무엇으로 인한 것이 

         었든.  

 

             이 책 친구 일기를 읽는 것처럼 술술 넘어간다. 어렵지도 않고. 연애를 해본 여자들/ 이별을 해본 사람이라면  

          공감할 이야기가 넘쳐난다. 읽으면서 이게 작가의 실제 이야기인지, 실제 경험 + 각색 인지 구분이 안갔다. 내가 작 

         가의 이 책에 나오는 실제 남자친구였다면, 속 좀 뜨끔할 것 같다. 아니면 책을 보고 다시 한번 연락해보거나.. 

         이 책이 갖는 장점은 누구나 경험할 만한 사랑이야기를 바탕으로 썼다는 것이고, 단점은 그렇기 때문에 '이거 뭐지?' 

         '나도 쓸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하지만 단점으로 느끼는 건 책을 다 읽고 난 뒤이다.  

          아마 당신도 작가의 심정을 공감하며 계속 읽게 될 것이다.  

      

              특히나 내가 공감했던 부분은 '오래된 연인 관계'에 대해서이다. 이 책에선 그 관계에 대해 이렇게 애기했다. 

         '스킨십을 하는 가족!!!'  아.. 오래되었다고 해서 그렇게 되는 건 싫은데. 그건 피할 수 없는 건가?  안 그렇게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관계가 지루한 건지, 상대방이 지루해진 건지.. 그 누구를 '새로'만나도 결국에는 다 똑같지루해 

        지고, 익숙해지고 그러지 않을까 싶다. 이 남자도 무료한 관계때문에 떠난 거였지만 말이다.  그런점에서 결국 남자와 

        의 이별을 받아들인 여자가 다시 누구를 만난다 해도 그 결과는 똑같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책의 구성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자면, [바람이 불어... 널 이별해] 라는 제목의 감성을 살리기 위해 글씨체를 독특하게 한 건 좋았지만, 조금은 다듬어지지 않은 느낌을 받았다. 마치... 책 표지를 별로 만들어보지 않은 사람이 한 거 같은? 그리고 중간중간 사진 위에  책/드라마 등의 문구/ 대사를 인쇄한 장이 있는데, 거의 마지막에 가서 사진은 까맣고 글씨는 희미한 붉은색이어서 글씨가 하나도 안 보였다. 다음 인쇄 들어갈 때에는 잘 보정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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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반 표지(?)나, 책 커버나 나는 그 느낌을 믿는 편이다. 

왜냐면, (음악에 신경을 쓰는 것/ 책 내용에 신경을 쓰는 것을 기본이라고 보고 이야기를 하자면,) 

음반 표지나 책 커버는 사람들이 음반/책을 접하게 하는 첫번째 창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음반 표지를 보고 무작정 클릭해 음악을 들어보는 경우가 꽤 있다. 

이번 경우도 그랬다.  조그맣게 보이는 사진이 밝고 따뜻하면서 나는 작은 거를 소중히해

 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았다. 

 

알고보니, 티티마 출신의 '소이'가 새로 만든 그룹이었다.  기타리스트와 팀을 꾸렸다는. 

타이틀은 '토요일 오후에'이다. 요조의 sunday를 듣는 것 같은 가사라고 해도 될까. 

하지만 그보다는 조금은 더 강하다.  소이라는 사람이 이런 목소리를 가졌었나 싶다. 

2번째 곡은 3月이다. 작사 작곡을 소이가 다 했다고 한다. 

'달'이 드러가면 모두 쓸쓸한 정서를 담게 되는 걸까.  

가사가 진부하지 않고 좋다. 

혼자 길을 걸어가면서 듣기에 딱 좋은 노래다. 

마지막으로 wanna be loved 는 티티마 시절의 노래를 리메이크한 것이라고 한다. 

이 노래를 들으니 예전 노래가 생각났다. 그 노래는 참 반짝반짝했던 노래 

같은데, 이렇게 쓸쓸한 느낌을 가질 수도 있다는 게 참 신기했다. 

 

개인적으로, 어떤 노래가 좋다는 건 핸드폰 혹은 mp3에 넣고 싶다. 라고 어느 정도  

알 수 있다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라즈베리필드의 3곡은 모두 핸드폰  

외장메모리에 넣고 싶은 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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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가게
장 퇼레 지음, 성귀수 옮김 / 열림원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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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세요. 저희 자살가게에는 독이 든 사탕, 목 매는 줄, 만지기만 해도 죽는 약, 질식해서 죽을 수 있는 커다란 지 ...........당신이 상상하지도 못한 자살 도구들이 준비되어 있답니다

         "실패한 삶을 사셨습니까? 저희 가게로 오십시오. 당신의 죽은만큼은 성공을 보장해드리겠습니다!"  

    저희는 대대손손 '자살가게'를 운영해오고 있는 집이랍니다. 저희 튀바슈 부부에게는 뱅상, 마릴린, 알랑 이렇게 3명의 자녀가 있답니다. 저희는 3명 모두에게 자살자의 이름을 따 이름을 지어줬지요. 뱅상은 반 고흐 빈센트(vincent)에 서, 둘째 마릴린은 그 유명한 마릴린 먼로에게서, 막내 알랑은 초기 컴퓨터의 아버지 앨런 튜링에서 따왔답니다. 저희는 둘 까지는 잘 낳았다고 생각했어요. 딱 '자살가게'를 운영하는 가문에서 태어난 자식들답게 침울하고, 죽음을 찬양하고 웃음을모르는 것이 그렇다고 여겼지요. 근데, 이 셋째 알랑은 이상하더란 말입니다.  

     아기일때부터 웃질 않나, 형한테 이 세상 최고의 예술가라고 하질 않나, 누나한테는 최고로 이쁘다고 하질 않나...저희한테 안녕히 주무시라고 인사를 하지 않나....휴 ..... 저희 부부는 이 녀석을 저희 가문답게 고치려고도 해봤지만 도저히 안되더군요. 자살 특공대에 보내 훈련도 받게 해봤지만, 이녀석 거기서도 웃음을 전파시키고 내쫓기고 왔지 뭡니까. 이제 저희도 두손 두발 다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 웃음. 긍정적인 것도 전염이 되나봐요. 말라 죽을것 같던 뱅상이 먹는 걸 좋아하게 되고, 마릴린은 사랑에 빠지고, 저희도 알랑이 없으면 안 될것 같더라구요. 그러던 어느날, 이 알랑에게 가장 거부감을 느끼던 남편이 병이 들어 며칠 가게일을 쉰 사이에 일이 일어났지요. 저희는 독이 든 사탕을 모두 버리고 그냥 사탕으로 바꾸고, 목 매는 줄을 느슨하게 만들고, 가게 한쪽에선 음악회까지 열었어요. 근데 마침 정부의 인사들이 실책을 책임지려고 집단 자살을 하겠다고 물건을 주문해 온게 아니겠어요? 우리 알랑은 또 웃음가스를 건네 모두 무마시키고 말았어요. 그런데 남편의 화가 장난이 아니었어요.   

      알랑을 죽이겠다고 쫒아가는 바람에 저희 나머지 식구들이 모두 달려들었답니다. 그 애가 죽는다면 모두 자살하겠다고 말이지요. 그런데... 그렇게 실갱이를 하다 알랑이 그만 창 밖으로 떨어져 한 손만 간신히 매달리고 있게 됐어요.. 그 아이를 올려주면서 저희는 자살가게를 닫고 음식점을 하자고, 이런저런 기분 좋은 이야기를 하고 있었어요.. '행복'을 느끼고 있었지요...근데 알랑이 올라오기 바로 직전. 손을 놔버렸답니다...         

       

       이게 무슨 일이랍니까. 생에 대한 기쁨과 열정으로 살아갈 줄 알았던 알랑, 그 아이가 스스로 목숨을 버리다니! 정말, 작가 양반은 이걸 반전이랍시고 내놓은 겁니까? 너무 반전을 위한 반전이 아니었는지요. 저는 알랑이 손을 놨다는 그 부분부터 갑자기 눈물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이래도 되는 건가 해서. 알랑 이럴려고 태어난 거였어? 싶어서. 작가가 너무 싫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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